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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승리·정준영 파문
활활 탄 ‘버닝썬’…잿더미 속 남은 것들
입력 2019.05.06 (07:04) 취재K
그야말로 '버닝(burning)'한 버닝썬이었다. 활활 타오르며 우리 사회가 들썩였다. 클럽, 마약, 연예인, 경찰…. 자극적인 소재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버닝썬'만 들어가면 조회 수가 올라갔다.

그 불길이 이제 꺼져간다. 지난 2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경찰은 "버닝썬 수사가 막바지"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경찰은 곧 가수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연예계와 경찰의 유착 수사도 조만간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마약(출처:게티이미지)마약(출처:게티이미지)

마약 인구 "백만 이상"?…"터질 게 터졌다"

'버닝썬'은 쉬쉬하던 마약 문제를 백일하에 드러냈다. '버닝썬 사건'으로 촉발된 마약류 집중 수사 결과, 지난달 22일을 기준으로 전국에서 1,400여 명이 검거됐고 이 가운데 500여 명이 구속됐다. 마약에 중독됐다 회복된 사람 일부는 "마약을 투약한 인구가 우리나라에 100만 이상"이라고 말할 정도로, 이미 우리 사회엔 마약이 광범위하게 퍼졌다.

과거엔 알음알음으로 접근하던 마약의 유통 경로는 인터넷과 함께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가수 박유천 씨가 마약을 구매했다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은 상식이 됐다. 이제 우리 사회에선 누구나 쉽게 마약에 접근할 수 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이한덕 예방사업팀장은 "'버닝썬'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 터질 게 터진 결과"라고 말했다.

'남의 문제'였던 마약, 이젠 '내 문제'일 수도

이한덕 팀장은 특히 '버닝썬' 사건 이후 마약을 접하는 보통 사람들의 인식이 변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마약을 마냥 남의 문제로 치부했다면, 이제는 "내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고 인식한다는 것.

이 팀장은 "과거엔 마약 예방 교육을 나가면 '마약 예방 교육을 하는 것 자체가 우리를 마약 소굴로 보는 것 아니냐?'란 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버닝썬 사건' 이후 "부모들도 자녀에 대해서 마약 예방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변화가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그러면서 "마약은 처벌도 중요하지만,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연예인이 돈과 명예 모두 가졌는데 왜 마약을 하겠냐, 한번 하면 끊을 수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지금 정책 기조는 처벌 중심인데 재활과 치료에 지원이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YG 주가 하락세…"K-POP 영향 제한적"

'버닝썬'의 또 다른 그림자는 화려한 연예계의 뒷면이었다. 가수 정준영 씨의 휴대전화 단체 대화방이 공개되면서 연예인들이 하나둘 성범죄에 연루됐다. 무대에서 빛나던 이들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포토라인에 섰다. '버닝썬'에 연루된 배우 A 씨는 물망에 올랐던 드라마 캐스팅이 무산됐다. KBS 간판 프로그램 <1박 2일>은 촬영이 무기한 중단됐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YG엔터테인먼트다. 지난 2월 25일 4만 8천백 원이었던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가수 승리의 성매매 알선 의혹이 보도된 이후 3만 원 선으로 급락했다.

한편, 직접적으로 연루된 연예인을 제외하면, 연예계에 실질적인 영향은 없다는 시각도 있다. 한 드라마 PD는 "캐스팅을 제외하면 '버닝썬' 이전과 이후 별로 바뀐 게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로 입건된 유리홀딩스 유인석 전 대표의 부인인 배우 박한별 씨도 캐스팅된 드라마를 끝까지 마쳤다.


경찰 "사기 저하" 혹은 "과거와의 단절 고리"

'버닝썬' 사건 이후 클럽과의 유착 등으로 입건된 현직 경찰관은 7명이다. 직접적인 뇌물수수는 없지만, 청탁금지법 위반·직무유기·피의사실 공표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뿌리 깊은 유흥업계와 경찰의 유착 의혹에 대중의 시선은 싸늘했다. 경찰이 연예인에 특혜를 주고 편의를 봐주는 정황은 높아진 대중의 눈높이를 한참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최근 '진주 살인 사건'과 '의붓딸 살해 사건' 등 경찰의 미흡한 초동 대처까지 불거졌다.

경감급의 일선 경찰은 "경찰의 사기가 많이 저하됐다"고 털어놨다. 어느 조직에나 썩은 부분은 있기 마련인데, 언론이 침소봉대해 경찰을 몰아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두웠던 과거와 단절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경정급의 일선 경찰은 "지금은 경찰이 많이 투명해졌지만, 과거엔 사건에 사적으로 개입하기도 했다"면서 "과거의 부적절한 관행과 단절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제 공은 검찰에게 넘어갔다. 경찰은 이미 '정준영 대화방'에서 등장한 불법 촬영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성매매 알선 혐의를 받고 있는 승리와 유착의 핵심 인물인 윤 모 총경 사건도 곧 마무리해 송치할 방침이다.
  • 활활 탄 ‘버닝썬’…잿더미 속 남은 것들
    • 입력 2019-05-06 07:04:06
    취재K
그야말로 '버닝(burning)'한 버닝썬이었다. 활활 타오르며 우리 사회가 들썩였다. 클럽, 마약, 연예인, 경찰…. 자극적인 소재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버닝썬'만 들어가면 조회 수가 올라갔다.

그 불길이 이제 꺼져간다. 지난 2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경찰은 "버닝썬 수사가 막바지"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경찰은 곧 가수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연예계와 경찰의 유착 수사도 조만간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마약(출처:게티이미지)마약(출처:게티이미지)

마약 인구 "백만 이상"?…"터질 게 터졌다"

'버닝썬'은 쉬쉬하던 마약 문제를 백일하에 드러냈다. '버닝썬 사건'으로 촉발된 마약류 집중 수사 결과, 지난달 22일을 기준으로 전국에서 1,400여 명이 검거됐고 이 가운데 500여 명이 구속됐다. 마약에 중독됐다 회복된 사람 일부는 "마약을 투약한 인구가 우리나라에 100만 이상"이라고 말할 정도로, 이미 우리 사회엔 마약이 광범위하게 퍼졌다.

과거엔 알음알음으로 접근하던 마약의 유통 경로는 인터넷과 함께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가수 박유천 씨가 마약을 구매했다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은 상식이 됐다. 이제 우리 사회에선 누구나 쉽게 마약에 접근할 수 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이한덕 예방사업팀장은 "'버닝썬'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 터질 게 터진 결과"라고 말했다.

'남의 문제'였던 마약, 이젠 '내 문제'일 수도

이한덕 팀장은 특히 '버닝썬' 사건 이후 마약을 접하는 보통 사람들의 인식이 변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마약을 마냥 남의 문제로 치부했다면, 이제는 "내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고 인식한다는 것.

이 팀장은 "과거엔 마약 예방 교육을 나가면 '마약 예방 교육을 하는 것 자체가 우리를 마약 소굴로 보는 것 아니냐?'란 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버닝썬 사건' 이후 "부모들도 자녀에 대해서 마약 예방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변화가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그러면서 "마약은 처벌도 중요하지만,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연예인이 돈과 명예 모두 가졌는데 왜 마약을 하겠냐, 한번 하면 끊을 수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지금 정책 기조는 처벌 중심인데 재활과 치료에 지원이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YG 주가 하락세…"K-POP 영향 제한적"

'버닝썬'의 또 다른 그림자는 화려한 연예계의 뒷면이었다. 가수 정준영 씨의 휴대전화 단체 대화방이 공개되면서 연예인들이 하나둘 성범죄에 연루됐다. 무대에서 빛나던 이들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포토라인에 섰다. '버닝썬'에 연루된 배우 A 씨는 물망에 올랐던 드라마 캐스팅이 무산됐다. KBS 간판 프로그램 <1박 2일>은 촬영이 무기한 중단됐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YG엔터테인먼트다. 지난 2월 25일 4만 8천백 원이었던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가수 승리의 성매매 알선 의혹이 보도된 이후 3만 원 선으로 급락했다.

한편, 직접적으로 연루된 연예인을 제외하면, 연예계에 실질적인 영향은 없다는 시각도 있다. 한 드라마 PD는 "캐스팅을 제외하면 '버닝썬' 이전과 이후 별로 바뀐 게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로 입건된 유리홀딩스 유인석 전 대표의 부인인 배우 박한별 씨도 캐스팅된 드라마를 끝까지 마쳤다.


경찰 "사기 저하" 혹은 "과거와의 단절 고리"

'버닝썬' 사건 이후 클럽과의 유착 등으로 입건된 현직 경찰관은 7명이다. 직접적인 뇌물수수는 없지만, 청탁금지법 위반·직무유기·피의사실 공표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뿌리 깊은 유흥업계와 경찰의 유착 의혹에 대중의 시선은 싸늘했다. 경찰이 연예인에 특혜를 주고 편의를 봐주는 정황은 높아진 대중의 눈높이를 한참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최근 '진주 살인 사건'과 '의붓딸 살해 사건' 등 경찰의 미흡한 초동 대처까지 불거졌다.

경감급의 일선 경찰은 "경찰의 사기가 많이 저하됐다"고 털어놨다. 어느 조직에나 썩은 부분은 있기 마련인데, 언론이 침소봉대해 경찰을 몰아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두웠던 과거와 단절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경정급의 일선 경찰은 "지금은 경찰이 많이 투명해졌지만, 과거엔 사건에 사적으로 개입하기도 했다"면서 "과거의 부적절한 관행과 단절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제 공은 검찰에게 넘어갔다. 경찰은 이미 '정준영 대화방'에서 등장한 불법 촬영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성매매 알선 혐의를 받고 있는 승리와 유착의 핵심 인물인 윤 모 총경 사건도 곧 마무리해 송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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