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총체적 부실 드러나

입력 2019.06.19 (07:43) 수정 2019.06.19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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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식 해설위원]

'주민 생존권이 걸린 문제인데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았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는 총체적인 부실대응이 사태를 키웠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두 주 이상이나 고생을 한 뒤에 나온 이번 인천 수돗물 오염 사태의 원인은 부주의한 수계 전환 때문이라고 정부 합동조사단은 진단했습니다. 관로를 바꿀 때에는 이물질 상태를 확인하고 배수를 해 가면서 단계적으로 물을 공급해야 하는데, 부주의하게 수계를 바꿨다는 것입니다. 또 사태 초기에 탁도가 음용기준치를 넘은 경우가 있었는데도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물을 공급했습니다. 탁도계마저 고장 나 정확한 측정이 이뤄지지 않아 문제의 공촌 정수장이 이물질 공급원이 된 정황도 확인했습니다. 수계 전환 준비 과정부터 부실했고 수도 관로의 문제를 신속하게 파악해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부족했음이 드러난 것입니다. 인천시가 관계자들을 문책하고 나섰지만, 시민들은 원인 규명도 재발 방지책도 여전히 부실하다며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나섰습니다. 이번 사태로 우려되는 것은 수돗물 오염이 과연 인천만의 일일까 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다른 지역에서 일어날 경우 다른 지자체들의 대응 능력은 어떨지 우려와 의문도 제기됩니다.

전문가들은 정수장에 있는 물의 수질에만 관심을 기울였던 기존의 관리 방식에서 탈피해, 지속적인 송수관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 역시 지자체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식용수 사고에 대비하고 대응하는 체계는 물론 고도정수처리시설 확충 등 수돗물의 품질 개선을 위한 근본 대책을 서둘러야 합니다. 국민 건강과 일상생활에 직결되는 수돗물마저 믿을 수 없게 되는 상황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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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총체적 부실 드러나
    • 입력 2019-06-19 07:4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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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식 해설위원]

'주민 생존권이 걸린 문제인데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았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는 총체적인 부실대응이 사태를 키웠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두 주 이상이나 고생을 한 뒤에 나온 이번 인천 수돗물 오염 사태의 원인은 부주의한 수계 전환 때문이라고 정부 합동조사단은 진단했습니다. 관로를 바꿀 때에는 이물질 상태를 확인하고 배수를 해 가면서 단계적으로 물을 공급해야 하는데, 부주의하게 수계를 바꿨다는 것입니다. 또 사태 초기에 탁도가 음용기준치를 넘은 경우가 있었는데도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물을 공급했습니다. 탁도계마저 고장 나 정확한 측정이 이뤄지지 않아 문제의 공촌 정수장이 이물질 공급원이 된 정황도 확인했습니다. 수계 전환 준비 과정부터 부실했고 수도 관로의 문제를 신속하게 파악해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부족했음이 드러난 것입니다. 인천시가 관계자들을 문책하고 나섰지만, 시민들은 원인 규명도 재발 방지책도 여전히 부실하다며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나섰습니다. 이번 사태로 우려되는 것은 수돗물 오염이 과연 인천만의 일일까 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다른 지역에서 일어날 경우 다른 지자체들의 대응 능력은 어떨지 우려와 의문도 제기됩니다.

전문가들은 정수장에 있는 물의 수질에만 관심을 기울였던 기존의 관리 방식에서 탈피해, 지속적인 송수관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 역시 지자체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식용수 사고에 대비하고 대응하는 체계는 물론 고도정수처리시설 확충 등 수돗물의 품질 개선을 위한 근본 대책을 서둘러야 합니다. 국민 건강과 일상생활에 직결되는 수돗물마저 믿을 수 없게 되는 상황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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