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들에 조카들까지”…‘가족 연구실’ 만든 이병천 교수

입력 2019.05.22 (16:12) 수정 2019.05.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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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지난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이병천 교수가 고등학생 아들을 논문 공저자로 등록하고 아들의 대학 편입학 과정에서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보도해드렸습니다. 이 교수는 아들의 대학원 입시에도 개입하려 했고, 현재 그 아들은 서울대 수의대 석사과정으로 입학해 이 교수 연구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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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취재 결과 또 다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교수의 조카 두 명 역시 서울대학교 수의대학원에서 공부했고, 그중 한 명은 이 교수의 지도학생으로 입학했다는 것입니다. 이 교수가 이른바 '가족 연구실'을 만든 셈인데, 학교 측은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 이병천 교수 조카들, 서울대 수의대학원에 나란히 입학

이병천 교수의 조카 A씨는 지방 국립대 수의학과를 졸업한 뒤, 2014년 이 교수의 지도학생으로 서울대 수의대학원에 입학했습니다. 현재도 이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과정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그동안 이 교수와 함께 쓴 논문이 취재 결과 확인된 것만 14건에 이릅니다.

또 다른 조카 B씨는 A씨의 친형입니다. 사립대 수의학과를 졸업한 뒤, 2015년 서울대 수의대학원에 입학했습니다. B씨의 지도교수는 현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인 박봉균 교수였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이병천 교수팀에 메이를 포함한 3마리의 사역견을 동물실험 용도로 제공한 기관으로, 동물단체들은 잔혹한 동물 실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 교수와 함께 박 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A씨와 B씨의 '삼촌'인 이병천 교수는, 이들의 대학원 지원과 동시에 학교 측에 이같은 사실을 보고하고, 입학 관련 업무에서 회피제척돼야 합니다. 그런데 학교 측은 앞서 어떤 보고도 받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 "몰랐다" vs "공지했다"…'제척' 두고 엇갈리는 해명

이에 대한 이병천 교수의 입장이 궁금해졌습니다. 대학원의 경우, 통상 지원 전에 지도교수와 만나 상담을 받곤 하므로 조카의 대학원 지원 사실을 미리 알고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조카가 이 교수를 지도교수로 신청하고 입학시험을 치르는 과정에서 제척사항을 인지했는지, 이를 학교 측에 보고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교수는 다음과 같은 답변을 내놨습니다.

"당시 대학으로부터 전형관련자 친인척 신고 등 제척사항에 대해 공지 받지 못해, 인지하지 못하였습니다. 전공 교수 2명이 제시된 절차대로 출제하였습니다."

여기서 전공교수 2명이란 이병천 교수 자신과 이병천 교수의 제자인 수의대 모 교수를 말합니다. 결국, 조카가 자신의 시험문제로 입학시험을 치른다는 사실을 학교 측에 신고해야 하는 줄 몰랐고, 그래서 직접 시험 문제를 냈다는 건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해명입니다.

서울대 관계자는 당시에도 분명히 전형관련자 제척사항에 대한 통보를 했었고, 이에 대한 공지는 교수라면 당연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오늘 저녁 'KBS 뉴스9'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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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아들에 조카들까지”…‘가족 연구실’ 만든 이병천 교수
    • 입력 2019-05-22 16:12:05
    • 수정2019-05-23 11: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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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지난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이병천 교수가 고등학생 아들을 논문 공저자로 등록하고 아들의 대학 편입학 과정에서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보도해드렸습니다. 이 교수는 아들의 대학원 입시에도 개입하려 했고, 현재 그 아들은 서울대 수의대 석사과정으로 입학해 이 교수 연구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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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취재 결과 또 다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교수의 조카 두 명 역시 서울대학교 수의대학원에서 공부했고, 그중 한 명은 이 교수의 지도학생으로 입학했다는 것입니다. 이 교수가 이른바 '가족 연구실'을 만든 셈인데, 학교 측은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 이병천 교수 조카들, 서울대 수의대학원에 나란히 입학

이병천 교수의 조카 A씨는 지방 국립대 수의학과를 졸업한 뒤, 2014년 이 교수의 지도학생으로 서울대 수의대학원에 입학했습니다. 현재도 이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과정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그동안 이 교수와 함께 쓴 논문이 취재 결과 확인된 것만 14건에 이릅니다.

또 다른 조카 B씨는 A씨의 친형입니다. 사립대 수의학과를 졸업한 뒤, 2015년 서울대 수의대학원에 입학했습니다. B씨의 지도교수는 현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인 박봉균 교수였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이병천 교수팀에 메이를 포함한 3마리의 사역견을 동물실험 용도로 제공한 기관으로, 동물단체들은 잔혹한 동물 실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 교수와 함께 박 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A씨와 B씨의 '삼촌'인 이병천 교수는, 이들의 대학원 지원과 동시에 학교 측에 이같은 사실을 보고하고, 입학 관련 업무에서 회피제척돼야 합니다. 그런데 학교 측은 앞서 어떤 보고도 받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 "몰랐다" vs "공지했다"…'제척' 두고 엇갈리는 해명

이에 대한 이병천 교수의 입장이 궁금해졌습니다. 대학원의 경우, 통상 지원 전에 지도교수와 만나 상담을 받곤 하므로 조카의 대학원 지원 사실을 미리 알고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조카가 이 교수를 지도교수로 신청하고 입학시험을 치르는 과정에서 제척사항을 인지했는지, 이를 학교 측에 보고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교수는 다음과 같은 답변을 내놨습니다.

"당시 대학으로부터 전형관련자 친인척 신고 등 제척사항에 대해 공지 받지 못해, 인지하지 못하였습니다. 전공 교수 2명이 제시된 절차대로 출제하였습니다."

여기서 전공교수 2명이란 이병천 교수 자신과 이병천 교수의 제자인 수의대 모 교수를 말합니다. 결국, 조카가 자신의 시험문제로 입학시험을 치른다는 사실을 학교 측에 신고해야 하는 줄 몰랐고, 그래서 직접 시험 문제를 냈다는 건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해명입니다.

서울대 관계자는 당시에도 분명히 전형관련자 제척사항에 대한 통보를 했었고, 이에 대한 공지는 교수라면 당연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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