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폭력 기억하는 '수상한 집' 제주서 첫 개원

입력 2019.06.22 (17:59) 수정 2019.06.22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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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국가로부터 인생을 빼앗긴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조작 간첩 피해자들인데요,
한 피해 당사자가
국가보상금으로
이들을 기억하기 위한 공간을 만들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평범한 집 위로
하얀 집 한 채가 또 있습니다.

건물의 이름은 '수상한 집'.

억울하게 간첩으로 몰려
실형을 살고 31년 만에야 누명을 벗은
강광보 씨가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만든 곳입니다.

옥중에서 본 책들이
꽂힌 '광보의 서재'부터
같은 슬픔을 겪은
동지들의 이야기가 담긴
'진실의 목소리'까지.

이처럼 자신이 살아온 집에
국가로부터 받은 보상금을 더해
만든 공간에는
억울한 시간의 기록을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강광보/조작 간첩 피해자[인터뷰]
"그분들(국가폭력 피해자와 가족들)이 같이 모여서 아픈 기억을 말하면서 치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갔으면 나는 그 이상 바람이 없어요."


이곳의 또 다른 이름은
'제주4·3사건 이후
조작 간첩으로 수상한 세월을 보낸
내 이웃의 집'입니다.

제주에는 조작 간첩이 유독 많은데,
국가가 어루만져주지 않은
빼앗긴 시간을
이제 이 공간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김평강/조작 간첩 피해자[인터뷰]
"살 때는 억울했지만 그래도 나오니까 이런 공간이 생겨서 기분이 좋아 나도."

공간을 기획한
비영리단체는
'수상한 집'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변상철/ '지금여기에' 사무국장[인터뷰]
"전국에 있는 많은 지역에 이런 수상한 집 2탄, 3탄, 4탄이 계속 만들어져서 시민들의 의식 전환이나 국가의 사죄라든가 이런 것들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앞으로 수상한 집은
기억을 담는 공간뿐 아니라,
카페와 게스트하우스로도 활용해
사람들이 진실을 아는 문턱을
낮추게 됩니다.
KBS 뉴스 안서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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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폭력 기억하는 '수상한 집' 제주서 첫 개원
    • 입력 2019-06-22 17:59:36
    • 수정2019-06-22 22:14:41
    뉴스9(제주)
[앵커멘트]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국가로부터 인생을 빼앗긴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조작 간첩 피해자들인데요, 한 피해 당사자가 국가보상금으로 이들을 기억하기 위한 공간을 만들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평범한 집 위로 하얀 집 한 채가 또 있습니다. 건물의 이름은 '수상한 집'. 억울하게 간첩으로 몰려 실형을 살고 31년 만에야 누명을 벗은 강광보 씨가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만든 곳입니다. 옥중에서 본 책들이 꽂힌 '광보의 서재'부터 같은 슬픔을 겪은 동지들의 이야기가 담긴 '진실의 목소리'까지. 이처럼 자신이 살아온 집에 국가로부터 받은 보상금을 더해 만든 공간에는 억울한 시간의 기록을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강광보/조작 간첩 피해자[인터뷰] "그분들(국가폭력 피해자와 가족들)이 같이 모여서 아픈 기억을 말하면서 치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갔으면 나는 그 이상 바람이 없어요." 이곳의 또 다른 이름은 '제주4·3사건 이후 조작 간첩으로 수상한 세월을 보낸 내 이웃의 집'입니다. 제주에는 조작 간첩이 유독 많은데, 국가가 어루만져주지 않은 빼앗긴 시간을 이제 이 공간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김평강/조작 간첩 피해자[인터뷰] "살 때는 억울했지만 그래도 나오니까 이런 공간이 생겨서 기분이 좋아 나도." 공간을 기획한 비영리단체는 '수상한 집'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변상철/ '지금여기에' 사무국장[인터뷰] "전국에 있는 많은 지역에 이런 수상한 집 2탄, 3탄, 4탄이 계속 만들어져서 시민들의 의식 전환이나 국가의 사죄라든가 이런 것들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앞으로 수상한 집은 기억을 담는 공간뿐 아니라, 카페와 게스트하우스로도 활용해 사람들이 진실을 아는 문턱을 낮추게 됩니다. KBS 뉴스 안서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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