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취준생 위한 수천만 원 보조금의 민낯

입력 2019.05.14 (18:39) 수정 2019.05.15 (00:2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멘트]
제주도가 해마다
도내 대학들에
수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며
인력양성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KBS 취재결과
도내 한 대학에서
수업도 하지 않은
교수들의 이름으로 강사비를 받거나
현장실습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인희, 문준영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대학의 전기공학과는
지난해 제주도에서
보조금 5천만 원을 지원받아
'풍력과 태양광 설비 시공 보수'
인력양성사업을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수강생 15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다른 대학의 아동 관련 전공생들입니다.

학생들을 수소문했는데
대부분이 수업을 받긴 했지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답합니다.

인력양성과정 수강생[녹취]
"신재생에너지 안전관리, 제어실무 이런 것들 모르시나요?"
"네, 그 부분은 모르겠어요."

당시 이 사업 강사로 등록된
교수 7명의 시간표를 보니,
토요일과 석가탄신일에도
강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생들이 강의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데
의문이 가는 이윱니다.

한 교수는 강의한 적 없고,
입금된 강사비 220만 원을
책임교수에게
돌려줬다고 증언합니다.

A교수(음성대역)[녹취]
"강의를 실제 한 적도 없고
이름이 저도 모르게 강사로 올라갔죠.
돈이 들어왔길래 돌려줬어요."

나머지 교수 6명은
수업했다면서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거나
취재를 거부했고,
한 명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이들 교수 7명에게 지급된
인력양성사업 강사비는
2천만 원을 넘습니다.

특히,
이 맞춤형 인력양성사업은
바로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인재를 키운다는 게 목표인데요.
현장실습은 제대로 이뤄졌을까요?
계속해서
문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사업에 참여했던 이 학생,

운영지침에 한 달 이상 하도록 한
현장실습은 없었다고 털어놓습니다.

인력양성사업 참여 대학생[녹취]
"버스를 타고 간 다음에 특강 받듯이
20~30분씩 받고 사진만 찍고 온 다음에 밥 먹고 학교에 돌아온 다음에 강의 조금 했어요."

수강생 15명은
이 같은 서너 번의 현장 견학만으로
40만 원씩
직장적응훈련비를 받았습니다.

현장실습 기업체로 명시된
업체 3곳도
현장실습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OO 업체 대표[녹취]
"20일씩 해야 하는 건지 저는 잘 몰랐습니다. 20일씩 해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확인서에는
지난해 7월부터 8월 사이 20일 동안
현장실습을 매일 했다는
업체와 학생들의 서명이
버젓이 있습니다.

사업을 추진한
교수는 이에 대해
다른 교수들이 수업을
제대로 하는지까지 관리하지 않고
강사료 역시 돌려받은 적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현장실습도
기업체의 몫이라며
관련 내용을 모른다고 주장했습니다.

인력양성사업 추진 교수(음성변조)[인터뷰]
"저는 실무 배치만 했습니다. 현장실습
배치만. (책임이) 누구한테 있는지 따져보셔야죠. 저한테 있습니까?
강사비는 돌려받으신 적 없으시고요?
"없습니다.“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금으로 운영되는 인력 양성 사업.

일부 교수들의
엉터리 운영으로
학생과 기업만 피해를 보는 건 아닌지,
또 이 과정에서 횡령은 없었는지
철저한 수사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탐사k>취준생 위한 수천만 원 보조금의 민낯
    • 입력 2019-05-14 18:39:06
    • 수정2019-05-15 00:28:46
    뉴스9(제주)
[앵커멘트] 제주도가 해마다 도내 대학들에 수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며 인력양성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KBS 취재결과 도내 한 대학에서 수업도 하지 않은 교수들의 이름으로 강사비를 받거나 현장실습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인희, 문준영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대학의 전기공학과는 지난해 제주도에서 보조금 5천만 원을 지원받아 '풍력과 태양광 설비 시공 보수' 인력양성사업을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수강생 15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다른 대학의 아동 관련 전공생들입니다. 학생들을 수소문했는데 대부분이 수업을 받긴 했지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답합니다. 인력양성과정 수강생[녹취] "신재생에너지 안전관리, 제어실무 이런 것들 모르시나요?" "네, 그 부분은 모르겠어요." 당시 이 사업 강사로 등록된 교수 7명의 시간표를 보니, 토요일과 석가탄신일에도 강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생들이 강의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데 의문이 가는 이윱니다. 한 교수는 강의한 적 없고, 입금된 강사비 220만 원을 책임교수에게 돌려줬다고 증언합니다. A교수(음성대역)[녹취] "강의를 실제 한 적도 없고 이름이 저도 모르게 강사로 올라갔죠. 돈이 들어왔길래 돌려줬어요." 나머지 교수 6명은 수업했다면서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거나 취재를 거부했고, 한 명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이들 교수 7명에게 지급된 인력양성사업 강사비는 2천만 원을 넘습니다. 특히, 이 맞춤형 인력양성사업은 바로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인재를 키운다는 게 목표인데요. 현장실습은 제대로 이뤄졌을까요? 계속해서 문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사업에 참여했던 이 학생, 운영지침에 한 달 이상 하도록 한 현장실습은 없었다고 털어놓습니다. 인력양성사업 참여 대학생[녹취] "버스를 타고 간 다음에 특강 받듯이 20~30분씩 받고 사진만 찍고 온 다음에 밥 먹고 학교에 돌아온 다음에 강의 조금 했어요." 수강생 15명은 이 같은 서너 번의 현장 견학만으로 40만 원씩 직장적응훈련비를 받았습니다. 현장실습 기업체로 명시된 업체 3곳도 현장실습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OO 업체 대표[녹취] "20일씩 해야 하는 건지 저는 잘 몰랐습니다. 20일씩 해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확인서에는 지난해 7월부터 8월 사이 20일 동안 현장실습을 매일 했다는 업체와 학생들의 서명이 버젓이 있습니다. 사업을 추진한 교수는 이에 대해 다른 교수들이 수업을 제대로 하는지까지 관리하지 않고 강사료 역시 돌려받은 적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현장실습도 기업체의 몫이라며 관련 내용을 모른다고 주장했습니다. 인력양성사업 추진 교수(음성변조)[인터뷰] "저는 실무 배치만 했습니다. 현장실습 배치만. (책임이) 누구한테 있는지 따져보셔야죠. 저한테 있습니까? 강사비는 돌려받으신 적 없으시고요? "없습니다.“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금으로 운영되는 인력 양성 사업. 일부 교수들의 엉터리 운영으로 학생과 기업만 피해를 보는 건 아닌지, 또 이 과정에서 횡령은 없었는지 철저한 수사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제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