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건강 톡톡] 피부 뚫리는 ‘욕창’, 해마다 증가…‘자세 변경’이 관건

입력 2019.06.14 (08:45) 수정 2019.06.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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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구 고령화에 만성질환을 갖고 계신 분들이 늘면서 욕창 환자도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거동이 불편해 계속 누워 있게 되면 피부가 짓눌려 궤양이 생기는 건데요.

한번 발생하면, 치료가 쉽지 않고 세균감염으로 패혈증까지 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욕창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실제로 욕창 환자가 늘고 있나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먼저 욕창에 관해 설명하면요.

다른 말로 압력궤양이라고 불립니다.

신체 특정 부위에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졌을 때 피부가 혈액순환이 되지 않으면서 피부가 썩는 병입니다.

예를 들어 하반신 마비가 있는 환자의 경우 누운 상태에서 침대와 맞닿는 부위가 있겠죠.

혼자선 움직이지 못하니까, 2시간 이상 그대로 두면 중력에 의해서 눌리게 되고 모세혈관에 피가 통하지 않으니까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아 그 주변이 썩는 겁니다.

연도별로 욕창 환자를 보면, 2014년 만9천여 명에서 지난해 2만 5천여 명으로 33% 증가했습니다.

나이별로 보면, 70대부터 급격히 증가해 80대 이상이 47% 절반 가까이 차지합니다.

노인 인구가 늘면서 만성질환자, 마비 환자도 덩달아 늘기 때문입니다.

특히 욕창은 뼈가 돌출되어있는 엉덩이 부위라든지 양쪽 대퇴부위 그리고 뒤통수 이런 부분에서 잘 발생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요.

왜냐하면, 단순히 피부 자체만 벗겨진 게 아니라 깊숙이 근육과 뼈까지 썩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구멍이 생긴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상처가 깊다 보니 계속 세균 감염이 빈번히 발생하고, 이 때문에 혈액 속에 세균이 돌아다니는 패혈증까지 발전해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병입니다.

[앵커]

노인에서 증가한다고 하셨는데, 특히 취약한 분들이 있을까요?

[기자]

먼저 자기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마비 환자가 취약하겠죠.

중풍 같은 게 없더라도 전반적으로 매우 쇠약한 노인에게 잘 생길 수 있습니다.

보호자가 옆에서 수동적으로 움직여주지 않는 이상 몸이 움직이지 않을 정도를 말하는데요.

이런 경우 근육도 굳어져 있기 때문에 앞서 이야기했듯이 2시간 이상만 같은 자세로 누워있다면 욕창이 발생합니다.

한번 발생한 욕창은 소독치료나 자연치료가 거의 되지 않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병인데요.

병원에서 압력을 분산시키는 에어매트리스를 이용하거나 여러 가지 체위변경을 해줍니다.

핵심은 옆에 사람이 붙어 2시간마다 체위변경을 해줘야 하는데 보통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앵커]

결국, 계속 사람 손이 가야만 예방이 가능한 병이군요.

그렇다면 주변 여건에 따라 상황이 천차만별이겠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관리'가 핵심인 병입니다.

제가 욕창을 앓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를 직접 만나봤는데요.

이 60대 남성은 지난해 뇌진탕과 뇌출혈로 쓰러졌습니다.

수술 후 약 네 달 동안 요양병원에 있다가 엉덩이 쪽에 욕창이 발생했는데요.

결국, 피부이식수술까지 받았습니다.

보호자의 말 들어보시죠.

[허길순/욕창 환자 보호자 : "욕창이났는 데 욕창이 그렇게 중요한지 몰랐어요. 욕창을 수술하고 갔어야 되는데 요양병원에 가서 있다 보니까 관리가 안 되는 거에요."]

이런 상황은 관리가 여의치 않은 저소득층에서 더 두드러질 수밖에 없는데요.

실제로 서울시보라매병원 연구팀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전국에 욕창 입원환자를 분석한 결과, 국민건강보험 가입자 대비 의료급여 수급자에서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자의 말 들어보시죠.

[박지웅/서울시보라매병원 성형외과 교수 : "저소득층 같은 경우에는 일단 의료시설의 접근 자체도 용이하지 않을뿐더러 환자관리에 대한 의지도 매우 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없다면 앞으로도 의료급여환자 등 의료취약계층환자에 있어서는 욕창 발생률이 계속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연세의대와 삼육대 공동연구팀이 치매 진단을 받은 장기요양 1, 2등급 노인 7천8백여 명을 대상으로 장기요양서비스 유형에 따라 욕창 발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봤는데요.

시설을 이용하는 노인이 집으로 방문 서비스를 받는 노인 보다 욕창 발생위험이 6.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설에 입소해 24시간 생활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욕창 예방을 위한 적절한 케어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인 셈입니다.

욕창은 앞으로 고령화, 만성질환자의 급격한 증가와 맞물려 심각한 의료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엇보다 욕창에 취약한 노인들을 잘 돌볼 수 있도록 정부의 모니터링은 물론 노인 돌봄 종사자에 대한 교육과 의료취약계층에 대한 체계적 지원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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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분 건강 톡톡] 피부 뚫리는 ‘욕창’, 해마다 증가…‘자세 변경’이 관건
    • 입력 2019-06-14 08:48:00
    • 수정2019-06-14 09: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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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구 고령화에 만성질환을 갖고 계신 분들이 늘면서 욕창 환자도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거동이 불편해 계속 누워 있게 되면 피부가 짓눌려 궤양이 생기는 건데요.

한번 발생하면, 치료가 쉽지 않고 세균감염으로 패혈증까지 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욕창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실제로 욕창 환자가 늘고 있나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먼저 욕창에 관해 설명하면요.

다른 말로 압력궤양이라고 불립니다.

신체 특정 부위에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졌을 때 피부가 혈액순환이 되지 않으면서 피부가 썩는 병입니다.

예를 들어 하반신 마비가 있는 환자의 경우 누운 상태에서 침대와 맞닿는 부위가 있겠죠.

혼자선 움직이지 못하니까, 2시간 이상 그대로 두면 중력에 의해서 눌리게 되고 모세혈관에 피가 통하지 않으니까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아 그 주변이 썩는 겁니다.

연도별로 욕창 환자를 보면, 2014년 만9천여 명에서 지난해 2만 5천여 명으로 33% 증가했습니다.

나이별로 보면, 70대부터 급격히 증가해 80대 이상이 47% 절반 가까이 차지합니다.

노인 인구가 늘면서 만성질환자, 마비 환자도 덩달아 늘기 때문입니다.

특히 욕창은 뼈가 돌출되어있는 엉덩이 부위라든지 양쪽 대퇴부위 그리고 뒤통수 이런 부분에서 잘 발생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요.

왜냐하면, 단순히 피부 자체만 벗겨진 게 아니라 깊숙이 근육과 뼈까지 썩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구멍이 생긴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상처가 깊다 보니 계속 세균 감염이 빈번히 발생하고, 이 때문에 혈액 속에 세균이 돌아다니는 패혈증까지 발전해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병입니다.

[앵커]

노인에서 증가한다고 하셨는데, 특히 취약한 분들이 있을까요?

[기자]

먼저 자기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마비 환자가 취약하겠죠.

중풍 같은 게 없더라도 전반적으로 매우 쇠약한 노인에게 잘 생길 수 있습니다.

보호자가 옆에서 수동적으로 움직여주지 않는 이상 몸이 움직이지 않을 정도를 말하는데요.

이런 경우 근육도 굳어져 있기 때문에 앞서 이야기했듯이 2시간 이상만 같은 자세로 누워있다면 욕창이 발생합니다.

한번 발생한 욕창은 소독치료나 자연치료가 거의 되지 않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병인데요.

병원에서 압력을 분산시키는 에어매트리스를 이용하거나 여러 가지 체위변경을 해줍니다.

핵심은 옆에 사람이 붙어 2시간마다 체위변경을 해줘야 하는데 보통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앵커]

결국, 계속 사람 손이 가야만 예방이 가능한 병이군요.

그렇다면 주변 여건에 따라 상황이 천차만별이겠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관리'가 핵심인 병입니다.

제가 욕창을 앓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를 직접 만나봤는데요.

이 60대 남성은 지난해 뇌진탕과 뇌출혈로 쓰러졌습니다.

수술 후 약 네 달 동안 요양병원에 있다가 엉덩이 쪽에 욕창이 발생했는데요.

결국, 피부이식수술까지 받았습니다.

보호자의 말 들어보시죠.

[허길순/욕창 환자 보호자 : "욕창이났는 데 욕창이 그렇게 중요한지 몰랐어요. 욕창을 수술하고 갔어야 되는데 요양병원에 가서 있다 보니까 관리가 안 되는 거에요."]

이런 상황은 관리가 여의치 않은 저소득층에서 더 두드러질 수밖에 없는데요.

실제로 서울시보라매병원 연구팀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전국에 욕창 입원환자를 분석한 결과, 국민건강보험 가입자 대비 의료급여 수급자에서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자의 말 들어보시죠.

[박지웅/서울시보라매병원 성형외과 교수 : "저소득층 같은 경우에는 일단 의료시설의 접근 자체도 용이하지 않을뿐더러 환자관리에 대한 의지도 매우 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없다면 앞으로도 의료급여환자 등 의료취약계층환자에 있어서는 욕창 발생률이 계속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연세의대와 삼육대 공동연구팀이 치매 진단을 받은 장기요양 1, 2등급 노인 7천8백여 명을 대상으로 장기요양서비스 유형에 따라 욕창 발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봤는데요.

시설을 이용하는 노인이 집으로 방문 서비스를 받는 노인 보다 욕창 발생위험이 6.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설에 입소해 24시간 생활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욕창 예방을 위한 적절한 케어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인 셈입니다.

욕창은 앞으로 고령화, 만성질환자의 급격한 증가와 맞물려 심각한 의료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엇보다 욕창에 취약한 노인들을 잘 돌볼 수 있도록 정부의 모니터링은 물론 노인 돌봄 종사자에 대한 교육과 의료취약계층에 대한 체계적 지원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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