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협회는 ‘모르쇠’

입력 2019.05.21 (07:15) 수정 2019.05.2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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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KBS는 아이스하키 선수 두 명이 10년 전 성폭행을 저질렀지만 기소되지 않아 처벌받지 않은 사건을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두 선수는 성폭행 사건으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아 지난 10년동안 태극 마크를 달고 국가 대표 선수로 활동했습니다.

자격 정지 등의 징계를 논의했어야 할 아이스하키 협회는 '몰랐다'는 답만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양예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5일 카자흐스탄에서 막을 내린 2019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대회.

10년 전 유 모 씨를 성폭행했던 이 모 씨와 김 모 씨도 이 대회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국가 대표 선수로 뛰었습니다.

2009년 11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뒤 지금까지 김 씨는 13차례, 이 씨는 8차례나 태극 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심지어 김 씨는 지난해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국가 대표로 뛰었습니다.

선수나 지도자가 성관련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협회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자격 정지나 박탈 등을 논의해야 합니다.

협회 측은 KBS 취재 이전까지는 두 선수의 성폭행 사건을 알지 못했다는 주장입니다.

[아이스하키 협회 관계자/음성변조 : "10년 전 사실이고 기소유예고, (저희 협회가) 범죄 사실을 조회할수 있는 저희 협회가 업체도 아니고 제가 입장을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시 협회 관계자 일부는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2009년 당시 협회관계자/음성변조 : "(아예 몰랐던 건가요?) 사건 나중에 알았죠. 나중에... 무슨 일 있었다고 그러더라. 문제가 없었다고 하니까 해결이 됐겠지."]

징계위원회가 열리지 않다보니 두 선수는 소속팀은 물론 국가대표 선수로 거리낌없이 활동해 온 것입니다.

피해 여성은 두 선수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방송 등 언론에 등장하는 것을 바라볼 때마다 분노와 고통에 휩싸였다고 호소합니다.

[유OO/피해자/음성변조 : "성범죄를 했던 사람이 국가를 대표해 운동 선수가 되고 그거에 대한 징계조차 받지 않고 너무 잘하고 있잖아요. 성폭행 가해자인 그들은 이렇게 살아도 되는건가요? 저는 너무 이해가 안가요."]

성폭행 사건은 이렇게 조용히 묻혀졌지만, 이후 두 선수는 병장으로 군복무 시절 숙소를 무단 이탈한 것이 드러나 한동안 소속팀 출전 정지와 국가대표 선수 자격 박탈이라는 징계를 받았습니다.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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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폭행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협회는 ‘모르쇠’
    • 입력 2019-05-21 07:23:43
    • 수정2019-05-21 08: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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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KBS는 아이스하키 선수 두 명이 10년 전 성폭행을 저질렀지만 기소되지 않아 처벌받지 않은 사건을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두 선수는 성폭행 사건으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아 지난 10년동안 태극 마크를 달고 국가 대표 선수로 활동했습니다.

자격 정지 등의 징계를 논의했어야 할 아이스하키 협회는 '몰랐다'는 답만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양예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5일 카자흐스탄에서 막을 내린 2019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대회.

10년 전 유 모 씨를 성폭행했던 이 모 씨와 김 모 씨도 이 대회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국가 대표 선수로 뛰었습니다.

2009년 11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뒤 지금까지 김 씨는 13차례, 이 씨는 8차례나 태극 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심지어 김 씨는 지난해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국가 대표로 뛰었습니다.

선수나 지도자가 성관련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협회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자격 정지나 박탈 등을 논의해야 합니다.

협회 측은 KBS 취재 이전까지는 두 선수의 성폭행 사건을 알지 못했다는 주장입니다.

[아이스하키 협회 관계자/음성변조 : "10년 전 사실이고 기소유예고, (저희 협회가) 범죄 사실을 조회할수 있는 저희 협회가 업체도 아니고 제가 입장을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시 협회 관계자 일부는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2009년 당시 협회관계자/음성변조 : "(아예 몰랐던 건가요?) 사건 나중에 알았죠. 나중에... 무슨 일 있었다고 그러더라. 문제가 없었다고 하니까 해결이 됐겠지."]

징계위원회가 열리지 않다보니 두 선수는 소속팀은 물론 국가대표 선수로 거리낌없이 활동해 온 것입니다.

피해 여성은 두 선수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방송 등 언론에 등장하는 것을 바라볼 때마다 분노와 고통에 휩싸였다고 호소합니다.

[유OO/피해자/음성변조 : "성범죄를 했던 사람이 국가를 대표해 운동 선수가 되고 그거에 대한 징계조차 받지 않고 너무 잘하고 있잖아요. 성폭행 가해자인 그들은 이렇게 살아도 되는건가요? 저는 너무 이해가 안가요."]

성폭행 사건은 이렇게 조용히 묻혀졌지만, 이후 두 선수는 병장으로 군복무 시절 숙소를 무단 이탈한 것이 드러나 한동안 소속팀 출전 정지와 국가대표 선수 자격 박탈이라는 징계를 받았습니다.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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