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가루 씻어내고, 모범답안 강요”…김용균 씨 사고 조사 방해

입력 2019.05.28 (06:23) 수정 2019.05.28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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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청년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 김용균 씨가 사고로 숨진 이후,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활동 중입니다.

그런데 발전사들이 특조위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정황이 드러나서 특조위가 강한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변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2월, 발전소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김용균 씨.

문재인 대통령은 진상을 밝혀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후 사망 원인 규명과 화력발전소 안전 실태 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하지만 조직적 방해에 부딪혔습니다.

특조위 방문 직전 발전소 내부 모습입니다.

물을 뿌려 석탄가루를 씻어냅니다.

때문에 특조위가 왔을 때는 바닥이 깨끗했습니다.

불시에 방문한 작업장에는 석탄가루가 시커멓게 쌓여있는 것과 대조됩니다.

[권영국/특조위 간사 : "소방 호스로 정말 말끔하게 청소를 해 버리는 거죠. 굉장히 부적절한 대응 조치였다..."]

익명성 보장을 위해 밀봉된 현장 직원 설문지는 봉투가 찢긴 채 도착했습니다.

누군가 먼저 뜯어본 겁니다.

조사단의 질문을 녹음해 발전소끼리 돌려보고, 특조위 면담에 들어가는 직원들에게는 모범답안을 강요하고, 사후 확인까지 했습니다.

[현장 직원/음성변조 : "끝나고 며칠 있다가 인터뷰한 내용 적어달라고 하더라고요. (특조위 : 사측에서요?) 네."]

특조위는 조직적 방해에 항의해 현장조사를 잠정 중단했습니다.

[김지형/특조위 위원장 :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어조로 유감의 뜻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늦어지는 진상조사에 유가족은 애만 탑니다.

[김미숙/故 김용균 씨 어머니 : "물청소하고 가려지고 이렇게 해서 사고 조사가 절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불쾌하고 유감스럽습니다."]

특조위는 발전사에 대국민 사과와 함께 조사를 방해한 이들을 징계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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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탄가루 씻어내고, 모범답안 강요”…김용균 씨 사고 조사 방해
    • 입력 2019-05-28 06:27:36
    • 수정2019-05-28 06:3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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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청년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 김용균 씨가 사고로 숨진 이후,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활동 중입니다.

그런데 발전사들이 특조위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정황이 드러나서 특조위가 강한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변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2월, 발전소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김용균 씨.

문재인 대통령은 진상을 밝혀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후 사망 원인 규명과 화력발전소 안전 실태 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하지만 조직적 방해에 부딪혔습니다.

특조위 방문 직전 발전소 내부 모습입니다.

물을 뿌려 석탄가루를 씻어냅니다.

때문에 특조위가 왔을 때는 바닥이 깨끗했습니다.

불시에 방문한 작업장에는 석탄가루가 시커멓게 쌓여있는 것과 대조됩니다.

[권영국/특조위 간사 : "소방 호스로 정말 말끔하게 청소를 해 버리는 거죠. 굉장히 부적절한 대응 조치였다..."]

익명성 보장을 위해 밀봉된 현장 직원 설문지는 봉투가 찢긴 채 도착했습니다.

누군가 먼저 뜯어본 겁니다.

조사단의 질문을 녹음해 발전소끼리 돌려보고, 특조위 면담에 들어가는 직원들에게는 모범답안을 강요하고, 사후 확인까지 했습니다.

[현장 직원/음성변조 : "끝나고 며칠 있다가 인터뷰한 내용 적어달라고 하더라고요. (특조위 : 사측에서요?) 네."]

특조위는 조직적 방해에 항의해 현장조사를 잠정 중단했습니다.

[김지형/특조위 위원장 :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어조로 유감의 뜻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늦어지는 진상조사에 유가족은 애만 탑니다.

[김미숙/故 김용균 씨 어머니 : "물청소하고 가려지고 이렇게 해서 사고 조사가 절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불쾌하고 유감스럽습니다."]

특조위는 발전사에 대국민 사과와 함께 조사를 방해한 이들을 징계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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