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울릉도 가는 길 문의?…풀리지 않는 의혹들

입력 2019.06.21 (08:06) 수정 2019.06.2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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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삼척항에 정박한 북한 어선과 관련해 정부가 수습에 나섰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한 어선이 왜 울릉도로 가려고 했는지 등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 사실과 다른 군의 최초 발표에 대해서도 은폐 의혹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어선 관련 속보 우정화 기자와 알아봅니다.

우 기자! 북한 어선이 울릉도로 방향을 정하고 왔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 북한 주민이 우리 어민들에게도 울릉도로 가는 길을 물었다죠?

[기자]

네, 북한 주민이 삼척항 부둣가에서 만난 우리 어민에게 난데없이 울릉도로 가는 길을 물었다고 합니다.

'울릉도가 어디냐', '울릉도를 어떻게 가냐'고 했다고 합니다.

어민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울릉도에 가야 되는데 전화기를 빌려달라고 처음에는 그렇게 제일 먼저 배에 선착해 가지고 그렇게 물었대요."]

북한 선박은 지난 13일, 울릉도 동북방 약 50킬로미터 지점까지 접근했다가 15일에 삼척항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선박이 울릉도로 가려다가 그냥 지나쳤을 가능성도 물론 있습니다.

군은 어선의 GPS를 분석해 정확한 항로를 조사 중입니다.

울릉도에 왜 가려고 했을까요?

이유가 정말 궁금해집니다.

[앵커]

또 하나 의문점이 북한에서 삼척항까지 6백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린데, 그만큼 충분한 기름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요? 그럼 어떻게 내려온거죠?

[기자]

네, 6백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리를 작은 목선이 어떻게 왔는지도 의문입니다.

우선 출발할 때 충분한 기름을 갖고 있었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이 정도 크기의 배는 6백킬로미터를 이동하려면 최소 기름 1톤이 필요하다는게 어민들 이야깁니다.

배가 작은데다 4명이나 타고 있어 처음부터 이 정도 기름을 다 싣지 않았을 거라는 겁니다.

특히 발견됐을 때 기름통도 없었다는게 삼척항 주민들 증언입니다.

그래서 나오는 전문가들 분석이 배가 북방한계선, NLL을 넘기 전에 함께 조업하던 북한 선단에서 기름을 중간 보급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건데, 이 역시 추정일 뿐입니다.

[앵커]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게 사실과 다른 군의 최초 발표인데요.

왜 이렇게 됐는지 이유가 일부 밝혀졌다죠?

[기자]

네, 해경이 최초로 신고를 받았고, 보고서를 썼는데 이 보고서를 본 군이 해경과 다르게 발표한 겁니다.

해경이 최초 신고를 받은 뒤 15일 오전에 작성한 상황보고서를 보면, 삼척항 방파제에서 4명이 탄 어선이 발견됐다, 이 선박이 지난 5일에 북에서 출항해 닷새 뒤인 10일에 기관고장으로 표류하다가 삼척항으로 입항했다는 걸 해경에서 확인했다고 돼 있습니다.

군은 이 내용을 해경에서 전달받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군은 이틀 뒤인 17일 선박 발견 지점을 해경과 다르게 삼척항 방파제가 아니라 삼척항 '인근'으로 발표했습니다.

군이 처음부터 방파제인 것을 알고 있었는데도 굳이 인근이라고 발표한 이유가 무엇인지, 일각에서 제기하는대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인지 밝혀져야 할 부분입니다.

[앵커]

그런데 청와대는 군의 은폐 의혹에 대해 은폐는 아니라는 입장이라죠?

[기자]

네, 청와대 입장은 한마디로 은폐는 사실과 다르며 군에 잠시 혼선이 있었다는 겁니다.

해경이 최초 보고서를 쓸 당시에 북한에서 사람이 오면 비공개 원칙에 따라 사실을 간략하게 쓰는 편인데 국방부가 최초 브리핑을 할 때 이미 해경이 발표한 걸 모르고, 표현을 다르게 했다는 겁니다.

해경은 삼척항이라고 했지만, 국방부는 삼척항 인근이라고 한 것처럼 말입니다.

특히 '인근'이라는 말은 군이 흔하게 쓰는 표현이라며 군의 은폐나 축소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북한 어선이 아무 제지없이 올 정도로 경계가 허술한 부분에 대해서는 청와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청와대는 경계작전에 대해서는 분명 안이한 대응이었다, 문제가 있다고 밝혔고, 면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별도 지시를 내려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이낙연 총리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어제 잇따라 사과했는데요,

은폐는 사실과 다르다는 청와대 입장과 달리 허위보고나 은폐의혹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혀 청와대와 온도차를 보였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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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21 08:09:50
    • 수정2019-06-21 10: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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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삼척항에 정박한 북한 어선과 관련해 정부가 수습에 나섰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한 어선이 왜 울릉도로 가려고 했는지 등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 사실과 다른 군의 최초 발표에 대해서도 은폐 의혹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어선 관련 속보 우정화 기자와 알아봅니다.

우 기자! 북한 어선이 울릉도로 방향을 정하고 왔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 북한 주민이 우리 어민들에게도 울릉도로 가는 길을 물었다죠?

[기자]

네, 북한 주민이 삼척항 부둣가에서 만난 우리 어민에게 난데없이 울릉도로 가는 길을 물었다고 합니다.

'울릉도가 어디냐', '울릉도를 어떻게 가냐'고 했다고 합니다.

어민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삼척항 어민/음성변조 : "울릉도에 가야 되는데 전화기를 빌려달라고 처음에는 그렇게 제일 먼저 배에 선착해 가지고 그렇게 물었대요."]

북한 선박은 지난 13일, 울릉도 동북방 약 50킬로미터 지점까지 접근했다가 15일에 삼척항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선박이 울릉도로 가려다가 그냥 지나쳤을 가능성도 물론 있습니다.

군은 어선의 GPS를 분석해 정확한 항로를 조사 중입니다.

울릉도에 왜 가려고 했을까요?

이유가 정말 궁금해집니다.

[앵커]

또 하나 의문점이 북한에서 삼척항까지 6백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린데, 그만큼 충분한 기름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요? 그럼 어떻게 내려온거죠?

[기자]

네, 6백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리를 작은 목선이 어떻게 왔는지도 의문입니다.

우선 출발할 때 충분한 기름을 갖고 있었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이 정도 크기의 배는 6백킬로미터를 이동하려면 최소 기름 1톤이 필요하다는게 어민들 이야깁니다.

배가 작은데다 4명이나 타고 있어 처음부터 이 정도 기름을 다 싣지 않았을 거라는 겁니다.

특히 발견됐을 때 기름통도 없었다는게 삼척항 주민들 증언입니다.

그래서 나오는 전문가들 분석이 배가 북방한계선, NLL을 넘기 전에 함께 조업하던 북한 선단에서 기름을 중간 보급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건데, 이 역시 추정일 뿐입니다.

[앵커]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게 사실과 다른 군의 최초 발표인데요.

왜 이렇게 됐는지 이유가 일부 밝혀졌다죠?

[기자]

네, 해경이 최초로 신고를 받았고, 보고서를 썼는데 이 보고서를 본 군이 해경과 다르게 발표한 겁니다.

해경이 최초 신고를 받은 뒤 15일 오전에 작성한 상황보고서를 보면, 삼척항 방파제에서 4명이 탄 어선이 발견됐다, 이 선박이 지난 5일에 북에서 출항해 닷새 뒤인 10일에 기관고장으로 표류하다가 삼척항으로 입항했다는 걸 해경에서 확인했다고 돼 있습니다.

군은 이 내용을 해경에서 전달받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군은 이틀 뒤인 17일 선박 발견 지점을 해경과 다르게 삼척항 방파제가 아니라 삼척항 '인근'으로 발표했습니다.

군이 처음부터 방파제인 것을 알고 있었는데도 굳이 인근이라고 발표한 이유가 무엇인지, 일각에서 제기하는대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인지 밝혀져야 할 부분입니다.

[앵커]

그런데 청와대는 군의 은폐 의혹에 대해 은폐는 아니라는 입장이라죠?

[기자]

네, 청와대 입장은 한마디로 은폐는 사실과 다르며 군에 잠시 혼선이 있었다는 겁니다.

해경이 최초 보고서를 쓸 당시에 북한에서 사람이 오면 비공개 원칙에 따라 사실을 간략하게 쓰는 편인데 국방부가 최초 브리핑을 할 때 이미 해경이 발표한 걸 모르고, 표현을 다르게 했다는 겁니다.

해경은 삼척항이라고 했지만, 국방부는 삼척항 인근이라고 한 것처럼 말입니다.

특히 '인근'이라는 말은 군이 흔하게 쓰는 표현이라며 군의 은폐나 축소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북한 어선이 아무 제지없이 올 정도로 경계가 허술한 부분에 대해서는 청와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청와대는 경계작전에 대해서는 분명 안이한 대응이었다, 문제가 있다고 밝혔고, 면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별도 지시를 내려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이낙연 총리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어제 잇따라 사과했는데요,

은폐는 사실과 다르다는 청와대 입장과 달리 허위보고나 은폐의혹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혀 청와대와 온도차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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