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박 이틀 반이나 우리 해상 누볐다…군 경계 구멍

입력 2019.06.20 (06:32) 수정 2019.06.20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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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목선의 삼척항 정박 사건은 우리 해상 경계에 큰 문제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군 경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 선박은 부두에 정박하기 전 북방한계선 NLL을 넘어 무려 이틀 반이나 우리 해상을 누볐지만, 해군과 해경의 감시망은 전혀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김민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북한 선박이 북한 항구를 떠나 삼척항 부두에 정박하기까지는 6일이 걸렸습니다.

북한 주민 4명이 탄 소형 목선은 지난 9일 함경북도에서 출항했습니다.

이튿날인 10일 북방한계선 NLL 북쪽에서 북한 어선군에 합류했고, 이틀간 북한 어선들 틈에서 위장조업을 하다가 12일 밤 9시쯤 북방한계선 NLL을 넘어 남하했습니다.

그 뒤 울릉도 동북방 해상을 거쳐 14일 밤 9시쯤 삼척항에서 불과 4~5km 떨어진 해상에 도착했다고 군은 밝혔습니다.

목선은 엔진 정지 상태에서 밤새 대기하다가 낡이 밝자 엔진을 켜고 삼척항으로 진입했습니다.

야간에 항구에 진입할 경우 혹시 있을지 모를 군의 총격을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목선이 삼척항 부두에 정박하기 전까지 우리 해상을 무려 이틀 넘게 누볐지만 해군과 해경은 이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또 목선이 작고 기관고장으로 높은 파도에서 느리게 표류해 감시망에 잡히지 않았다는 최초 군경의 발표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군은 목선 발견 지점을 당초 해경이 방파제로 전달했지만, 포괄적으로 삼척항 인근이라고 발표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은폐 의도는 없었다고 변명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이 육지까지 올라오는 동안 아무런 눈치도 채지 못한 군이 해상 경계 실패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일부러 숨긴 것 아니냐는 의혹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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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선박 이틀 반이나 우리 해상 누볐다…군 경계 구멍
    • 입력 2019-06-20 06:32:49
    • 수정2019-06-20 06: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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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목선의 삼척항 정박 사건은 우리 해상 경계에 큰 문제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군 경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 선박은 부두에 정박하기 전 북방한계선 NLL을 넘어 무려 이틀 반이나 우리 해상을 누볐지만, 해군과 해경의 감시망은 전혀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김민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북한 선박이 북한 항구를 떠나 삼척항 부두에 정박하기까지는 6일이 걸렸습니다.

북한 주민 4명이 탄 소형 목선은 지난 9일 함경북도에서 출항했습니다.

이튿날인 10일 북방한계선 NLL 북쪽에서 북한 어선군에 합류했고, 이틀간 북한 어선들 틈에서 위장조업을 하다가 12일 밤 9시쯤 북방한계선 NLL을 넘어 남하했습니다.

그 뒤 울릉도 동북방 해상을 거쳐 14일 밤 9시쯤 삼척항에서 불과 4~5km 떨어진 해상에 도착했다고 군은 밝혔습니다.

목선은 엔진 정지 상태에서 밤새 대기하다가 낡이 밝자 엔진을 켜고 삼척항으로 진입했습니다.

야간에 항구에 진입할 경우 혹시 있을지 모를 군의 총격을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목선이 삼척항 부두에 정박하기 전까지 우리 해상을 무려 이틀 넘게 누볐지만 해군과 해경은 이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또 목선이 작고 기관고장으로 높은 파도에서 느리게 표류해 감시망에 잡히지 않았다는 최초 군경의 발표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군은 목선 발견 지점을 당초 해경이 방파제로 전달했지만, 포괄적으로 삼척항 인근이라고 발표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은폐 의도는 없었다고 변명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이 육지까지 올라오는 동안 아무런 눈치도 채지 못한 군이 해상 경계 실패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일부러 숨긴 것 아니냐는 의혹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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