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디 머큐리의 나라, 잔지바르 축구팀의 기구한 사연

입력 2019.06.20 (14:01) 수정 2019.06.20 (14:3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스포츠 경기장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노래인 퀸의 77년도 작품 'We are the champions'는 실제 축구팬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발매 당시 영국에서 2위를 비롯해 전 세계 음악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적이 없어, 1위 경험이 없는 노래 중에 가장 유명한 노래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85년 라이브 에이드와 94년 미국 월드컵을 거치면서 이 노래는 발매 당시보다 더 유명해져 이제는 스포츠 하면 생각나는 노래가 되었다. 이 곡을 만든 프레디 머큐리는 지난해 개봉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통해, 70년대와 80년대를 풍미했던 과거의 우상에서 지금 어린 세대들에게도 통하는 전설 반열에 올라섰다.


프레디 머큐리-아프리카 잔지바르 출신, 인도서 학교생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도 나오는 것처럼 프레디 머큐리는 아프리카의 잔지바르 출신이다. 프레디 머큐리는 학교생활을 주로 인도에서 했기에, 인도에서 인기 있는 스포츠를 주로 한 것으로 나타난다. 크리켓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으며 권투 선수로도 활약했고, 육상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는 프레디 머큐리가 퀸 멤버들과 다투는 와중에 '복싱 실력 한번 볼까?'라는 대사가 나오기도 하고, 프레디 머큐리의 추문 기사를 다룬 기사를 보던 프레디의 아버지가 어떤 기사를 보느냐는 어머니의 질문에 '크리켓'이라고 대답하는 일화가 등장하기도 한다.

잔지바르는 FIFA 미가입국,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출전 불가

프레디 머큐리가 태어난 잔지바르에선 축구가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이지만 잔지바르는 국제축구연맹 가입국이 아니며, 아프리카 축구연맹에도 정식으로 가입하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내일부터 개막되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도 출전할 수 없다.

독자 정부를 보유하고 있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모두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지만, 잔지바르는 공식적으로 탄자니아 일부이기 때문이다. 잔지바르는 2년 전 아프리카 축구연맹에 가입했다가 번복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잔지바르 2017년 아프리카 축구연맹 가입 승인 후 번복

2017년 3월 영국의 BBC는 잔지바르가 아프리카 축구연맹의 정회원으로 승인되었다는 아프리카 축구연맹 총회 결과를 보도했다. 잔자바르가 탄자니아 일부분이긴 하지만, 독자적인 축구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잔지바르의 가입으로 아프리카 축구연맹은 55개국으로 늘어나, 유럽축구연맹과 같은 숫자를 이루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3개월 뒤 BBC는 아프리카 축구연맹의 당황스러운 유턴 속에 잔지바르가 아프리카 축구연맹 회원 자격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그 이유는 하나의 국가에서 2개의 축구 협회를 인정할 수 없다며, 하나의 국가라는 기준은 유엔 가입이 가능한 것인가를 통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잔지바르, 중앙아프리카 챔피언십 출전 가능

잔지바르는 아프리카 축구연맹의 준회원국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 축구연맹이 주최하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출전하지 못한다. 하지만 잔지바르 축구팀은 중앙아프리카 챔피언십에는 출전이 가능하다. 잔지바르는 1995년 대회에서 우간다를 물리치고 우승한 적이 있으며, 지난 2017년에는 주최국인 케냐와 2대 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패해 준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제축구연맹 회원국이 아닌 잔지바르는 지난 2006년 FIFI 월드컵이라는 FIFA 비 가입국들의 대회에 출전한 경험도 있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이 대회에는 그린란드와 북키프로스, 지브레타와 티베트, 세인트 파울리 공화국과 함께 잔지바르까지 6개국이 나섰고, 잔지바르는 북키프로스에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번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은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출전국이 확대되면서 마다가스카르와 모리타니아, 브룬디 같은 전통적인 약체팀들이 사상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는다. 스포츠에 만약이라는 가정은 언제나 부질없지만, 잔지바르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출전 자격이 있었다면 본선에 출전할 가능성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기구한 역사를 가진 잔지바르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나설 수 없지만 치열한 승부를 거쳐 탄생하는 아프리카 챔피언의 시상식에는 또다시 퀸의 'We are the champions'가 울려 퍼질 것이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전 세계적인 흥행 이후 전 세계 축구팬들은 이 노래를 들으며 프레디 머큐리를 생각할 것이고, 일부는 프레디 머큐리의 고향인 잔지바르를 다시 한 번 떠올릴 것이다. 슬픈 땅 잔지바르는 아프리카 축구 최고의 축제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프레디 머큐리의 음악을 통해 다시 한 번 기억될 것이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프레디 머큐리의 나라, 잔지바르 축구팀의 기구한 사연
    • 입력 2019-06-20 14:01:25
    • 수정2019-06-20 14:39:55
    스포츠K
전 세계 스포츠 경기장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노래인 퀸의 77년도 작품 'We are the champions'는 실제 축구팬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발매 당시 영국에서 2위를 비롯해 전 세계 음악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적이 없어, 1위 경험이 없는 노래 중에 가장 유명한 노래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85년 라이브 에이드와 94년 미국 월드컵을 거치면서 이 노래는 발매 당시보다 더 유명해져 이제는 스포츠 하면 생각나는 노래가 되었다. 이 곡을 만든 프레디 머큐리는 지난해 개봉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통해, 70년대와 80년대를 풍미했던 과거의 우상에서 지금 어린 세대들에게도 통하는 전설 반열에 올라섰다.


프레디 머큐리-아프리카 잔지바르 출신, 인도서 학교생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도 나오는 것처럼 프레디 머큐리는 아프리카의 잔지바르 출신이다. 프레디 머큐리는 학교생활을 주로 인도에서 했기에, 인도에서 인기 있는 스포츠를 주로 한 것으로 나타난다. 크리켓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으며 권투 선수로도 활약했고, 육상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는 프레디 머큐리가 퀸 멤버들과 다투는 와중에 '복싱 실력 한번 볼까?'라는 대사가 나오기도 하고, 프레디 머큐리의 추문 기사를 다룬 기사를 보던 프레디의 아버지가 어떤 기사를 보느냐는 어머니의 질문에 '크리켓'이라고 대답하는 일화가 등장하기도 한다.

잔지바르는 FIFA 미가입국,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출전 불가

프레디 머큐리가 태어난 잔지바르에선 축구가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이지만 잔지바르는 국제축구연맹 가입국이 아니며, 아프리카 축구연맹에도 정식으로 가입하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내일부터 개막되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도 출전할 수 없다.

독자 정부를 보유하고 있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모두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지만, 잔지바르는 공식적으로 탄자니아 일부이기 때문이다. 잔지바르는 2년 전 아프리카 축구연맹에 가입했다가 번복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잔지바르 2017년 아프리카 축구연맹 가입 승인 후 번복

2017년 3월 영국의 BBC는 잔지바르가 아프리카 축구연맹의 정회원으로 승인되었다는 아프리카 축구연맹 총회 결과를 보도했다. 잔자바르가 탄자니아 일부분이긴 하지만, 독자적인 축구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잔지바르의 가입으로 아프리카 축구연맹은 55개국으로 늘어나, 유럽축구연맹과 같은 숫자를 이루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3개월 뒤 BBC는 아프리카 축구연맹의 당황스러운 유턴 속에 잔지바르가 아프리카 축구연맹 회원 자격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그 이유는 하나의 국가에서 2개의 축구 협회를 인정할 수 없다며, 하나의 국가라는 기준은 유엔 가입이 가능한 것인가를 통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잔지바르, 중앙아프리카 챔피언십 출전 가능

잔지바르는 아프리카 축구연맹의 준회원국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 축구연맹이 주최하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출전하지 못한다. 하지만 잔지바르 축구팀은 중앙아프리카 챔피언십에는 출전이 가능하다. 잔지바르는 1995년 대회에서 우간다를 물리치고 우승한 적이 있으며, 지난 2017년에는 주최국인 케냐와 2대 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패해 준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제축구연맹 회원국이 아닌 잔지바르는 지난 2006년 FIFI 월드컵이라는 FIFA 비 가입국들의 대회에 출전한 경험도 있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이 대회에는 그린란드와 북키프로스, 지브레타와 티베트, 세인트 파울리 공화국과 함께 잔지바르까지 6개국이 나섰고, 잔지바르는 북키프로스에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번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은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출전국이 확대되면서 마다가스카르와 모리타니아, 브룬디 같은 전통적인 약체팀들이 사상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는다. 스포츠에 만약이라는 가정은 언제나 부질없지만, 잔지바르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출전 자격이 있었다면 본선에 출전할 가능성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기구한 역사를 가진 잔지바르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나설 수 없지만 치열한 승부를 거쳐 탄생하는 아프리카 챔피언의 시상식에는 또다시 퀸의 'We are the champions'가 울려 퍼질 것이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전 세계적인 흥행 이후 전 세계 축구팬들은 이 노래를 들으며 프레디 머큐리를 생각할 것이고, 일부는 프레디 머큐리의 고향인 잔지바르를 다시 한 번 떠올릴 것이다. 슬픈 땅 잔지바르는 아프리카 축구 최고의 축제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프레디 머큐리의 음악을 통해 다시 한 번 기억될 것이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