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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24 현장] 존엄사 vs 연명치료…둘로 나뉜 프랑스
입력 2019.05.22 (20:31) 수정 2019.05.22 (20:52) 글로벌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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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지가 마비된 채 10년 넘게 병상에 누워있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존엄사를 택할 것이냐, 연명치료를 이어갈 것이냐, 가족들 의견이 둘로 나뉘면서 프랑스 내 논쟁도 뜨겁습니다.

양민효 특파원!

의료진이 연명치료 중단을 결정할 정도였다면 환자 상태가 심각했을 걸로 보이는데, 어땠습니까?

[기자]

네, 논란의 당사자인 뱅상 랑베르 씨는 간호사 출신의 42살 남성인데요.

2008년 오토바이 사고로 심각한 뇌 손상을 입으면서 식물인간 환자 상태로 11년째 병상에 누워 있었습니다.

사지가 마비됐고 의식은 없지만 인공호흡기 없이 숨을 쉴 수 있고요.

영양 튜브로 물과 음식을 공급받고 있었습니다.

소리에 반응하고 눈도 깜박이는 상태였는데요.

11년째 병세가 호전되지 않자 아내와 가족 일부는 연명치료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랑베르 씨 부모는 절대로 치료를 중단해선 안 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비비안/뱅상 랑베르 씨 어머니 : "뱅상은 지금 잘 있습니다. 우리는 아들이 감옥 같은 병원에서 나오길 바라고요. 영상으로 보면 아시겠지만, 아들은 지금 삶의 끝에 있지 않습니다."]

[앵커]

지금 가족 간에도 입장이 엇갈리는데요.

이 싸움이 법정에서 계속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프랑스 법원과 유럽 재판소를 오가면서 6년째 법정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3년 의료진은 랑베르 씨가 회복 가능성이 없다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존엄사, 즉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하는 소극적 의미의 안락사를 권고했고요.

이에 랑베르 씨 아내는 이 존엄사를 인정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올해 초 프랑스 법원은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랑베르 씨 부모는 즉각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했지만 기각됐고요.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에도 도움을 요청합니다.

프랑스에서 안락사 자체는 불법이지만 말기 환자에 한해 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데요,

이 소극적 안락사법에 따라 지난 20일, 랑베르의 의료진이 생명유지 장치를 떼어냈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항소 법원이 유엔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 장치를 다시 부착하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여론에 불이 붙었습니다.

[앵커]

아, 정말 어려운 문제네요.

이 소식에 대한 시민들 여론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의료진 결정을 존중하자는 입장,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자는 입장으로 나뉩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카롤린/파리 시민 : "부모님 입장을 생각해 봤는데요. 힘들겠지만 환자 아내의 의견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10년이 넘었으니까 과잉진료라고 볼 수 있죠."]

[패트릭/파리 시민 : "타인의 생명을 끝내겠다고 결정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가족이나 친척이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죠."]

일단 프랑스 법원은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의 검토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연명치료를 지속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유엔 조사는 수년이 더 걸릴 수도 있는데요.

이른바 '죽을 수 있는 권리'를 둘러싸고 논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 [글로벌24 현장] 존엄사 vs 연명치료…둘로 나뉜 프랑스
    • 입력 2019-05-22 20:34:44
    • 수정2019-05-22 20:52:40
    글로벌24
[앵커]

사지가 마비된 채 10년 넘게 병상에 누워있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존엄사를 택할 것이냐, 연명치료를 이어갈 것이냐, 가족들 의견이 둘로 나뉘면서 프랑스 내 논쟁도 뜨겁습니다.

양민효 특파원!

의료진이 연명치료 중단을 결정할 정도였다면 환자 상태가 심각했을 걸로 보이는데, 어땠습니까?

[기자]

네, 논란의 당사자인 뱅상 랑베르 씨는 간호사 출신의 42살 남성인데요.

2008년 오토바이 사고로 심각한 뇌 손상을 입으면서 식물인간 환자 상태로 11년째 병상에 누워 있었습니다.

사지가 마비됐고 의식은 없지만 인공호흡기 없이 숨을 쉴 수 있고요.

영양 튜브로 물과 음식을 공급받고 있었습니다.

소리에 반응하고 눈도 깜박이는 상태였는데요.

11년째 병세가 호전되지 않자 아내와 가족 일부는 연명치료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랑베르 씨 부모는 절대로 치료를 중단해선 안 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비비안/뱅상 랑베르 씨 어머니 : "뱅상은 지금 잘 있습니다. 우리는 아들이 감옥 같은 병원에서 나오길 바라고요. 영상으로 보면 아시겠지만, 아들은 지금 삶의 끝에 있지 않습니다."]

[앵커]

지금 가족 간에도 입장이 엇갈리는데요.

이 싸움이 법정에서 계속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프랑스 법원과 유럽 재판소를 오가면서 6년째 법정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3년 의료진은 랑베르 씨가 회복 가능성이 없다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존엄사, 즉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하는 소극적 의미의 안락사를 권고했고요.

이에 랑베르 씨 아내는 이 존엄사를 인정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올해 초 프랑스 법원은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랑베르 씨 부모는 즉각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했지만 기각됐고요.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에도 도움을 요청합니다.

프랑스에서 안락사 자체는 불법이지만 말기 환자에 한해 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데요,

이 소극적 안락사법에 따라 지난 20일, 랑베르의 의료진이 생명유지 장치를 떼어냈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항소 법원이 유엔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 장치를 다시 부착하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여론에 불이 붙었습니다.

[앵커]

아, 정말 어려운 문제네요.

이 소식에 대한 시민들 여론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의료진 결정을 존중하자는 입장,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자는 입장으로 나뉩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카롤린/파리 시민 : "부모님 입장을 생각해 봤는데요. 힘들겠지만 환자 아내의 의견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10년이 넘었으니까 과잉진료라고 볼 수 있죠."]

[패트릭/파리 시민 : "타인의 생명을 끝내겠다고 결정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가족이나 친척이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죠."]

일단 프랑스 법원은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의 검토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연명치료를 지속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유엔 조사는 수년이 더 걸릴 수도 있는데요.

이른바 '죽을 수 있는 권리'를 둘러싸고 논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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