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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게 큰 ‘5만 원권’…도입 10년, 명암은?
입력 2019.06.20 (08:17) 수정 2019.06.20 (09:01)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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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전에서나 보던 신사임당을 매일같이 마주친 지도 어느덧 10년이 됐습니다

5만 원 권 지폐 이야깁니다.

신사임당의 미소가 아로새겨진 이 노란색 지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게 2009년 6월 23일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사흘 뒤면 5만원 권이 만으로 꼭 10살 생일을 맞습니다.

기억하시죠,

첫 발행 날 마치 아이돌 가수의 등장을 기다리는 팬들처럼 수백 명의 시민들이 한국은행 본점 앞에서 밤을 새가며 따끈따끈한 신권이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지문이 묻을까 흰 장갑을 준비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당시만해도 5만 원권은 새롭고 신기한 존재였습니다.

[김동기/서울시 구로동 : "식구들 한 장씩 나눠 가지려고요. 부인이랑, 아들이랑 손자랑."]

[문정자/서울시 불광동 : "참 흐뭇해요. 우리나라가 벌써 이렇게 사임당, 여자가 찍혀 나왔잖아요. 보람을 느껴요."]

세상에 나온 지 10년, 어느 새 5만 원 권은 우리 국민들이 가장 많이 쓰는 지폐가 됐습니다.

그간 시중에 풀린 5만원권은 37억1878만장, 총 185조 원 어칩니다.

발행 장수 기준으로 이미 2년 전 만원 권을 제쳤습니다.

지폐의 세대 교체인 셈입니다.

만 원 권 5장의 역할을 하다 보니 지갑이 가벼워졌고요

덕분에 화폐 관리 비용을 한 해 6백 억 원 씩 절감하는 톡톡한 효과도 봤습니다.

이렇게 편리한 5만원권이지만 경조사비만큼은 부담이 커졌습니다.

얼마를 넣어야 할까, 경조사 참석때마다 반복되는 고민입니다.

예전에는 친분 관계가 두텁지 않다 싶으면 3만 원을 넣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5만 원 권의 등장으로 어딘가 찜찜한 금액이 되버렸습니다.

설날 세뱃돈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죠?

일명 '배춧잎'을 찾던 조카들은 서서히 옛 풍경이 되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은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명 중 8명(82.4%)이 경조사비로 5만원권을 썼다고 답했습니다.

굴곡 많았던 사임당의 생애처럼 5만원권 지폐도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미 발행 필요성을 놓고 90년대부터 10여 년에 걸쳐 갑론을박이 팽팽했습니다.

가장 큰 걱정은 검은 돈이 될 거란 우려, 실제 현실이 되기도 했습니다.

2011년 전북 김제 마늘밭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마늘밭에서 발견된 5만원권 다발 110억원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발견된 돈은 이모 씨 형제가 불법 도박으로 거둔 수익금이었습니다.

상상 초월의 돈 뭉치에 한때 마늘밭 몰래 파헤치기가 유행이란 말이 나돌 정도였습니다.

5만원 고액권이 뇌물로 활용될거란 우려도 기우는 아니었습니다.

탈세와 뇌물, 비자금 사건이 터질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것이 이젠 5만원권 뭉치입니다.

1만원권으로는 사과상자에 현금 5억원, 5만원권을 사용하면 부피가 줄어드니 10억원 넘게 들어갑니다.

뇌물 전달이 보다 은밀해질 수 있게 된 겁니다.

고액자산가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쓰인단 분석도 있습니다.

지난 4월 서초구 한 아파트 장롱 위에선 5만 원권 1억 원어치 현금이 나왔습니다.

집수리하던 인부가 발견했는데 정작 주인은 돈을 잃어버린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지하로, 금고로 숨어 들어간 탓일까요.

10년간 찍어낸 5만원권 중 한국은행으로 되돌아온 것은 절반에 불과합니다.

90% 이상 돌아온 다른 지폐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입니다.

그나마 김영란법이 시행된 2016년 이후 5만원권이 돌아오는 비율은 조금씩 올라가는 추세입니다.

전자화폐 암호화폐의 등장에도 5만원 권은 발행 10년만에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았습니다.

물가 걱정을 시키지 않으면서 경제를 활성화하는 국가경제의 효녀 역할, 5만원 권에 주어진 숙젭니다.

친절한 뉴스 였습니다.
  • 무섭게 큰 ‘5만 원권’…도입 10년, 명암은?
    • 입력 2019-06-20 08:21:36
    • 수정2019-06-20 09:01:45
    아침뉴스타임
위인전에서나 보던 신사임당을 매일같이 마주친 지도 어느덧 10년이 됐습니다

5만 원 권 지폐 이야깁니다.

신사임당의 미소가 아로새겨진 이 노란색 지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게 2009년 6월 23일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사흘 뒤면 5만원 권이 만으로 꼭 10살 생일을 맞습니다.

기억하시죠,

첫 발행 날 마치 아이돌 가수의 등장을 기다리는 팬들처럼 수백 명의 시민들이 한국은행 본점 앞에서 밤을 새가며 따끈따끈한 신권이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지문이 묻을까 흰 장갑을 준비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당시만해도 5만 원권은 새롭고 신기한 존재였습니다.

[김동기/서울시 구로동 : "식구들 한 장씩 나눠 가지려고요. 부인이랑, 아들이랑 손자랑."]

[문정자/서울시 불광동 : "참 흐뭇해요. 우리나라가 벌써 이렇게 사임당, 여자가 찍혀 나왔잖아요. 보람을 느껴요."]

세상에 나온 지 10년, 어느 새 5만 원 권은 우리 국민들이 가장 많이 쓰는 지폐가 됐습니다.

그간 시중에 풀린 5만원권은 37억1878만장, 총 185조 원 어칩니다.

발행 장수 기준으로 이미 2년 전 만원 권을 제쳤습니다.

지폐의 세대 교체인 셈입니다.

만 원 권 5장의 역할을 하다 보니 지갑이 가벼워졌고요

덕분에 화폐 관리 비용을 한 해 6백 억 원 씩 절감하는 톡톡한 효과도 봤습니다.

이렇게 편리한 5만원권이지만 경조사비만큼은 부담이 커졌습니다.

얼마를 넣어야 할까, 경조사 참석때마다 반복되는 고민입니다.

예전에는 친분 관계가 두텁지 않다 싶으면 3만 원을 넣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5만 원 권의 등장으로 어딘가 찜찜한 금액이 되버렸습니다.

설날 세뱃돈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죠?

일명 '배춧잎'을 찾던 조카들은 서서히 옛 풍경이 되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은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명 중 8명(82.4%)이 경조사비로 5만원권을 썼다고 답했습니다.

굴곡 많았던 사임당의 생애처럼 5만원권 지폐도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미 발행 필요성을 놓고 90년대부터 10여 년에 걸쳐 갑론을박이 팽팽했습니다.

가장 큰 걱정은 검은 돈이 될 거란 우려, 실제 현실이 되기도 했습니다.

2011년 전북 김제 마늘밭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마늘밭에서 발견된 5만원권 다발 110억원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발견된 돈은 이모 씨 형제가 불법 도박으로 거둔 수익금이었습니다.

상상 초월의 돈 뭉치에 한때 마늘밭 몰래 파헤치기가 유행이란 말이 나돌 정도였습니다.

5만원 고액권이 뇌물로 활용될거란 우려도 기우는 아니었습니다.

탈세와 뇌물, 비자금 사건이 터질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것이 이젠 5만원권 뭉치입니다.

1만원권으로는 사과상자에 현금 5억원, 5만원권을 사용하면 부피가 줄어드니 10억원 넘게 들어갑니다.

뇌물 전달이 보다 은밀해질 수 있게 된 겁니다.

고액자산가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쓰인단 분석도 있습니다.

지난 4월 서초구 한 아파트 장롱 위에선 5만 원권 1억 원어치 현금이 나왔습니다.

집수리하던 인부가 발견했는데 정작 주인은 돈을 잃어버린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지하로, 금고로 숨어 들어간 탓일까요.

10년간 찍어낸 5만원권 중 한국은행으로 되돌아온 것은 절반에 불과합니다.

90% 이상 돌아온 다른 지폐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입니다.

그나마 김영란법이 시행된 2016년 이후 5만원권이 돌아오는 비율은 조금씩 올라가는 추세입니다.

전자화폐 암호화폐의 등장에도 5만원 권은 발행 10년만에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았습니다.

물가 걱정을 시키지 않으면서 경제를 활성화하는 국가경제의 효녀 역할, 5만원 권에 주어진 숙젭니다.

친절한 뉴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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