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을 최소화! 층간소음 특화설계!
요즘 건설사마다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강조합니다. 내 기술이 더 낫다고 경쟁합니다. 그런데 층간소음 갈등은 줄지 않습니다. 늘기만 합니다. 환경공단에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은 8,795건(2012년)에서 22,849건(2018년)이 됐습니다. 층간소음 살인도 매년 1건 이상입니다.
■ 층간소음의 비밀, 어디까지 아십니까?
층간소음에 대한 정부 규제는 2004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여러 제도와 기준이 있지만, 기술 측면에서 핵심은 '바닥 구조'입니다. 바닥이 튼실해야 위층 소음이 아래층에 덜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바닥 구조에 대해 사전인정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혹시 이런 걸까요. 층간소음 차단이 기술적으로 너무 어려워 사전인정을 받은 바닥구조가 거의 없는 상황 말입니다. 기술력을 갖춘 바닥재가 없다면, 건설사들이 아무리 층간소음을 줄이고 싶어도 사실 방법이 없겠지요.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유효한 바닥구조는 154개나 됩니다. 층간소음을 잘 차단한다는 건축 자재가 시중에 넘쳐난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면 혹시 층간소음 차단 기술이 너무 비싼 걸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건설사마다 영업비밀이라며 정확히 밝히지는 않지만, 층간소음 바닥구조 비용은 전체 건축비의 1~2%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술력을 갖춘 자재가 없는 것도 아니고, 감당 못 할 천문학적 비용도 아닌데, 대체 왜 층간소음 문제는 해결은커녕 꼬이기만 할까요.
■ 사상 첫 층간소음 감사…"규제 무력화, 총체적 부실"
최근 감사원은 층간소음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2004년 층간소음 규제가 시작된 이후 첫 감사입니다. ① 시공 전, ② 시공, ③ 시공 후 3단계로 나눠 들여다 봤습니다. 감사 결과를 요약하면, 규제는 있으나 마나 했고, 제도는 총체적으로 부실했습니다.
감사원은 층간소음 관련 전 과정에서 위법과 부당사항이 적발됐다고 밝혔습니다. 감사원이 공식적으로 지적한 사항만 19건이었습니다. 문제가 확인된 기관은 국토교통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국가기술표준원, LH, SH 등 5곳이었습니다.
■ "콘크리트로 덮어버리면 바닥 안은 아무도 몰라"
이 정도면, 층간소음이 제대로 차단되는 아파트가 이상할 정도입니다. 실제로 감사원이 전국 아파트 28개 단지, 191세대를 표본 점검해봤더니, 96%가 서류상 차단 성능에 못 미쳤습니다. 60%는 아예 최소 성능에도 못 미쳤습니다. 최소 성능 기준에도 미달했다는 것은 사용승인을 받을 수 없고, 따라서 입주할 수도 없는 아파트라는 뜻입니다.
층간소음에 대한 건설 현장의 인식이 대체 어떻길래 그동안 이 지경이었던 걸까요. 감사원 실무팀이 전한 말입니다.
■ '국민과 함께하는 현장 감사'에는 박수…그런데?
국토부 등 피감기관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인정했습니다. 문제를 조속히 고쳐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 감사원이 박수받을 일을 한 겁니다. 층간소음 감사 결과는 감사원 홈페이지에 전문이 공개돼 있습니다. 국민 누구나 내려받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제도 운영실태」 감사결과 확인
감사결과 전문을 읽다 보면, 시원함보다는 답답함이 커집니다. 국민이 가장 궁금한 부분이 쏙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층간소음 차단 성능은? 최소 성능에도 못 미친다는 60%는 어디? 우리 아파트는 괜찮은 거야? 여기에 대한 답은 전혀 없습니다.
물론 감사원의 비공개 조치는 합법입니다. 「공공기관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 그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감사원은 만약 아파트 실명이 공개되면,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더더욱 공개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제는 국토부와 LH, SH 등에는 모든 정보가 실명으로 통보된다는 점입니다. 피감기관은 감사결과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잘못을 한 기관은 정보를 제공받고, 그 잘못으로 피해를 보는 개인은 깜깜이가 돼버린 셈입니다.
층간소음 규정과 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정부가 손을 봐야할 일입니다. 그 와중에 범죄를 저지른 이가 있다면, 수사기관이 나서면 될 일입니다. 중요한 과제들이지만, 아파트에 사는 국민이 정작 궁금한 건 이것 아닐까요. 현행법상 감사원이 할 수 없다면, 국토부 등 다른 곳이라도 나서야하지 않을까요.
층간소음 성능을 속인, 그 아파트 어딘데요?
요즘 건설사마다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강조합니다. 내 기술이 더 낫다고 경쟁합니다. 그런데 층간소음 갈등은 줄지 않습니다. 늘기만 합니다. 환경공단에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은 8,795건(2012년)에서 22,849건(2018년)이 됐습니다. 층간소음 살인도 매년 1건 이상입니다.
■ 층간소음의 비밀, 어디까지 아십니까?
층간소음에 대한 정부 규제는 2004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여러 제도와 기준이 있지만, 기술 측면에서 핵심은 '바닥 구조'입니다. 바닥이 튼실해야 위층 소음이 아래층에 덜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바닥 구조에 대해 사전인정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혹시 이런 걸까요. 층간소음 차단이 기술적으로 너무 어려워 사전인정을 받은 바닥구조가 거의 없는 상황 말입니다. 기술력을 갖춘 바닥재가 없다면, 건설사들이 아무리 층간소음을 줄이고 싶어도 사실 방법이 없겠지요.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유효한 바닥구조는 154개나 됩니다. 층간소음을 잘 차단한다는 건축 자재가 시중에 넘쳐난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면 혹시 층간소음 차단 기술이 너무 비싼 걸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건설사마다 영업비밀이라며 정확히 밝히지는 않지만, 층간소음 바닥구조 비용은 전체 건축비의 1~2%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술력을 갖춘 자재가 없는 것도 아니고, 감당 못 할 천문학적 비용도 아닌데, 대체 왜 층간소음 문제는 해결은커녕 꼬이기만 할까요.
■ 사상 첫 층간소음 감사…"규제 무력화, 총체적 부실"
최근 감사원은 층간소음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2004년 층간소음 규제가 시작된 이후 첫 감사입니다. ① 시공 전, ② 시공, ③ 시공 후 3단계로 나눠 들여다 봤습니다. 감사 결과를 요약하면, 규제는 있으나 마나 했고, 제도는 총체적으로 부실했습니다.
감사원은 층간소음 관련 전 과정에서 위법과 부당사항이 적발됐다고 밝혔습니다. 감사원이 공식적으로 지적한 사항만 19건이었습니다. 문제가 확인된 기관은 국토교통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국가기술표준원, LH, SH 등 5곳이었습니다.
■ "콘크리트로 덮어버리면 바닥 안은 아무도 몰라"
이 정도면, 층간소음이 제대로 차단되는 아파트가 이상할 정도입니다. 실제로 감사원이 전국 아파트 28개 단지, 191세대를 표본 점검해봤더니, 96%가 서류상 차단 성능에 못 미쳤습니다. 60%는 아예 최소 성능에도 못 미쳤습니다. 최소 성능 기준에도 미달했다는 것은 사용승인을 받을 수 없고, 따라서 입주할 수도 없는 아파트라는 뜻입니다.
층간소음에 대한 건설 현장의 인식이 대체 어떻길래 그동안 이 지경이었던 걸까요. 감사원 실무팀이 전한 말입니다.
■ '국민과 함께하는 현장 감사'에는 박수…그런데?
국토부 등 피감기관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인정했습니다. 문제를 조속히 고쳐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 감사원이 박수받을 일을 한 겁니다. 층간소음 감사 결과는 감사원 홈페이지에 전문이 공개돼 있습니다. 국민 누구나 내려받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제도 운영실태」 감사결과 확인
감사결과 전문을 읽다 보면, 시원함보다는 답답함이 커집니다. 국민이 가장 궁금한 부분이 쏙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층간소음 차단 성능은? 최소 성능에도 못 미친다는 60%는 어디? 우리 아파트는 괜찮은 거야? 여기에 대한 답은 전혀 없습니다.
물론 감사원의 비공개 조치는 합법입니다. 「공공기관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 그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감사원은 만약 아파트 실명이 공개되면,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더더욱 공개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제는 국토부와 LH, SH 등에는 모든 정보가 실명으로 통보된다는 점입니다. 피감기관은 감사결과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잘못을 한 기관은 정보를 제공받고, 그 잘못으로 피해를 보는 개인은 깜깜이가 돼버린 셈입니다.
층간소음 규정과 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정부가 손을 봐야할 일입니다. 그 와중에 범죄를 저지른 이가 있다면, 수사기관이 나서면 될 일입니다. 중요한 과제들이지만, 아파트에 사는 국민이 정작 궁금한 건 이것 아닐까요. 현행법상 감사원이 할 수 없다면, 국토부 등 다른 곳이라도 나서야하지 않을까요.
층간소음 성능을 속인, 그 아파트 어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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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아파트 어딘데요?…첫 층간소음 감사의 허무한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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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5-04 07:01:26
층간소음을 최소화! 층간소음 특화설계!
요즘 건설사마다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강조합니다. 내 기술이 더 낫다고 경쟁합니다. 그런데 층간소음 갈등은 줄지 않습니다. 늘기만 합니다. 환경공단에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은 8,795건(2012년)에서 22,849건(2018년)이 됐습니다. 층간소음 살인도 매년 1건 이상입니다.
■ 층간소음의 비밀, 어디까지 아십니까?
층간소음에 대한 정부 규제는 2004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여러 제도와 기준이 있지만, 기술 측면에서 핵심은 '바닥 구조'입니다. 바닥이 튼실해야 위층 소음이 아래층에 덜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바닥 구조에 대해 사전인정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혹시 이런 걸까요. 층간소음 차단이 기술적으로 너무 어려워 사전인정을 받은 바닥구조가 거의 없는 상황 말입니다. 기술력을 갖춘 바닥재가 없다면, 건설사들이 아무리 층간소음을 줄이고 싶어도 사실 방법이 없겠지요.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유효한 바닥구조는 154개나 됩니다. 층간소음을 잘 차단한다는 건축 자재가 시중에 넘쳐난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면 혹시 층간소음 차단 기술이 너무 비싼 걸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건설사마다 영업비밀이라며 정확히 밝히지는 않지만, 층간소음 바닥구조 비용은 전체 건축비의 1~2%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술력을 갖춘 자재가 없는 것도 아니고, 감당 못 할 천문학적 비용도 아닌데, 대체 왜 층간소음 문제는 해결은커녕 꼬이기만 할까요.
■ 사상 첫 층간소음 감사…"규제 무력화, 총체적 부실"
최근 감사원은 층간소음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2004년 층간소음 규제가 시작된 이후 첫 감사입니다. ① 시공 전, ② 시공, ③ 시공 후 3단계로 나눠 들여다 봤습니다. 감사 결과를 요약하면, 규제는 있으나 마나 했고, 제도는 총체적으로 부실했습니다.
감사원은 층간소음 관련 전 과정에서 위법과 부당사항이 적발됐다고 밝혔습니다. 감사원이 공식적으로 지적한 사항만 19건이었습니다. 문제가 확인된 기관은 국토교통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국가기술표준원, LH, SH 등 5곳이었습니다.
■ "콘크리트로 덮어버리면 바닥 안은 아무도 몰라"
이 정도면, 층간소음이 제대로 차단되는 아파트가 이상할 정도입니다. 실제로 감사원이 전국 아파트 28개 단지, 191세대를 표본 점검해봤더니, 96%가 서류상 차단 성능에 못 미쳤습니다. 60%는 아예 최소 성능에도 못 미쳤습니다. 최소 성능 기준에도 미달했다는 것은 사용승인을 받을 수 없고, 따라서 입주할 수도 없는 아파트라는 뜻입니다.
층간소음에 대한 건설 현장의 인식이 대체 어떻길래 그동안 이 지경이었던 걸까요. 감사원 실무팀이 전한 말입니다.
■ '국민과 함께하는 현장 감사'에는 박수…그런데?
국토부 등 피감기관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인정했습니다. 문제를 조속히 고쳐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 감사원이 박수받을 일을 한 겁니다. 층간소음 감사 결과는 감사원 홈페이지에 전문이 공개돼 있습니다. 국민 누구나 내려받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제도 운영실태」 감사결과 확인
감사결과 전문을 읽다 보면, 시원함보다는 답답함이 커집니다. 국민이 가장 궁금한 부분이 쏙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층간소음 차단 성능은? 최소 성능에도 못 미친다는 60%는 어디? 우리 아파트는 괜찮은 거야? 여기에 대한 답은 전혀 없습니다.
물론 감사원의 비공개 조치는 합법입니다. 「공공기관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 그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감사원은 만약 아파트 실명이 공개되면,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더더욱 공개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제는 국토부와 LH, SH 등에는 모든 정보가 실명으로 통보된다는 점입니다. 피감기관은 감사결과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잘못을 한 기관은 정보를 제공받고, 그 잘못으로 피해를 보는 개인은 깜깜이가 돼버린 셈입니다.
층간소음 규정과 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정부가 손을 봐야할 일입니다. 그 와중에 범죄를 저지른 이가 있다면, 수사기관이 나서면 될 일입니다. 중요한 과제들이지만, 아파트에 사는 국민이 정작 궁금한 건 이것 아닐까요. 현행법상 감사원이 할 수 없다면, 국토부 등 다른 곳이라도 나서야하지 않을까요.
층간소음 성능을 속인, 그 아파트 어딘데요?
요즘 건설사마다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강조합니다. 내 기술이 더 낫다고 경쟁합니다. 그런데 층간소음 갈등은 줄지 않습니다. 늘기만 합니다. 환경공단에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은 8,795건(2012년)에서 22,849건(2018년)이 됐습니다. 층간소음 살인도 매년 1건 이상입니다.
■ 층간소음의 비밀, 어디까지 아십니까?
층간소음에 대한 정부 규제는 2004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여러 제도와 기준이 있지만, 기술 측면에서 핵심은 '바닥 구조'입니다. 바닥이 튼실해야 위층 소음이 아래층에 덜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바닥 구조에 대해 사전인정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혹시 이런 걸까요. 층간소음 차단이 기술적으로 너무 어려워 사전인정을 받은 바닥구조가 거의 없는 상황 말입니다. 기술력을 갖춘 바닥재가 없다면, 건설사들이 아무리 층간소음을 줄이고 싶어도 사실 방법이 없겠지요.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유효한 바닥구조는 154개나 됩니다. 층간소음을 잘 차단한다는 건축 자재가 시중에 넘쳐난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면 혹시 층간소음 차단 기술이 너무 비싼 걸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건설사마다 영업비밀이라며 정확히 밝히지는 않지만, 층간소음 바닥구조 비용은 전체 건축비의 1~2%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술력을 갖춘 자재가 없는 것도 아니고, 감당 못 할 천문학적 비용도 아닌데, 대체 왜 층간소음 문제는 해결은커녕 꼬이기만 할까요.
■ 사상 첫 층간소음 감사…"규제 무력화, 총체적 부실"
최근 감사원은 층간소음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2004년 층간소음 규제가 시작된 이후 첫 감사입니다. ① 시공 전, ② 시공, ③ 시공 후 3단계로 나눠 들여다 봤습니다. 감사 결과를 요약하면, 규제는 있으나 마나 했고, 제도는 총체적으로 부실했습니다.
감사원은 층간소음 관련 전 과정에서 위법과 부당사항이 적발됐다고 밝혔습니다. 감사원이 공식적으로 지적한 사항만 19건이었습니다. 문제가 확인된 기관은 국토교통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국가기술표준원, LH, SH 등 5곳이었습니다.
■ "콘크리트로 덮어버리면 바닥 안은 아무도 몰라"
이 정도면, 층간소음이 제대로 차단되는 아파트가 이상할 정도입니다. 실제로 감사원이 전국 아파트 28개 단지, 191세대를 표본 점검해봤더니, 96%가 서류상 차단 성능에 못 미쳤습니다. 60%는 아예 최소 성능에도 못 미쳤습니다. 최소 성능 기준에도 미달했다는 것은 사용승인을 받을 수 없고, 따라서 입주할 수도 없는 아파트라는 뜻입니다.
층간소음에 대한 건설 현장의 인식이 대체 어떻길래 그동안 이 지경이었던 걸까요. 감사원 실무팀이 전한 말입니다.
■ '국민과 함께하는 현장 감사'에는 박수…그런데?
국토부 등 피감기관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인정했습니다. 문제를 조속히 고쳐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 감사원이 박수받을 일을 한 겁니다. 층간소음 감사 결과는 감사원 홈페이지에 전문이 공개돼 있습니다. 국민 누구나 내려받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제도 운영실태」 감사결과 확인
감사결과 전문을 읽다 보면, 시원함보다는 답답함이 커집니다. 국민이 가장 궁금한 부분이 쏙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층간소음 차단 성능은? 최소 성능에도 못 미친다는 60%는 어디? 우리 아파트는 괜찮은 거야? 여기에 대한 답은 전혀 없습니다.
물론 감사원의 비공개 조치는 합법입니다. 「공공기관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 그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감사원은 만약 아파트 실명이 공개되면,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더더욱 공개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제는 국토부와 LH, SH 등에는 모든 정보가 실명으로 통보된다는 점입니다. 피감기관은 감사결과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잘못을 한 기관은 정보를 제공받고, 그 잘못으로 피해를 보는 개인은 깜깜이가 돼버린 셈입니다.
층간소음 규정과 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정부가 손을 봐야할 일입니다. 그 와중에 범죄를 저지른 이가 있다면, 수사기관이 나서면 될 일입니다. 중요한 과제들이지만, 아파트에 사는 국민이 정작 궁금한 건 이것 아닐까요. 현행법상 감사원이 할 수 없다면, 국토부 등 다른 곳이라도 나서야하지 않을까요.
층간소음 성능을 속인, 그 아파트 어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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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범 기자 jb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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