엉터리 복원 숭례문 단청, 재시공할 전통아교 찾았다

입력 2019.05.03 (07:32) 수정 2019.05.0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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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재로 무너졌던 숭례문을 복원한 직후부터 단청 곳곳이 들뜨는 현상이 발생했는데요.

단청을 복원할 때 접착용 물질을 잘못 썻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뒤로 전문가들이 명맥이 끊겼던 전통 아교를 복원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숭례문의 본모습을 되찾는 첫 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유동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3년 복원된 숭례문 단청은 공사가 끝난지 6개월도 안돼 벗겨지기 시작했습니다.

6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 처마 아래 단청은 여전히 마른 논처럼 갈라져 있고, 채색이 아예 떨어져 나간 곳마저 눈에 띕니다.

단청에 칠을 할 때, 전통 아교가 아니라 합성 접착제에 일본산 아교까지 뒤섞어 쓴 탓입니다.

수십년간 전통 아교의 명맥이 끊기면서 그동안 재수리는 계속 미뤄져 왔습니다.

[강경원/2014년 당시 감사원 사회문화조사국장 : "내구성과 안전성이 확정된 다음에 2년, 3년 후에라도 단청을 하는 방법을 취했어야 되는데..."]

소가죽을 20시간 이상 끓여낸 맑은 물을 압축해서 만들어진 끈끈한 액체, 이 액체를 냉각한 물질이 바로 우리 선조들이 쓰던 천연접착제, 아교입니다.

2년여간의 연구 끝에 우리 천연 아교가 전통방식에 맞춰 복원된 겁니다.

이 아교를 다시 물에 풀고 물감과 섞어 바르면, 비로소 우리 전통 아교를 쓴 단청이 태어납니다.

[김성규/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 단청장 : "합성수지 풀 자체는 늘어났다 줄지 않기 때문에 (좋지 않고), 나무에는 신축성이 있기 때문에 (전통)아교를 써야 한다고 주장해왔죠."]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접착력 등 전통 아교의 특성을 수치화한 표준도 만들어졌습니다.

[정용재/한국전통문화대학교 보존과학과 교수 :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품질 기준과 매뉴얼을 저희가 만들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이렇게 복원된 전통 아교는 빠르면 오는 2023년부터 숭례문 단청의 재수리를 포함한 문화재 복원 현장에서 사용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유동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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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엉터리 복원 숭례문 단청, 재시공할 전통아교 찾았다
    • 입력 2019-05-03 07:53:00
    • 수정2019-05-03 08: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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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재로 무너졌던 숭례문을 복원한 직후부터 단청 곳곳이 들뜨는 현상이 발생했는데요.

단청을 복원할 때 접착용 물질을 잘못 썻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뒤로 전문가들이 명맥이 끊겼던 전통 아교를 복원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숭례문의 본모습을 되찾는 첫 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유동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3년 복원된 숭례문 단청은 공사가 끝난지 6개월도 안돼 벗겨지기 시작했습니다.

6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 처마 아래 단청은 여전히 마른 논처럼 갈라져 있고, 채색이 아예 떨어져 나간 곳마저 눈에 띕니다.

단청에 칠을 할 때, 전통 아교가 아니라 합성 접착제에 일본산 아교까지 뒤섞어 쓴 탓입니다.

수십년간 전통 아교의 명맥이 끊기면서 그동안 재수리는 계속 미뤄져 왔습니다.

[강경원/2014년 당시 감사원 사회문화조사국장 : "내구성과 안전성이 확정된 다음에 2년, 3년 후에라도 단청을 하는 방법을 취했어야 되는데..."]

소가죽을 20시간 이상 끓여낸 맑은 물을 압축해서 만들어진 끈끈한 액체, 이 액체를 냉각한 물질이 바로 우리 선조들이 쓰던 천연접착제, 아교입니다.

2년여간의 연구 끝에 우리 천연 아교가 전통방식에 맞춰 복원된 겁니다.

이 아교를 다시 물에 풀고 물감과 섞어 바르면, 비로소 우리 전통 아교를 쓴 단청이 태어납니다.

[김성규/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 단청장 : "합성수지 풀 자체는 늘어났다 줄지 않기 때문에 (좋지 않고), 나무에는 신축성이 있기 때문에 (전통)아교를 써야 한다고 주장해왔죠."]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접착력 등 전통 아교의 특성을 수치화한 표준도 만들어졌습니다.

[정용재/한국전통문화대학교 보존과학과 교수 :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품질 기준과 매뉴얼을 저희가 만들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이렇게 복원된 전통 아교는 빠르면 오는 2023년부터 숭례문 단청의 재수리를 포함한 문화재 복원 현장에서 사용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유동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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