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북한 카드’ 꺼내든 시진핑의 속내는?

입력 2019.06.22 (21:40) 수정 2019.06.2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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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과 미국, 일본 등 20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G20 정상회의를 불과 한 주 앞두고 중국 시진핑 주석이 북한을 전격 방문했습니다.

미중, 한중 등 다수의 정상회담이 예정된 G20 개최가 임박한 시점에 시 주석이 방북한 것인데요.

이번 방북을 통해 중국이 얻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김진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중국 최고 지도자로는 14년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북한 방문.

북한은 역대급 의전으로 시진핑을 맞았습니다.

외국 정상으로는 최초로 북한 정권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금수산태양궁전에서 환영 행사가 열렸습니다.

두 정상 부부가 함께 관람한 집단체조 공연은 시 주석 맞춤형으로 내용을 대폭 수정했습니다.

김정은의 네차례 방중 후 답방 형식을 띤 이번 정상회담에 북한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시 주석의 방북 타이밍은 단순히 우연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미국과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

핵 협상에서 미국과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

'북·중 모두 미국과 대립하는 때에 중국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호 관계를 과시하며 친교에 나선 북한과 중국을 향해 미국은 각각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먼저 북한엔 강온양면의 수를 뒀습니다.

조건없는 대화가 언제든 가능하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북한을 도운 러시아 금융회사에 본보기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중국엔 유화적인 태도를 취했습니다.

북중정상회담이 발표된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만나겠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06월18일 : "난 오늘 아침 시 주석과 통화를 했습니다. 우린 G20에서 만날 것입니다. 내가 예상했던 대로 잘 흘러가고 있습니다. 중국은 미래에 대해 논의하길 원하고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시 주석과는 굉장히 좋은 관계입니다."]

미국과의 정상회담 확정 소식에 줄곧 반미 영화만 틀어 대던 중국 방송이 미군과 중국 여군의 로맨스 영화를 갑작스럽게 방영하기도 했습니다.

북중 정상회담 발표 직후에 그간 풀리지 않던 미중 무역갈등 대화의 물꼬를 다시 트게 된 셈입니다.

북미 대화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국이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옵니다.

["G20을 앞두고 방북한 것은 중국이 여전히 한반도 문제에 핵심 역할자임을 보여주려는 것."]

시진핑 주석 역시 방북 목적을 분명히 했습니다.

비단 북중 수교 70년, 방중에 대한 답방 차원이 아니라는 겁니다.

시 주석은 두 차례 가진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인 해결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힘 닿는데까지 북한을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CCTV :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북한의 합리적 안보와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핵 협상에 있어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 화답하며, 양국의 전략적 소통을 이어가길 희망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쌍방은 또한 조중 두 당과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적 의사소통을 긴밀히 하고 상호 이해와 신뢰를 두터이 하며 고위급 왕래의 전통을 유지하고 각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조를 심화시켜 나가기 위하여 공동으로 적극 노력하는 데 대하여 합의했습니다."]

보란 듯이 양국 관계를 과시하며 1박 2일 방북 일정을 마친 시진핑 주석.

양국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만남이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장 리판/중국 정치평론가 : "북한 지도자에게 '중국'이란 카드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트럼프에게 "나한테 이렇게 큰 형이 있어"라고 말할 수 있을테니까요. 중국 또한 북한처럼 카드가 필요합니다. 북핵 문제에 대해 (중국은) "김정은이 우리 말은 들어"라고 할 수 있을테니까요."]

다음주 G20정상회의 때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 주석은 '북한'이라는 유리한 패 하나를 손에 쥔 듯합니다.

북미 협상이 중단된 상태에서 북한이 제시한 새로운 제안을 시진핑이 트럼프에게 꺼내놓을지가 가장 관심삽니다.

중국 언론들은 시 주석의 방북을 연일 대서특필했습니다.

관영매체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방북 띄우기에 나서면서, 미중 무역갈등, 홍콩 시위 등으로 술렁였던 민심을 다잡는데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됐을거란 분석입니다.

대외적으로 중국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내부적으로 결속을 다지는 역할까지 톡톡히 해 낸 시진핑의 방북이

다음주 미중 정상회담 성과까지 끌어낼 수 있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핫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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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핫이슈] ‘북한 카드’ 꺼내든 시진핑의 속내는?
    • 입력 2019-06-22 22:26:40
    • 수정2019-06-24 09:25:25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한국과 미국, 일본 등 20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G20 정상회의를 불과 한 주 앞두고 중국 시진핑 주석이 북한을 전격 방문했습니다.

미중, 한중 등 다수의 정상회담이 예정된 G20 개최가 임박한 시점에 시 주석이 방북한 것인데요.

이번 방북을 통해 중국이 얻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김진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중국 최고 지도자로는 14년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북한 방문.

북한은 역대급 의전으로 시진핑을 맞았습니다.

외국 정상으로는 최초로 북한 정권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금수산태양궁전에서 환영 행사가 열렸습니다.

두 정상 부부가 함께 관람한 집단체조 공연은 시 주석 맞춤형으로 내용을 대폭 수정했습니다.

김정은의 네차례 방중 후 답방 형식을 띤 이번 정상회담에 북한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시 주석의 방북 타이밍은 단순히 우연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미국과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

핵 협상에서 미국과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

'북·중 모두 미국과 대립하는 때에 중국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호 관계를 과시하며 친교에 나선 북한과 중국을 향해 미국은 각각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먼저 북한엔 강온양면의 수를 뒀습니다.

조건없는 대화가 언제든 가능하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북한을 도운 러시아 금융회사에 본보기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중국엔 유화적인 태도를 취했습니다.

북중정상회담이 발표된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만나겠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06월18일 : "난 오늘 아침 시 주석과 통화를 했습니다. 우린 G20에서 만날 것입니다. 내가 예상했던 대로 잘 흘러가고 있습니다. 중국은 미래에 대해 논의하길 원하고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시 주석과는 굉장히 좋은 관계입니다."]

미국과의 정상회담 확정 소식에 줄곧 반미 영화만 틀어 대던 중국 방송이 미군과 중국 여군의 로맨스 영화를 갑작스럽게 방영하기도 했습니다.

북중 정상회담 발표 직후에 그간 풀리지 않던 미중 무역갈등 대화의 물꼬를 다시 트게 된 셈입니다.

북미 대화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국이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옵니다.

["G20을 앞두고 방북한 것은 중국이 여전히 한반도 문제에 핵심 역할자임을 보여주려는 것."]

시진핑 주석 역시 방북 목적을 분명히 했습니다.

비단 북중 수교 70년, 방중에 대한 답방 차원이 아니라는 겁니다.

시 주석은 두 차례 가진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인 해결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힘 닿는데까지 북한을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CCTV :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북한의 합리적 안보와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핵 협상에 있어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 화답하며, 양국의 전략적 소통을 이어가길 희망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쌍방은 또한 조중 두 당과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적 의사소통을 긴밀히 하고 상호 이해와 신뢰를 두터이 하며 고위급 왕래의 전통을 유지하고 각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조를 심화시켜 나가기 위하여 공동으로 적극 노력하는 데 대하여 합의했습니다."]

보란 듯이 양국 관계를 과시하며 1박 2일 방북 일정을 마친 시진핑 주석.

양국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만남이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장 리판/중국 정치평론가 : "북한 지도자에게 '중국'이란 카드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트럼프에게 "나한테 이렇게 큰 형이 있어"라고 말할 수 있을테니까요. 중국 또한 북한처럼 카드가 필요합니다. 북핵 문제에 대해 (중국은) "김정은이 우리 말은 들어"라고 할 수 있을테니까요."]

다음주 G20정상회의 때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 주석은 '북한'이라는 유리한 패 하나를 손에 쥔 듯합니다.

북미 협상이 중단된 상태에서 북한이 제시한 새로운 제안을 시진핑이 트럼프에게 꺼내놓을지가 가장 관심삽니다.

중국 언론들은 시 주석의 방북을 연일 대서특필했습니다.

관영매체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방북 띄우기에 나서면서, 미중 무역갈등, 홍콩 시위 등으로 술렁였던 민심을 다잡는데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됐을거란 분석입니다.

대외적으로 중국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내부적으로 결속을 다지는 역할까지 톡톡히 해 낸 시진핑의 방북이

다음주 미중 정상회담 성과까지 끌어낼 수 있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핫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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