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병천 교수, 고교생 아들을 논문 공저자로…부정 편입학 의혹도

입력 2019.05.17 (13:19) 수정 2019.05.1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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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역견 '메이'를 상대로 비윤리적 실험을 벌인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대 수의학과 이병천 교수가 자신의 고등학생 아들을 저명 국제학술지 논문에 공동저자로 올린 사실이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또 이 교수의 자녀가 강원대 수의학과에 일반편입하는 과정에서 부정청탁이 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병천 교수는 지난 2012년 국제학술지 'Journal of Veterinary Medical Science'(수의학저널) 11월호에 발표한 '소 복제' 관련 논문에 자신의 아들을 제2저자로 올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논문은 특정 화학 물질을 주입했을 때 소의 복제 배아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연구한 논문입니다. 제2저자로 이름을 올린 이 교수의 아들은 당시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중이었습니다.

연구에 기여하지 않은 사람을 저자로 올릴 경우 '연구부정'에 해당되는데, 서울대는 이 교수의 아들이 해당논문 작성에 정당한 기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최근 교육부에 보고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연구참여자라면 작성해야 하는 '연구노트' 자체가 없었고, 직접적으로 기여한 부분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이와함께, 이 교수의 아들이 아버지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2012년뿐만 아니라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 더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는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의 한 주립대학을 다니던 시기였습니다.

이 교수는 서면 답변을 통해 "2012년 논문에 대해 서울대의 실태조사에 응해 검증을 마쳤고, 다른 2개의 논문에 대해선 아들이 방학기간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해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한편, 이 교수의 아들이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2015년 강원대 수의학과에 일반 편입하는 과정에서 '부정청탁' 등이 있던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당시 면접에 참여했던 수의학과 교수 5명 가운데 한 교수는 KBS 취재진에게 "면접 전날 이 교수 측근으로 알려진 한 교수로부터 전화가 와 '가까운 지인인데, 이름 하나만 기억해달라'며 이병천 교수의 아들 이름을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청탁성 전화를 건 교수는 지방 국립대 수의학과의 한 교수로 서울대 수의대에서 이병천 교수의 지도로 석박사 논문을 썼고, 최근엔 이병천 교수가 단장으로 있는 반려동물연구사업단에서 함께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인물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당시 면접관 5명 가운데 3명은 이병천 교수와 같은 서울대 수의대 출신으로 이들은 동기, 후배, 논문 공저자 등으로 서로 얽혀있는 관계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15학년도 강원대 수의학과 일반편입학에는 5명 선발에 116명이 지원해 약 23: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최종합격자를 뽑는 2단계 시험에선 면접 60%, 공인영어성적 40%를 반영해 합격자를 선발했습니다.

이 교수의 아들은 23: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수의학과에서 낮은 학점 탓에 유급위기 등을 겪었지만, 문제없이 졸업을 해 현재는 서울대 수의대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이 교수는 2017년 강원대 수의대에 발전기금 천만 원을 내기도 했습니다.

이병천 교수는 KBS에 "아들은 강원대의 적법한 절차로 편입학해 졸업했고, 발전기금 기부는 아들의 학업이나 졸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대학발전을 위한 기부"라고 답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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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이병천 교수, 고교생 아들을 논문 공저자로…부정 편입학 의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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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05-17 13:41:44
    사회
검역견 '메이'를 상대로 비윤리적 실험을 벌인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대 수의학과 이병천 교수가 자신의 고등학생 아들을 저명 국제학술지 논문에 공동저자로 올린 사실이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또 이 교수의 자녀가 강원대 수의학과에 일반편입하는 과정에서 부정청탁이 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병천 교수는 지난 2012년 국제학술지 'Journal of Veterinary Medical Science'(수의학저널) 11월호에 발표한 '소 복제' 관련 논문에 자신의 아들을 제2저자로 올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논문은 특정 화학 물질을 주입했을 때 소의 복제 배아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연구한 논문입니다. 제2저자로 이름을 올린 이 교수의 아들은 당시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중이었습니다.

연구에 기여하지 않은 사람을 저자로 올릴 경우 '연구부정'에 해당되는데, 서울대는 이 교수의 아들이 해당논문 작성에 정당한 기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최근 교육부에 보고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연구참여자라면 작성해야 하는 '연구노트' 자체가 없었고, 직접적으로 기여한 부분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이와함께, 이 교수의 아들이 아버지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2012년뿐만 아니라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 더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는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의 한 주립대학을 다니던 시기였습니다.

이 교수는 서면 답변을 통해 "2012년 논문에 대해 서울대의 실태조사에 응해 검증을 마쳤고, 다른 2개의 논문에 대해선 아들이 방학기간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해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한편, 이 교수의 아들이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2015년 강원대 수의학과에 일반 편입하는 과정에서 '부정청탁' 등이 있던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당시 면접에 참여했던 수의학과 교수 5명 가운데 한 교수는 KBS 취재진에게 "면접 전날 이 교수 측근으로 알려진 한 교수로부터 전화가 와 '가까운 지인인데, 이름 하나만 기억해달라'며 이병천 교수의 아들 이름을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청탁성 전화를 건 교수는 지방 국립대 수의학과의 한 교수로 서울대 수의대에서 이병천 교수의 지도로 석박사 논문을 썼고, 최근엔 이병천 교수가 단장으로 있는 반려동물연구사업단에서 함께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인물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당시 면접관 5명 가운데 3명은 이병천 교수와 같은 서울대 수의대 출신으로 이들은 동기, 후배, 논문 공저자 등으로 서로 얽혀있는 관계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15학년도 강원대 수의학과 일반편입학에는 5명 선발에 116명이 지원해 약 23: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최종합격자를 뽑는 2단계 시험에선 면접 60%, 공인영어성적 40%를 반영해 합격자를 선발했습니다.

이 교수의 아들은 23: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수의학과에서 낮은 학점 탓에 유급위기 등을 겪었지만, 문제없이 졸업을 해 현재는 서울대 수의대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이 교수는 2017년 강원대 수의대에 발전기금 천만 원을 내기도 했습니다.

이병천 교수는 KBS에 "아들은 강원대의 적법한 절차로 편입학해 졸업했고, 발전기금 기부는 아들의 학업이나 졸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대학발전을 위한 기부"라고 답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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