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통학차량 사고…시행 5년 ‘세림이법’은?
입력 2019.05.21 (12:49)
수정 2019.05.2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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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5일 축구클럽 차량 사고로 8살 초등학생 2명이 목숨을 잃었죠.
이번 사고를 계기로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 문제가 다시 지적받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이른바 '세림이법'은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주말 사고 현장엔 추모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어린 학생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글을 남깁니다.
[김신의/초등학생 : "미안하고 다음 생엔 더 행복하게 태어나서 살면 좋겠다고 썼어요. 하늘나라 가서 행복하게 살면 좋겠어요."]
[신민제/초등학생 : "하늘나라 가서도 축구 재미있게 하라고 적었어요. 제가 사는 동네에서 저렇게 큰 사고가 나서 깜짝 놀라서 추모하려고 왔어요."]
부모 손을 잡고, 또는 사고 소식을 듣고 먼 길을 찾아온 어린 학생들까지.
추모객들이 남긴 쪽지는 금방 기둥 하나를 가득 채우고 하얀 국화와 과자와 음료수, 인형까지 수북이 쌓였습니다.
[심현숙/인근 주민 : "이것은 너희들 잘못이 아니라 어른들의 잘못이다. 부디 천국에 가서 지금 세상보다 더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어린 아이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어른들의 발길은 무겁기만 한데요.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주 수요일.
[인근 상인/음성변조 : "주방에 있었는데 '꽝'하고 소리가 나서 나와 보니까 노란색 승합차가 휘어있고, 아이 울음소리가 나서……."]
승합차가 신호등 기둥에 부딪혀 심하게 파손이 돼 있던 상황.
그런데, 사고 차량은 다름 아닌 노란색, 어린이 통학 차량이었습니다.
인근 축구 클럽에서 운행 중이던 차량으로 운전을 한 축구 강사와 8살 A군 등 초등학생 5명이 탑승해 있었는데요.
[인근 상인/음성변조 : "창문 쪽에 있는 아이가 너무 의식 없이 기대 누워 있어서 창문 먼저 깨고 창문으로 구조해서 눕혀놓고……."]
고통을 호소하는 아이들과 의식을 잃은 아이들로 위급해 보였던 상황.
현장으로 달려온 주민들은 구조 작업을 벌였는데요.
[인근 상인/음성변조 : "한 시민이 의식 없는 아이를 심폐소생술을 했던 것 같아요. 좀 더 의식이 없던 아이의 경우는 어떻게 손쓸 수가 없으니까 응급차만 좀 기다렸고……."]
주민들이 합심해 아이들을 구조했지만 A군은 차 밖으로 나오지 못했는데요.
[허동렬/송도소방서 미래119안전센터 소방장 : "안쪽에 있던 아이 같은 경우는 차량 문과 좌석 사이에 아이가 있는 상태여서 구조대 도착해서 구조작업 후에 꺼냈습니다. 외상은 심하지 않았는데 의식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결국 A군을 포함해 2명은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대체 사고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축구클럽 차량 운전자의) 신호 위반은 확인된 거고요. 아이들을 귀가시키는 과정인데 본인이 좀 서둘렀다고……."]
황색 신호 상태에서 교차로를 달리다 옆에서 오던 다른 승합차와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차량 운전자 두 명과 길을 가던 대학생 한 명도 부상을 당했습니다.
사고 당시 차안에 운전자 외에 다른 인솔자는 없었습니다.
어린이 차량 안전 기준을 강화한 이른바 세림이법, 위반이지만 알고 보니 적용 대상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축구 클럽 같은 경우는 자율업종으로 사업자 등록을 낸 것이고, 어린이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기관으로 등록된 게 아니에요."]
노란색, 무늬만 어린이 차량일 뿐 어린이 통학 차량으로 신고할 의무 자체가 없다는 겁니다.
결국 세림이법의 사각지대인 셈인데요.
사고 이후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커졌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학원버스나 그런 걸 통해서 체육 활동 또 영어학원을 안 보내려고 하는 분들도 있고요. 직접 데리러 가는 어머니들도 계시고."]
[학부모/음성변조 : "신랑이 출근할 때도 학원 차량을 덜 이용하는 데 그런 곳에 보내는 게 어떻겠냐고 하고……."]
하교 시간이면 어김없이 줄지어 나타나는 노란색 어린이 통학차량들.
15인승 이상, 대형의 경우 대부분 인솔자가 있지만 인솔자가 없는 차량도 눈에 띕니다.
그렇다면 차 운행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어린이 차량 통행이 많은 학원가.
인솔자가 있는 경우 이렇게 학생이 승하차하는 걸 돕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어린 학생이 혼자 문을 열고 올라타는가 하면, 차가 정차하자마자 뛰어내리는 아이도 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인솔자가 없으면 좀 불안은 하죠. (아이들이) 안 보고 뛰어내리고 하니까."]
[학부모/음성변조 : "애들은 좀 돌발적인 행위를 많이 하기 때문에 내릴 때 (차 문에) 옷이 낀다거나 안전벨트를 안 해서 문제가 좀 많이 있을 것 같긴 해요."]
학원들도 나름 속사정이 있다는데요.
[태권도장 관장/음성변조 : "아이들이 30명 50명 되는 곳은 문을 닫아야 해요. (인솔자나) 기사님들 월급 주고 남는 것도 없는데 운영할 필요가 없지 않냐. 그런 문제가 있는 거죠."]
일부 어린이 차량 운전자는 세림이법 자체를 모르는가 하면 특별한 단속도 없었다고 하는데요.
[어린이 통학차량 운전자/음성변조 : "(운전하면서 단속당해 보신 적 있으세요?) 단속 안 해요. 단속 없어."]
[어린이 통학차량 운전자/음성변조 : "(학원에서 세림이법을 안 지키는 경우도 있나요?) 그 법에 대해서는 내가 잘 모르니까."]
세림이법을 위반해 적발되더라도 벌금 20만원이 전부인 탓에, 규제보다는 결국 교육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관할 지방처은 두달간 어린이 통학차량 사고 예방을 위한 특별단속에 들어갔습니다.
사고가 나서 법을 만들었는데, 그 법은 잘 지켜지지 않고, 허점마저 드러났습니다.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어른들은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요?
지난 15일 축구클럽 차량 사고로 8살 초등학생 2명이 목숨을 잃었죠.
이번 사고를 계기로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 문제가 다시 지적받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이른바 '세림이법'은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주말 사고 현장엔 추모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어린 학생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글을 남깁니다.
[김신의/초등학생 : "미안하고 다음 생엔 더 행복하게 태어나서 살면 좋겠다고 썼어요. 하늘나라 가서 행복하게 살면 좋겠어요."]
[신민제/초등학생 : "하늘나라 가서도 축구 재미있게 하라고 적었어요. 제가 사는 동네에서 저렇게 큰 사고가 나서 깜짝 놀라서 추모하려고 왔어요."]
부모 손을 잡고, 또는 사고 소식을 듣고 먼 길을 찾아온 어린 학생들까지.
추모객들이 남긴 쪽지는 금방 기둥 하나를 가득 채우고 하얀 국화와 과자와 음료수, 인형까지 수북이 쌓였습니다.
[심현숙/인근 주민 : "이것은 너희들 잘못이 아니라 어른들의 잘못이다. 부디 천국에 가서 지금 세상보다 더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어린 아이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어른들의 발길은 무겁기만 한데요.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주 수요일.
[인근 상인/음성변조 : "주방에 있었는데 '꽝'하고 소리가 나서 나와 보니까 노란색 승합차가 휘어있고, 아이 울음소리가 나서……."]
승합차가 신호등 기둥에 부딪혀 심하게 파손이 돼 있던 상황.
그런데, 사고 차량은 다름 아닌 노란색, 어린이 통학 차량이었습니다.
인근 축구 클럽에서 운행 중이던 차량으로 운전을 한 축구 강사와 8살 A군 등 초등학생 5명이 탑승해 있었는데요.
[인근 상인/음성변조 : "창문 쪽에 있는 아이가 너무 의식 없이 기대 누워 있어서 창문 먼저 깨고 창문으로 구조해서 눕혀놓고……."]
고통을 호소하는 아이들과 의식을 잃은 아이들로 위급해 보였던 상황.
현장으로 달려온 주민들은 구조 작업을 벌였는데요.
[인근 상인/음성변조 : "한 시민이 의식 없는 아이를 심폐소생술을 했던 것 같아요. 좀 더 의식이 없던 아이의 경우는 어떻게 손쓸 수가 없으니까 응급차만 좀 기다렸고……."]
주민들이 합심해 아이들을 구조했지만 A군은 차 밖으로 나오지 못했는데요.
[허동렬/송도소방서 미래119안전센터 소방장 : "안쪽에 있던 아이 같은 경우는 차량 문과 좌석 사이에 아이가 있는 상태여서 구조대 도착해서 구조작업 후에 꺼냈습니다. 외상은 심하지 않았는데 의식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결국 A군을 포함해 2명은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대체 사고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축구클럽 차량 운전자의) 신호 위반은 확인된 거고요. 아이들을 귀가시키는 과정인데 본인이 좀 서둘렀다고……."]
황색 신호 상태에서 교차로를 달리다 옆에서 오던 다른 승합차와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차량 운전자 두 명과 길을 가던 대학생 한 명도 부상을 당했습니다.
사고 당시 차안에 운전자 외에 다른 인솔자는 없었습니다.
어린이 차량 안전 기준을 강화한 이른바 세림이법, 위반이지만 알고 보니 적용 대상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축구 클럽 같은 경우는 자율업종으로 사업자 등록을 낸 것이고, 어린이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기관으로 등록된 게 아니에요."]
노란색, 무늬만 어린이 차량일 뿐 어린이 통학 차량으로 신고할 의무 자체가 없다는 겁니다.
결국 세림이법의 사각지대인 셈인데요.
사고 이후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커졌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학원버스나 그런 걸 통해서 체육 활동 또 영어학원을 안 보내려고 하는 분들도 있고요. 직접 데리러 가는 어머니들도 계시고."]
[학부모/음성변조 : "신랑이 출근할 때도 학원 차량을 덜 이용하는 데 그런 곳에 보내는 게 어떻겠냐고 하고……."]
하교 시간이면 어김없이 줄지어 나타나는 노란색 어린이 통학차량들.
15인승 이상, 대형의 경우 대부분 인솔자가 있지만 인솔자가 없는 차량도 눈에 띕니다.
그렇다면 차 운행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어린이 차량 통행이 많은 학원가.
인솔자가 있는 경우 이렇게 학생이 승하차하는 걸 돕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어린 학생이 혼자 문을 열고 올라타는가 하면, 차가 정차하자마자 뛰어내리는 아이도 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인솔자가 없으면 좀 불안은 하죠. (아이들이) 안 보고 뛰어내리고 하니까."]
[학부모/음성변조 : "애들은 좀 돌발적인 행위를 많이 하기 때문에 내릴 때 (차 문에) 옷이 낀다거나 안전벨트를 안 해서 문제가 좀 많이 있을 것 같긴 해요."]
학원들도 나름 속사정이 있다는데요.
[태권도장 관장/음성변조 : "아이들이 30명 50명 되는 곳은 문을 닫아야 해요. (인솔자나) 기사님들 월급 주고 남는 것도 없는데 운영할 필요가 없지 않냐. 그런 문제가 있는 거죠."]
일부 어린이 차량 운전자는 세림이법 자체를 모르는가 하면 특별한 단속도 없었다고 하는데요.
[어린이 통학차량 운전자/음성변조 : "(운전하면서 단속당해 보신 적 있으세요?) 단속 안 해요. 단속 없어."]
[어린이 통학차량 운전자/음성변조 : "(학원에서 세림이법을 안 지키는 경우도 있나요?) 그 법에 대해서는 내가 잘 모르니까."]
세림이법을 위반해 적발되더라도 벌금 20만원이 전부인 탓에, 규제보다는 결국 교육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관할 지방처은 두달간 어린이 통학차량 사고 예방을 위한 특별단속에 들어갔습니다.
사고가 나서 법을 만들었는데, 그 법은 잘 지켜지지 않고, 허점마저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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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9-05-21 13:14:45
[앵커]
지난 15일 축구클럽 차량 사고로 8살 초등학생 2명이 목숨을 잃었죠.
이번 사고를 계기로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 문제가 다시 지적받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이른바 '세림이법'은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주말 사고 현장엔 추모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어린 학생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글을 남깁니다.
[김신의/초등학생 : "미안하고 다음 생엔 더 행복하게 태어나서 살면 좋겠다고 썼어요. 하늘나라 가서 행복하게 살면 좋겠어요."]
[신민제/초등학생 : "하늘나라 가서도 축구 재미있게 하라고 적었어요. 제가 사는 동네에서 저렇게 큰 사고가 나서 깜짝 놀라서 추모하려고 왔어요."]
부모 손을 잡고, 또는 사고 소식을 듣고 먼 길을 찾아온 어린 학생들까지.
추모객들이 남긴 쪽지는 금방 기둥 하나를 가득 채우고 하얀 국화와 과자와 음료수, 인형까지 수북이 쌓였습니다.
[심현숙/인근 주민 : "이것은 너희들 잘못이 아니라 어른들의 잘못이다. 부디 천국에 가서 지금 세상보다 더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어린 아이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어른들의 발길은 무겁기만 한데요.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주 수요일.
[인근 상인/음성변조 : "주방에 있었는데 '꽝'하고 소리가 나서 나와 보니까 노란색 승합차가 휘어있고, 아이 울음소리가 나서……."]
승합차가 신호등 기둥에 부딪혀 심하게 파손이 돼 있던 상황.
그런데, 사고 차량은 다름 아닌 노란색, 어린이 통학 차량이었습니다.
인근 축구 클럽에서 운행 중이던 차량으로 운전을 한 축구 강사와 8살 A군 등 초등학생 5명이 탑승해 있었는데요.
[인근 상인/음성변조 : "창문 쪽에 있는 아이가 너무 의식 없이 기대 누워 있어서 창문 먼저 깨고 창문으로 구조해서 눕혀놓고……."]
고통을 호소하는 아이들과 의식을 잃은 아이들로 위급해 보였던 상황.
현장으로 달려온 주민들은 구조 작업을 벌였는데요.
[인근 상인/음성변조 : "한 시민이 의식 없는 아이를 심폐소생술을 했던 것 같아요. 좀 더 의식이 없던 아이의 경우는 어떻게 손쓸 수가 없으니까 응급차만 좀 기다렸고……."]
주민들이 합심해 아이들을 구조했지만 A군은 차 밖으로 나오지 못했는데요.
[허동렬/송도소방서 미래119안전센터 소방장 : "안쪽에 있던 아이 같은 경우는 차량 문과 좌석 사이에 아이가 있는 상태여서 구조대 도착해서 구조작업 후에 꺼냈습니다. 외상은 심하지 않았는데 의식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결국 A군을 포함해 2명은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대체 사고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축구클럽 차량 운전자의) 신호 위반은 확인된 거고요. 아이들을 귀가시키는 과정인데 본인이 좀 서둘렀다고……."]
황색 신호 상태에서 교차로를 달리다 옆에서 오던 다른 승합차와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차량 운전자 두 명과 길을 가던 대학생 한 명도 부상을 당했습니다.
사고 당시 차안에 운전자 외에 다른 인솔자는 없었습니다.
어린이 차량 안전 기준을 강화한 이른바 세림이법, 위반이지만 알고 보니 적용 대상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축구 클럽 같은 경우는 자율업종으로 사업자 등록을 낸 것이고, 어린이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기관으로 등록된 게 아니에요."]
노란색, 무늬만 어린이 차량일 뿐 어린이 통학 차량으로 신고할 의무 자체가 없다는 겁니다.
결국 세림이법의 사각지대인 셈인데요.
사고 이후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커졌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학원버스나 그런 걸 통해서 체육 활동 또 영어학원을 안 보내려고 하는 분들도 있고요. 직접 데리러 가는 어머니들도 계시고."]
[학부모/음성변조 : "신랑이 출근할 때도 학원 차량을 덜 이용하는 데 그런 곳에 보내는 게 어떻겠냐고 하고……."]
하교 시간이면 어김없이 줄지어 나타나는 노란색 어린이 통학차량들.
15인승 이상, 대형의 경우 대부분 인솔자가 있지만 인솔자가 없는 차량도 눈에 띕니다.
그렇다면 차 운행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어린이 차량 통행이 많은 학원가.
인솔자가 있는 경우 이렇게 학생이 승하차하는 걸 돕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어린 학생이 혼자 문을 열고 올라타는가 하면, 차가 정차하자마자 뛰어내리는 아이도 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인솔자가 없으면 좀 불안은 하죠. (아이들이) 안 보고 뛰어내리고 하니까."]
[학부모/음성변조 : "애들은 좀 돌발적인 행위를 많이 하기 때문에 내릴 때 (차 문에) 옷이 낀다거나 안전벨트를 안 해서 문제가 좀 많이 있을 것 같긴 해요."]
학원들도 나름 속사정이 있다는데요.
[태권도장 관장/음성변조 : "아이들이 30명 50명 되는 곳은 문을 닫아야 해요. (인솔자나) 기사님들 월급 주고 남는 것도 없는데 운영할 필요가 없지 않냐. 그런 문제가 있는 거죠."]
일부 어린이 차량 운전자는 세림이법 자체를 모르는가 하면 특별한 단속도 없었다고 하는데요.
[어린이 통학차량 운전자/음성변조 : "(운전하면서 단속당해 보신 적 있으세요?) 단속 안 해요. 단속 없어."]
[어린이 통학차량 운전자/음성변조 : "(학원에서 세림이법을 안 지키는 경우도 있나요?) 그 법에 대해서는 내가 잘 모르니까."]
세림이법을 위반해 적발되더라도 벌금 20만원이 전부인 탓에, 규제보다는 결국 교육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관할 지방처은 두달간 어린이 통학차량 사고 예방을 위한 특별단속에 들어갔습니다.
사고가 나서 법을 만들었는데, 그 법은 잘 지켜지지 않고, 허점마저 드러났습니다.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어른들은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요?
지난 15일 축구클럽 차량 사고로 8살 초등학생 2명이 목숨을 잃었죠.
이번 사고를 계기로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 문제가 다시 지적받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이른바 '세림이법'은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주말 사고 현장엔 추모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어린 학생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글을 남깁니다.
[김신의/초등학생 : "미안하고 다음 생엔 더 행복하게 태어나서 살면 좋겠다고 썼어요. 하늘나라 가서 행복하게 살면 좋겠어요."]
[신민제/초등학생 : "하늘나라 가서도 축구 재미있게 하라고 적었어요. 제가 사는 동네에서 저렇게 큰 사고가 나서 깜짝 놀라서 추모하려고 왔어요."]
부모 손을 잡고, 또는 사고 소식을 듣고 먼 길을 찾아온 어린 학생들까지.
추모객들이 남긴 쪽지는 금방 기둥 하나를 가득 채우고 하얀 국화와 과자와 음료수, 인형까지 수북이 쌓였습니다.
[심현숙/인근 주민 : "이것은 너희들 잘못이 아니라 어른들의 잘못이다. 부디 천국에 가서 지금 세상보다 더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어린 아이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어른들의 발길은 무겁기만 한데요.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주 수요일.
[인근 상인/음성변조 : "주방에 있었는데 '꽝'하고 소리가 나서 나와 보니까 노란색 승합차가 휘어있고, 아이 울음소리가 나서……."]
승합차가 신호등 기둥에 부딪혀 심하게 파손이 돼 있던 상황.
그런데, 사고 차량은 다름 아닌 노란색, 어린이 통학 차량이었습니다.
인근 축구 클럽에서 운행 중이던 차량으로 운전을 한 축구 강사와 8살 A군 등 초등학생 5명이 탑승해 있었는데요.
[인근 상인/음성변조 : "창문 쪽에 있는 아이가 너무 의식 없이 기대 누워 있어서 창문 먼저 깨고 창문으로 구조해서 눕혀놓고……."]
고통을 호소하는 아이들과 의식을 잃은 아이들로 위급해 보였던 상황.
현장으로 달려온 주민들은 구조 작업을 벌였는데요.
[인근 상인/음성변조 : "한 시민이 의식 없는 아이를 심폐소생술을 했던 것 같아요. 좀 더 의식이 없던 아이의 경우는 어떻게 손쓸 수가 없으니까 응급차만 좀 기다렸고……."]
주민들이 합심해 아이들을 구조했지만 A군은 차 밖으로 나오지 못했는데요.
[허동렬/송도소방서 미래119안전센터 소방장 : "안쪽에 있던 아이 같은 경우는 차량 문과 좌석 사이에 아이가 있는 상태여서 구조대 도착해서 구조작업 후에 꺼냈습니다. 외상은 심하지 않았는데 의식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결국 A군을 포함해 2명은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대체 사고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축구클럽 차량 운전자의) 신호 위반은 확인된 거고요. 아이들을 귀가시키는 과정인데 본인이 좀 서둘렀다고……."]
황색 신호 상태에서 교차로를 달리다 옆에서 오던 다른 승합차와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차량 운전자 두 명과 길을 가던 대학생 한 명도 부상을 당했습니다.
사고 당시 차안에 운전자 외에 다른 인솔자는 없었습니다.
어린이 차량 안전 기준을 강화한 이른바 세림이법, 위반이지만 알고 보니 적용 대상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축구 클럽 같은 경우는 자율업종으로 사업자 등록을 낸 것이고, 어린이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기관으로 등록된 게 아니에요."]
노란색, 무늬만 어린이 차량일 뿐 어린이 통학 차량으로 신고할 의무 자체가 없다는 겁니다.
결국 세림이법의 사각지대인 셈인데요.
사고 이후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커졌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학원버스나 그런 걸 통해서 체육 활동 또 영어학원을 안 보내려고 하는 분들도 있고요. 직접 데리러 가는 어머니들도 계시고."]
[학부모/음성변조 : "신랑이 출근할 때도 학원 차량을 덜 이용하는 데 그런 곳에 보내는 게 어떻겠냐고 하고……."]
하교 시간이면 어김없이 줄지어 나타나는 노란색 어린이 통학차량들.
15인승 이상, 대형의 경우 대부분 인솔자가 있지만 인솔자가 없는 차량도 눈에 띕니다.
그렇다면 차 운행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어린이 차량 통행이 많은 학원가.
인솔자가 있는 경우 이렇게 학생이 승하차하는 걸 돕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어린 학생이 혼자 문을 열고 올라타는가 하면, 차가 정차하자마자 뛰어내리는 아이도 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인솔자가 없으면 좀 불안은 하죠. (아이들이) 안 보고 뛰어내리고 하니까."]
[학부모/음성변조 : "애들은 좀 돌발적인 행위를 많이 하기 때문에 내릴 때 (차 문에) 옷이 낀다거나 안전벨트를 안 해서 문제가 좀 많이 있을 것 같긴 해요."]
학원들도 나름 속사정이 있다는데요.
[태권도장 관장/음성변조 : "아이들이 30명 50명 되는 곳은 문을 닫아야 해요. (인솔자나) 기사님들 월급 주고 남는 것도 없는데 운영할 필요가 없지 않냐. 그런 문제가 있는 거죠."]
일부 어린이 차량 운전자는 세림이법 자체를 모르는가 하면 특별한 단속도 없었다고 하는데요.
[어린이 통학차량 운전자/음성변조 : "(운전하면서 단속당해 보신 적 있으세요?) 단속 안 해요. 단속 없어."]
[어린이 통학차량 운전자/음성변조 : "(학원에서 세림이법을 안 지키는 경우도 있나요?) 그 법에 대해서는 내가 잘 모르니까."]
세림이법을 위반해 적발되더라도 벌금 20만원이 전부인 탓에, 규제보다는 결국 교육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관할 지방처은 두달간 어린이 통학차량 사고 예방을 위한 특별단속에 들어갔습니다.
사고가 나서 법을 만들었는데, 그 법은 잘 지켜지지 않고, 허점마저 드러났습니다.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어른들은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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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용 기자 2by82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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