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원전 사고, ‘총체적 인재(人災)’

입력 2019.06.25 (07:42) 수정 2019.06.2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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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일상 해설위원]

안전불감증이 또 확인됐습니다. 지난달 10일 발생한 영광원전 한빛 1호기 사고 조사 결과 관리부실로 인한 인재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사상 처음으로 특별 사법경찰관을 투입해 특별조사를 벌였습니다. 중간조사 결과이긴 하지만 원자력 안전 관리 전반에 걸친 총체적인 난맥상을 드러낸 셈입니다.

원자로 제어능 측정법을 14년 만에 바꾸면서 출력 계산을 잘못했는가 하면 원자로의 이상을 막는 제어봉 조작도 미숙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자로 출력이 제한치를 초과했지만 즉시 정지 규정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면허가 없는 작업자가 감독자 지시 없이 제어봉을 조작한 정황도 나왔습니다. 제한치가 5%인 열 출력 수치가 18%까지 높아진 것은 계산 오류에서 비롯됐다는 결론도 나왔습니다. 측정법을 바꾸고도 담당자는 관련 교육조차 받지 않았습니다. 제어봉 시험 전 필수적인 회의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운전 미숙과 기계 오작동은 예고된 결말이었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제어봉 구동장치 등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재발 방지책 등 안전 대책도 발표할 방침입니다. 지난 1월에도 한빛 2호기와 월성 3호기가 조작 잘못과 부품 문제 등으로 비상 정지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원전의 고장과 사고가 잇따르면서 탈원전 논란 속에 안전 문제도 뒷전으로 밀린 것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원자력 안전을 담당하는 기구의 구성과 전문성도 논란거리입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9명이 정원이지만 최근 6개월 동안 5명만으로 운영돼 왔습니다. 지난 21일에야 상임위원 1명이 추가 임명됐지만, 여전히 원자력 전공자가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원전 사고는 한번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옵니다. 따라서 전반적인 안전 실태와 운영 체계를 철저히 재검 점해야 합니다.
탈원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원전은 앞으로도 70년 이상은 우리의 주요 에너지원이기 때문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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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원전 사고, ‘총체적 인재(人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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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06-25 08: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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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일상 해설위원]

안전불감증이 또 확인됐습니다. 지난달 10일 발생한 영광원전 한빛 1호기 사고 조사 결과 관리부실로 인한 인재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사상 처음으로 특별 사법경찰관을 투입해 특별조사를 벌였습니다. 중간조사 결과이긴 하지만 원자력 안전 관리 전반에 걸친 총체적인 난맥상을 드러낸 셈입니다.

원자로 제어능 측정법을 14년 만에 바꾸면서 출력 계산을 잘못했는가 하면 원자로의 이상을 막는 제어봉 조작도 미숙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자로 출력이 제한치를 초과했지만 즉시 정지 규정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면허가 없는 작업자가 감독자 지시 없이 제어봉을 조작한 정황도 나왔습니다. 제한치가 5%인 열 출력 수치가 18%까지 높아진 것은 계산 오류에서 비롯됐다는 결론도 나왔습니다. 측정법을 바꾸고도 담당자는 관련 교육조차 받지 않았습니다. 제어봉 시험 전 필수적인 회의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운전 미숙과 기계 오작동은 예고된 결말이었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제어봉 구동장치 등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재발 방지책 등 안전 대책도 발표할 방침입니다. 지난 1월에도 한빛 2호기와 월성 3호기가 조작 잘못과 부품 문제 등으로 비상 정지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원전의 고장과 사고가 잇따르면서 탈원전 논란 속에 안전 문제도 뒷전으로 밀린 것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원자력 안전을 담당하는 기구의 구성과 전문성도 논란거리입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9명이 정원이지만 최근 6개월 동안 5명만으로 운영돼 왔습니다. 지난 21일에야 상임위원 1명이 추가 임명됐지만, 여전히 원자력 전공자가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원전 사고는 한번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옵니다. 따라서 전반적인 안전 실태와 운영 체계를 철저히 재검 점해야 합니다.
탈원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원전은 앞으로도 70년 이상은 우리의 주요 에너지원이기 때문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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