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교체 작업 중 추락사...'위험의 외주화' 여전

입력 2019.05.22 (18:40) 수정 2019.05.2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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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지난 3월 해운대구 한 아파트에서 승강기 교체 작업 중에 2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숨진 노동자가 소속된 중소업체 대표는 물론이고, 공동계약을 맺은 승강기 전문기업 관계자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이 신청됐습니다.

 이 전문기업은 공동도급 계약을 근거로 사고 책임을 부인해왔지만 경찰은 사실상 '위험의 외주화'로 보고 책임을 물었습니다.

 이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승강기 교체 작업을 하던 30대 노동자 2명이 떨어져 숨진 사고. 경찰 조사 결과 부실한 장비를 사용해 승강기가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벼운 물건을 운반할 때 쓰는 연결고리로 1톤에 달하는 승강기를 17층 높이에 고정했던 겁니다.

 숨진 노동자들이 소속된 중소업체 안전 책임자는 물론, 공동 계약을 맺고 함께 작업한 승강기 전문기업 T 사조차 이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런데도 T 사는 아파트 측과 공동도급 형태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은 현장 작업을 한 중소업체에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고를 수사해 온 경찰은 T 사와 중소업체의 관계를 원청과 하청의 '하도급' 관계로 결론 내렸습니다.

 T 사가 단독으로 아파트 측과 계약을 맺었고, 중소업체 직원에게 업무 지시를 내렸으며, 또 공사대금조차도 직접 받아 중소업체에 지급한 것으로 드러난 겁니다.

 최해영/부산 해운대경찰서 형사과장[인터뷰]
 "이 현장은 원청인 T 사에서 현장 안전관리 책임자가 이 모든 것을 총괄적으로 관리해야 될 그런 책임이 있다고 저희들은 판단했습니다."

 말만 '공동'이지 실제로는 위험한 업무와 책임을 중소업체에 떠넘기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와 다를 게 없다는 말인데, 현장의 이런 관행은 여전합니다.

 00 승강기 관리업체<음성변조>[녹취]
 "엘리베이터에서 사고가 났다든가 그럴 때는 이제 공동수급(공동도급)을 했고, 너희들이 직접 일을 했기 때문에 너희들 책임이다…. 그러면서 대기업들은 빠져나오는 거죠."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중소업체 대표와 함께 T 사 소속 안전관리자에 대해서도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KBS 뉴스 이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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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강기 교체 작업 중 추락사...'위험의 외주화' 여전
    • 입력 2019-05-23 01:11:17
    • 수정2019-05-23 09:57:48
    뉴스9(부산)
 [앵커멘트]  지난 3월 해운대구 한 아파트에서 승강기 교체 작업 중에 2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숨진 노동자가 소속된 중소업체 대표는 물론이고, 공동계약을 맺은 승강기 전문기업 관계자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이 신청됐습니다.  이 전문기업은 공동도급 계약을 근거로 사고 책임을 부인해왔지만 경찰은 사실상 '위험의 외주화'로 보고 책임을 물었습니다.  이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승강기 교체 작업을 하던 30대 노동자 2명이 떨어져 숨진 사고. 경찰 조사 결과 부실한 장비를 사용해 승강기가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벼운 물건을 운반할 때 쓰는 연결고리로 1톤에 달하는 승강기를 17층 높이에 고정했던 겁니다.  숨진 노동자들이 소속된 중소업체 안전 책임자는 물론, 공동 계약을 맺고 함께 작업한 승강기 전문기업 T 사조차 이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런데도 T 사는 아파트 측과 공동도급 형태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은 현장 작업을 한 중소업체에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고를 수사해 온 경찰은 T 사와 중소업체의 관계를 원청과 하청의 '하도급' 관계로 결론 내렸습니다.  T 사가 단독으로 아파트 측과 계약을 맺었고, 중소업체 직원에게 업무 지시를 내렸으며, 또 공사대금조차도 직접 받아 중소업체에 지급한 것으로 드러난 겁니다.  최해영/부산 해운대경찰서 형사과장[인터뷰]  "이 현장은 원청인 T 사에서 현장 안전관리 책임자가 이 모든 것을 총괄적으로 관리해야 될 그런 책임이 있다고 저희들은 판단했습니다."  말만 '공동'이지 실제로는 위험한 업무와 책임을 중소업체에 떠넘기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와 다를 게 없다는 말인데, 현장의 이런 관행은 여전합니다.  00 승강기 관리업체<음성변조>[녹취]  "엘리베이터에서 사고가 났다든가 그럴 때는 이제 공동수급(공동도급)을 했고, 너희들이 직접 일을 했기 때문에 너희들 책임이다…. 그러면서 대기업들은 빠져나오는 거죠."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중소업체 대표와 함께 T 사 소속 안전관리자에 대해서도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KBS 뉴스 이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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