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셰일혁명…전 세계 석유화학기업 미국으로 몰려든다

입력 2019.05.25 (22:02) 수정 2019.05.25 (22:5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국제유가 상승세로 국내 휘발유 가격이 크게 오르는 등 국제유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는데요.

세계 석유화학업계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셰일 가스로 쏠리고 있습니다.

2010년 대 들어 본격 채굴되면서 미국을 먹여 살린다는 평가를 받았던 셰일 가스 산업은 한때 붕괴 위기를 겪기도 했는데요.

첨단 기술을 도입해 생산량을 확대하며 위기를 넘겨 전세계 에너지산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셰일 혁명의 심장부인 미국 택사스와 루이지애나 현지를 김철우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늘 높이 치솟은 굴뚝.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가스관과 커다란 유류 저장고가 한데 모여있어 영화 속 미래 도시를 연상케 합니다.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차로 30분 정도 달리면 등장하는 곳.

미국발 셰일혁명의 메카 몽벨뷰입니다.

미 전역에서 생산된 셰일가스를 모아 저장하는 전세계 최대 셰일가스 집하장입니다.

제 뒤로 보이는 가스관을 통해 셰일가스의 1차 가공물인 에탄, 프로판을 미 걸프만 일대의 석유화학공장으로 송출합니다.

이 곳을 시작으로 루이지애나 주에 이르기까지 대형 석유화학공장들이 경쟁적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미국의 다우케미칼과 엑슨모빌 뿐만 아니라 일본과 타이완 등의 석유화학기업들도 공장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셰일 혁명의 붐에 올라타겠다는 포석이 깔린 겁니다.

[존 벨 에드워즈/루이지애나 주지사 : "많은 가스관을 통해 천연가스가 움직이고 있고, 걸프만에 자리잡고 있어서 직접적 으로 천연가스를 뽑고 있습니다."]

롯데케미칼도 대형 에틸렌 제조 공장을 짓고 본격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한국 석유화학기업으로는 첫 미국 시장 진출입니다.

축구장 150 여개 크기의 초대형 공장 단지에서 플라스틱과 합성섬유의 재료인 에틸렌 등을 1년에 170만 톤 생산할 계획입니다.

[정승원/롯데케미칼 신규사업부문장 : "셰일가스에서 나오는 에탄을 원료로 하는 미국 사업의 경우에는 제조원가가 50% 뿐이 안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동빈 회장을 백악관 집무실로 불러 미국 내 투자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자신의 트위터에 면담 장면을 올렸습니다.

미국은 이처럼 셰일 가스를 등에 업고 전세계 기업들의 투자를 받으며 시장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셰일 가스는 오랜 세월 동안 진흙이 쌓여 만들어진 퇴적암층인 혈암의 미세한 틈에 끼여 있는 천연가스입니다.

수평정 시추와 다중 수압파쇄법이 개발로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됐습니다.

땅 속에 묻혀있던 셰일가스의 본격적인 채굴은 10년이 채 안됩니다.

이렇게 시작된 셰일혁명이 미국 산업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바꿔놨습니다.

이른바 제 1차 셰일혁명.

미 전역에서 셰일가스가 추출되면서 경제가 살고, 고용이 늘었습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었던 미국은 2014년 사우디 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됐습니다.

[마크 밀스/맨해튼연구소 선임 연구원 : "미국 경제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셰일가스와 셰일오일 혁명은 미국이 경제 침체에서 빠져나오는데 큰 역할을 했어요."]

하지만. 미국 셰일 산업은 곧바로 위기를 맞게 됩니다.

석유수출국기구, OPEC 회원국들이 2014년 후반부터 산유량을 늘리며 유가를 폭락시켜 셰일 산업을 공격했기 때문입니다.

200여 개 회사가 파산하고 42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그런데 2년도 안 돼 다시 살아났습니다.

셰일 채굴 기업들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도입해, 생산 주기를 줄이고 생산 단가를 혁신적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제 2차 셰일 혁명이 시작된 겁니다.

[마크 밀스/맨해튼연구소 선임 연구원 : "이 거대한 (셰일)산업에 디지털 소프트웨어 도구와 인공 지능이 도입됐습니다. 이 산업은 10년 전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란 점을 명심하세요."]

셰일가스 대량생산 체계를 갖추게 된 미국은, 세계경제의 지배적 위치에다, 에너지 자급자족 국가로서의 자신감까지 더하게 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지난 4월 10일/텍사스 : "여기 계신 믿을 수 없는 능력의 노동자들 덕택에 미국은 이제 세계에서 석유와 천연 가스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가 됐습니다."]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은, 중동 등 전통 산유국들의 국제적 지위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와 국제 외교안보질서에까지 영향을 줄 미국 발 2차 셰일 혁명이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루이지애나에서 김철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제2의 셰일혁명…전 세계 석유화학기업 미국으로 몰려든다
    • 입력 2019-05-25 22:45:04
    • 수정2019-05-25 22:57:25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국제유가 상승세로 국내 휘발유 가격이 크게 오르는 등 국제유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는데요.

세계 석유화학업계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셰일 가스로 쏠리고 있습니다.

2010년 대 들어 본격 채굴되면서 미국을 먹여 살린다는 평가를 받았던 셰일 가스 산업은 한때 붕괴 위기를 겪기도 했는데요.

첨단 기술을 도입해 생산량을 확대하며 위기를 넘겨 전세계 에너지산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셰일 혁명의 심장부인 미국 택사스와 루이지애나 현지를 김철우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늘 높이 치솟은 굴뚝.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가스관과 커다란 유류 저장고가 한데 모여있어 영화 속 미래 도시를 연상케 합니다.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차로 30분 정도 달리면 등장하는 곳.

미국발 셰일혁명의 메카 몽벨뷰입니다.

미 전역에서 생산된 셰일가스를 모아 저장하는 전세계 최대 셰일가스 집하장입니다.

제 뒤로 보이는 가스관을 통해 셰일가스의 1차 가공물인 에탄, 프로판을 미 걸프만 일대의 석유화학공장으로 송출합니다.

이 곳을 시작으로 루이지애나 주에 이르기까지 대형 석유화학공장들이 경쟁적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미국의 다우케미칼과 엑슨모빌 뿐만 아니라 일본과 타이완 등의 석유화학기업들도 공장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셰일 혁명의 붐에 올라타겠다는 포석이 깔린 겁니다.

[존 벨 에드워즈/루이지애나 주지사 : "많은 가스관을 통해 천연가스가 움직이고 있고, 걸프만에 자리잡고 있어서 직접적 으로 천연가스를 뽑고 있습니다."]

롯데케미칼도 대형 에틸렌 제조 공장을 짓고 본격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한국 석유화학기업으로는 첫 미국 시장 진출입니다.

축구장 150 여개 크기의 초대형 공장 단지에서 플라스틱과 합성섬유의 재료인 에틸렌 등을 1년에 170만 톤 생산할 계획입니다.

[정승원/롯데케미칼 신규사업부문장 : "셰일가스에서 나오는 에탄을 원료로 하는 미국 사업의 경우에는 제조원가가 50% 뿐이 안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동빈 회장을 백악관 집무실로 불러 미국 내 투자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자신의 트위터에 면담 장면을 올렸습니다.

미국은 이처럼 셰일 가스를 등에 업고 전세계 기업들의 투자를 받으며 시장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셰일 가스는 오랜 세월 동안 진흙이 쌓여 만들어진 퇴적암층인 혈암의 미세한 틈에 끼여 있는 천연가스입니다.

수평정 시추와 다중 수압파쇄법이 개발로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됐습니다.

땅 속에 묻혀있던 셰일가스의 본격적인 채굴은 10년이 채 안됩니다.

이렇게 시작된 셰일혁명이 미국 산업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바꿔놨습니다.

이른바 제 1차 셰일혁명.

미 전역에서 셰일가스가 추출되면서 경제가 살고, 고용이 늘었습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었던 미국은 2014년 사우디 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됐습니다.

[마크 밀스/맨해튼연구소 선임 연구원 : "미국 경제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셰일가스와 셰일오일 혁명은 미국이 경제 침체에서 빠져나오는데 큰 역할을 했어요."]

하지만. 미국 셰일 산업은 곧바로 위기를 맞게 됩니다.

석유수출국기구, OPEC 회원국들이 2014년 후반부터 산유량을 늘리며 유가를 폭락시켜 셰일 산업을 공격했기 때문입니다.

200여 개 회사가 파산하고 42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그런데 2년도 안 돼 다시 살아났습니다.

셰일 채굴 기업들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도입해, 생산 주기를 줄이고 생산 단가를 혁신적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제 2차 셰일 혁명이 시작된 겁니다.

[마크 밀스/맨해튼연구소 선임 연구원 : "이 거대한 (셰일)산업에 디지털 소프트웨어 도구와 인공 지능이 도입됐습니다. 이 산업은 10년 전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란 점을 명심하세요."]

셰일가스 대량생산 체계를 갖추게 된 미국은, 세계경제의 지배적 위치에다, 에너지 자급자족 국가로서의 자신감까지 더하게 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지난 4월 10일/텍사스 : "여기 계신 믿을 수 없는 능력의 노동자들 덕택에 미국은 이제 세계에서 석유와 천연 가스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가 됐습니다."]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은, 중동 등 전통 산유국들의 국제적 지위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와 국제 외교안보질서에까지 영향을 줄 미국 발 2차 셰일 혁명이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루이지애나에서 김철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