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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노조 일방적 폭력?’…현장기자 “씁쓸하다”
입력 2019.06.23 (08:00) 저널리즘 토크쇼 J
“용역들이 노조원들을 못 들어오게 막으면서 양측의 물리적 충돌은 있었지만 '노조원들이 소화기를 쐈다'고 묘사한 대다수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닙니다. 저는 용역이 노조원들에게 소화기를 먼저 분사하는 것을 똑똑히 봤습니다. 당시 사태를 목격한 기자는 저밖에 없었어요. 다른 기사들을 보며 씁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현장에 없었다면 사측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쓰지 않았을까" (비즈한국 박현광 기자, '저널리즘 토크쇼 J' 인터뷰 중)

지난 31일, 현대중공업은 노동자들의 반대를 피해 주주총회 시간과 장소를 바꿔 3분 만에 법인 분할을 결정했다. 주주총회 전부터 사측과 노조 간 대립이 극에 달했고, 노조는 29일부터 예정된 주주총회 장소에서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주주총회 당일에는 사측이 동원한 용역과 노조원들 사이의 물리적 충돌도 빚어졌다.

현대重 노조는 왜 나섰는가?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 언론

관련 기사들은 쏟아졌다. 그러나 갈등의 배경을 제대로 짚은 중앙 언론 보도는 극히 드물었다. '불법 점거', '극한 대치', '경찰 폭행' 등의 제목들만 있었을 뿐 노사 간의 갈등은 왜 극에 달한 것인지, 왜 노동자들은 파업과 집회에 나선 것인지는 배제된 보도가 대부분이었다.


'J'에 출연한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교수는 "현대중공업은 생산 파트만 분할해 '신설 현대중공업'으로 울산에 남겨두고, '한국조선해양'이라는 중간지주회사를 만들기로 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우량 자산을 다 가져가게 되고 앞으로 인수할 대우조선해양도 '한국조선해양' 소속이 된다. 대규모 독점 조선사로 탄생하는'한국조선해양'은 부채비율이 62.1%에서 1.5%로 줄어든다. 그런데 대부분의 노동자가 남은 울산의 '신설 현대중공업'은 부채 비율이 115%로 늘어나는 구조다. 남게 되는 울산의 노동자들은 추후 고용 불안과 함께, 악의적으로 '구조조정' 당할 가능성이 커진다. 노동자는 당연히 이 같은 물적 분할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현대중공업의 현 노사갈등 배경을 설명했다.

“'사측 직원 실명 위기?' 사측 입장만 받아쓴 언론

지난달 27일, 노조원들은 주주총회장으로 예정돼있던 울산 한마음회관을 기습 점거했고 이 과정에서 노사충돌이 빚어졌다. 언론은 당시 상황을 어떻게 보도했을까. 노조 폭력으로 사 측 직원이 '실명 위기'에 놓였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현대重 노조 또 폭력...본관 유리문 깨 직원 실명 위기>(한국경제), <노조, 본관 뚫으려다 유리 박살...막던 직원 실명 위기>(조선일보), <현대중공업 노조, 주총장 점거 농성 사측 "경비원 7명 부상...1명 실명 위기">(중앙일보)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미디어오늘'은 경찰 관계자를 취재해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다수의 언론들이 '7명이 병원으로 옮겨졌고 1명은 실명 위기'라고 한 사측 주장을 그대로 받아쓴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종강 교수는 “병원에 간 인원은 3명이었는데 모두 당일 치료를 마치고 돌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직원이 ‘실명 위기’에 빠졌다고 보도한 언론은 20곳이 넘는다. 이후 오보였다는 정정기사를 낸 언론사는 중앙일보 한 곳에 불과했다. 그러나 ‘노조 폭력으로 직원 실명 위기’라는 큰 기사들만 독자들이 기억할 뿐, '사실이 아니었다'는 작은 기사를 사람들이 봤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라고 말했다.

하 교수는 또 이 같은 보도에 실린 '사진'도 주목했다. "‘실명 위기’라고 보도한 매체들이 실은 현장 사진을 보면 귀퉁이에 ‘현대중공업 제공’이라고 쓰인 사진들이 많다. 사측에서 제공한 사진이라는 뜻이다. 전체적인 맥락이 아니라 가장 폭력적으로 보이는 일부 장면들이 결국 보도된 것이다. 언론이 보도하는 노조원의 모습은 실제보다 과장돼있다. 노조원들의 집회나 점거 상황을 살펴보면 항상 그 앞에 훨씬 센 폭력이 선행돼있지만 그것은 보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현장 기자, "노조, 먼저 소화기 분사 안 해"
주주총회 당일인 지난달 31일 상황을 다루는 기사들은 어땠을까. 조선일보는 <장소 옮긴 주총, 9분 만에 끝… 뒤늦게 달려온 노조는 건물에 화풀이> 기사에서 "주총이 끝난 사실을 알게 된 일부 조합원은 울산대 체육관에 난입해 책걸상을 집어던지고 소화기를 분사하며 분노를 표시했다. 주총장 좌석 420개 중 100개가량이 훼손됐다. 체육관 유리창이 깨지고 내부 벽이 뚫렸다"고 현장을 묘사했다.


그러나 사태를 직접 목격한 비즈한국 박현광 기자는 ‘사실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박 기자는 'J'와의 인터뷰에서 직접 촬영한 현장 영상을 공개하며, '소화기는 용역이 쐈다'고 전했다. 박 기자는 “용역들이 노조원들에게 소화기를 먼저 분사하는 것을 똑똑히 봤고, 그들은 나와의 인터뷰에서도 소화기를 분사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노조원이 쏘는 것을 본 기자는 없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측은 나와의 통화에서도 여전히 부인하는 입장이다. 노조원들이 소화기를 쏘고 벽을 부수는 난동을 부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장에 있던 기자로서, 노조의 폭력만 부각되는 보도들을 보며 씁쓸했다"고 밝혔다.

‘비즈한국’ 박현광 기자‘비즈한국’ 박현광 기자

하 교수는 “대부분의 기자가 현장에 가서 취재하고 특수한 경우에 못 가야 하는데, 지금 현장에서 취재해서 기사를 쓴 기자가 얼마나 되는가. 한국 언론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J'패널인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도 "기자의 기본은 현장 취재인데, 사측이 제공하는 대단히 일방적인 정보를 썼다는 것은 문제다. 산업부 기자들이 노동을 다루는 경우가 많은데, 일반적으로 기업들과 관계를 더 긴밀하게 맺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랬을 때 기자들이 만드는 보도의 방식이 어떨지, 그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민 피해 속출?” ‘중앙언론’과 달랐던 울산 언론


노조의 파업과 집회 보도에서 등장하는 또 다른 단골 프레임은 "시민들의 피해"다. TV조선은 지난달 28일 메인뉴스에서 "노조가 점거한 건물에 입주한 식당 등 업체 10곳은 이틀째 영업을 못하고 있다”는 식당 운영자의 인터뷰와 “학생들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금요일까지 휴업을 결정한 회관 내 외국인학교 교장대행의 인터뷰 등을 담았다. '피해 커진 극장·식당 "장사 언제 다시 할지..."(서울경제) 등 '시민 피해'를 집중 조명한 기사들이 많았다.


그러나 울산 지역 언론 보도는 달랐다. 울산지역신문인 ‘경상일보’는 <노조 점거농성 ‘소음 0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울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29일까지 접수된 소음·교통혼잡 민원은 0건이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시위를 하게 되면 소음 민원이 폭주하는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현상이란 게 경찰의 설명이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27일은 한마음회관 휴관일이라 입점 상가가 전부 쉬었다는 점, 회관 내 외국인학교는 29일부터 31일까지 수학여행이나 체험 활동 등이 계획돼 있어 피해는 크지 않다고도 했다.



'울산MBC 뉴스데스크'는 해당 사안을 보도하며 현 상황에 허탈감을 느끼는 울산 동구민들을 조명했다. 안전시설조차 변변치 않던 선박 건조 현장에서 40년 가까이 일해온 노동자와 ‘노동자가 있어 현대중공업이 세계적인 글로벌 회사가 됐다’는 시민들의 이야기가 실렸다. 'KBS울산 뉴스9'도 "(한마음회관) 농성은 닷새나 이어졌지만, 이 기간에 경찰과 구청에 신고된 주민들의 소음 신고는 없었다"며 시민 불편만을 강조하는 보도를 반박했다.

'J' 고정 패널인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는 지역과 중앙 언론 보도가 다른 양상에 대해 “지역 언론은 기본적으로 해당 지역 문제에 대해 좀 더 많은 정보를 안고 있어 당연히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이른바 ‘중앙 언론’이 노동 문제를 다루는 태도다. 친기업적, 반 지역적인 태도로 손쉽게 이념적인 글쓰기를 하고 있다. 마치 한국 경제 전반을 고민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특정 기업과 사주를 고민하고 있다. 특히 '경제지'의 경우 상당 부분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이나 광고주를 인식하고 있다. 압도적으로 기울어진 보도들이, 노동자나 노조원을 대하는 국민의 태도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고 말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나홀로 브리핑'

지난 12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후속 조치에 대해 브리핑 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그러나 기자들은 없었고, 텅 빈 기자회견에서 박 장관이 준비된 입장문만 읽어내려간 채 브리핑은 종료됐다. 법무부 측이 기자들의 거듭된 요청에도 "장관 발표 후 질의응답은 없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아, 법조기자단이 회의를 거쳐 간담회를 보이콧하고 배포된 자료도 보도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박 장관의 '언론 기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법무부 출입기자들은 "과거사위를 출범시킨 장관으로서 상황을 정리할 책임이 있었다고 봤다. 과거사위가 검찰에게 김학의 전 차관 사건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은 점 등에 대한 박 장관의 입장을 물을 예정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질의응답 자체가 거부당했고 앞으로를 위해 보이콧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 'J'는 취임 이후 줄곧 '불통 논란'을 일으켰던 박상기 법무부장관의 '나홀로 기자회견' 논란과 시사점도 짚어본다.


'저널리즘토크쇼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다. 오는 16일(일요일) 밤 10시 3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되는 J 49회에서는 <소통 강조한 文정부 '나홀로 기자회견' 朴법무장관>, <언론이 노조에 대한 편견을 만드는 3가지 방법>을 주제로 방송된다.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 팟캐스트 MC 최욱, 안톤 숄츠 독일 기자,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교수, KBS 김빛이라 기자가 출연한다.
  • ‘현대重 노조 일방적 폭력?’…현장기자 “씁쓸하다”
    • 입력 2019-06-23 08:00:37
    저널리즘 토크쇼 J
“용역들이 노조원들을 못 들어오게 막으면서 양측의 물리적 충돌은 있었지만 '노조원들이 소화기를 쐈다'고 묘사한 대다수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닙니다. 저는 용역이 노조원들에게 소화기를 먼저 분사하는 것을 똑똑히 봤습니다. 당시 사태를 목격한 기자는 저밖에 없었어요. 다른 기사들을 보며 씁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현장에 없었다면 사측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쓰지 않았을까" (비즈한국 박현광 기자, '저널리즘 토크쇼 J' 인터뷰 중)

지난 31일, 현대중공업은 노동자들의 반대를 피해 주주총회 시간과 장소를 바꿔 3분 만에 법인 분할을 결정했다. 주주총회 전부터 사측과 노조 간 대립이 극에 달했고, 노조는 29일부터 예정된 주주총회 장소에서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주주총회 당일에는 사측이 동원한 용역과 노조원들 사이의 물리적 충돌도 빚어졌다.

현대重 노조는 왜 나섰는가?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 언론

관련 기사들은 쏟아졌다. 그러나 갈등의 배경을 제대로 짚은 중앙 언론 보도는 극히 드물었다. '불법 점거', '극한 대치', '경찰 폭행' 등의 제목들만 있었을 뿐 노사 간의 갈등은 왜 극에 달한 것인지, 왜 노동자들은 파업과 집회에 나선 것인지는 배제된 보도가 대부분이었다.


'J'에 출연한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교수는 "현대중공업은 생산 파트만 분할해 '신설 현대중공업'으로 울산에 남겨두고, '한국조선해양'이라는 중간지주회사를 만들기로 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우량 자산을 다 가져가게 되고 앞으로 인수할 대우조선해양도 '한국조선해양' 소속이 된다. 대규모 독점 조선사로 탄생하는'한국조선해양'은 부채비율이 62.1%에서 1.5%로 줄어든다. 그런데 대부분의 노동자가 남은 울산의 '신설 현대중공업'은 부채 비율이 115%로 늘어나는 구조다. 남게 되는 울산의 노동자들은 추후 고용 불안과 함께, 악의적으로 '구조조정' 당할 가능성이 커진다. 노동자는 당연히 이 같은 물적 분할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현대중공업의 현 노사갈등 배경을 설명했다.

“'사측 직원 실명 위기?' 사측 입장만 받아쓴 언론

지난달 27일, 노조원들은 주주총회장으로 예정돼있던 울산 한마음회관을 기습 점거했고 이 과정에서 노사충돌이 빚어졌다. 언론은 당시 상황을 어떻게 보도했을까. 노조 폭력으로 사 측 직원이 '실명 위기'에 놓였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현대重 노조 또 폭력...본관 유리문 깨 직원 실명 위기>(한국경제), <노조, 본관 뚫으려다 유리 박살...막던 직원 실명 위기>(조선일보), <현대중공업 노조, 주총장 점거 농성 사측 "경비원 7명 부상...1명 실명 위기">(중앙일보)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미디어오늘'은 경찰 관계자를 취재해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다수의 언론들이 '7명이 병원으로 옮겨졌고 1명은 실명 위기'라고 한 사측 주장을 그대로 받아쓴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종강 교수는 “병원에 간 인원은 3명이었는데 모두 당일 치료를 마치고 돌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직원이 ‘실명 위기’에 빠졌다고 보도한 언론은 20곳이 넘는다. 이후 오보였다는 정정기사를 낸 언론사는 중앙일보 한 곳에 불과했다. 그러나 ‘노조 폭력으로 직원 실명 위기’라는 큰 기사들만 독자들이 기억할 뿐, '사실이 아니었다'는 작은 기사를 사람들이 봤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라고 말했다.

하 교수는 또 이 같은 보도에 실린 '사진'도 주목했다. "‘실명 위기’라고 보도한 매체들이 실은 현장 사진을 보면 귀퉁이에 ‘현대중공업 제공’이라고 쓰인 사진들이 많다. 사측에서 제공한 사진이라는 뜻이다. 전체적인 맥락이 아니라 가장 폭력적으로 보이는 일부 장면들이 결국 보도된 것이다. 언론이 보도하는 노조원의 모습은 실제보다 과장돼있다. 노조원들의 집회나 점거 상황을 살펴보면 항상 그 앞에 훨씬 센 폭력이 선행돼있지만 그것은 보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현장 기자, "노조, 먼저 소화기 분사 안 해"
주주총회 당일인 지난달 31일 상황을 다루는 기사들은 어땠을까. 조선일보는 <장소 옮긴 주총, 9분 만에 끝… 뒤늦게 달려온 노조는 건물에 화풀이> 기사에서 "주총이 끝난 사실을 알게 된 일부 조합원은 울산대 체육관에 난입해 책걸상을 집어던지고 소화기를 분사하며 분노를 표시했다. 주총장 좌석 420개 중 100개가량이 훼손됐다. 체육관 유리창이 깨지고 내부 벽이 뚫렸다"고 현장을 묘사했다.


그러나 사태를 직접 목격한 비즈한국 박현광 기자는 ‘사실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박 기자는 'J'와의 인터뷰에서 직접 촬영한 현장 영상을 공개하며, '소화기는 용역이 쐈다'고 전했다. 박 기자는 “용역들이 노조원들에게 소화기를 먼저 분사하는 것을 똑똑히 봤고, 그들은 나와의 인터뷰에서도 소화기를 분사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노조원이 쏘는 것을 본 기자는 없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측은 나와의 통화에서도 여전히 부인하는 입장이다. 노조원들이 소화기를 쏘고 벽을 부수는 난동을 부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장에 있던 기자로서, 노조의 폭력만 부각되는 보도들을 보며 씁쓸했다"고 밝혔다.

‘비즈한국’ 박현광 기자‘비즈한국’ 박현광 기자

하 교수는 “대부분의 기자가 현장에 가서 취재하고 특수한 경우에 못 가야 하는데, 지금 현장에서 취재해서 기사를 쓴 기자가 얼마나 되는가. 한국 언론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J'패널인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도 "기자의 기본은 현장 취재인데, 사측이 제공하는 대단히 일방적인 정보를 썼다는 것은 문제다. 산업부 기자들이 노동을 다루는 경우가 많은데, 일반적으로 기업들과 관계를 더 긴밀하게 맺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랬을 때 기자들이 만드는 보도의 방식이 어떨지, 그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민 피해 속출?” ‘중앙언론’과 달랐던 울산 언론


노조의 파업과 집회 보도에서 등장하는 또 다른 단골 프레임은 "시민들의 피해"다. TV조선은 지난달 28일 메인뉴스에서 "노조가 점거한 건물에 입주한 식당 등 업체 10곳은 이틀째 영업을 못하고 있다”는 식당 운영자의 인터뷰와 “학생들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금요일까지 휴업을 결정한 회관 내 외국인학교 교장대행의 인터뷰 등을 담았다. '피해 커진 극장·식당 "장사 언제 다시 할지..."(서울경제) 등 '시민 피해'를 집중 조명한 기사들이 많았다.


그러나 울산 지역 언론 보도는 달랐다. 울산지역신문인 ‘경상일보’는 <노조 점거농성 ‘소음 0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울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29일까지 접수된 소음·교통혼잡 민원은 0건이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시위를 하게 되면 소음 민원이 폭주하는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현상이란 게 경찰의 설명이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27일은 한마음회관 휴관일이라 입점 상가가 전부 쉬었다는 점, 회관 내 외국인학교는 29일부터 31일까지 수학여행이나 체험 활동 등이 계획돼 있어 피해는 크지 않다고도 했다.



'울산MBC 뉴스데스크'는 해당 사안을 보도하며 현 상황에 허탈감을 느끼는 울산 동구민들을 조명했다. 안전시설조차 변변치 않던 선박 건조 현장에서 40년 가까이 일해온 노동자와 ‘노동자가 있어 현대중공업이 세계적인 글로벌 회사가 됐다’는 시민들의 이야기가 실렸다. 'KBS울산 뉴스9'도 "(한마음회관) 농성은 닷새나 이어졌지만, 이 기간에 경찰과 구청에 신고된 주민들의 소음 신고는 없었다"며 시민 불편만을 강조하는 보도를 반박했다.

'J' 고정 패널인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는 지역과 중앙 언론 보도가 다른 양상에 대해 “지역 언론은 기본적으로 해당 지역 문제에 대해 좀 더 많은 정보를 안고 있어 당연히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이른바 ‘중앙 언론’이 노동 문제를 다루는 태도다. 친기업적, 반 지역적인 태도로 손쉽게 이념적인 글쓰기를 하고 있다. 마치 한국 경제 전반을 고민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특정 기업과 사주를 고민하고 있다. 특히 '경제지'의 경우 상당 부분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이나 광고주를 인식하고 있다. 압도적으로 기울어진 보도들이, 노동자나 노조원을 대하는 국민의 태도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고 말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나홀로 브리핑'

지난 12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후속 조치에 대해 브리핑 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그러나 기자들은 없었고, 텅 빈 기자회견에서 박 장관이 준비된 입장문만 읽어내려간 채 브리핑은 종료됐다. 법무부 측이 기자들의 거듭된 요청에도 "장관 발표 후 질의응답은 없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아, 법조기자단이 회의를 거쳐 간담회를 보이콧하고 배포된 자료도 보도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박 장관의 '언론 기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법무부 출입기자들은 "과거사위를 출범시킨 장관으로서 상황을 정리할 책임이 있었다고 봤다. 과거사위가 검찰에게 김학의 전 차관 사건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은 점 등에 대한 박 장관의 입장을 물을 예정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질의응답 자체가 거부당했고 앞으로를 위해 보이콧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 'J'는 취임 이후 줄곧 '불통 논란'을 일으켰던 박상기 법무부장관의 '나홀로 기자회견' 논란과 시사점도 짚어본다.


'저널리즘토크쇼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다. 오는 16일(일요일) 밤 10시 3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되는 J 49회에서는 <소통 강조한 文정부 '나홀로 기자회견' 朴법무장관>, <언론이 노조에 대한 편견을 만드는 3가지 방법>을 주제로 방송된다.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 팟캐스트 MC 최욱, 안톤 숄츠 독일 기자,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교수, KBS 김빛이라 기자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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