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한 통을 다 쓰는 데 얼마나 걸릴까?

입력 2019.05.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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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목을 보고 이 기사를 누르신 분들은 어떤 답을 예상하셨나요?

30분, 10분, 1분…. 다양한 답들이 나왔겠죠. 이 질문을 처음 받았을 때, 저는 '적어도 5분 정도는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보기 좋게 틀렸습니다.

정답은 평균 12초. 예상보다 훨씬 짧은 시간이죠. 소화기는 초기 화재 진화용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내용물 자체가 적게 들어있는 데다, 빠르게 분사되다 보니 소진되는 시간이 짧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초 사용 시 정확한 방향과 위치를 향해 조준하는 것이 더더욱 중요한 것이죠.


각종 재난과 사고 소식이 끊이지 않는 요즘. 예고 없이 닥치는 재난 상황 속에서 위의 예시처럼 간단한 소방 상식은 '사람을 살리는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정보를 제대로 배우고 전하기 위해 지난 8일 서울 광진구의 광나루 안전체험관에서 직접 교육을 받았습니다.

※기사 전개 방식은 실제 안전 체험 순서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1. 손잡이 쥔 채 안전핀 뽑으면 안 돼요!

불이 났을 땐 건물에 비치된 소화기로 초기 진화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일상에서 소화기를 사용해 볼 기회는 극히 드문 게 사실입니다. 눈앞에 불이 날 경우, 난생처음 소화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당황한 나머지 소화기를 잘못 사용해 초기 불길을 잡을 수 있는 골든 타임을 놓치기도 하는데요. 특히 많이 하는 실수가 손잡이를 쥔 채 '안전핀'을 뽑는 겁니다. 저 역시 안전체험관에서 직접 소화기를 다뤄보기 전까진 제대로 된 소화기 사용법을 몰랐는데요.

소화기를 잘못 사용한 예입니다. 손잡이를 쥔 채 안전핀을 뽑으면 안전핀이 뽑히지 않습니다. 소화기를 잘못 사용한 예입니다. 손잡이를 쥔 채 안전핀을 뽑으면 안전핀이 뽑히지 않습니다.

소화기를 바르게 사용한 예입니다.소화기를 바르게 사용한 예입니다.

위 사진처럼 손잡이를 잡은 상태로 안전핀을 뽑으려 하면, 안전핀은 꿈쩍도 않습니다. 실제로 이런 경험을 한 뒤 소화기를 불량품으로 오인해, 판매처에 항의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합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안전핀 때문에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없도록, 꼭 소화기 사용법을 익혀두어야 하겠습니다.

한 가지 더 중요한 건, 초기 진화를 시도하는 동시에 불이 난 사실을 큰소리로 주변에 알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화재 상황을 큰소리로 알려야 건물 내 사람들이 불이 난 걸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화재 상황을 119에 대신 신고해줄 수 있어 빠른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비상시 머뭇거릴 틈 없이 있는 힘껏 "불이야!"를 외쳐야 한다는 사실, 꼭 기억해주세요.

#2. 손수건 없다면 상의 벗어서 빠르게 입·코 막아야


이번에는 화재 대피 상황입니다. 가상 상황이었지만, 연기가 자욱하고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어서 탈출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체험 직전에 제대로 된 대피요령을 배우지 못했다면, 저는 그저 출입구를 향해 달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화재가 발생하면 젖은 손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고 대피해야 합니다. 불이 났을 때 발생하는 연기에는 일산화탄소나 염화수소 같은 독성이 강한 물질이 들어있습니다. 폐에 손상이 오고 호흡이 어려워지면서 질식할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연기가 호흡기로 들어갈 확률을 단시간에 차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손수건을 갖고 다니지 않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급한대로 상의라도 벗어 코와 입을 즉시 막아야 합니다. 옷을 벗으면 부끄럽다는 이유로, 망설여선 안 됩니다.

코와 입을 막은 뒤에는 몸을 최대한 낮춰서 비상구를 향해 걸어가야 합니다. 화재 연기는 공기보다 가벼워 천장을 향해 올라갑니다. 때문에 비교적 유독가스가 적은 바닥 쪽으로 몸을 낮추는 편이 좋습니다. 또 비상 상황에는 연기로 인해 앞이 잘 보이지 않고, 정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벽을 짚으며 걸어야 합니다.

#3. 완강기는 체중 25~150kg까지…"아이는 절대 안고 타면 안돼"


비상시 생명줄이라고도 불리는 완강기입니다. 비교적 안전하게 고층건물에서 대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 비상 상황에서 많이 쓰는 탈출 기구입니다. 저 또한 안전체험관에서 처음 완강기를 사용해 봤는데, 예상보다 더 간단하고 빠르게 탈출할 수 있어 놀랐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꼭 알아둬야 할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먼저 완강기는 3층에서 10층까지의 건물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3층 이하의 저층에서는 완강기가 늘어날 만한 거리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오히려 위험하고, 10층 이상 고층은 완강기 길이의 한계로 이용이 어렵습니다.

완강기를 쓸 수 없다면 다른 대피방법을 고려해야 합니다. 저층에 있는 사람의 경우, 비상계단을 이용해 빠르게 대피하고, 고층에서는 옥상으로 대피해 구조를 기다리는 편이 좋습니다. 김성석 중앙소방학교 교수는 "옥상이나 계단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엔, 욕실에서 젖은 휴지로 문틈을 막고 샤워기로 물을 틀며 산소를 확보하면서 구조를 기다리는 편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완강기 사용에 적합한 체중은 25~150kg 입니다. 다만, 어린이가 있는 가정은 유념할게 있습니다. 부모와 아이 몸무게를 합쳐서 150kg이 안된다고 하더라도 절대 아이를 안고 타선 안된다는 것입니다. 탈출 시 벽에 충돌하며 아이를 떨어트릴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4. '구명조끼'는 배에서 탈출하기 직전에!


비상시 선박에서 탈출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뒤, 시민들에게 선박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기 위해 신설된 체험장입니다. 체험 선박에 붙어있는 '안전호'라는 이름이 숙연하게 다가옵니다.


선박에 오른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선체가 몹시 흔들렸습니다. 함께 체험에 참여한 학생들은 생각보다 더 격렬한 흔들림에 놀란 기색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선박 탈출의 핵심은 구명조끼입니다. 절체절명의 순간, 구명조끼를 착용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사이 배가 더 가라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빠르게 입을 수록 좋지만 올바르게 입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날 교육을 맡은 최재혁 교관은 "구명조끼 착용은 선박 안에서 하는게 아니라 선박 바깥을 나와 바다에 뛰어들기 직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흔들리는 배에서 최대한 빠르게 이동해 선박의 난간이나 비상탈출 미끄럼틀 인근으로 이동한 뒤,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손으로 입과 코를 막은 채 바다에 뛰어들어 구조를 기다려야 합니다.

바다로 탈출한 뒤부터는 체온유지가 관건입니다. 최대한 체온을 떨어트리지 않으려면 몸을 엄마 뱃속의 아이처럼 웅크리거나 인근의 다른 탈출자들과 원을 이뤄 함께 온기를 나누는 편이 좋습니다.

#5. "약한 지진 땐 즉시, 흔들림 크면 기다렸다 탈출"

이날 안전교육에서는 지진 교육 또한 비중있게 다뤄졌습니다. 2016년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과 같은 진동으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습니다.


가정집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지진체험이 시작되자마자 바닥이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흔들림이 큰 만큼, 집안 곳곳의 물건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머리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빨리 방석을 머리 위에 얹고 식탁 아래로 들어갔습니다. 식탁 아래에서도 흔들림이 꽤 오랫동안 지속됐습니다. 규모 5.8 지진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흔들림이 멈춘 뒤에는 전기 차단기를 내려 전기를 끊고, 가스 밸브를 잠가 화재 등의 2차 피해를 방지합니다. 또 화재 체험과 마찬가지로 큰 소리로 "지진이야!"를 외쳐 지진 상황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과 재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재난 대응의 기초입니다.


지진의 유형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다른 점도 알아둬야 합니다. 오민호 소방교는 "선반 속 물건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약한 지진이라면 즉시 건물 바깥으로 나와 대피하는 것이 좋고, 선반 속 물건이 떨어질 정도의 강한 지진이라면 우선 식탁이나 책상 아래에서 머리를 보호한 뒤 흔들림이 모두 멈추고 나서 대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6. 재난은 누구에게나, 언제든 닥칠 수 있다

이날 100분 동안의 교육은 초등학생들도 이해할 수 있는 비교적 쉬운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한 대피 요령조차 평소에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점이 아찔하게 느껴졌습니다. 재난은 언제 어디서나 예고없이 찾아옵니다. 1%의 위험도, 나에게 닥친 순간은 100%가 됩니다. 일상 속에서 '우리를 살릴 정보'를 알아두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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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화기 한 통을 다 쓰는 데 얼마나 걸릴까?
    • 입력 2019-05-17 10:00:25
    취재K
기사 제목을 보고 이 기사를 누르신 분들은 어떤 답을 예상하셨나요?

30분, 10분, 1분…. 다양한 답들이 나왔겠죠. 이 질문을 처음 받았을 때, 저는 '적어도 5분 정도는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보기 좋게 틀렸습니다.

정답은 평균 12초. 예상보다 훨씬 짧은 시간이죠. 소화기는 초기 화재 진화용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내용물 자체가 적게 들어있는 데다, 빠르게 분사되다 보니 소진되는 시간이 짧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초 사용 시 정확한 방향과 위치를 향해 조준하는 것이 더더욱 중요한 것이죠.


각종 재난과 사고 소식이 끊이지 않는 요즘. 예고 없이 닥치는 재난 상황 속에서 위의 예시처럼 간단한 소방 상식은 '사람을 살리는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정보를 제대로 배우고 전하기 위해 지난 8일 서울 광진구의 광나루 안전체험관에서 직접 교육을 받았습니다.

※기사 전개 방식은 실제 안전 체험 순서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1. 손잡이 쥔 채 안전핀 뽑으면 안 돼요!

불이 났을 땐 건물에 비치된 소화기로 초기 진화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일상에서 소화기를 사용해 볼 기회는 극히 드문 게 사실입니다. 눈앞에 불이 날 경우, 난생처음 소화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당황한 나머지 소화기를 잘못 사용해 초기 불길을 잡을 수 있는 골든 타임을 놓치기도 하는데요. 특히 많이 하는 실수가 손잡이를 쥔 채 '안전핀'을 뽑는 겁니다. 저 역시 안전체험관에서 직접 소화기를 다뤄보기 전까진 제대로 된 소화기 사용법을 몰랐는데요.

소화기를 잘못 사용한 예입니다. 손잡이를 쥔 채 안전핀을 뽑으면 안전핀이 뽑히지 않습니다.
소화기를 바르게 사용한 예입니다.
위 사진처럼 손잡이를 잡은 상태로 안전핀을 뽑으려 하면, 안전핀은 꿈쩍도 않습니다. 실제로 이런 경험을 한 뒤 소화기를 불량품으로 오인해, 판매처에 항의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합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안전핀 때문에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없도록, 꼭 소화기 사용법을 익혀두어야 하겠습니다.

한 가지 더 중요한 건, 초기 진화를 시도하는 동시에 불이 난 사실을 큰소리로 주변에 알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화재 상황을 큰소리로 알려야 건물 내 사람들이 불이 난 걸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화재 상황을 119에 대신 신고해줄 수 있어 빠른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비상시 머뭇거릴 틈 없이 있는 힘껏 "불이야!"를 외쳐야 한다는 사실, 꼭 기억해주세요.

#2. 손수건 없다면 상의 벗어서 빠르게 입·코 막아야


이번에는 화재 대피 상황입니다. 가상 상황이었지만, 연기가 자욱하고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어서 탈출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체험 직전에 제대로 된 대피요령을 배우지 못했다면, 저는 그저 출입구를 향해 달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화재가 발생하면 젖은 손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고 대피해야 합니다. 불이 났을 때 발생하는 연기에는 일산화탄소나 염화수소 같은 독성이 강한 물질이 들어있습니다. 폐에 손상이 오고 호흡이 어려워지면서 질식할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연기가 호흡기로 들어갈 확률을 단시간에 차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손수건을 갖고 다니지 않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급한대로 상의라도 벗어 코와 입을 즉시 막아야 합니다. 옷을 벗으면 부끄럽다는 이유로, 망설여선 안 됩니다.

코와 입을 막은 뒤에는 몸을 최대한 낮춰서 비상구를 향해 걸어가야 합니다. 화재 연기는 공기보다 가벼워 천장을 향해 올라갑니다. 때문에 비교적 유독가스가 적은 바닥 쪽으로 몸을 낮추는 편이 좋습니다. 또 비상 상황에는 연기로 인해 앞이 잘 보이지 않고, 정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벽을 짚으며 걸어야 합니다.

#3. 완강기는 체중 25~150kg까지…"아이는 절대 안고 타면 안돼"


비상시 생명줄이라고도 불리는 완강기입니다. 비교적 안전하게 고층건물에서 대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 비상 상황에서 많이 쓰는 탈출 기구입니다. 저 또한 안전체험관에서 처음 완강기를 사용해 봤는데, 예상보다 더 간단하고 빠르게 탈출할 수 있어 놀랐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꼭 알아둬야 할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먼저 완강기는 3층에서 10층까지의 건물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3층 이하의 저층에서는 완강기가 늘어날 만한 거리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오히려 위험하고, 10층 이상 고층은 완강기 길이의 한계로 이용이 어렵습니다.

완강기를 쓸 수 없다면 다른 대피방법을 고려해야 합니다. 저층에 있는 사람의 경우, 비상계단을 이용해 빠르게 대피하고, 고층에서는 옥상으로 대피해 구조를 기다리는 편이 좋습니다. 김성석 중앙소방학교 교수는 "옥상이나 계단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엔, 욕실에서 젖은 휴지로 문틈을 막고 샤워기로 물을 틀며 산소를 확보하면서 구조를 기다리는 편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완강기 사용에 적합한 체중은 25~150kg 입니다. 다만, 어린이가 있는 가정은 유념할게 있습니다. 부모와 아이 몸무게를 합쳐서 150kg이 안된다고 하더라도 절대 아이를 안고 타선 안된다는 것입니다. 탈출 시 벽에 충돌하며 아이를 떨어트릴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4. '구명조끼'는 배에서 탈출하기 직전에!


비상시 선박에서 탈출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뒤, 시민들에게 선박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기 위해 신설된 체험장입니다. 체험 선박에 붙어있는 '안전호'라는 이름이 숙연하게 다가옵니다.


선박에 오른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선체가 몹시 흔들렸습니다. 함께 체험에 참여한 학생들은 생각보다 더 격렬한 흔들림에 놀란 기색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선박 탈출의 핵심은 구명조끼입니다. 절체절명의 순간, 구명조끼를 착용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사이 배가 더 가라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빠르게 입을 수록 좋지만 올바르게 입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날 교육을 맡은 최재혁 교관은 "구명조끼 착용은 선박 안에서 하는게 아니라 선박 바깥을 나와 바다에 뛰어들기 직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흔들리는 배에서 최대한 빠르게 이동해 선박의 난간이나 비상탈출 미끄럼틀 인근으로 이동한 뒤,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손으로 입과 코를 막은 채 바다에 뛰어들어 구조를 기다려야 합니다.

바다로 탈출한 뒤부터는 체온유지가 관건입니다. 최대한 체온을 떨어트리지 않으려면 몸을 엄마 뱃속의 아이처럼 웅크리거나 인근의 다른 탈출자들과 원을 이뤄 함께 온기를 나누는 편이 좋습니다.

#5. "약한 지진 땐 즉시, 흔들림 크면 기다렸다 탈출"

이날 안전교육에서는 지진 교육 또한 비중있게 다뤄졌습니다. 2016년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과 같은 진동으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습니다.


가정집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지진체험이 시작되자마자 바닥이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흔들림이 큰 만큼, 집안 곳곳의 물건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머리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빨리 방석을 머리 위에 얹고 식탁 아래로 들어갔습니다. 식탁 아래에서도 흔들림이 꽤 오랫동안 지속됐습니다. 규모 5.8 지진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흔들림이 멈춘 뒤에는 전기 차단기를 내려 전기를 끊고, 가스 밸브를 잠가 화재 등의 2차 피해를 방지합니다. 또 화재 체험과 마찬가지로 큰 소리로 "지진이야!"를 외쳐 지진 상황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과 재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재난 대응의 기초입니다.


지진의 유형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다른 점도 알아둬야 합니다. 오민호 소방교는 "선반 속 물건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약한 지진이라면 즉시 건물 바깥으로 나와 대피하는 것이 좋고, 선반 속 물건이 떨어질 정도의 강한 지진이라면 우선 식탁이나 책상 아래에서 머리를 보호한 뒤 흔들림이 모두 멈추고 나서 대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6. 재난은 누구에게나, 언제든 닥칠 수 있다

이날 100분 동안의 교육은 초등학생들도 이해할 수 있는 비교적 쉬운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한 대피 요령조차 평소에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점이 아찔하게 느껴졌습니다. 재난은 언제 어디서나 예고없이 찾아옵니다. 1%의 위험도, 나에게 닥친 순간은 100%가 됩니다. 일상 속에서 '우리를 살릴 정보'를 알아두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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