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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반’ 먹은 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취약…사용 줄여야
입력 2019.05.22 (18:39) 수정 2019.05.22 (20:20) 취재K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전 세계 양돈농가를 흔들고 있다. 아프리카와 유럽권에서만 발생했던 것이 지난해 중국으로 번졌고 올해는 몽골과 베트남, 캄보디아로 확산했다. 현재까지는 개발된 백신도 없고, 일단 걸리면 폐사율은 거의 100%에 이른다.

정부는 방역선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항만과 공항에서 들여오는 돼지고기와 그 가공류에 대한 검역이 강화됐다. 다음 달부터는 ASF 발생지역에서 돼지고기 등을 들여오다 적발되면 과태료를 최대 1천만 원까지 부과한다.

정부는 특히 '잔반'을 먹이는 돼지 농가에 대한 관리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현재 국내에서 잔반을 먹이는 돼지 농가는 257 농가, 약 11만 두로 전체의 1%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은 이들 농가에 담당 공무원을 배치하고, 직접 방문 확인과 전화 상담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잔반 열처리 시설을 갖췄는지, 80℃에서 30분 이상 열처리를 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피기로 했다.


아프리카 풍토병이었는데 '잔반' 먹이다가 확산

정부가 잔반과의 사투를 벌이는 이유는 ASF의 주된 전파 경로이기 때문이다. 이름 그대로 ASF는 아프리카에서만 유행하던 풍토병었지만, 1960년대 말 본격적으로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유럽과 브라질 등 남미 대륙까지 퍼졌다. 돼지고기나 그 부산물이 섞인 잔반을 먹이다가 ASF가 유입된 사례가 많았다.

이후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사라졌던 ASF는 2007년 조지아를 통해 다시 퍼졌다. 이 때도 항구의 선박에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를 돼지에게 먹인 게 원인이었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최초로 ASF가 발생한 농가 역시 잔반을 먹인 곳으로 확인됐다. ASF가 발생한 중국 농가의 44%는 잔반 급여 농가다.


이렇게 위험해도 농가가 잔반 사용을 못 끊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국내 돼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돼지농가는 폐기물인 잔반 1톤을 처리해주는 대신 7~8만 원을 받는다"며 "가져오는 만큼 돈이 되기 때문에, 먹일 것보다 더 많이 가져와 퇴비를 주거나 그냥 버리는 경우까지 있다"고 말했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 정부는 잔반 급여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담아 '폐기물관리법' 시행 규칙을 개정할 방침이다. 국회에도 이러한 내용을 담은 '폐기물관리법' 개정안과 '가축전염예방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 ‘잔반’ 먹은 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취약…사용 줄여야
    • 입력 2019-05-22 18:39:49
    • 수정2019-05-22 20:20:18
    취재K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전 세계 양돈농가를 흔들고 있다. 아프리카와 유럽권에서만 발생했던 것이 지난해 중국으로 번졌고 올해는 몽골과 베트남, 캄보디아로 확산했다. 현재까지는 개발된 백신도 없고, 일단 걸리면 폐사율은 거의 100%에 이른다.

정부는 방역선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항만과 공항에서 들여오는 돼지고기와 그 가공류에 대한 검역이 강화됐다. 다음 달부터는 ASF 발생지역에서 돼지고기 등을 들여오다 적발되면 과태료를 최대 1천만 원까지 부과한다.

정부는 특히 '잔반'을 먹이는 돼지 농가에 대한 관리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현재 국내에서 잔반을 먹이는 돼지 농가는 257 농가, 약 11만 두로 전체의 1%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은 이들 농가에 담당 공무원을 배치하고, 직접 방문 확인과 전화 상담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잔반 열처리 시설을 갖췄는지, 80℃에서 30분 이상 열처리를 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피기로 했다.


아프리카 풍토병이었는데 '잔반' 먹이다가 확산

정부가 잔반과의 사투를 벌이는 이유는 ASF의 주된 전파 경로이기 때문이다. 이름 그대로 ASF는 아프리카에서만 유행하던 풍토병었지만, 1960년대 말 본격적으로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유럽과 브라질 등 남미 대륙까지 퍼졌다. 돼지고기나 그 부산물이 섞인 잔반을 먹이다가 ASF가 유입된 사례가 많았다.

이후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사라졌던 ASF는 2007년 조지아를 통해 다시 퍼졌다. 이 때도 항구의 선박에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를 돼지에게 먹인 게 원인이었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최초로 ASF가 발생한 농가 역시 잔반을 먹인 곳으로 확인됐다. ASF가 발생한 중국 농가의 44%는 잔반 급여 농가다.


이렇게 위험해도 농가가 잔반 사용을 못 끊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국내 돼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돼지농가는 폐기물인 잔반 1톤을 처리해주는 대신 7~8만 원을 받는다"며 "가져오는 만큼 돈이 되기 때문에, 먹일 것보다 더 많이 가져와 퇴비를 주거나 그냥 버리는 경우까지 있다"고 말했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 정부는 잔반 급여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담아 '폐기물관리법' 시행 규칙을 개정할 방침이다. 국회에도 이러한 내용을 담은 '폐기물관리법' 개정안과 '가축전염예방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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