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번역 자막도 예술…“연출 리듬 맞춰 번역했어요”

입력 2019.06.05 (19:34) 수정 2019.06.05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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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이 지난주 개봉해 벌써 400만 관객을 넘겼습니다.

우리 사회의 내밀한 풍경을 한국어로 담아낸 영화가 해외에서도 공감을 얻은 데는 영문 번역 자막의 힘도 적지 않았을 텐데요.

이 번역 자막을 만든 주인공을 송형국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영화 '기생충'이 칸영화제에서 공식상영되던 날.

상영 뒤는 물론 상영 도중에도 폭소와 박수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봉준호/'기생충' 감독 : "다들 자기네 나라 상황하고 똑같다는 거예요. 그래서 영국 사람은 와가지고 이거 그대로 런던 배경으로 리메이크하면 시나리오 하나도 고칠 필요 없다고 그러고."]

["서울대학교 문서위조학과 뭐 이런 거 없나?"]

영문 자막에서는 서울대를 옥스퍼드대로 바꿔 외국인의 이해 폭을 넓혔고.

["아들아. 네가 자랑스럽다."]

일부러 진지한 말투를 골라 우스꽝스러움을 살렸습니다.

'기생충'이 전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낸 데는 이런 번역 자막의 역할이 컸습니다.

[다시 파켓/영화평론가·'기생충' 영문 번역 : "되게 짧게 해야 되고, 번역 잘하려면 문화도 이해해야 되고, 캐릭터도 잘 이해해야 될 것 같아요."]

단순한 의미 전달뿐 아니라 연출과 연기의 리듬감까지 훼손 없이 옮겨야 했습니다.

["원래 대사랑 비슷한 리듬감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어순이 달라서) 번역도 웃긴 부분은 똑같은 데서 나와야 돼요."]

최근 규모 있는 한국 상업영화들이 해외에서 주목받으면서 양질의 번역 자막 수요도 늘었습니다.

["(한국에) 능력 있는 감독들 되게 많은데, 데뷔작이나 덜 알려진 감독들 번역하게 되면, 번역을 잘 하면 이 감독에게 기회가 생길 수 있을까 그런 책임감 갖고 있어요."]

우리 영화의 가치를 다른 문화권에 온전히 전할 수 있도록 역량 있는 번역가를 발굴할 필요 또한 큽니다.

KBS 뉴스 송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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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생충’ 번역 자막도 예술…“연출 리듬 맞춰 번역했어요”
    • 입력 2019-06-05 19:37:01
    • 수정2019-06-05 19: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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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이 지난주 개봉해 벌써 400만 관객을 넘겼습니다.

우리 사회의 내밀한 풍경을 한국어로 담아낸 영화가 해외에서도 공감을 얻은 데는 영문 번역 자막의 힘도 적지 않았을 텐데요.

이 번역 자막을 만든 주인공을 송형국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영화 '기생충'이 칸영화제에서 공식상영되던 날.

상영 뒤는 물론 상영 도중에도 폭소와 박수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봉준호/'기생충' 감독 : "다들 자기네 나라 상황하고 똑같다는 거예요. 그래서 영국 사람은 와가지고 이거 그대로 런던 배경으로 리메이크하면 시나리오 하나도 고칠 필요 없다고 그러고."]

["서울대학교 문서위조학과 뭐 이런 거 없나?"]

영문 자막에서는 서울대를 옥스퍼드대로 바꿔 외국인의 이해 폭을 넓혔고.

["아들아. 네가 자랑스럽다."]

일부러 진지한 말투를 골라 우스꽝스러움을 살렸습니다.

'기생충'이 전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낸 데는 이런 번역 자막의 역할이 컸습니다.

[다시 파켓/영화평론가·'기생충' 영문 번역 : "되게 짧게 해야 되고, 번역 잘하려면 문화도 이해해야 되고, 캐릭터도 잘 이해해야 될 것 같아요."]

단순한 의미 전달뿐 아니라 연출과 연기의 리듬감까지 훼손 없이 옮겨야 했습니다.

["원래 대사랑 비슷한 리듬감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어순이 달라서) 번역도 웃긴 부분은 똑같은 데서 나와야 돼요."]

최근 규모 있는 한국 상업영화들이 해외에서 주목받으면서 양질의 번역 자막 수요도 늘었습니다.

["(한국에) 능력 있는 감독들 되게 많은데, 데뷔작이나 덜 알려진 감독들 번역하게 되면, 번역을 잘 하면 이 감독에게 기회가 생길 수 있을까 그런 책임감 갖고 있어요."]

우리 영화의 가치를 다른 문화권에 온전히 전할 수 있도록 역량 있는 번역가를 발굴할 필요 또한 큽니다.

KBS 뉴스 송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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