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간 씻지 못하고 방치”…미국 국경 불법 이민자 아동 실태

입력 2019.06.26 (12:33) 수정 2019.06.2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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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국경을 넘어왔다가 부모와 격리된 불법 이민자 아동들이 몇 주간 씻지 못한 채 극도로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돼 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민주당 주도로 마련된 불법 이민자 처우 개선 법안에 대해 백악관은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최동혁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미국 남부 국경 구금소는 체포된 불법 이민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입니다.

얇은 은박지 한 장을 덮고 자야 하는 신세.

특히 부모와 격리된 아동들은 극도로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돼 있어 문제가 심각합니다.

치약, 비누는 물론 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아 3주간 씻지 못한 아이들이 수두룩하더라는 겁니다.

[하킴 제프리스/하원의원/민주당 : "아동 수용시설에는 비누도 기저귀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인간의 품위조차 지킬 수 없는 거죠."]

열악한 실태가 알려지면서 미국 정부는 지난 10일, 5만2천 명이 넘는 아이들을 보건부 시설로 이송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시설에선 침상이 부족해 아동들을 다시 구금소로 돌려보내야만 했다고 현지언론은 전했습니다.

[낸시 펠로스/하원의장/민주당 : "오늘 우리가 하는 일은 이들을 구제해 주는 겁니다."]

아이들이 충격적인 구금 환경에 내몰리고 있지만, 연방의회에 제출된 이민자 처우개선 법안은 정쟁 속에 처리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주도로 마련된 5조 2천억 원 규모의 불법 이민자 처우개선 법안에 국경장벽 건설 등 국경안보 강화 조항이 빠져있다는 이유로 백악관은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불법 이민자 아동들이 열악한 환경에 방치되고 있다는 실태가 폭로돼 논란이 이는 가운데, 존 샌더스 세관국경보호국 국장대행은 오늘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KBS 뉴스 최동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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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주간 씻지 못하고 방치”…미국 국경 불법 이민자 아동 실태
    • 입력 2019-06-26 12:34:49
    • 수정2019-06-26 12:40:17
    뉴스 12
[앵커]

미국 국경을 넘어왔다가 부모와 격리된 불법 이민자 아동들이 몇 주간 씻지 못한 채 극도로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돼 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민주당 주도로 마련된 불법 이민자 처우 개선 법안에 대해 백악관은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최동혁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미국 남부 국경 구금소는 체포된 불법 이민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입니다.

얇은 은박지 한 장을 덮고 자야 하는 신세.

특히 부모와 격리된 아동들은 극도로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돼 있어 문제가 심각합니다.

치약, 비누는 물론 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아 3주간 씻지 못한 아이들이 수두룩하더라는 겁니다.

[하킴 제프리스/하원의원/민주당 : "아동 수용시설에는 비누도 기저귀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인간의 품위조차 지킬 수 없는 거죠."]

열악한 실태가 알려지면서 미국 정부는 지난 10일, 5만2천 명이 넘는 아이들을 보건부 시설로 이송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시설에선 침상이 부족해 아동들을 다시 구금소로 돌려보내야만 했다고 현지언론은 전했습니다.

[낸시 펠로스/하원의장/민주당 : "오늘 우리가 하는 일은 이들을 구제해 주는 겁니다."]

아이들이 충격적인 구금 환경에 내몰리고 있지만, 연방의회에 제출된 이민자 처우개선 법안은 정쟁 속에 처리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주도로 마련된 5조 2천억 원 규모의 불법 이민자 처우개선 법안에 국경장벽 건설 등 국경안보 강화 조항이 빠져있다는 이유로 백악관은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불법 이민자 아동들이 열악한 환경에 방치되고 있다는 실태가 폭로돼 논란이 이는 가운데, 존 샌더스 세관국경보호국 국장대행은 오늘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KBS 뉴스 최동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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