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주부·부상자 총살까지…무고한 희생자는 말한다

입력 2019.05.18 (21:08) 수정 2019.05.18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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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8일) 광주와 서울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한 목소리로 나온 말은 "진실을 밝히자"였습니다.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철저히 감춰지고 왜곡됐던 '광주의 진실'...

그래서 40년이 다 돼가지만 '진실을 밝히는 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계엄군의 자위권 발동이었다"는 전두환 신군부의 주장이 명백히 거짓임을 드러내는 생생한 증거들을 KBS가 발굴해 연속보도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18일)은 어린 학생부터 주부까지 영문도 모른 채 숨진 무고한 희생자들의 사례를 곽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5.18 첫 사망자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농아 청년이었습니다.

말 못하는 청년에게 계엄군은 대답을 하지 않는다며 끔찍한 폭력을 휘둘렀고 혹독한 매질을 당하다 숨졌습니다.

세워둔 택시를 찾으러 갔다 끌려간 민병열 씨는 뒷머리에서 치명적인 자창과 골절이 발견됐습니다.

[박종태/교수/전남대 법의학교실(1997년 유골 감정) : "대검으로 해서 후두골 기저부가 골절이 됐다면 그건 굉장히 큰 힘으로 주어진 손상이라고 할 수 있어요."]

광주 주남마을에선 계엄군이 버스에 무차별 총격을 가했고 사망자 가운데는 무려 13 발의 총상을 입은 사람도 있습니다.

부상당한 남성 2 명은 주변 야산으로 끌고가 즉결 처형하고 암매장했습니다.

[최영신/5.18 당시 공수부대원 : "'없애버려' 이렇게 얘기하고 바로 ` '너,너,너가 데려가'... 조금 있으니까 총소리가 네 방이 선명하게 울렸어요."]

저수지에서 놀다 총에 맞은 중학생은 왼쪽 두개골이 광범위하게 손상됐습니다.

[이호/교수/전북대 법의학과 : "이건 우발적으로나 유탄으로 이야기할 수 없고, 굉장히 지상고(높이)가 낮은 형태의 물체를 향해서 정조준 했다고 봐야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중학생 아들을 마중 나갔던 주부 박연옥씨는 계엄군과 마주 치자 얼른 하수관 속으로 피신했지만, 계엄군이 끝까지 쫓아와 사살했습니다.

하수관 속에 웅크린 채 아무런 저항도 못했던 가정주부에게 하복부 등에 관통상을 입혔습니다.

5.18 희생자들 검시 기록은 신군부의 자위권 발동 주장이 얼마나 파렴치한 거짓말인지를 생생히 말해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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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생·주부·부상자 총살까지…무고한 희생자는 말한다
    • 입력 2019-05-18 21:11:19
    • 수정2019-05-18 23:07:53
    뉴스 9
[앵커]

오늘(18일) 광주와 서울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한 목소리로 나온 말은 "진실을 밝히자"였습니다.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철저히 감춰지고 왜곡됐던 '광주의 진실'...

그래서 40년이 다 돼가지만 '진실을 밝히는 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계엄군의 자위권 발동이었다"는 전두환 신군부의 주장이 명백히 거짓임을 드러내는 생생한 증거들을 KBS가 발굴해 연속보도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18일)은 어린 학생부터 주부까지 영문도 모른 채 숨진 무고한 희생자들의 사례를 곽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5.18 첫 사망자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농아 청년이었습니다.

말 못하는 청년에게 계엄군은 대답을 하지 않는다며 끔찍한 폭력을 휘둘렀고 혹독한 매질을 당하다 숨졌습니다.

세워둔 택시를 찾으러 갔다 끌려간 민병열 씨는 뒷머리에서 치명적인 자창과 골절이 발견됐습니다.

[박종태/교수/전남대 법의학교실(1997년 유골 감정) : "대검으로 해서 후두골 기저부가 골절이 됐다면 그건 굉장히 큰 힘으로 주어진 손상이라고 할 수 있어요."]

광주 주남마을에선 계엄군이 버스에 무차별 총격을 가했고 사망자 가운데는 무려 13 발의 총상을 입은 사람도 있습니다.

부상당한 남성 2 명은 주변 야산으로 끌고가 즉결 처형하고 암매장했습니다.

[최영신/5.18 당시 공수부대원 : "'없애버려' 이렇게 얘기하고 바로 ` '너,너,너가 데려가'... 조금 있으니까 총소리가 네 방이 선명하게 울렸어요."]

저수지에서 놀다 총에 맞은 중학생은 왼쪽 두개골이 광범위하게 손상됐습니다.

[이호/교수/전북대 법의학과 : "이건 우발적으로나 유탄으로 이야기할 수 없고, 굉장히 지상고(높이)가 낮은 형태의 물체를 향해서 정조준 했다고 봐야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중학생 아들을 마중 나갔던 주부 박연옥씨는 계엄군과 마주 치자 얼른 하수관 속으로 피신했지만, 계엄군이 끝까지 쫓아와 사살했습니다.

하수관 속에 웅크린 채 아무런 저항도 못했던 가정주부에게 하복부 등에 관통상을 입혔습니다.

5.18 희생자들 검시 기록은 신군부의 자위권 발동 주장이 얼마나 파렴치한 거짓말인지를 생생히 말해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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