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극진한 접대 외교…속내는?

입력 2019.05.28 (08:06) 수정 2019.05.2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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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보신 미일 정상회담, 그 직후에는 이렇게, 일본 왕이 주재한 궁중 만찬이 열렸습니다.

지난 1일 즉위한 일본의 새 왕, 나루히토 부부의 첫 국빈이 바로 이들 트럼프 부부가 됐는데요.

테이블에는 일본 최상급 소고기, 와규 스테이크와 후지산을 형상화한 아이스크림까지 프랑스 요리 풀코스가 올랐습니다.

분위기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일 관계는 보물 같은 동맹이다" 양국 관계를 한층 격상시킨 표현으로 화답했습니다.

도쿄의 밤 풍경도 달라졌습니다.

랜드마크인 '스카이트리’의 밤 조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한 지난 25일부터 성조기 색인 빨강·파랑·흰색으로 장식됐습니다.

'오모테나시' 일본 말로 극진한 대접이란 뜻입니다.

잠시 사진 한 장 보실까요?

1983년 일본의 총리 별장,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가 전통식 화덕을 갖춘 다다미방에서 레이건 미국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고 정성껏 차를 대접하는 모습입니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를 '론'과 '야스'로 부르며 최고의 동맹을 구축했습니다.

일본 외교가에서는 이를 '오모테나시'의 대표적 장면으로 꼽습니다.

지금의 아베 총리는 다다미방 대신 골프장을 택했습니다.

골프광이자 스포츠 애호가의 취향을 고려한 맞춤 의전입니다.

트럼프 아베의 골프 회동은 이번이 5번째인데요.

30도를 넘는 5월의 폭염 속에서 골프 16홀을 소화했습니다.

라운딩을 마친 뒤에는 활짝 웃으며 이른바 '셀카'를 찍어 트위터에 올립니다.

사진 아래에는 "새로운 레이와 시대에도 미·일 동맹을 흔들리지 않도록 만들고 싶다"는 메시지도 남겼습니다.

골프 다음은 스모였습니다.

일본식대로 하면 방석에 양반다리를 하고 관전해야 하지만 트럼프의 체구를 감안해 특수 제작 소파를 가져다 놓았고요.

경호를 위해 주변 1,000석을 통째로 비우기도 했습니다.

아베 총리의 이른바 접대 외교에 대해 일본 제1야당에선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관광 가이드냐"는 비판의 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오늘로 트럼프 대통령 방일 나흘째, 겉만 보면 꿀처럼 달콤한 시간을 보낸 듯 싶지만 아베 총리로서는 어렵고 고단한 하루 하루였을지도 모릅니다.

미중 무역전쟁에 가려서 그렇지 미일 간의 무역 긴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트럼프는 그동안 일본에 대해서도 무역 불균형을 거론하며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 일본산 자동차 수출 제한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습니다.

미일 회담 와중에도 중국과의 협상을 거론하며 에둘러 일본을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직접 들어 보시겠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미국은 준비가 안 됐습니다. 미국은 지금 중국 제품에 부과하는 막대한 관세 수입이 들어오고 있는데, 앞으로는 매우 쉽게 더 늘어날 것입니다."]

아베로서는 트럼프의 압박이 난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는 농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오는 7월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를 망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미국과의 동맹 외교가 갖는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트럼프 면전에서 미국의 통상 요구를 일축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이번 정상회담에선 갈등을 피하고 무역협상을 뒤로 미루는 게 최우선 목표가 됐습니다.

때문에 트럼프에 대한 아베의 극진한 대접은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현안인 무역 협상을 보다 쉽게 풀어 보려는 외교적 노력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아베 총리의 정성이 통했는지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무역 협상을 7월 일본 참의원 선거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글을 트위터에 남겼습니다.

선거를 앞둔 아베 총리가 곤란하지 않도록 배려하겠다는 뜻입니다.

미일 회담에 대해서도 만족스럽단 반응을 내놨습니다.

들어 보시죠.

[트럼프/미국 대통령 : "아베 총리와 무역과 군사 분야에 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매우 생산적인 하루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마지막 일정으로 미군이 주둔해 있는 가나가와현 해상자위대 기지에서 가가함에 탑승한 뒤 오후 귀국길에 오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말엔 우리나라를 방문합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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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극진한 접대 외교…속내는?
    • 입력 2019-05-28 08:10:18
    • 수정2019-05-28 11: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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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보신 미일 정상회담, 그 직후에는 이렇게, 일본 왕이 주재한 궁중 만찬이 열렸습니다.

지난 1일 즉위한 일본의 새 왕, 나루히토 부부의 첫 국빈이 바로 이들 트럼프 부부가 됐는데요.

테이블에는 일본 최상급 소고기, 와규 스테이크와 후지산을 형상화한 아이스크림까지 프랑스 요리 풀코스가 올랐습니다.

분위기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일 관계는 보물 같은 동맹이다" 양국 관계를 한층 격상시킨 표현으로 화답했습니다.

도쿄의 밤 풍경도 달라졌습니다.

랜드마크인 '스카이트리’의 밤 조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한 지난 25일부터 성조기 색인 빨강·파랑·흰색으로 장식됐습니다.

'오모테나시' 일본 말로 극진한 대접이란 뜻입니다.

잠시 사진 한 장 보실까요?

1983년 일본의 총리 별장,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가 전통식 화덕을 갖춘 다다미방에서 레이건 미국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고 정성껏 차를 대접하는 모습입니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를 '론'과 '야스'로 부르며 최고의 동맹을 구축했습니다.

일본 외교가에서는 이를 '오모테나시'의 대표적 장면으로 꼽습니다.

지금의 아베 총리는 다다미방 대신 골프장을 택했습니다.

골프광이자 스포츠 애호가의 취향을 고려한 맞춤 의전입니다.

트럼프 아베의 골프 회동은 이번이 5번째인데요.

30도를 넘는 5월의 폭염 속에서 골프 16홀을 소화했습니다.

라운딩을 마친 뒤에는 활짝 웃으며 이른바 '셀카'를 찍어 트위터에 올립니다.

사진 아래에는 "새로운 레이와 시대에도 미·일 동맹을 흔들리지 않도록 만들고 싶다"는 메시지도 남겼습니다.

골프 다음은 스모였습니다.

일본식대로 하면 방석에 양반다리를 하고 관전해야 하지만 트럼프의 체구를 감안해 특수 제작 소파를 가져다 놓았고요.

경호를 위해 주변 1,000석을 통째로 비우기도 했습니다.

아베 총리의 이른바 접대 외교에 대해 일본 제1야당에선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관광 가이드냐"는 비판의 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오늘로 트럼프 대통령 방일 나흘째, 겉만 보면 꿀처럼 달콤한 시간을 보낸 듯 싶지만 아베 총리로서는 어렵고 고단한 하루 하루였을지도 모릅니다.

미중 무역전쟁에 가려서 그렇지 미일 간의 무역 긴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트럼프는 그동안 일본에 대해서도 무역 불균형을 거론하며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 일본산 자동차 수출 제한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습니다.

미일 회담 와중에도 중국과의 협상을 거론하며 에둘러 일본을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직접 들어 보시겠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미국은 준비가 안 됐습니다. 미국은 지금 중국 제품에 부과하는 막대한 관세 수입이 들어오고 있는데, 앞으로는 매우 쉽게 더 늘어날 것입니다."]

아베로서는 트럼프의 압박이 난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는 농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오는 7월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를 망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미국과의 동맹 외교가 갖는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트럼프 면전에서 미국의 통상 요구를 일축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이번 정상회담에선 갈등을 피하고 무역협상을 뒤로 미루는 게 최우선 목표가 됐습니다.

때문에 트럼프에 대한 아베의 극진한 대접은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현안인 무역 협상을 보다 쉽게 풀어 보려는 외교적 노력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아베 총리의 정성이 통했는지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무역 협상을 7월 일본 참의원 선거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글을 트위터에 남겼습니다.

선거를 앞둔 아베 총리가 곤란하지 않도록 배려하겠다는 뜻입니다.

미일 회담에 대해서도 만족스럽단 반응을 내놨습니다.

들어 보시죠.

[트럼프/미국 대통령 : "아베 총리와 무역과 군사 분야에 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매우 생산적인 하루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마지막 일정으로 미군이 주둔해 있는 가나가와현 해상자위대 기지에서 가가함에 탑승한 뒤 오후 귀국길에 오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말엔 우리나라를 방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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