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5.18 당시 ‘김군’의 정체는?…‘김군’ 감독 강상우

입력 2019.05.1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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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 당시 시민군에게 주먹밥 나르던 주옥 선생의 발언 바탕으로 ‘김군’ 정체 추적
- 지만원이 주장하는 북한군 제1광수 ‘김군’, 사진 속 단서 바탕으로 탐문 확장
- 5.18의 고통과 상처는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고자 지만원 섭외
- 지만원, 영화 의도 알고도 흔쾌히 인터뷰 응해... 북한군 개입 주장은 변화 없어
- ‘김군’ 편의대 설? 당시 편의대와 다른 행적 보여 사실 아닐 것
- 5.18 모르는 젊은 세대들에게 5.18의 비극 알리는 계기 되었으면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금요초대석
■ 방송시간 : 5월 17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강상우 감독 (영화 <김군> 연출)



▷ 오태훈 : 앞서서도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 말씀을 좀 나눠봤습니다만 북한 개입설이라는 이야기들, 청취자 여러분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정부진상조사로 허위로 밝혀졌습니다. 허위입니다. 하지만 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이 개입해서 일으킨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우리 주변에 존재를 합니다. 이들이 북한군이라고 주장하는 시민군의 정체를 추적한 감독이 있습니다. 시사본부 <금요초대석> 오늘 5.18 기념해서 5.18을 다룬 영화 <김군>을 연출한 강상우 감독과 함께 말씀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강상우 감독과 인터뷰, 유튜브에서 KBS1라디오 검색하시면 영상으로도 만나실 수가 있습니다. 강상우 감독 어서 오십시오.

▶ 강상우 : 안녕하세요?

▷ 오태훈 : 생각보다 상당히 젊으세요.

▶ 강상우 : 감사합니다.

▷ 오태훈 : 5.18이 일어날 때는 그러면?

▶ 강상우 :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 오태훈 : 그러시군요.

▶ 강상우 : 83년생이라서.

▷ 오태훈 : 그러면 영화 <김군>을 어떻게 해서 만들게 된 거예요?

▶ 강상우 : 사실 저 영화를 만든 저희 제작진들은 5.18에 대해서 큰 관심은 없었어요. 저희한테 5.18은 학교에서 배웠던.

▷ 오태훈 : 그냥 과거의 역사다?

▶ 강상우 : 거의 임진왜란이나 6.25나 마찬가지인 어떤 먼 과거에 있었던 비극적인 사건.

▷ 오태훈 : 태어나기 전의 일이니까.

▶ 강상우 : 네, 생각을 했었는데요. 저희가 다른 기록 작업으로 2014년도 광주에 처음 갔었는데 그때 알게 됐던 광주에서 세탁소를 하시는 주옥 선생님을 만났었어요. 그 선생님께서는 5월 항쟁 당시에 주먹밥을 시민군들한테 나르시는 일을 하셨는데 2015년 5월에 광주 금남로에 5.18기록관이 문을 열면서 선생님의 양은대야, 주먹밥을 담을 때 사용하셨던 양은대야가 전시되어서 초대가 되어서 개관일에 가셨는데 그때 같은 동네에 살던 청년 사진이 크게 걸려 있더라.

▷ 오태훈 : 사진?

▶ 강상우 : 네, 그 말씀을 해 주셨고 그 청년을 김군이라고 불렀다고 말씀을 해 주셨어요. 그런데 같은 무렵인 2015년 5월에 지만원 씨와 일베 쪽에서 같은 동일한 사진 속 인물에 대해서 북한군이다라는 주장을 제기해서 저희가 이분을 찾아나섰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그 사진의 주인공이 김군이었고, 김군이라고 불렸고. 그런데 이 김군이라는 사진에 주목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 강상우 : 우선은 사실 5.18 사진들을 봤을 때 제일 강렬한 이미지의 시민군 모습이었던 건 저도 어렴풋이 기억을 하고 있어요. 제가 초등학교 시절에도 집에 5.18 사진집이 있어서 시민군들의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뒤늦게 복기했을 때 김군의 사진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남아 있는데요. 저희에게 작업을 시작하게 된 가장 큰 동기는 방금 말씀드렸던 그 주옥 선생님의 기억 그게 가장 중요했고 지만원 씨와 일베의 상반된 주장에 맞서서 광주에서도 이분을 찾아나서려는 노력들이 많이 진행됐고 또 지만원 씨가 이분 말고도 600여 명에 가까운 광주 시민들의 얼굴에 빨간 점과 화살표를 찍어서 북한군이라고 주장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중에 나타나신 분들이 꽤 계시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번으로 지목된 이분은 나타나지 않아서 궁금증이 생겼던 것 같아요.

▷ 오태훈 : 그러니까 지만원 씨가 북한군으로 지목한 제1광수, 이게 김군의 사진인 거죠?

▶ 강상우 : 네, 맞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이 한 장의 사진으로 이 영화가 시작되는 건데 그러면 언제,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 사진을 찍었는지가 좀 나와요?

▶ 강상우 : 네, 저희 영화 속에도 그 사진을 촬영하신 기자님이 직접 나오시는데요. 당시 중앙일보 사진기자였던 이창성 기자님께서 5월 22일과 5월 23일에 김군의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저희가 파악을 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1980년 5월 22일에서 5월 23일 사이에?

▶ 강상우 : 네, 한 장을 촬영하신 게 아니라 생각보다 많은 사진들을 기자님께서 촬영하셨고 또 이창성 기자님 외에도 다른 기자님들께서 촬영한 김군의 사진들을 저희가 많이 찾아냈어요, 탐문하는 과정에서.

▷ 오태훈 : 태어나기 전의 역사잖아요. 이 전에 그리고 공부를 하면서 아니면 학교를 다니면서 광주 5.18은 이런 사건이야, 이런 일이었어라고 간접적으로 체득을 한 세대인데 그 이후에 지금 영화를 찍으면서 직접적으로 그 안으로 들어간 거 아니겠습니까? 어떤 다른 점을 발견하셨습니까?

▶ 강상우 : 저희가 학교에서 배웠던 5.18은 그냥 5.18민주화운동이라는 단어로만 저희는 배웠고 시민들이 무고하게 군인들에 의해서 학살이 됐던 비극적인 사건 정도로만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게 지금의 현재와 맞닿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고 다소 약간 뭔가 주입식으로 저희한테 5.18에 대해서 배워야 해라는 식으로 많이 접해서 조금 뭔가 공부를 해야 하는 소재로써만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요. 저희가 지난 햇수로는 5년이고 만으로 4년 가까이 시민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면서 느꼈던 건 이게 먼 과거의 일이 아니라 정말 가까운 과거에 있었던 일이고 이분들이 항쟁에 참여했던 나이가 저희보다도 어린 10대 혹은 20대 초반의 청년들이 항쟁에 대다수로 참여하셨던 분들이더라고요. 그리고 이분들이 참여를 하셨던 계기도 민주주의라는 거창한 이념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눈앞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군인들에 의해서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고 차마 지나칠 수가 없어서 참여하셨다고 말씀하시는 것들을 듣고는 좀 인식이 많이 달라졌어요, 5.18에 대해서.

▷ 오태훈 : 방금 말씀하시면서 그 말씀을 하셨어요. 현재와 맞닿아 있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제작 과정에서, 취재 과정에서 그 부분들이 좀 드러납니까?

▶ 강상우 : 우선은 무엇보다도 저희가 김군에 주목하게 된 어떤 반쪽의 이유랄까요? 그거는 지만원 씨와 일베의 주장인데 지만원 씨와 일베의 주장은 현재 시제에서 이 당시 80년 5월에서 광주에서 계엄군에 맞섰던 사람들이 북한군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 존재하잖아요. 그게 어떤 의미에서는 5.18에 관련해서 유일하게 당시에는 생명력을 가진 현재진행형의 이야기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그것을 통로로 들어갔을 때 어떤 먼 과거의 역사적인 사건을 다루는 게 아니라 현재진행형으로서의 5.18을 다룰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고 또 사실 지만원 씨의 주장이 어떤 신빙성이나 설득력을 갖고 있다고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생각을 하지는 않았어요. 다만 그분의 주장이 80년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한국사회의 어떤 레드 콤플렉스를 굉장히 감명하고 강렬한 시각적인 방식으로 보여준다고 생각을 했었고요. 어떻게 보면 우습기도 한 그런 시각적인 작업들이 여전히 지금 광주의 생존자들에게 상처를 안기고 고통을 준다는 어떤 상황들을 영화 속에 담고 싶었기 때문에 지만원 씨를 등장시켰습니다.

▷ 오태훈 : 취재를 어떤 방식으로 하셨는지가 참 궁금하거든요. 왜냐하면 사진 속에 있는 인물들이 누군가 이름이 남아 있는 것도 아니고 이분들이 지금 어디에 계실까를 찾아내는 게 쉽지 않은 작업일 것 같은데.

▶ 강상우 : 우선 저희는 사진 속의 단서들을 기반으로 사진이 촬영된 날짜와 장소를 기자님을 통해서 알고 난 뒤에는 예를 들어서 5월 22일, 23일에 금남로에서 활동하셨던 시민군들, 김군과 같은 상황에서 예를 들어서 경찰 페퍼포그차를 탑승했다던가 숫자 10이 쓰여진 군용 트럭에 탑승해서 활동을 하셨던 분들의 증언의 어떤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을 해서 그분들의 이름을 알아내서 연락처를 수소문했어요. 그렇게 해서 그분들을 만나뵙고 사진을 보여드리면서 이분을 기억하시는지 여쭤보고 또 어렴풋이 기억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내가 아는 누군가는 이것에 대해서 좀 더 잘 알 거야, 이 사람에 대해서 알 수 있을 거야라고 소개를 해주면 또 그분을 만나서 물어보고 하는 식으로 계속 탐문을 확장했습니다.

▷ 오태훈 : 거의 40년 전의 일이잖아요. 그분들이 다 기억을 하고 계세요?

▶ 강상우 : 대부분이 어렴풋이 기억을, 이제 모든 디테일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당시 그 열흘간의 기억이 워낙 그분들의 일생에서 가장 강렬했던 순간이었기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들에 대해서는 그래도 기억을 많이 하고 계세요.

▷ 오태훈 : 취재 도중에 가장 기억 남는 분이나 에피소드 같은 거 있으면 좀 말씀해 주세요.

▶ 강상우 : 사실 여러 분들이 기억에 남고 인상적인데 아무래도 처음으로 김군의 사진을 보고 기억하셨던 주옥 선생님의 말씀이 가장...

▷ 오태훈 : 주먹밥을 나눠줬던 선생님이 주옥이라는 분의 이름의 선생님이신 거군요?

▶ 강상우 : 네, 선생님의 아버님께서 당시에 70년대 때부터 동구 학동 지역에서 막걸리 대포집을 운영하셨는데요. 거기에 거의 매일같이 일을 마치고 밥을 먹으러 혹은 술을 마시러 드나들던 넝마주이 청년 7, 8명이 있었다고 해요. 이제 그중에 1명이 김군이었는데 그분을 주옥 선생님과 아버님께서 주먹밥을 트럭에 실어주고 물을 실어주다가 항쟁 당시에 마주쳐서 되게 반가워하면서 꼭 살아서 만나자고 말씀을 나눴다고 해요. 그런데 항쟁 이후에는 한 번도 그분을 만난 적이 없었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오태훈 : 5.18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김군>을 연출한 강상우 감독과 함께 <금요초대석> 이어가고 있는데요. 그래서 영화를 보면 김군의 정체가 밝혀집니까?

▶ 강상우 : 극장에 오셔서 영화를 보시면 아실 겁니다.

▷ 오태훈 : 당시 시민군이었던 분들을 많이 만나보셨잖아요? 그분들은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서 뭐라고 이야기를 하십니까?

▶ 강상우 : 예를 들어서 다들 너무 80년 당시부터 광주에서 항쟁에 참여한 시민군들을 폭도로 매도하거나 심지어는 북한 간첩이라고 매도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게 지금 39년째 계속해서 진행되는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사실 뭐 말도 안 된다는 말씀을 하는 것도 이제는 지겨우셔서 예를 들어서 인민군 어떤 대장, 최룡해로 지목된 양동남 선생 같은 경우는 각자 다 재미난 농담들을 개발하셔서 내가 차라리 최룡해였으면 좋겠다, 이렇게 광주에서 힘들게 살지 않고. 이런 식으로 농을 던지시기도 하는데 기본적으로는 분개함의 감정을 많이 표현하시죠. 그렇기 때문에 원고로서 명예훼손 소송에 참여하시고 또 왜곡된 진실을 바로잡으시려고 행동들을 많이 하시는데 이게 또 새로운 세대들에게 있어서는 지만원 씨의 주장 같은 주장이 오히려 더 설득력을 가질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선생님들도 너무 피로하고 지겹지만 39년째, 40여년 가까이 계속해서 같은 말을 반복하시는 게 좀 힘드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증언을 하시고 왜곡에 맞서서 대응을 하시려는 그런 모습들을 계속 보여주고 계신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이 다큐멘터리에 지만원 씨도 주요 인물로 등장을 하죠?

▶ 강상우 : 네, 저희와 두 번 인터뷰를 하셨고 그분이 하신 행사들을 많이 촬영해서 영화 속에 넣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다큐멘터리 <김군>을 이러이러한 계획으로 찍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했을 때 지만원 씨가 뭐라고 이야기했어요?

▶ 강상우 : 우선 저희는 어떤 결말을 예정하고, 결과를 예정하고 만든 작업이 아니었기 때문에 솔직하게 말씀드렸어요. 저희는 5.18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이고 선생님께서 제1광수로 지목한 이 사람의 행방을 추적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5.18에 대한 그리고 이분에 대한 선생님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고요. 동시에 또 다큐멘터리다 보니까 광주 시민들의 의견들도 듣겠다고 말씀을 솔직하게 드렸어요.

▷ 오태훈 : 그랬더니 뭐라고 이야기합니까?

▶ 강상우 :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 주셨고 본인의 생각들을 다 말씀해 주셨어요.

▷ 오태훈 : 그 본인의 생각들은 지금도 북한군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믿어 보여요?

▶ 강상우 : 네, 지금도 같은 생각이시죠.

▷ 오태훈 : 영화 만든다고 하니까 극우단체 쪽이나 이런 데서 여러 가지 압력 같은 거나 이런 건 없었어요?

▶ 강상우 : 사실 영화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저희가 지만원 씨의 인터뷰를 가면서 별다른 저희 결론에 대해서 노출을 하는 건 없었으니까 따로 연락이 오거나 그런 적은 없었고 인터뷰를 갈 때는 수월하게 촬영을 했었습니다.

▷ 오태훈 : 5.18을 다룬 영화들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만 뭐 '꽃잎'부터 해서 '화려한 휴가'라든가 '박하사탕'이라든가 '26년'이라든가 또 재작년이었나요? <택시운전사>라든가 이런 영화들이 있었어요. 다큐는 흔치 않았던 것 같은데요, 보니까.

▶ 강상우 : 김태일 감독님께서 만드신 '오월愛'라는 다큐멘터리가 있어요. 당시 항쟁에 참여하셨던 다양한 시민들을 조명한 훌륭한 다큐멘터리가 있습니다.

▷ 오태훈 : 청취자 3991번 쓰시는 분께서 당시 북한군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듣고 사살했다가 시민군들이 일반 시민이라는 것을 알고 비난이 두려워 끝까지 북한군이라고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시간 지나도 진상규명 반드시 필요합니다라고 의견도 주셨는데요. 상업영화가 아니다 보니까 투자라든가 제작 과정에서, 또 지금 아직 개봉 전이잖아요. 배급 상영관 같은 거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한데 잘 해결하고 있다고 보세요?

▶ 강상우 : 사실 독립영화가 특히 그중에서도 다큐멘터리가 개봉을 한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인데요. 다행히 많은 분들이 저희 영화의 취지에 공감을 해 주셔서 이렇게 개봉까지 올 수 있었고 지금 상영관도 열심히 잡으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사실 개봉 첫날 관객분들이 많이 안 오시면 또 금방 상영이 중단된다고 해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봐주실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개봉 언제 해요?

▶ 강상우 : 저희 정식 개봉은 5월 23일 다음 주 목요일에 하고요. 내일 5월 18일에도 특별 상영이 서울, 수도권, 부산 같은 대도시에서 예정되어 있습니다.

▷ 오태훈 : 최근 특히 이번 주 들어서 5.18 관련된 새로운 증언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 정보부대 소속의 정보관 활동을 지냈던 분이 광주에 전두환이 내려왔다더라 이런 것들 보고했다는 것들도 나오고 있고 또 여러 가지 목격한 부분에 대한 증언도 나오고 있고 또 편의대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반 시민을 가장한 군인들이 시위대 안에서 시위를 확산시키려고 더 노력했다거나 이런 것들이 나오는데 김군과 편의대와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거는 어떻게 보세요?

▶ 강상우 : 우선 저희가 편의대 혹은 상무대로 불리는 그 군내 집단에 대해서 기록을 확인했을 때는 5월 24일에 서울에서 수십 명 혹은 수백 명의 편의대, 상무대가 버스를 타고 내려갔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요. 그 기록에 따르면 5월 24일부터는 그런 활동이 광주에서 가능했을 거라고 짐작을 하는데요. 저희 영화 속의 김군 같은 경우는 사진이 5월 22일에서 23일에 촬영됐고 또 저희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희가 추적한 결과에 따르면 그분의 행적은 조금 다른 편의대, 상무대와는 겹치지 않는 타임 라인에서 저희가 그분의 행적을 찾아냈거든요. 그래서 그럴 가능성은 저희는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관객들에게 이 영화를 통해서 어떤 메시지를 주고자 한다는 건 어떤 걸 말씀하실까요?

▶ 강상우 : 사실은 저희도 어떤 5.18에 대해서 알고 이 작업을 시작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저희는 사진을 단서로, 또 실제 생존자분들의 말씀을 들어가면서 하나하나 이분의 행적을 찾아나서고 또 그 과정에서 5.18의 어떤 비극적인 사건의 전모를 알아가는 과정의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관객분들도 특히 젊은 세대들 같은 경우는 저희 제작진처럼 5.18에 대해서 아는 게 많지 않을 텐데 저희와 같은 호흡으로 영화를 보시면서 5.18의 비극에 대해서 또 그 당시에 참여했던 선생님들의 현재 삶에 대해서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오태훈 : 개봉관 얼마나 확보하셨어요?

▶ 강상우 : 저도 지금 확실히 들은 건 아닌데 현재까지 한 100여 개관 정도는 확보했다고 들었습니다.

▷ 오태훈 : 그래요? 많이 보면 더 늘어납니까?

▶ 강상우 : 네, 더 늘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이번 <김군> 영화가 장편 첫 다큐멘터리 영화라면서요?

▶ 강상우 : 네, 저한테는 첫 장편 작업입니다.

▷ 오태훈 : 앞으로도 계속 다큐멘터리 위주로 제작을 하실 생각이신가요?

▶ 강상우 : 저는 사실 그때그때 저한테 자극을 주는 작업을 하기 때문에 원래 극영화 작업을 주로 했어서 다음 작업이 다큐멘터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광주에서 제가 5년간 작업을 했기 때문에 광주와 관련된 작업은 계속해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래요? <김군>이라는 영화를 꼭 봐야 하는 이유 한 가지만 마지막으로 좀 말씀해 주세요.

▶ 강상우 : 5.18에 대해서 이미 잘 알고 계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보셨을 때 좀 새로운 인식을 하실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을 해요. 또 5.18을 잘 모르는 관객분들에게는 더욱더 5.18을 좀 손쉽게, 또 영화적으로 재미있게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을 해서 많은 분들이 잘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오태훈 : 다음 주 5월 23일 목요일이네요. 개봉하는 영화입니다.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다큐멘터리 <김군>을 연출한 강상우 감독과 함께 말씀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강상우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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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태훈의 시사본부] 5.18 당시 ‘김군’의 정체는?…‘김군’ 감독 강상우
    • 입력 2019-05-17 15:54:48
    최영일의 시사본부
- 5.18 당시 시민군에게 주먹밥 나르던 주옥 선생의 발언 바탕으로 ‘김군’ 정체 추적
- 지만원이 주장하는 북한군 제1광수 ‘김군’, 사진 속 단서 바탕으로 탐문 확장
- 5.18의 고통과 상처는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고자 지만원 섭외
- 지만원, 영화 의도 알고도 흔쾌히 인터뷰 응해... 북한군 개입 주장은 변화 없어
- ‘김군’ 편의대 설? 당시 편의대와 다른 행적 보여 사실 아닐 것
- 5.18 모르는 젊은 세대들에게 5.18의 비극 알리는 계기 되었으면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금요초대석
■ 방송시간 : 5월 17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강상우 감독 (영화 <김군> 연출)



▷ 오태훈 : 앞서서도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 말씀을 좀 나눠봤습니다만 북한 개입설이라는 이야기들, 청취자 여러분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정부진상조사로 허위로 밝혀졌습니다. 허위입니다. 하지만 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이 개입해서 일으킨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우리 주변에 존재를 합니다. 이들이 북한군이라고 주장하는 시민군의 정체를 추적한 감독이 있습니다. 시사본부 <금요초대석> 오늘 5.18 기념해서 5.18을 다룬 영화 <김군>을 연출한 강상우 감독과 함께 말씀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강상우 감독과 인터뷰, 유튜브에서 KBS1라디오 검색하시면 영상으로도 만나실 수가 있습니다. 강상우 감독 어서 오십시오.

▶ 강상우 : 안녕하세요?

▷ 오태훈 : 생각보다 상당히 젊으세요.

▶ 강상우 : 감사합니다.

▷ 오태훈 : 5.18이 일어날 때는 그러면?

▶ 강상우 :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 오태훈 : 그러시군요.

▶ 강상우 : 83년생이라서.

▷ 오태훈 : 그러면 영화 <김군>을 어떻게 해서 만들게 된 거예요?

▶ 강상우 : 사실 저 영화를 만든 저희 제작진들은 5.18에 대해서 큰 관심은 없었어요. 저희한테 5.18은 학교에서 배웠던.

▷ 오태훈 : 그냥 과거의 역사다?

▶ 강상우 : 거의 임진왜란이나 6.25나 마찬가지인 어떤 먼 과거에 있었던 비극적인 사건.

▷ 오태훈 : 태어나기 전의 일이니까.

▶ 강상우 : 네, 생각을 했었는데요. 저희가 다른 기록 작업으로 2014년도 광주에 처음 갔었는데 그때 알게 됐던 광주에서 세탁소를 하시는 주옥 선생님을 만났었어요. 그 선생님께서는 5월 항쟁 당시에 주먹밥을 시민군들한테 나르시는 일을 하셨는데 2015년 5월에 광주 금남로에 5.18기록관이 문을 열면서 선생님의 양은대야, 주먹밥을 담을 때 사용하셨던 양은대야가 전시되어서 초대가 되어서 개관일에 가셨는데 그때 같은 동네에 살던 청년 사진이 크게 걸려 있더라.

▷ 오태훈 : 사진?

▶ 강상우 : 네, 그 말씀을 해 주셨고 그 청년을 김군이라고 불렀다고 말씀을 해 주셨어요. 그런데 같은 무렵인 2015년 5월에 지만원 씨와 일베 쪽에서 같은 동일한 사진 속 인물에 대해서 북한군이다라는 주장을 제기해서 저희가 이분을 찾아나섰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그 사진의 주인공이 김군이었고, 김군이라고 불렸고. 그런데 이 김군이라는 사진에 주목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 강상우 : 우선은 사실 5.18 사진들을 봤을 때 제일 강렬한 이미지의 시민군 모습이었던 건 저도 어렴풋이 기억을 하고 있어요. 제가 초등학교 시절에도 집에 5.18 사진집이 있어서 시민군들의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뒤늦게 복기했을 때 김군의 사진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남아 있는데요. 저희에게 작업을 시작하게 된 가장 큰 동기는 방금 말씀드렸던 그 주옥 선생님의 기억 그게 가장 중요했고 지만원 씨와 일베의 상반된 주장에 맞서서 광주에서도 이분을 찾아나서려는 노력들이 많이 진행됐고 또 지만원 씨가 이분 말고도 600여 명에 가까운 광주 시민들의 얼굴에 빨간 점과 화살표를 찍어서 북한군이라고 주장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중에 나타나신 분들이 꽤 계시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번으로 지목된 이분은 나타나지 않아서 궁금증이 생겼던 것 같아요.

▷ 오태훈 : 그러니까 지만원 씨가 북한군으로 지목한 제1광수, 이게 김군의 사진인 거죠?

▶ 강상우 : 네, 맞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이 한 장의 사진으로 이 영화가 시작되는 건데 그러면 언제,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 사진을 찍었는지가 좀 나와요?

▶ 강상우 : 네, 저희 영화 속에도 그 사진을 촬영하신 기자님이 직접 나오시는데요. 당시 중앙일보 사진기자였던 이창성 기자님께서 5월 22일과 5월 23일에 김군의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저희가 파악을 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1980년 5월 22일에서 5월 23일 사이에?

▶ 강상우 : 네, 한 장을 촬영하신 게 아니라 생각보다 많은 사진들을 기자님께서 촬영하셨고 또 이창성 기자님 외에도 다른 기자님들께서 촬영한 김군의 사진들을 저희가 많이 찾아냈어요, 탐문하는 과정에서.

▷ 오태훈 : 태어나기 전의 역사잖아요. 이 전에 그리고 공부를 하면서 아니면 학교를 다니면서 광주 5.18은 이런 사건이야, 이런 일이었어라고 간접적으로 체득을 한 세대인데 그 이후에 지금 영화를 찍으면서 직접적으로 그 안으로 들어간 거 아니겠습니까? 어떤 다른 점을 발견하셨습니까?

▶ 강상우 : 저희가 학교에서 배웠던 5.18은 그냥 5.18민주화운동이라는 단어로만 저희는 배웠고 시민들이 무고하게 군인들에 의해서 학살이 됐던 비극적인 사건 정도로만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게 지금의 현재와 맞닿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고 다소 약간 뭔가 주입식으로 저희한테 5.18에 대해서 배워야 해라는 식으로 많이 접해서 조금 뭔가 공부를 해야 하는 소재로써만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요. 저희가 지난 햇수로는 5년이고 만으로 4년 가까이 시민군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면서 느꼈던 건 이게 먼 과거의 일이 아니라 정말 가까운 과거에 있었던 일이고 이분들이 항쟁에 참여했던 나이가 저희보다도 어린 10대 혹은 20대 초반의 청년들이 항쟁에 대다수로 참여하셨던 분들이더라고요. 그리고 이분들이 참여를 하셨던 계기도 민주주의라는 거창한 이념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눈앞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군인들에 의해서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고 차마 지나칠 수가 없어서 참여하셨다고 말씀하시는 것들을 듣고는 좀 인식이 많이 달라졌어요, 5.18에 대해서.

▷ 오태훈 : 방금 말씀하시면서 그 말씀을 하셨어요. 현재와 맞닿아 있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제작 과정에서, 취재 과정에서 그 부분들이 좀 드러납니까?

▶ 강상우 : 우선은 무엇보다도 저희가 김군에 주목하게 된 어떤 반쪽의 이유랄까요? 그거는 지만원 씨와 일베의 주장인데 지만원 씨와 일베의 주장은 현재 시제에서 이 당시 80년 5월에서 광주에서 계엄군에 맞섰던 사람들이 북한군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 존재하잖아요. 그게 어떤 의미에서는 5.18에 관련해서 유일하게 당시에는 생명력을 가진 현재진행형의 이야기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그것을 통로로 들어갔을 때 어떤 먼 과거의 역사적인 사건을 다루는 게 아니라 현재진행형으로서의 5.18을 다룰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고 또 사실 지만원 씨의 주장이 어떤 신빙성이나 설득력을 갖고 있다고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생각을 하지는 않았어요. 다만 그분의 주장이 80년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한국사회의 어떤 레드 콤플렉스를 굉장히 감명하고 강렬한 시각적인 방식으로 보여준다고 생각을 했었고요. 어떻게 보면 우습기도 한 그런 시각적인 작업들이 여전히 지금 광주의 생존자들에게 상처를 안기고 고통을 준다는 어떤 상황들을 영화 속에 담고 싶었기 때문에 지만원 씨를 등장시켰습니다.

▷ 오태훈 : 취재를 어떤 방식으로 하셨는지가 참 궁금하거든요. 왜냐하면 사진 속에 있는 인물들이 누군가 이름이 남아 있는 것도 아니고 이분들이 지금 어디에 계실까를 찾아내는 게 쉽지 않은 작업일 것 같은데.

▶ 강상우 : 우선 저희는 사진 속의 단서들을 기반으로 사진이 촬영된 날짜와 장소를 기자님을 통해서 알고 난 뒤에는 예를 들어서 5월 22일, 23일에 금남로에서 활동하셨던 시민군들, 김군과 같은 상황에서 예를 들어서 경찰 페퍼포그차를 탑승했다던가 숫자 10이 쓰여진 군용 트럭에 탑승해서 활동을 하셨던 분들의 증언의 어떤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을 해서 그분들의 이름을 알아내서 연락처를 수소문했어요. 그렇게 해서 그분들을 만나뵙고 사진을 보여드리면서 이분을 기억하시는지 여쭤보고 또 어렴풋이 기억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내가 아는 누군가는 이것에 대해서 좀 더 잘 알 거야, 이 사람에 대해서 알 수 있을 거야라고 소개를 해주면 또 그분을 만나서 물어보고 하는 식으로 계속 탐문을 확장했습니다.

▷ 오태훈 : 거의 40년 전의 일이잖아요. 그분들이 다 기억을 하고 계세요?

▶ 강상우 : 대부분이 어렴풋이 기억을, 이제 모든 디테일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당시 그 열흘간의 기억이 워낙 그분들의 일생에서 가장 강렬했던 순간이었기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들에 대해서는 그래도 기억을 많이 하고 계세요.

▷ 오태훈 : 취재 도중에 가장 기억 남는 분이나 에피소드 같은 거 있으면 좀 말씀해 주세요.

▶ 강상우 : 사실 여러 분들이 기억에 남고 인상적인데 아무래도 처음으로 김군의 사진을 보고 기억하셨던 주옥 선생님의 말씀이 가장...

▷ 오태훈 : 주먹밥을 나눠줬던 선생님이 주옥이라는 분의 이름의 선생님이신 거군요?

▶ 강상우 : 네, 선생님의 아버님께서 당시에 70년대 때부터 동구 학동 지역에서 막걸리 대포집을 운영하셨는데요. 거기에 거의 매일같이 일을 마치고 밥을 먹으러 혹은 술을 마시러 드나들던 넝마주이 청년 7, 8명이 있었다고 해요. 이제 그중에 1명이 김군이었는데 그분을 주옥 선생님과 아버님께서 주먹밥을 트럭에 실어주고 물을 실어주다가 항쟁 당시에 마주쳐서 되게 반가워하면서 꼭 살아서 만나자고 말씀을 나눴다고 해요. 그런데 항쟁 이후에는 한 번도 그분을 만난 적이 없었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오태훈 : 5.18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김군>을 연출한 강상우 감독과 함께 <금요초대석> 이어가고 있는데요. 그래서 영화를 보면 김군의 정체가 밝혀집니까?

▶ 강상우 : 극장에 오셔서 영화를 보시면 아실 겁니다.

▷ 오태훈 : 당시 시민군이었던 분들을 많이 만나보셨잖아요? 그분들은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서 뭐라고 이야기를 하십니까?

▶ 강상우 : 예를 들어서 다들 너무 80년 당시부터 광주에서 항쟁에 참여한 시민군들을 폭도로 매도하거나 심지어는 북한 간첩이라고 매도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게 지금 39년째 계속해서 진행되는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사실 뭐 말도 안 된다는 말씀을 하는 것도 이제는 지겨우셔서 예를 들어서 인민군 어떤 대장, 최룡해로 지목된 양동남 선생 같은 경우는 각자 다 재미난 농담들을 개발하셔서 내가 차라리 최룡해였으면 좋겠다, 이렇게 광주에서 힘들게 살지 않고. 이런 식으로 농을 던지시기도 하는데 기본적으로는 분개함의 감정을 많이 표현하시죠. 그렇기 때문에 원고로서 명예훼손 소송에 참여하시고 또 왜곡된 진실을 바로잡으시려고 행동들을 많이 하시는데 이게 또 새로운 세대들에게 있어서는 지만원 씨의 주장 같은 주장이 오히려 더 설득력을 가질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선생님들도 너무 피로하고 지겹지만 39년째, 40여년 가까이 계속해서 같은 말을 반복하시는 게 좀 힘드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증언을 하시고 왜곡에 맞서서 대응을 하시려는 그런 모습들을 계속 보여주고 계신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이 다큐멘터리에 지만원 씨도 주요 인물로 등장을 하죠?

▶ 강상우 : 네, 저희와 두 번 인터뷰를 하셨고 그분이 하신 행사들을 많이 촬영해서 영화 속에 넣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다큐멘터리 <김군>을 이러이러한 계획으로 찍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했을 때 지만원 씨가 뭐라고 이야기했어요?

▶ 강상우 : 우선 저희는 어떤 결말을 예정하고, 결과를 예정하고 만든 작업이 아니었기 때문에 솔직하게 말씀드렸어요. 저희는 5.18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이고 선생님께서 제1광수로 지목한 이 사람의 행방을 추적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5.18에 대한 그리고 이분에 대한 선생님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고요. 동시에 또 다큐멘터리다 보니까 광주 시민들의 의견들도 듣겠다고 말씀을 솔직하게 드렸어요.

▷ 오태훈 : 그랬더니 뭐라고 이야기합니까?

▶ 강상우 :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 주셨고 본인의 생각들을 다 말씀해 주셨어요.

▷ 오태훈 : 그 본인의 생각들은 지금도 북한군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믿어 보여요?

▶ 강상우 : 네, 지금도 같은 생각이시죠.

▷ 오태훈 : 영화 만든다고 하니까 극우단체 쪽이나 이런 데서 여러 가지 압력 같은 거나 이런 건 없었어요?

▶ 강상우 : 사실 영화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저희가 지만원 씨의 인터뷰를 가면서 별다른 저희 결론에 대해서 노출을 하는 건 없었으니까 따로 연락이 오거나 그런 적은 없었고 인터뷰를 갈 때는 수월하게 촬영을 했었습니다.

▷ 오태훈 : 5.18을 다룬 영화들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만 뭐 '꽃잎'부터 해서 '화려한 휴가'라든가 '박하사탕'이라든가 '26년'이라든가 또 재작년이었나요? <택시운전사>라든가 이런 영화들이 있었어요. 다큐는 흔치 않았던 것 같은데요, 보니까.

▶ 강상우 : 김태일 감독님께서 만드신 '오월愛'라는 다큐멘터리가 있어요. 당시 항쟁에 참여하셨던 다양한 시민들을 조명한 훌륭한 다큐멘터리가 있습니다.

▷ 오태훈 : 청취자 3991번 쓰시는 분께서 당시 북한군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듣고 사살했다가 시민군들이 일반 시민이라는 것을 알고 비난이 두려워 끝까지 북한군이라고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시간 지나도 진상규명 반드시 필요합니다라고 의견도 주셨는데요. 상업영화가 아니다 보니까 투자라든가 제작 과정에서, 또 지금 아직 개봉 전이잖아요. 배급 상영관 같은 거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한데 잘 해결하고 있다고 보세요?

▶ 강상우 : 사실 독립영화가 특히 그중에서도 다큐멘터리가 개봉을 한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인데요. 다행히 많은 분들이 저희 영화의 취지에 공감을 해 주셔서 이렇게 개봉까지 올 수 있었고 지금 상영관도 열심히 잡으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사실 개봉 첫날 관객분들이 많이 안 오시면 또 금방 상영이 중단된다고 해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봐주실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개봉 언제 해요?

▶ 강상우 : 저희 정식 개봉은 5월 23일 다음 주 목요일에 하고요. 내일 5월 18일에도 특별 상영이 서울, 수도권, 부산 같은 대도시에서 예정되어 있습니다.

▷ 오태훈 : 최근 특히 이번 주 들어서 5.18 관련된 새로운 증언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 정보부대 소속의 정보관 활동을 지냈던 분이 광주에 전두환이 내려왔다더라 이런 것들 보고했다는 것들도 나오고 있고 또 여러 가지 목격한 부분에 대한 증언도 나오고 있고 또 편의대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반 시민을 가장한 군인들이 시위대 안에서 시위를 확산시키려고 더 노력했다거나 이런 것들이 나오는데 김군과 편의대와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거는 어떻게 보세요?

▶ 강상우 : 우선 저희가 편의대 혹은 상무대로 불리는 그 군내 집단에 대해서 기록을 확인했을 때는 5월 24일에 서울에서 수십 명 혹은 수백 명의 편의대, 상무대가 버스를 타고 내려갔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요. 그 기록에 따르면 5월 24일부터는 그런 활동이 광주에서 가능했을 거라고 짐작을 하는데요. 저희 영화 속의 김군 같은 경우는 사진이 5월 22일에서 23일에 촬영됐고 또 저희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희가 추적한 결과에 따르면 그분의 행적은 조금 다른 편의대, 상무대와는 겹치지 않는 타임 라인에서 저희가 그분의 행적을 찾아냈거든요. 그래서 그럴 가능성은 저희는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관객들에게 이 영화를 통해서 어떤 메시지를 주고자 한다는 건 어떤 걸 말씀하실까요?

▶ 강상우 : 사실은 저희도 어떤 5.18에 대해서 알고 이 작업을 시작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저희는 사진을 단서로, 또 실제 생존자분들의 말씀을 들어가면서 하나하나 이분의 행적을 찾아나서고 또 그 과정에서 5.18의 어떤 비극적인 사건의 전모를 알아가는 과정의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관객분들도 특히 젊은 세대들 같은 경우는 저희 제작진처럼 5.18에 대해서 아는 게 많지 않을 텐데 저희와 같은 호흡으로 영화를 보시면서 5.18의 비극에 대해서 또 그 당시에 참여했던 선생님들의 현재 삶에 대해서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오태훈 : 개봉관 얼마나 확보하셨어요?

▶ 강상우 : 저도 지금 확실히 들은 건 아닌데 현재까지 한 100여 개관 정도는 확보했다고 들었습니다.

▷ 오태훈 : 그래요? 많이 보면 더 늘어납니까?

▶ 강상우 : 네, 더 늘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이번 <김군> 영화가 장편 첫 다큐멘터리 영화라면서요?

▶ 강상우 : 네, 저한테는 첫 장편 작업입니다.

▷ 오태훈 : 앞으로도 계속 다큐멘터리 위주로 제작을 하실 생각이신가요?

▶ 강상우 : 저는 사실 그때그때 저한테 자극을 주는 작업을 하기 때문에 원래 극영화 작업을 주로 했어서 다음 작업이 다큐멘터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광주에서 제가 5년간 작업을 했기 때문에 광주와 관련된 작업은 계속해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래요? <김군>이라는 영화를 꼭 봐야 하는 이유 한 가지만 마지막으로 좀 말씀해 주세요.

▶ 강상우 : 5.18에 대해서 이미 잘 알고 계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보셨을 때 좀 새로운 인식을 하실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을 해요. 또 5.18을 잘 모르는 관객분들에게는 더욱더 5.18을 좀 손쉽게, 또 영화적으로 재미있게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을 해서 많은 분들이 잘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오태훈 : 다음 주 5월 23일 목요일이네요. 개봉하는 영화입니다.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다큐멘터리 <김군>을 연출한 강상우 감독과 함께 말씀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강상우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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