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최강시사] 윤여준 “자유한국당이 진정한 보수세력 되려면…”

입력 2019.06.10 (11:19) 수정 2019.06.1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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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은 ‘반북친미’, ‘자유주의 시장경제’ 강조하는 세력 대변
- 자유주의의 이름으로 자유 탄압, 시장경제 이름으로 극심한 불평등 가져온 것에 대한 성찰 있어야
- 한국당 ‘메신저 거부현상’에 걸려있어. 지지율 보면 국민 다수는 ‘좌파독재’ 프레임 동의 안해
- 유권자 과반 차지 2040세대의 민주당-한국당 지지율 격차 심해. 이대로면 총선서 매우 어려울 것
- 협치해야할 文대통령 ‘독재자 후예, 김원봉’ 발언, 총선 승리 절박감 때문에 대결 구도 부각시킨 것
- 여당, 입법부로서 대통령과 정부 견제해야 하는데 허수아비 얘기까지 들어
-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절대선’으로 여기면 상대는 제거 대상으로 전락...정치인들 바뀌어야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보수의 품격>
■ 방송시간 : 6월 10일(월) 8:31~8:45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윤여준 (前 환경부 장관)



▷ 김경래 : 월요일 3부는 항상 이분과 함께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뜨거운 현안을 보수의 시각으로 들여다보는 시간 이렇게 저희들이 이름을 붙이고 <보수의 품격>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래서 윤여준 전 장관님이 1년여 동안 쭉 보수의 품격이 무엇인지 보여주셨는데 오늘이 마지막 시간입니다. 아쉽습니다. 어쨌든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 윤여준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저는 아쉬운데 별로 아쉬운 얼굴이 아니세요. 시원하신...

▶ 윤여준 : 아니, 그래도 1년 이상 하던 일이잖아요. 저도 막상 오늘이 되니까 좀 섭섭한데요.

▷ 김경래 : 섭섭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튜브 라이브도 진행하고 있으니까 유튜브에서 KBS1라디오 검색하고 들어오시면 되겠습니다. 사실은 저는 윤 장관님이 이렇게 나오셔서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는 건 저는 고마운 마음이 있었는데 그런데 본인은 조금 저는 부담스럽지 않으셨을까라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 윤여준 : 아니요, 어떤 면에서 부담을 느꼈을 거라고 보세요?

▷ 김경래 : 아니, 현안에 대해서 방송에 나오시니까 제가 계속 물어보잖아요. 그러니까 대답을 안 할 수는 없는데 이게 대답을 해 봤자 이게 뭐랄까요. 모든 현안에 대해서 다 개입하는 게 좀 마뜩잖은 그런 것도 있지 않으셨을까.

▶ 윤여준 : 아니, 뭐 개입을 한다면 좀 그건 정확한 표현은 아니고 그런 정치적으로, 김경래 앵커께서 관심 가질 만한 일에야 이야기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죠. 다만 평소에 부질없다는 생각은 많이 하죠. 아무리 무슨 이야기해본들 한국 정치가 안 바뀔 거라는 생각 때문에 부질없다는 생각은 항상 하지만 부질없는 짓이라도 해야 하면 해야죠.

▷ 김경래 : 아니, 이게 왜냐하면 이렇게 말씀을 하시면 또 기사가 나가잖아요, 포털 같은 데. 기사가 나가면 이름이 박아서 나가잖아요, 윤여준 이래서 직접 인용으로. 최근에 이런 어떤 현안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그런 부분들이 한 마디, 한 마디가 이렇게 무게가 있기 때문에 좀 부담스럽지 않으셨을까라는 생각이 언뜻 들어서 말씀드렸어요.

▶ 윤여준 : 아니요, 제 스스로 제 말에 무게가 있다고 생각을 해 본 일은 없고 다만 저 같은 입장을 견지하면 양쪽에서 욕을 먹기가 쉬워요.

▷ 김경래 : 그것도 그래요, 또.

▶ 윤여준 : 그런데 저는 이골이 나서 그거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제가 양심에 부끄러운 말을 했으면 수치스럽게 생각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뭐 이런 사회를 살면서 욕을 안 먹는다는 게 가능한 일이 아니죠.

▷ 김경래 : 제가 윤 장관님과 어떤 사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댓글들을 쭉 보잖아요, 저는. 보면 그런 말들이 간혹 가다 있어요. <보수의 품격> 맞냐. 너무 진보적인 이야기, 시각을 갖고 있는 거 아니냐라는 거하고 어떤 사람들은 아니다, 이거 너무 양비론 아니냐 뭐 여러 가지로 비판들이 있더라고요.

▶ 윤여준 : 그렇죠. 그런 의견들이 당연히 있을 수 있습니다.

▷ 김경래 : 거기에는 이골이 나셨구나.

▶ 윤여준 : 그럼요.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오늘은 정리한다는 입장에서 보수란 무엇인가. 너무 당론이 크고요. 그래도 이 시간의 제목이 <보수의 품격>이었는데 지금 현재 우리 사회의 이 시점에서의 보수는 어떤 특징들을 가지고 있을까 이거 한번 좀 설명을 해 주시고 가면 어떨까요.

▶ 윤여준 : 그런데 이게 추상적 가치를 이야기해야 하니까 이야기가 공중으로 뜨는.

▷ 김경래 : 그럴 수 있겠네요.

▶ 윤여준 : 이런 폐단이 생기기 때문에 저는 평소에 그런 이야기를 좀처럼 안 하려고 하죠, 제가 뭐 아는 것도 물론 짧지만. 그런데 지금 한국의 보수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평소에 이런 주장을 한 일이 있어요. 한국에 보수가 있냐, 정말로. 그러니까 개인적으로는 좋은 분들이 계시겠지만 세력으로서의 보수가 있냐. 보수 세력을 자처하는 세력은 있으나 그 세력이 과연 진정한 의미의 보수 세력이냐 하는 것에서는 제가 계속 의문을 제기했던 사람이거든요. 지금도 보수 세력이 있고 그 보수 세력의 말하자면 중심이 지금 자유한국당이잖아요.

▷ 김경래 : 그렇죠, 원내에서 따지면 당연히.

▶ 윤여준 : 그러나 과연 지금 자유한국당을 한국에서 보수 세력이라고, 진정한 의미의 보수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느냐 하는 것도 따져봐야 한다는 거죠.

▷ 김경래 : 그렇다면 말이 나온 김에 이제 오늘은 또 보수나 진보나 양쪽에 대해서 다 여쭤볼 건데 진정한 의미의 보수 세력이 아니라면 자유한국당이 부족한 건 어떤 거라고 충고를 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 윤여준 : 그러니까 요새 말로 하면 흔히 정체성 이야기를 하잖아요. 자유한국당이 대표하는 세력이 크게 두 가지 세력이 있다고 저는 평소에 봐요. 하나는 반북친미. 그렇죠? 반북친미라는 가치를 가장 중시하는 세력이 있어요. 그런데 그 세력을 저는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이유가 그 주장이 비록 합리적이지 않다 생각하더라도 그 주장이 나온 배경은 체험에서 나온다는 거예요. 한국전쟁, 그 이후에 북한의 끊임없는 무력 도발 이런 나름대로의 어떤 체험의 역사성에서 나오는 것이라서 그렇게 간단히 무시하거나 이러면 안 된다는 거죠. 그러니까 그거는 그것대로 이해는 하되 그러나 지금 시점에 그 주장이 과연 합리적인 것이냐 하는 건 따져봐야 하지만 그분들이 그런 생각 갖는 것도 이해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로 자유한국당이 대표하는 세력은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를 강조하는 세력이죠. 우리는 뭐 헌법상 자유민주주의 체제고 시장경제 체제 아니에요. 그러면 당연한 것인데,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인데 이게 왜 문제가 되느냐 하면 과거 우리 정치사를 보면 자유주의의 이름으로 자유를 탄압하는 세월이 길었어요. 그렇죠? 아니,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민주화 세력을 억압한 일도 꽤 긴 세월이 있었어요. 그렇죠? 시장경제? 해야죠. 해야 하는데 시장경제는 무엇이 전제가 되어야 하느냐. 공정 경쟁이 전제가 되지 않으면 시장경제는 의미가 없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공정한 시장 경쟁이 아니었기 때문에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을 가져왔잖아요. 그렇죠? 이 부분에 대해서 자유주의의 이름으로 자유를 탄압한 역사, 시장경제의 이름으로 극심한 경제 불평등을 가져온 것. 본의였든 본의 아니었든 이거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잖아요. 이 부분에 대해서 지금 자유한국당이 진정한 성찰을 해 본 일이 있느냐. 그게 없기 때문에 국민에게 지금 불신을 받는 거거든요. 저는 그런 점에서 지금이라도 자유한국당이 정말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 보수 세력으로 자리 잡으려면 그 문제에 대한 국민에게 일정 부분 입장 정리가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게 없으면 저는 굉장히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 김경래 : 그 입장 정리가 지금까지 된 적이 없었다?

▶ 윤여준 : 없었죠.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만 하더라도 따지고 보면 물론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거지만 그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도 탄핵당한 거 아니에요, 말하자면. 그런데 그러면 탄핵 이후에 자유한국당이 분명한 역사 앞에 얼마나 진지한 반성을 했느냐, 성찰을 했느냐는 거예요. 물론 의원들이 모여서 한번 이렇게 했죠. 국민들에게 죄를 지었다, 죄송하다 하는 걸 했지만 그거를 국민들이 가슴속으로 진정한 성찰과 반성이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저는 보는 거죠. 지금도 항상 보면, 더군다나 황교안 대표가 대표로 선출된 이후에 지금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왜냐하면 황교안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냈다는 전력 때문에 그거를 승계한 세력이라고 보는 사람이 굉장히 많아요. 동일시한다는 거죠. 다만 황 대표도 그런 걸 모를 리가 없고 내년에 선거를 치르려면 언젠가는 그런 걸 좀 감안해서 입장 정리를 할 거라고 보기는 보는데 어쨌든 그런 과정이 한번 아주 진솔한 그런 성찰과 반성 이게 있어야 저는 국민들이 새로 쳐다보기 시작할 거라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해도. 왜 메신저 거부 현상이라는 말이 있죠. 정당은 끊임없이 메시지를 국민에게 내보내서 지지를 얻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 메시지를 내보내는 메신저를 불신해버리면 메시지를 아무리 좋은 걸 내보내도 소용이 없어요. 지금 제가 볼 때 자유한국당은 일종의 메신저 거부 현상에 걸려 있다고 보는 거거든요.

▷ 김경래 : 메시지 중에 최근에 가장 강력했던 메시지가 좌파독재라는 겁니다. 지금 현 정부를 좌파독재로 규정을 하고 타도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을 하는 거잖아요, 기본적인 인식이. 그런 인식이 아까 말씀하신 자유한국당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정체성들 그걸로 좀 미루어볼 때 적절한 인식이라고 보십니까? 아니면 무리하다면 어떤 측면이 무리하다고 보시는 건가요?

▶ 윤여준 : 지난번에도 한번 이 자리에서 제가 잠깐 말씀드린 기억이 나는데 정당이 대통령을 비판하는 거니까 정당이 무슨 학술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개념의 학문적 엄밀성을 따져서 하는 건 아니었을 거다, 정치적 슬로건으로 한 것이다. 그런데 그러면 만약에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좌파독재라는 비판에 다수 국민이 동의했으면 지금 자유한국당 지지도가 저럴까요? 문 대통령 지지도가 저렇게 나오겠습니까? 그렇지 않잖아요. 지금 자유한국당 지지도는 몇 퍼센트대입니까? 지금 거의 20%대에 묶여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고정 지지층이 흩어졌다가 결속하는 효과는 있었으나 그 이상 효과를 거둘 수는 없는 게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다수 국민이 좌파독재라는 비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이잖아요.

▷ 김경래 : 이거는 좀 다른 이야기이기는 한데 이 코너 이름이 <보수의 품격>이고요. 한쪽으로는 지금 김기식 더민주원장이 <진보의 향기>라는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수와 진보를 이렇게 나누기가 여러 가지 개념적으로 쉽지 않지만 윤 장관님께서 생각하시기에는 우리 사회에 대략 보수와 진보는 어느 정도 비율로 존재한다고 보세요?

▶ 윤여준 : 아니, 뭐 항상 공식처럼 나와 있는 말이 있어요. 30:30이라는 거 아니에요.

▷ 김경래 : 콘크리트요?

▶ 윤여준 : 그렇죠, 대개 30:30으로 보는 게 숫자니까. 왜냐하면 그거는 여론조사 업무를 오래 한 분들이 다 통계를 가지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막연한 근거가 아니라 수치를 놓고 하니까 대개 30:30으로 본다는 거잖아요. 중도에 어느 경우도 투표하지 않는 사람이 한 10%는 되고. 그러니까 30:30:30이라고 보면 대개 맞는다는 게 정설처럼 되어 있는 거 아니에요. 뭐 저라고 특별히 다른 의견을 가질 만한 근거가 없죠.

▷ 김경래 : 그런데 총선을, 뭐 지방선거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총선 같은 경우에 결과가 아까 말씀하신 30:30은 기본으로 놓고 나머지 30을 누가.

▶ 윤여준 : 많이 가져가느냐에 승패가 갈리겠죠.

▷ 김경래 : 지금은 어떻다고 보세요? 지금 당장 딱 보시면.

▶ 윤여준 : 지금 같으면 자유한국당이 굉장히 불리하죠.

▷ 김경래 : 그런가요?

▶ 윤여준 : 왜냐하면 2040세대, 20대, 30대, 40대가 전체 유권자의 한 60% 가까이 된다고 봐야 해요. 55%에서 60% 사이로 봐야 한다는 건데 그 층에서 자유한국당과 지금 여당의 지지율을 비교하면 현저한 격차가 벌어진다는 거거든요. 이거는 여론조사기관에 있는 분들한테 물어보면 다 똑같은 이야기를 해요. 현재로써는 그 세대에서 굉장한 격차가 벌어진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 세대가 지금 정권에 대해서도 실망을 많이 해서 대거 투표장에 안 가는, 기권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그런데 그것만 여당이 조심을 하면 이 세대의 지지도가 워낙 격차가 크기 때문에 큰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이기기가 어렵다는 거거든요.

▷ 김경래 : 지금 상황에서는 뭐랄까요, 지금 현 여당에게 유리한 국면이다라고 보시는 거네요?

▶ 윤여준 : 현재로 보면 그렇다는. 뭐 제 의견이라기보다는 제가 평소에 여론조사기관에 있는 분들을 많이 아니까 항상 물어보면 대개 비슷한 이야기들을 하시더라고요.

▷ 김경래 : 그러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 여당이 사실 윤 장관님께서 이 자리에서 여러 차래 말씀하셨는데 여당과 청와대가 책임을 져야 한다, 국회가 이렇게 파행된 거에 대한.

▶ 윤여준 : 그럼요, 국정의 책임지는 세력이니까요.

▷ 김경래 : 어쨌든 종국적으로는 여당이 책임져야 한다.

▶ 윤여준 : 물론이죠.

▷ 김경래 : 그런데 여당이 이렇게 이야기하면 제가 욕먹을 수도 있겠지만 질문이니까요. 총선에서 이길 것이 약간 눈에 보이기 때문에 지금의 어떤 정국이라든가 국회 파행이라든가 여러 가지 부분에 대해서 좀 손을 놓고 있는 게 아니냐, 상대적으로. 그렇게도 보는 시각이 있더라고요. 이거는 어떻게 보십니까?

▶ 윤여준 : 뭐 그렇게 보는 시각이 많지 않은가요? 왜냐하면 그렇지 않으면 지금 하는 일이 이해가 안 되거든요.

▷ 김경래 : 어떤 거 말씀하시는 거죠?

▶ 윤여준 : 예를 들면 지금 여야가 저렇게 격돌을 해서 극한대결의 구조를 만들어서 국회가 파행한 지가 지금 두 달인가 그렇게 되잖아요.

▷ 김경래 : 그렇죠.

▶ 윤여준 : 그러면 대통령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든지 이거를 빨리, 그렇죠? 이 대결 구도를 해소해서 국회가 열려서 추경도 통과시켜야 하고 민생 관련 법안도 통과시켜야 한다는 절박한 과제가 있잖아요. 그러면 대통령이 이거를 해소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 같은데 반대로 간단 말이에요. 예를 들면 5.18 행사장에서의 '독재자의 후예가'라는 표현이라든지 가장 최근에는 이번에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 씨 언급한 거라든지. 이거는 딱 완전히 양쪽으로 가르는 거잖아요. 대결구도를 선명하게 만드는 거라는 말이죠.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문 대통령이 저렇게 하는 게 무슨 뜻이냐? 안 그럴 것 같은데. 그러면 그다음에 나오는 대답이 뭐냐 하면 아, 이게 내년 총선에서 지면 그 이후 2년이라는 게 정말 대통령으로서는 악몽 같은 시간이 될 테니까 어떻게 하든지 총선에서 이겨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에 이기기 위해서는 이념구도를 딱 양분하는 게 유리한 지형을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나오는 거 아니겠느냐라고 보는 사람이 많아요, 지금.

▷ 김경래 : 그러면 사실 이 말씀까지 여쭤봐야 할 것 같아요. 아까 자유한국당한테 부족한 건 뭐 자유주의나 시장경제에 지금까지 그 관련된 본인의 업들, 이것들을 한번 반성하고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지금의 여당 같은 경우에는, 크게 보면 진보라고 할 수 있겠죠? 부족한 게 무엇인지. 아까 말씀하신, 좀 약간 제가 미루어 짐작하면 책임감 같은 게 좀 필요한 게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윤 장관님이 생각하시기에 지금 여당에게 부족한 것은 핵심적으로 어떤 부분인지.

▶ 윤여준 : 진보, 보수를 떠나서 여당은, 여당 국회의원은 신분이 여당 의원만이 아니라 입법부의 구성원이에요. 다수당 아닙니까, 국회의. 그러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서 할 말은 해야 해요, 경우에 따라서는. 그렇죠? 이중의 임무가 있는 거죠. 하나는 여당이기 때문에 대통령과 정부를 도와서 국정 수행에 책임을 져야 하는 측면이 하나 있고 또 그 반대쪽에는 뭐가 있느냐? 입법부 구성원으로서, 특히 다수당으로서는 입법부의 기본 임무가 뭡니까? 대통령의 행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거예요. 그래서 견제와 균형을 이뤄서 국정 운영을 해야 한다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 역할을 전혀 안 한단 말이에요. 뭐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촛불정권이라고 했으니 여당의 기본적으로 그렇죠? 대통령과 행정부에 대해서 할 말은 해 줘야 하는데 너무 추종만 한달까 이렇게 되니까 벌써 나오는 소리가 청와대의 출장소다, 뭐 심지어는 허수아비라는 이야기까지 들었잖아요. 이거는 정말 고쳐야 한다는 거죠.

▷ 김경래 : 그러니까 항상 이렇게 양쪽에서 비판을 들으시는군요.

▶ 윤여준 : 오늘도 양쪽에서 욕먹을 이야기만 했네요.

▷ 김경래 : 마지막으로 사람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보수, 진보 뭐 이렇게 보통 나눠서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정치라는 것도 사람이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 윤여준 : 그렇죠.

▷ 김경래 : 특히 <보수의 품격> 시간이니까 보수 정치인들에게 요즘은 이런 것들이 좀 부족한 것 같다, 정치인들이. 이런 게 좀 있으십니까?

▶ 윤여준 : 아휴, 뭐 그렇게까지 이야기할 그것도 못되는데 아니, 이런 생각은 하죠. 지금은 보수, 진보가 이념적 색깔이 점점 엷어지면서 중앙으로 모이는 때 아니에요. 그러면 국정 과제가 다 비슷하게. 복지를 보수가 무시할 수 있어요? 진보만의 화두입니까, 이게? 아니잖아요. 어느 나라나 다 비슷하잖아요. 그러니까 이제는 아니, 이데올로기라는 게 가치 체계니까 이념을 버려라, 이념을 초월하라 그거는 저는 말이 안 된다는 거예요. 다만 이념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 그게 무슨 뜻이냐?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절대선이라고 하지 말라는 거죠. 그렇게 되면 상대방이 절대악이 되어버린다고요. 그러면 절대악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에요, 제거해야 할 대상이지. 그렇지 않습니까? 한국 정치가 왜 이 모양입니까? 늘 나는 절대선이고 상대방은 절대악이라고 그래서 그런 거잖아요. 이거는 보수의,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그러니까 지금은 정치인들이 여야 할 것 없이 그 생각을 버리고 내가 보수 정당 사람이지만 진보 정책 좋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쓰자. 진보 정당 사람이지만 보수 정책 좋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쓰자. 나라마다 지금 이렇게 해서 비슷해지는 거잖아요. 우리라고 왜 그게 안 됩니까?

▷ 김경래 : 아마 이거를 들으시는 분들은, 정치인들 많이 듣는 것 같던데 아마 좀 귀담아서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1년 동안 이렇게 새벽에 나와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앞으로...

▶ 윤여준 : 아니, 뭐 아는 것도 별로 없는 사람이 너무 많이 떠들어서 청취자 여러분께 늘 좀 송구스러운 생각이었습니다.

▷ 김경래 : 그래도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저희들이 한 번씩 좀 모시겠습니다, 억지로라도.

▶ 윤여준 : 뭐 그럴 일 없겠죠?

▷ 김경래 :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여준 : 수고하셨습니다.

▷ 김경래 : <보수의 품격> 윤여준 전 장관님 마지막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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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래의 최강시사] 윤여준 “자유한국당이 진정한 보수세력 되려면…”
    • 입력 2019-06-10 11:19:40
    • 수정2019-06-11 10:09:50
    최강시사
- 자유한국당은 ‘반북친미’, ‘자유주의 시장경제’ 강조하는 세력 대변
- 자유주의의 이름으로 자유 탄압, 시장경제 이름으로 극심한 불평등 가져온 것에 대한 성찰 있어야
- 한국당 ‘메신저 거부현상’에 걸려있어. 지지율 보면 국민 다수는 ‘좌파독재’ 프레임 동의 안해
- 유권자 과반 차지 2040세대의 민주당-한국당 지지율 격차 심해. 이대로면 총선서 매우 어려울 것
- 협치해야할 文대통령 ‘독재자 후예, 김원봉’ 발언, 총선 승리 절박감 때문에 대결 구도 부각시킨 것
- 여당, 입법부로서 대통령과 정부 견제해야 하는데 허수아비 얘기까지 들어
-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절대선’으로 여기면 상대는 제거 대상으로 전락...정치인들 바뀌어야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보수의 품격>
■ 방송시간 : 6월 10일(월) 8:31~8:45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윤여준 (前 환경부 장관)



▷ 김경래 : 월요일 3부는 항상 이분과 함께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뜨거운 현안을 보수의 시각으로 들여다보는 시간 이렇게 저희들이 이름을 붙이고 <보수의 품격>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래서 윤여준 전 장관님이 1년여 동안 쭉 보수의 품격이 무엇인지 보여주셨는데 오늘이 마지막 시간입니다. 아쉽습니다. 어쨌든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 윤여준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저는 아쉬운데 별로 아쉬운 얼굴이 아니세요. 시원하신...

▶ 윤여준 : 아니, 그래도 1년 이상 하던 일이잖아요. 저도 막상 오늘이 되니까 좀 섭섭한데요.

▷ 김경래 : 섭섭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튜브 라이브도 진행하고 있으니까 유튜브에서 KBS1라디오 검색하고 들어오시면 되겠습니다. 사실은 저는 윤 장관님이 이렇게 나오셔서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는 건 저는 고마운 마음이 있었는데 그런데 본인은 조금 저는 부담스럽지 않으셨을까라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 윤여준 : 아니요, 어떤 면에서 부담을 느꼈을 거라고 보세요?

▷ 김경래 : 아니, 현안에 대해서 방송에 나오시니까 제가 계속 물어보잖아요. 그러니까 대답을 안 할 수는 없는데 이게 대답을 해 봤자 이게 뭐랄까요. 모든 현안에 대해서 다 개입하는 게 좀 마뜩잖은 그런 것도 있지 않으셨을까.

▶ 윤여준 : 아니, 뭐 개입을 한다면 좀 그건 정확한 표현은 아니고 그런 정치적으로, 김경래 앵커께서 관심 가질 만한 일에야 이야기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죠. 다만 평소에 부질없다는 생각은 많이 하죠. 아무리 무슨 이야기해본들 한국 정치가 안 바뀔 거라는 생각 때문에 부질없다는 생각은 항상 하지만 부질없는 짓이라도 해야 하면 해야죠.

▷ 김경래 : 아니, 이게 왜냐하면 이렇게 말씀을 하시면 또 기사가 나가잖아요, 포털 같은 데. 기사가 나가면 이름이 박아서 나가잖아요, 윤여준 이래서 직접 인용으로. 최근에 이런 어떤 현안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그런 부분들이 한 마디, 한 마디가 이렇게 무게가 있기 때문에 좀 부담스럽지 않으셨을까라는 생각이 언뜻 들어서 말씀드렸어요.

▶ 윤여준 : 아니요, 제 스스로 제 말에 무게가 있다고 생각을 해 본 일은 없고 다만 저 같은 입장을 견지하면 양쪽에서 욕을 먹기가 쉬워요.

▷ 김경래 : 그것도 그래요, 또.

▶ 윤여준 : 그런데 저는 이골이 나서 그거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제가 양심에 부끄러운 말을 했으면 수치스럽게 생각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뭐 이런 사회를 살면서 욕을 안 먹는다는 게 가능한 일이 아니죠.

▷ 김경래 : 제가 윤 장관님과 어떤 사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댓글들을 쭉 보잖아요, 저는. 보면 그런 말들이 간혹 가다 있어요. <보수의 품격> 맞냐. 너무 진보적인 이야기, 시각을 갖고 있는 거 아니냐라는 거하고 어떤 사람들은 아니다, 이거 너무 양비론 아니냐 뭐 여러 가지로 비판들이 있더라고요.

▶ 윤여준 : 그렇죠. 그런 의견들이 당연히 있을 수 있습니다.

▷ 김경래 : 거기에는 이골이 나셨구나.

▶ 윤여준 : 그럼요.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오늘은 정리한다는 입장에서 보수란 무엇인가. 너무 당론이 크고요. 그래도 이 시간의 제목이 <보수의 품격>이었는데 지금 현재 우리 사회의 이 시점에서의 보수는 어떤 특징들을 가지고 있을까 이거 한번 좀 설명을 해 주시고 가면 어떨까요.

▶ 윤여준 : 그런데 이게 추상적 가치를 이야기해야 하니까 이야기가 공중으로 뜨는.

▷ 김경래 : 그럴 수 있겠네요.

▶ 윤여준 : 이런 폐단이 생기기 때문에 저는 평소에 그런 이야기를 좀처럼 안 하려고 하죠, 제가 뭐 아는 것도 물론 짧지만. 그런데 지금 한국의 보수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평소에 이런 주장을 한 일이 있어요. 한국에 보수가 있냐, 정말로. 그러니까 개인적으로는 좋은 분들이 계시겠지만 세력으로서의 보수가 있냐. 보수 세력을 자처하는 세력은 있으나 그 세력이 과연 진정한 의미의 보수 세력이냐 하는 것에서는 제가 계속 의문을 제기했던 사람이거든요. 지금도 보수 세력이 있고 그 보수 세력의 말하자면 중심이 지금 자유한국당이잖아요.

▷ 김경래 : 그렇죠, 원내에서 따지면 당연히.

▶ 윤여준 : 그러나 과연 지금 자유한국당을 한국에서 보수 세력이라고, 진정한 의미의 보수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느냐 하는 것도 따져봐야 한다는 거죠.

▷ 김경래 : 그렇다면 말이 나온 김에 이제 오늘은 또 보수나 진보나 양쪽에 대해서 다 여쭤볼 건데 진정한 의미의 보수 세력이 아니라면 자유한국당이 부족한 건 어떤 거라고 충고를 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 윤여준 : 그러니까 요새 말로 하면 흔히 정체성 이야기를 하잖아요. 자유한국당이 대표하는 세력이 크게 두 가지 세력이 있다고 저는 평소에 봐요. 하나는 반북친미. 그렇죠? 반북친미라는 가치를 가장 중시하는 세력이 있어요. 그런데 그 세력을 저는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이유가 그 주장이 비록 합리적이지 않다 생각하더라도 그 주장이 나온 배경은 체험에서 나온다는 거예요. 한국전쟁, 그 이후에 북한의 끊임없는 무력 도발 이런 나름대로의 어떤 체험의 역사성에서 나오는 것이라서 그렇게 간단히 무시하거나 이러면 안 된다는 거죠. 그러니까 그거는 그것대로 이해는 하되 그러나 지금 시점에 그 주장이 과연 합리적인 것이냐 하는 건 따져봐야 하지만 그분들이 그런 생각 갖는 것도 이해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로 자유한국당이 대표하는 세력은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를 강조하는 세력이죠. 우리는 뭐 헌법상 자유민주주의 체제고 시장경제 체제 아니에요. 그러면 당연한 것인데,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인데 이게 왜 문제가 되느냐 하면 과거 우리 정치사를 보면 자유주의의 이름으로 자유를 탄압하는 세월이 길었어요. 그렇죠? 아니,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민주화 세력을 억압한 일도 꽤 긴 세월이 있었어요. 그렇죠? 시장경제? 해야죠. 해야 하는데 시장경제는 무엇이 전제가 되어야 하느냐. 공정 경쟁이 전제가 되지 않으면 시장경제는 의미가 없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공정한 시장 경쟁이 아니었기 때문에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을 가져왔잖아요. 그렇죠? 이 부분에 대해서 자유주의의 이름으로 자유를 탄압한 역사, 시장경제의 이름으로 극심한 경제 불평등을 가져온 것. 본의였든 본의 아니었든 이거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잖아요. 이 부분에 대해서 지금 자유한국당이 진정한 성찰을 해 본 일이 있느냐. 그게 없기 때문에 국민에게 지금 불신을 받는 거거든요. 저는 그런 점에서 지금이라도 자유한국당이 정말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 보수 세력으로 자리 잡으려면 그 문제에 대한 국민에게 일정 부분 입장 정리가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게 없으면 저는 굉장히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 김경래 : 그 입장 정리가 지금까지 된 적이 없었다?

▶ 윤여준 : 없었죠.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만 하더라도 따지고 보면 물론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거지만 그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도 탄핵당한 거 아니에요, 말하자면. 그런데 그러면 탄핵 이후에 자유한국당이 분명한 역사 앞에 얼마나 진지한 반성을 했느냐, 성찰을 했느냐는 거예요. 물론 의원들이 모여서 한번 이렇게 했죠. 국민들에게 죄를 지었다, 죄송하다 하는 걸 했지만 그거를 국민들이 가슴속으로 진정한 성찰과 반성이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저는 보는 거죠. 지금도 항상 보면, 더군다나 황교안 대표가 대표로 선출된 이후에 지금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왜냐하면 황교안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냈다는 전력 때문에 그거를 승계한 세력이라고 보는 사람이 굉장히 많아요. 동일시한다는 거죠. 다만 황 대표도 그런 걸 모를 리가 없고 내년에 선거를 치르려면 언젠가는 그런 걸 좀 감안해서 입장 정리를 할 거라고 보기는 보는데 어쨌든 그런 과정이 한번 아주 진솔한 그런 성찰과 반성 이게 있어야 저는 국민들이 새로 쳐다보기 시작할 거라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해도. 왜 메신저 거부 현상이라는 말이 있죠. 정당은 끊임없이 메시지를 국민에게 내보내서 지지를 얻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 메시지를 내보내는 메신저를 불신해버리면 메시지를 아무리 좋은 걸 내보내도 소용이 없어요. 지금 제가 볼 때 자유한국당은 일종의 메신저 거부 현상에 걸려 있다고 보는 거거든요.

▷ 김경래 : 메시지 중에 최근에 가장 강력했던 메시지가 좌파독재라는 겁니다. 지금 현 정부를 좌파독재로 규정을 하고 타도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을 하는 거잖아요, 기본적인 인식이. 그런 인식이 아까 말씀하신 자유한국당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정체성들 그걸로 좀 미루어볼 때 적절한 인식이라고 보십니까? 아니면 무리하다면 어떤 측면이 무리하다고 보시는 건가요?

▶ 윤여준 : 지난번에도 한번 이 자리에서 제가 잠깐 말씀드린 기억이 나는데 정당이 대통령을 비판하는 거니까 정당이 무슨 학술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개념의 학문적 엄밀성을 따져서 하는 건 아니었을 거다, 정치적 슬로건으로 한 것이다. 그런데 그러면 만약에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좌파독재라는 비판에 다수 국민이 동의했으면 지금 자유한국당 지지도가 저럴까요? 문 대통령 지지도가 저렇게 나오겠습니까? 그렇지 않잖아요. 지금 자유한국당 지지도는 몇 퍼센트대입니까? 지금 거의 20%대에 묶여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고정 지지층이 흩어졌다가 결속하는 효과는 있었으나 그 이상 효과를 거둘 수는 없는 게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다수 국민이 좌파독재라는 비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이잖아요.

▷ 김경래 : 이거는 좀 다른 이야기이기는 한데 이 코너 이름이 <보수의 품격>이고요. 한쪽으로는 지금 김기식 더민주원장이 <진보의 향기>라는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수와 진보를 이렇게 나누기가 여러 가지 개념적으로 쉽지 않지만 윤 장관님께서 생각하시기에는 우리 사회에 대략 보수와 진보는 어느 정도 비율로 존재한다고 보세요?

▶ 윤여준 : 아니, 뭐 항상 공식처럼 나와 있는 말이 있어요. 30:30이라는 거 아니에요.

▷ 김경래 : 콘크리트요?

▶ 윤여준 : 그렇죠, 대개 30:30으로 보는 게 숫자니까. 왜냐하면 그거는 여론조사 업무를 오래 한 분들이 다 통계를 가지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막연한 근거가 아니라 수치를 놓고 하니까 대개 30:30으로 본다는 거잖아요. 중도에 어느 경우도 투표하지 않는 사람이 한 10%는 되고. 그러니까 30:30:30이라고 보면 대개 맞는다는 게 정설처럼 되어 있는 거 아니에요. 뭐 저라고 특별히 다른 의견을 가질 만한 근거가 없죠.

▷ 김경래 : 그런데 총선을, 뭐 지방선거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총선 같은 경우에 결과가 아까 말씀하신 30:30은 기본으로 놓고 나머지 30을 누가.

▶ 윤여준 : 많이 가져가느냐에 승패가 갈리겠죠.

▷ 김경래 : 지금은 어떻다고 보세요? 지금 당장 딱 보시면.

▶ 윤여준 : 지금 같으면 자유한국당이 굉장히 불리하죠.

▷ 김경래 : 그런가요?

▶ 윤여준 : 왜냐하면 2040세대, 20대, 30대, 40대가 전체 유권자의 한 60% 가까이 된다고 봐야 해요. 55%에서 60% 사이로 봐야 한다는 건데 그 층에서 자유한국당과 지금 여당의 지지율을 비교하면 현저한 격차가 벌어진다는 거거든요. 이거는 여론조사기관에 있는 분들한테 물어보면 다 똑같은 이야기를 해요. 현재로써는 그 세대에서 굉장한 격차가 벌어진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 세대가 지금 정권에 대해서도 실망을 많이 해서 대거 투표장에 안 가는, 기권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그런데 그것만 여당이 조심을 하면 이 세대의 지지도가 워낙 격차가 크기 때문에 큰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이기기가 어렵다는 거거든요.

▷ 김경래 : 지금 상황에서는 뭐랄까요, 지금 현 여당에게 유리한 국면이다라고 보시는 거네요?

▶ 윤여준 : 현재로 보면 그렇다는. 뭐 제 의견이라기보다는 제가 평소에 여론조사기관에 있는 분들을 많이 아니까 항상 물어보면 대개 비슷한 이야기들을 하시더라고요.

▷ 김경래 : 그러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 여당이 사실 윤 장관님께서 이 자리에서 여러 차래 말씀하셨는데 여당과 청와대가 책임을 져야 한다, 국회가 이렇게 파행된 거에 대한.

▶ 윤여준 : 그럼요, 국정의 책임지는 세력이니까요.

▷ 김경래 : 어쨌든 종국적으로는 여당이 책임져야 한다.

▶ 윤여준 : 물론이죠.

▷ 김경래 : 그런데 여당이 이렇게 이야기하면 제가 욕먹을 수도 있겠지만 질문이니까요. 총선에서 이길 것이 약간 눈에 보이기 때문에 지금의 어떤 정국이라든가 국회 파행이라든가 여러 가지 부분에 대해서 좀 손을 놓고 있는 게 아니냐, 상대적으로. 그렇게도 보는 시각이 있더라고요. 이거는 어떻게 보십니까?

▶ 윤여준 : 뭐 그렇게 보는 시각이 많지 않은가요? 왜냐하면 그렇지 않으면 지금 하는 일이 이해가 안 되거든요.

▷ 김경래 : 어떤 거 말씀하시는 거죠?

▶ 윤여준 : 예를 들면 지금 여야가 저렇게 격돌을 해서 극한대결의 구조를 만들어서 국회가 파행한 지가 지금 두 달인가 그렇게 되잖아요.

▷ 김경래 : 그렇죠.

▶ 윤여준 : 그러면 대통령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든지 이거를 빨리, 그렇죠? 이 대결 구도를 해소해서 국회가 열려서 추경도 통과시켜야 하고 민생 관련 법안도 통과시켜야 한다는 절박한 과제가 있잖아요. 그러면 대통령이 이거를 해소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 같은데 반대로 간단 말이에요. 예를 들면 5.18 행사장에서의 '독재자의 후예가'라는 표현이라든지 가장 최근에는 이번에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 씨 언급한 거라든지. 이거는 딱 완전히 양쪽으로 가르는 거잖아요. 대결구도를 선명하게 만드는 거라는 말이죠.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문 대통령이 저렇게 하는 게 무슨 뜻이냐? 안 그럴 것 같은데. 그러면 그다음에 나오는 대답이 뭐냐 하면 아, 이게 내년 총선에서 지면 그 이후 2년이라는 게 정말 대통령으로서는 악몽 같은 시간이 될 테니까 어떻게 하든지 총선에서 이겨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에 이기기 위해서는 이념구도를 딱 양분하는 게 유리한 지형을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나오는 거 아니겠느냐라고 보는 사람이 많아요, 지금.

▷ 김경래 : 그러면 사실 이 말씀까지 여쭤봐야 할 것 같아요. 아까 자유한국당한테 부족한 건 뭐 자유주의나 시장경제에 지금까지 그 관련된 본인의 업들, 이것들을 한번 반성하고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지금의 여당 같은 경우에는, 크게 보면 진보라고 할 수 있겠죠? 부족한 게 무엇인지. 아까 말씀하신, 좀 약간 제가 미루어 짐작하면 책임감 같은 게 좀 필요한 게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윤 장관님이 생각하시기에 지금 여당에게 부족한 것은 핵심적으로 어떤 부분인지.

▶ 윤여준 : 진보, 보수를 떠나서 여당은, 여당 국회의원은 신분이 여당 의원만이 아니라 입법부의 구성원이에요. 다수당 아닙니까, 국회의. 그러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서 할 말은 해야 해요, 경우에 따라서는. 그렇죠? 이중의 임무가 있는 거죠. 하나는 여당이기 때문에 대통령과 정부를 도와서 국정 수행에 책임을 져야 하는 측면이 하나 있고 또 그 반대쪽에는 뭐가 있느냐? 입법부 구성원으로서, 특히 다수당으로서는 입법부의 기본 임무가 뭡니까? 대통령의 행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거예요. 그래서 견제와 균형을 이뤄서 국정 운영을 해야 한다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 역할을 전혀 안 한단 말이에요. 뭐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촛불정권이라고 했으니 여당의 기본적으로 그렇죠? 대통령과 행정부에 대해서 할 말은 해 줘야 하는데 너무 추종만 한달까 이렇게 되니까 벌써 나오는 소리가 청와대의 출장소다, 뭐 심지어는 허수아비라는 이야기까지 들었잖아요. 이거는 정말 고쳐야 한다는 거죠.

▷ 김경래 : 그러니까 항상 이렇게 양쪽에서 비판을 들으시는군요.

▶ 윤여준 : 오늘도 양쪽에서 욕먹을 이야기만 했네요.

▷ 김경래 : 마지막으로 사람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보수, 진보 뭐 이렇게 보통 나눠서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정치라는 것도 사람이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 윤여준 : 그렇죠.

▷ 김경래 : 특히 <보수의 품격> 시간이니까 보수 정치인들에게 요즘은 이런 것들이 좀 부족한 것 같다, 정치인들이. 이런 게 좀 있으십니까?

▶ 윤여준 : 아휴, 뭐 그렇게까지 이야기할 그것도 못되는데 아니, 이런 생각은 하죠. 지금은 보수, 진보가 이념적 색깔이 점점 엷어지면서 중앙으로 모이는 때 아니에요. 그러면 국정 과제가 다 비슷하게. 복지를 보수가 무시할 수 있어요? 진보만의 화두입니까, 이게? 아니잖아요. 어느 나라나 다 비슷하잖아요. 그러니까 이제는 아니, 이데올로기라는 게 가치 체계니까 이념을 버려라, 이념을 초월하라 그거는 저는 말이 안 된다는 거예요. 다만 이념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 그게 무슨 뜻이냐?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절대선이라고 하지 말라는 거죠. 그렇게 되면 상대방이 절대악이 되어버린다고요. 그러면 절대악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에요, 제거해야 할 대상이지. 그렇지 않습니까? 한국 정치가 왜 이 모양입니까? 늘 나는 절대선이고 상대방은 절대악이라고 그래서 그런 거잖아요. 이거는 보수의,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그러니까 지금은 정치인들이 여야 할 것 없이 그 생각을 버리고 내가 보수 정당 사람이지만 진보 정책 좋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쓰자. 진보 정당 사람이지만 보수 정책 좋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쓰자. 나라마다 지금 이렇게 해서 비슷해지는 거잖아요. 우리라고 왜 그게 안 됩니까?

▷ 김경래 : 아마 이거를 들으시는 분들은, 정치인들 많이 듣는 것 같던데 아마 좀 귀담아서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1년 동안 이렇게 새벽에 나와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앞으로...

▶ 윤여준 : 아니, 뭐 아는 것도 별로 없는 사람이 너무 많이 떠들어서 청취자 여러분께 늘 좀 송구스러운 생각이었습니다.

▷ 김경래 : 그래도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저희들이 한 번씩 좀 모시겠습니다, 억지로라도.

▶ 윤여준 : 뭐 그럴 일 없겠죠?

▷ 김경래 :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여준 : 수고하셨습니다.

▷ 김경래 : <보수의 품격> 윤여준 전 장관님 마지막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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