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연휴가 10일? 밥은 누가해? 싫다 싫어!!!

입력 2019.05.18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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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일본의 최장 10일 황금연휴...좋았다 25%, 좋지 않았다 29%
특히 여성은 '좋았다' 18%, '좋지 않았다' 33%로 부정적 의견 압도적
누군가에게는 반갑지 않은 '휴일의 사회학'

날 좋은 5월에 따로 휴가를 내지 않아도 10일을 쉴 수 있다면?

직장인들에게는 꿈 같은 상황이 이달 초 일본에서 벌어졌다. 새 일왕의 즉위에 맞춰 일본 정부가 임시 공휴일 등을 설정하면서 주어진 10일간의 황금연휴, 이른바 골든 위크.

4월 27일 토요일부터 시작해 29일(월)은 히로히토 전 일왕의 생일로 휴일. 여기에 아키히토 일왕의 퇴위 일인 30일(화)과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 일인 1일(수)이 임시 공휴일. 이어서 국민 휴일, 헌법기념일, 녹색의 날, 어린이날에 5월 6일은 휴일과 겹친 어린이날을 대체한 휴일까지 지정하면서 4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최장 10일의 '황금연휴'가 완성됐다.

연휴 기간 동안 이용객으로 혼잡한 신칸센 승강장연휴 기간 동안 이용객으로 혼잡한 신칸센 승강장

새 일왕의 즉위 축하라는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고, 레저 산업에 대한 지원 등이 배경으로 작용하면서 일본 정부가 추진한 10일간의 연휴.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이 연휴가 즐거운 것은 아니었다.

NHK는 지난 2일 저녁 뉴스에서 10일 연휴의 빛과 그림자라는 기사를 통해 '수입 감소'를 걱정하는 이들의 모습을 내보냈다.

음식점에서 일하는 20대 여성은 생후 5개월 된 아이를 탁아소에 맡기고 출근했다. 10일 연휴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곳이 식당인 관계로 본인은 출근을 해야 하지만, 정작 늘 아이를 부탁하던 보육소는 쉬어 매일 10만 원 정도를 내고 다른 탁아소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지지통신이 연휴가 시작되기 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14.8%는 "전혀 기쁘지 않다", 26.2%는 "그다지 기쁘지 않다"고 답해 긴 연휴에 부정적인 의견이 41%에 달했다. 기쁘다는 답은 36.5%에 머물렀다.

일본 내에서는 10일 연휴에 일본 국민의 20%인 2,400만 명이 여행에 나선다는 추산치(JTB 조사)가 나왔지만, 한쪽에서는 "그럼 여행을 가지 않거나 못 가는 사람이 80%라는 이야기잖아."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 지지통신 조사에서도 그냥 집에 있겠다는 답이 64.3%에 달했다. 휴일이 가져온 사회적 불평등의 한 단면이다.

그렇게 이러저러한 이야기 속에 끝난 '황금연휴'. 이번에는 그 정리편. 남녀의 '연휴'에 대한 '입장 차이'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NHK가 지난 10일부터 3일간 전국의 성인남녀 1,260명을 조사한 결과 긴 연휴가 '좋았다'는 대답이 25%, '좋지 않았다'는 답이 29%로 부정적인 답이 더 많았는데, 이 수치를 남녀로 따로 보면 더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남성의 경우 32%가 '좋았다'고 답해 '좋지 않았다'는 25%를 웃돌았지만, 여성은 경우 반대로 '좋지 않았다'가 33%로 '좋았다'는 응답률 18%를 크게 웃돌았다.

나이별로 보면 젊은 세대일수록 긍정적인 응답이 많고, 나이가 올라갈수록 부정적인 분위기라고 NHK는 전했다.

긴 명절 연휴에 괴로워하는 우리네 며느리들과 비슷한 걸까?

수입 감소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 긴 연휴가 오히려 부담스러운 여성들... 일본의 '10일 연휴'는 단순히 접근해서는 안 되는 '휴일의 사회학'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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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연휴가 10일? 밥은 누가해? 싫다 싫어!!!
    • 입력 2019-05-18 07:04:06
    특파원 리포트
일본의 최장 10일 황금연휴...좋았다 25%, 좋지 않았다 29% <br />특히 여성은 '좋았다' 18%, '좋지 않았다' 33%로 부정적 의견 압도적 <br />누군가에게는 반갑지 않은 '휴일의 사회학'
날 좋은 5월에 따로 휴가를 내지 않아도 10일을 쉴 수 있다면?

직장인들에게는 꿈 같은 상황이 이달 초 일본에서 벌어졌다. 새 일왕의 즉위에 맞춰 일본 정부가 임시 공휴일 등을 설정하면서 주어진 10일간의 황금연휴, 이른바 골든 위크.

4월 27일 토요일부터 시작해 29일(월)은 히로히토 전 일왕의 생일로 휴일. 여기에 아키히토 일왕의 퇴위 일인 30일(화)과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 일인 1일(수)이 임시 공휴일. 이어서 국민 휴일, 헌법기념일, 녹색의 날, 어린이날에 5월 6일은 휴일과 겹친 어린이날을 대체한 휴일까지 지정하면서 4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최장 10일의 '황금연휴'가 완성됐다.

연휴 기간 동안 이용객으로 혼잡한 신칸센 승강장
새 일왕의 즉위 축하라는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고, 레저 산업에 대한 지원 등이 배경으로 작용하면서 일본 정부가 추진한 10일간의 연휴.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이 연휴가 즐거운 것은 아니었다.

NHK는 지난 2일 저녁 뉴스에서 10일 연휴의 빛과 그림자라는 기사를 통해 '수입 감소'를 걱정하는 이들의 모습을 내보냈다.

음식점에서 일하는 20대 여성은 생후 5개월 된 아이를 탁아소에 맡기고 출근했다. 10일 연휴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곳이 식당인 관계로 본인은 출근을 해야 하지만, 정작 늘 아이를 부탁하던 보육소는 쉬어 매일 10만 원 정도를 내고 다른 탁아소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지지통신이 연휴가 시작되기 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14.8%는 "전혀 기쁘지 않다", 26.2%는 "그다지 기쁘지 않다"고 답해 긴 연휴에 부정적인 의견이 41%에 달했다. 기쁘다는 답은 36.5%에 머물렀다.

일본 내에서는 10일 연휴에 일본 국민의 20%인 2,400만 명이 여행에 나선다는 추산치(JTB 조사)가 나왔지만, 한쪽에서는 "그럼 여행을 가지 않거나 못 가는 사람이 80%라는 이야기잖아."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 지지통신 조사에서도 그냥 집에 있겠다는 답이 64.3%에 달했다. 휴일이 가져온 사회적 불평등의 한 단면이다.

그렇게 이러저러한 이야기 속에 끝난 '황금연휴'. 이번에는 그 정리편. 남녀의 '연휴'에 대한 '입장 차이'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NHK가 지난 10일부터 3일간 전국의 성인남녀 1,260명을 조사한 결과 긴 연휴가 '좋았다'는 대답이 25%, '좋지 않았다'는 답이 29%로 부정적인 답이 더 많았는데, 이 수치를 남녀로 따로 보면 더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남성의 경우 32%가 '좋았다'고 답해 '좋지 않았다'는 25%를 웃돌았지만, 여성은 경우 반대로 '좋지 않았다'가 33%로 '좋았다'는 응답률 18%를 크게 웃돌았다.

나이별로 보면 젊은 세대일수록 긍정적인 응답이 많고, 나이가 올라갈수록 부정적인 분위기라고 NHK는 전했다.

긴 명절 연휴에 괴로워하는 우리네 며느리들과 비슷한 걸까?

수입 감소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 긴 연휴가 오히려 부담스러운 여성들... 일본의 '10일 연휴'는 단순히 접근해서는 안 되는 '휴일의 사회학'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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