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30분 동안 활보했지만…해상 감시망 ‘구멍’

입력 2019.06.20 (08:07) 수정 2019.06.2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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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삼척항에 정박한 북한 어선 파문이 가라앉질 않고 있습니다.

KBS취재결과 당초 군은 북한 어선이 우리 어선인 줄로 잘못 알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북한 주민 일부는 북한으로 돌아갔는데 돌아간 이유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남습니다.

오늘 친절한 뉴스에서 이른바 해상 노크 귀순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우정화 기자! 삼척 부둣가에 내린 북한 주민들이 우리 주민에게 휴대전화를 빌리기도 했다고요?

[기자]

네, 휴대전화를 빌리고 대화를 하는 등 우리 주민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군 발표에 따르면 최초 신고자는 방파제를 산책하던 인근 주민이었는데요,

이 주민이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니까 북한 어민이 "북에서 왔다"고 하면서 "서울에 사는 이모와 통화할 수 있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여유있게 대화를 나눈 것은 물론 부둣가 일대와 인근의 어판장까지 활보하고 다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또 있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북한 주민의 동선은 우리 주민들에게 발견된 일부일 뿐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보시는 모습대로 북한 어선이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유유히 정박한 뒤 우리 주민들에게 발견되기 전까지 약 30분 간의 시간이 있었는데, 이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겁니다.

일부 어민들은 새벽 조업을 나섰다가 바다에 있던 북한 어선을 목격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군 당국이 발표한 북한 선박의 행적을 보면 북방한계선 NLL을 넘어서 삼척항 도착까지 이틀 반이나 걸린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당초에 이 어선을 발견했는데 우리 어선인 줄 잘못 판단했다죠?

[기자]

네, 북한 어선은 NLL을 넘어서 삼척항에 도착할 때까지 해군과 해경 감시망에 전혀 걸리질 않았습니다.

특히 삼척항 인근에선 혹시나 군의 공격을 받을까봐 엔진을 끄고, 날이 밝기를 기다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날이 밝자 삼척항으로 들어왔던거죠.

또 해안 감시 레이더가 북한 선박이 부두에 접안하기 직전에 포착했는데, 우리 어선이 입항하는 것으로 잘못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NLL을 넘어서 삼척항 부둣가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총 이틀 반입니다.

그러니까 여기서도 군의 최초 발표가 또 사실과 다른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군은 당초에 북한 어선이 기관 고장으로 높은 파도에서 느리게 표류해서 감시망에 잡히지 않았다고 했는데요,

자체 동력을 이용해 항구 쪽으로 유유히 들어왔고 정확하게 부두에 정박했으니까 군 최초 발표와 다른 겁니다.

[앵커]

지금 군이 최초 발표한 것과 사실이 다른 것이 많고, 무엇보다 감시망이 뚫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군이 어제 입장을 내놨다죠?

[기자]

네, 군 입장은 한마디로 책임질 사람은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겁니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이번 사건을 경계 실패라고 규정하고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해군과 육군 관련 지휘관이 문책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정경두/국방부 장관 : "경계작전 실태를 꼼꼼하게 되짚어 보고, 이 과정에서 책임져야 할 인원이 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해경도 동해해양경찰서장을 전보조치하고, 동해지방해양경찰청장에 대해선 서면 경고했습니다.

[앵커]

군이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풀리지 않는 의문점은 남아있죠.

정부 당국이 어선에 탄 4명을 조사했는데, 남한에 온 이유가 밝혀졌습니까?

[기자]

네, 4명 중 2명은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해서 지난 18일에 송환이 됐고, 나머지 2명은 귀순의사를 밝혀 남아있습니다.

우선 귀순자 2명 중에 한 명은 어선의 선장인데, 이 선장은 가정 불화 때문에, 나머지 한 명은 북한에서 한국영화를 보다가 적발이 돼서 처벌될까 두려워서 귀순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1차 조사 결과 4명 모두 민간인이라며, 다만 중앙합동조사에서 구체적인 확인이 더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발견 당시 2명, 선장과 북한으로 돌아간 한 명이 전투복을 입고 있었지만, 국정원은 이들이 군사훈련을 받은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여전합니다.

우선 이들이 당초 북한에서 출발할 때 북에 발각되지 않으려고 북한 해상에서 위장조업까지 해가면서 남한으로 왔었는데, 이렇게까지 하고도 북으로 되돌아간 2명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또 북한 어선이 NLL을 넘은 뒤 먼저 울릉도를 향해 최단 거리로 항해해서 닻까지 내렸다가, 다시 삼척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이 부분도 추가적으로 밝혀져야 할 부분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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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주민, 30분 동안 활보했지만…해상 감시망 ‘구멍’
    • 입력 2019-06-20 08:10:17
    • 수정2019-06-20 08: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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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삼척항에 정박한 북한 어선 파문이 가라앉질 않고 있습니다.

KBS취재결과 당초 군은 북한 어선이 우리 어선인 줄로 잘못 알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북한 주민 일부는 북한으로 돌아갔는데 돌아간 이유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남습니다.

오늘 친절한 뉴스에서 이른바 해상 노크 귀순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우정화 기자! 삼척 부둣가에 내린 북한 주민들이 우리 주민에게 휴대전화를 빌리기도 했다고요?

[기자]

네, 휴대전화를 빌리고 대화를 하는 등 우리 주민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군 발표에 따르면 최초 신고자는 방파제를 산책하던 인근 주민이었는데요,

이 주민이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니까 북한 어민이 "북에서 왔다"고 하면서 "서울에 사는 이모와 통화할 수 있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여유있게 대화를 나눈 것은 물론 부둣가 일대와 인근의 어판장까지 활보하고 다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또 있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북한 주민의 동선은 우리 주민들에게 발견된 일부일 뿐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보시는 모습대로 북한 어선이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유유히 정박한 뒤 우리 주민들에게 발견되기 전까지 약 30분 간의 시간이 있었는데, 이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겁니다.

일부 어민들은 새벽 조업을 나섰다가 바다에 있던 북한 어선을 목격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군 당국이 발표한 북한 선박의 행적을 보면 북방한계선 NLL을 넘어서 삼척항 도착까지 이틀 반이나 걸린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당초에 이 어선을 발견했는데 우리 어선인 줄 잘못 판단했다죠?

[기자]

네, 북한 어선은 NLL을 넘어서 삼척항에 도착할 때까지 해군과 해경 감시망에 전혀 걸리질 않았습니다.

특히 삼척항 인근에선 혹시나 군의 공격을 받을까봐 엔진을 끄고, 날이 밝기를 기다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날이 밝자 삼척항으로 들어왔던거죠.

또 해안 감시 레이더가 북한 선박이 부두에 접안하기 직전에 포착했는데, 우리 어선이 입항하는 것으로 잘못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NLL을 넘어서 삼척항 부둣가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총 이틀 반입니다.

그러니까 여기서도 군의 최초 발표가 또 사실과 다른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군은 당초에 북한 어선이 기관 고장으로 높은 파도에서 느리게 표류해서 감시망에 잡히지 않았다고 했는데요,

자체 동력을 이용해 항구 쪽으로 유유히 들어왔고 정확하게 부두에 정박했으니까 군 최초 발표와 다른 겁니다.

[앵커]

지금 군이 최초 발표한 것과 사실이 다른 것이 많고, 무엇보다 감시망이 뚫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군이 어제 입장을 내놨다죠?

[기자]

네, 군 입장은 한마디로 책임질 사람은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겁니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이번 사건을 경계 실패라고 규정하고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해군과 육군 관련 지휘관이 문책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정경두/국방부 장관 : "경계작전 실태를 꼼꼼하게 되짚어 보고, 이 과정에서 책임져야 할 인원이 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해경도 동해해양경찰서장을 전보조치하고, 동해지방해양경찰청장에 대해선 서면 경고했습니다.

[앵커]

군이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풀리지 않는 의문점은 남아있죠.

정부 당국이 어선에 탄 4명을 조사했는데, 남한에 온 이유가 밝혀졌습니까?

[기자]

네, 4명 중 2명은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해서 지난 18일에 송환이 됐고, 나머지 2명은 귀순의사를 밝혀 남아있습니다.

우선 귀순자 2명 중에 한 명은 어선의 선장인데, 이 선장은 가정 불화 때문에, 나머지 한 명은 북한에서 한국영화를 보다가 적발이 돼서 처벌될까 두려워서 귀순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1차 조사 결과 4명 모두 민간인이라며, 다만 중앙합동조사에서 구체적인 확인이 더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발견 당시 2명, 선장과 북한으로 돌아간 한 명이 전투복을 입고 있었지만, 국정원은 이들이 군사훈련을 받은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여전합니다.

우선 이들이 당초 북한에서 출발할 때 북에 발각되지 않으려고 북한 해상에서 위장조업까지 해가면서 남한으로 왔었는데, 이렇게까지 하고도 북으로 되돌아간 2명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또 북한 어선이 NLL을 넘은 뒤 먼저 울릉도를 향해 최단 거리로 항해해서 닻까지 내렸다가, 다시 삼척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이 부분도 추가적으로 밝혀져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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