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백인만 등장하는데?…베일벗은 트럼프 2020 대선 홍보 동영상, 노림수는?

입력 2019.06.19 (06:0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 2020년 대선 캠페인 홍보 동영상, 현지시각 17일 공개

트럼프, 2020 대선 출정식 앞두고 홍보 영상 공개
백인 지지자 중심 편집…유색인종 지지자 찾기 어려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선 출정식을 하루 앞두고 새 홍보 동영상을 전격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홍보 동영상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미디어를 누구보다 잘 활용하는 트럼프가 그동안 홍보 영상을 통해 자신의 철학과 통치이념, 국정운영방향 등을 대중에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번에 공개한 영상은 2분 40초 분량이다. 홍보 동영상은 지지자들의 환호로 시작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은 검은 실루엣으로 뒷모습만 살짝 등장하고 1분 20초가 지나도록 나오지 않는다. 대신 트럼프의 강력한 내레이션이 1분여 동안 이어진다.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움직임(movement)이 있습니다. 우리는 정치기구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를 맡아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회복하고자 합니다. 마지막 한 방울의 땀과 눈물, 희망으로 우리는 일어설 것입니다. 우리는 자유, 정의, 전능하신 신이 우리에게 부여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일어설 것입니다. 여러분은 미국 역사상 최고의 선거운동에 참여해 2년 반 전에 위대한 선거를 통해 여러분의 가족과 존엄을 지켰고 운명을 탈환했고 여러분의 국가를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사회자가 트럼프를 소개한다. "신사 숙녀 여러분 미국의 대통령 도널드 J. 트럼프를 소개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2020년 대선 승리 다짐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강하게·안전하게·위대하게 만들 것"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연단에 등장한 뒤 통합을 강조하고 2020년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한다.

"우리는 하나의 통합된 움직임, 통합된 국민, 통합된 미국입니다. 여러분은 항상 국가에 충성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여러분에게 충성을 다할 대통령을 갖게 됐습니다. 이 순간부터 2020년 11월까지 계속 힘내서 싸워서 이길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선거 캐치프레이즈를 힘주어 외친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강하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선거 홍보영상을 보면 중요한 특징 몇 가지가 드러난다.

2020년 대선 홍보용 첫 영상은 철저하게 백인 유권자 맞춤형으로 제작됐다. 기존의 트럼프 홍보 영상은 외교와 경제 등에 대한 치적을 홍보하거나 대규모 투자 계획 등을 알리는데 주안점을 뒀지만, 이번 홍보 영상은 백인 유권자 결집을 위해 제작됐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반대로 그만큼 홍보 영상 안에서 유색인종 지지자를 찾는 것은 숨은그림 찾기를 해야 할 만큼 쉽지 않다.

백인 유권자 여전히 70% 육박…흑인 12%·히스패닉 12%·아시아계 4% 수준

이유는 백인 유권자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백인 유권자는 처음으로 70% 아래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69%에 달한다. 이어 흑인 12%, 히스패닉 12%, 아시아계 4%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트럼프의 2020 대선 홍보 영상은 이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어린아이와 젊은 층은 대부분이라고 할 정도로 철저히 백인만을 클로즈업하고 있다.

홍보 영상이 전략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영상 중간에 'LATINAS FOR TRUMP'라는 글이 적힌 옷을 입은 중남미 여성이 등장한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흑인 유권자 숫자를 추월한 히스패닉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힐-해리스X 여론조사, 공화당 지지 유권자 75% "사회에서 차별받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미국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 상당수가 '백인 미국인'이 사회에서 차별받는다고 생각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와 무관하지 않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지난 3월 발표한 '힐-해리스X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유권자 75%가 사회에서 차별받는다고 답변했다. 무당파 성향 유권자 55%도 이에 동의했다.

이러한 '백인 차별'에 대한 의견은 지지 정당 성향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랐는데, 민주당의 경우 유권자 38%만이 '백인이 차별에 직면한다'고 답했다. 유색인종 입장에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공화당을 지지하고 있는 백인 상당수가 백인이 차별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지시각 17일,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현지시각 17일,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트럼프 '불법이민' 이슈 다시 부각시켜…안보·일자리 이슈 선점 노려
트럼프 "불법 이민자 수백만 명 다음 주부터 쫓아낸다"

트럼프는 또 출정식을 하루 앞두고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체포와 추방을 예고했다.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지역 백인 노동자들을 겨냥한 전략적인 선언이다. 불법이민 문제는 안보는 물론 일자리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러스트 벨트 지역 백인 노동자들은 중남미 불법 이민자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트위터에 "다음 주에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무단으로 미국에 들어온 불법 이민자 수백만 명을 내보내는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에) 들어오는 속도만큼 빠르게 내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 있는 불법 이민자들은 1천 200만 명으로 추정되며, 대부분 멕시코와 중미 출신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 전역의 주요 도시에서 불법 이민자 가족에 대한 대규모 단속을 지난 몇 달간 준비해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이 계획의 실행을 예고한 것으로 추정했다.

AP통신 "100만 명 이상 불법 이민자 우선 단속 대상 될 것"

AP통신은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연방법원에서 최후 추방 명령을 받았지만, 아직 숨어다니고 있는 100만 명 이상의 불법 이민자들이 우선 단속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 다른 트윗을 통해 "멕시코는 강한 이민법을 활용해 이민자들이 (미국) 남부 국경에 도착하기 훨씬 전에 차단하는 일을 아주 잘하고 있다"며 "과테말라는 '안전한 제3국' 서명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불법이민 이슈를 2020년 대선에서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선 출정식이 열리는 플로리다 암웨이센터 앞에 모인 지지자들트럼프 대선 출정식이 열리는 플로리다 암웨이센터 앞에 모인 지지자들

트럼프 대표적 경합주 플로리다에서 대선 출정식
플로리다 승리가 백악관행 보장…트럼프, 플로리다 필승 노려

플로리다는 미국 대선에서 대표적인 스윙스테이트(경합주)이다.

전체 대통령 선거인단(538명) 가운데 캘리포니아(55명), 텍사스(38명)에 이어 뉴욕과 함께 세 번째로 많은 선거인단(29명)을 보유한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악의 스윙스테이트'로 역대 대선의 향배를 갈라온 플로리다를 출정식 장소로 선택했다. 지난 50년간 플로리다를 내주고도 백악관에 입성한 경우는 1992년 빌 클린턴이 유일할 정도이다. 2000년 대선에서 앨 고어는 이곳에서 불과 537표 차로 조지 부시에게 패했다. 2012년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곳에서 승리했고,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1% 포인트 가량 앞서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트럼프가 반드시 승리해야 할 곳으로, 출정식 장소로 플로리다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트럼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 바이든에 밀려
친 트럼프 성향 <폭스뉴스>도 트럼프 10%포인트 차 패배 예측
트럼프, 선거캠프 여론조사 전문가 3명 해고…"가짜 조사, 부정확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여론조사는 트럼프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 미국 ABC 방송이 트럼프 캠프에서 자체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를 입수해 보도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7%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통적 '스윙 스테이트인 펜실베이니아에서도 트럼프 대 바이든의 지지도는 39% 대 55%, 위스콘신에서도 41% 대 51%로 크게 벌어져 있다.

친 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 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유력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39% 대 49%로 뒤졌을 뿐 아니라 무소속인 버니 샌더스(9%포인트 차) 등 다른 민주당 후보 4명에게도 일대일 가상 대결에서 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인터넷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실망스러운 여론 조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선거캠프가 여론조사 전문가 3명을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가짜 조사' 라거나 '부정확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미국 양대 일간지인 <뉴욕타임즈>와 <워싱턴 포스트>를 "나라의 수치, 시민의 적"으로 부르며 "6년 뒤 이 끔찍한 신문들은 폐업하고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폭스뉴스 "4년 전 트럼프, 힐러리에 17%포인트 밀려…그때보다 유리"
2016년 대선 때 주요 언론 힐러리 승리 예측…2020년 미 대선 예측 쉽지 않아

트럼프는 재선에 성공할까?

폭스뉴스는 4년 전 미국 대선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17%포인트 격차로 앞섰다는 사실을 보도하며 지금은 4년 전보다 트럼프에 유리한 상황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막판에 실시한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이긴 적이 없었다. 그러나 투표함을 개봉한 결과 트럼프는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자신의 말대로 승리했다. 2020년 미국 대선 결과 예측이 쉽지 않은 이유이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 돋보기] 백인만 등장하는데?…베일벗은 트럼프 2020 대선 홍보 동영상, 노림수는?
    • 입력 2019-06-19 06:07:49
    글로벌 돋보기
트럼프 2020년 대선 캠페인 홍보 동영상, 현지시각 17일 공개

트럼프, 2020 대선 출정식 앞두고 홍보 영상 공개
백인 지지자 중심 편집…유색인종 지지자 찾기 어려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선 출정식을 하루 앞두고 새 홍보 동영상을 전격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홍보 동영상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미디어를 누구보다 잘 활용하는 트럼프가 그동안 홍보 영상을 통해 자신의 철학과 통치이념, 국정운영방향 등을 대중에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번에 공개한 영상은 2분 40초 분량이다. 홍보 동영상은 지지자들의 환호로 시작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은 검은 실루엣으로 뒷모습만 살짝 등장하고 1분 20초가 지나도록 나오지 않는다. 대신 트럼프의 강력한 내레이션이 1분여 동안 이어진다.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움직임(movement)이 있습니다. 우리는 정치기구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를 맡아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회복하고자 합니다. 마지막 한 방울의 땀과 눈물, 희망으로 우리는 일어설 것입니다. 우리는 자유, 정의, 전능하신 신이 우리에게 부여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일어설 것입니다. 여러분은 미국 역사상 최고의 선거운동에 참여해 2년 반 전에 위대한 선거를 통해 여러분의 가족과 존엄을 지켰고 운명을 탈환했고 여러분의 국가를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사회자가 트럼프를 소개한다. "신사 숙녀 여러분 미국의 대통령 도널드 J. 트럼프를 소개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2020년 대선 승리 다짐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강하게·안전하게·위대하게 만들 것"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연단에 등장한 뒤 통합을 강조하고 2020년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한다.

"우리는 하나의 통합된 움직임, 통합된 국민, 통합된 미국입니다. 여러분은 항상 국가에 충성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여러분에게 충성을 다할 대통령을 갖게 됐습니다. 이 순간부터 2020년 11월까지 계속 힘내서 싸워서 이길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선거 캐치프레이즈를 힘주어 외친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강하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선거 홍보영상을 보면 중요한 특징 몇 가지가 드러난다.

2020년 대선 홍보용 첫 영상은 철저하게 백인 유권자 맞춤형으로 제작됐다. 기존의 트럼프 홍보 영상은 외교와 경제 등에 대한 치적을 홍보하거나 대규모 투자 계획 등을 알리는데 주안점을 뒀지만, 이번 홍보 영상은 백인 유권자 결집을 위해 제작됐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반대로 그만큼 홍보 영상 안에서 유색인종 지지자를 찾는 것은 숨은그림 찾기를 해야 할 만큼 쉽지 않다.

백인 유권자 여전히 70% 육박…흑인 12%·히스패닉 12%·아시아계 4% 수준

이유는 백인 유권자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백인 유권자는 처음으로 70% 아래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69%에 달한다. 이어 흑인 12%, 히스패닉 12%, 아시아계 4%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트럼프의 2020 대선 홍보 영상은 이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어린아이와 젊은 층은 대부분이라고 할 정도로 철저히 백인만을 클로즈업하고 있다.

홍보 영상이 전략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영상 중간에 'LATINAS FOR TRUMP'라는 글이 적힌 옷을 입은 중남미 여성이 등장한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흑인 유권자 숫자를 추월한 히스패닉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힐-해리스X 여론조사, 공화당 지지 유권자 75% "사회에서 차별받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미국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 상당수가 '백인 미국인'이 사회에서 차별받는다고 생각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와 무관하지 않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지난 3월 발표한 '힐-해리스X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유권자 75%가 사회에서 차별받는다고 답변했다. 무당파 성향 유권자 55%도 이에 동의했다.

이러한 '백인 차별'에 대한 의견은 지지 정당 성향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랐는데, 민주당의 경우 유권자 38%만이 '백인이 차별에 직면한다'고 답했다. 유색인종 입장에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공화당을 지지하고 있는 백인 상당수가 백인이 차별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지시각 17일,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트럼프 '불법이민' 이슈 다시 부각시켜…안보·일자리 이슈 선점 노려
트럼프 "불법 이민자 수백만 명 다음 주부터 쫓아낸다"

트럼프는 또 출정식을 하루 앞두고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체포와 추방을 예고했다.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지역 백인 노동자들을 겨냥한 전략적인 선언이다. 불법이민 문제는 안보는 물론 일자리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러스트 벨트 지역 백인 노동자들은 중남미 불법 이민자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트위터에 "다음 주에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무단으로 미국에 들어온 불법 이민자 수백만 명을 내보내는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에) 들어오는 속도만큼 빠르게 내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 있는 불법 이민자들은 1천 200만 명으로 추정되며, 대부분 멕시코와 중미 출신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 전역의 주요 도시에서 불법 이민자 가족에 대한 대규모 단속을 지난 몇 달간 준비해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이 계획의 실행을 예고한 것으로 추정했다.

AP통신 "100만 명 이상 불법 이민자 우선 단속 대상 될 것"

AP통신은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연방법원에서 최후 추방 명령을 받았지만, 아직 숨어다니고 있는 100만 명 이상의 불법 이민자들이 우선 단속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 다른 트윗을 통해 "멕시코는 강한 이민법을 활용해 이민자들이 (미국) 남부 국경에 도착하기 훨씬 전에 차단하는 일을 아주 잘하고 있다"며 "과테말라는 '안전한 제3국' 서명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불법이민 이슈를 2020년 대선에서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선 출정식이 열리는 플로리다 암웨이센터 앞에 모인 지지자들
트럼프 대표적 경합주 플로리다에서 대선 출정식
플로리다 승리가 백악관행 보장…트럼프, 플로리다 필승 노려

플로리다는 미국 대선에서 대표적인 스윙스테이트(경합주)이다.

전체 대통령 선거인단(538명) 가운데 캘리포니아(55명), 텍사스(38명)에 이어 뉴욕과 함께 세 번째로 많은 선거인단(29명)을 보유한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악의 스윙스테이트'로 역대 대선의 향배를 갈라온 플로리다를 출정식 장소로 선택했다. 지난 50년간 플로리다를 내주고도 백악관에 입성한 경우는 1992년 빌 클린턴이 유일할 정도이다. 2000년 대선에서 앨 고어는 이곳에서 불과 537표 차로 조지 부시에게 패했다. 2012년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곳에서 승리했고,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1% 포인트 가량 앞서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트럼프가 반드시 승리해야 할 곳으로, 출정식 장소로 플로리다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트럼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 바이든에 밀려
친 트럼프 성향 <폭스뉴스>도 트럼프 10%포인트 차 패배 예측
트럼프, 선거캠프 여론조사 전문가 3명 해고…"가짜 조사, 부정확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여론조사는 트럼프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 미국 ABC 방송이 트럼프 캠프에서 자체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를 입수해 보도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7%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통적 '스윙 스테이트인 펜실베이니아에서도 트럼프 대 바이든의 지지도는 39% 대 55%, 위스콘신에서도 41% 대 51%로 크게 벌어져 있다.

친 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 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유력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39% 대 49%로 뒤졌을 뿐 아니라 무소속인 버니 샌더스(9%포인트 차) 등 다른 민주당 후보 4명에게도 일대일 가상 대결에서 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인터넷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실망스러운 여론 조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선거캠프가 여론조사 전문가 3명을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가짜 조사' 라거나 '부정확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미국 양대 일간지인 <뉴욕타임즈>와 <워싱턴 포스트>를 "나라의 수치, 시민의 적"으로 부르며 "6년 뒤 이 끔찍한 신문들은 폐업하고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폭스뉴스 "4년 전 트럼프, 힐러리에 17%포인트 밀려…그때보다 유리"
2016년 대선 때 주요 언론 힐러리 승리 예측…2020년 미 대선 예측 쉽지 않아

트럼프는 재선에 성공할까?

폭스뉴스는 4년 전 미국 대선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17%포인트 격차로 앞섰다는 사실을 보도하며 지금은 4년 전보다 트럼프에 유리한 상황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막판에 실시한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이긴 적이 없었다. 그러나 투표함을 개봉한 결과 트럼프는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자신의 말대로 승리했다. 2020년 미국 대선 결과 예측이 쉽지 않은 이유이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