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숙취운전, 실수 아닌 범죄다

입력 2019.06.27 (07:43) 수정 2019.06.2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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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석 해설위원

제2의 윤창호법이 시행되면서 요즘 달라진 길거리 풍경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동이 환하게 튼 아침에 이뤄지는 출근길 음주단속입니다. 전날 마신 술이 덜 깬 채 운전하는 이른바 '숙취 운전'이 주요 대상입니다. 단속 첫날에만 150명이 넘는 운전자가 적발돼 면허가 취소되거나 정지됐습니다.

사실 '숙취 운전'은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닙니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출근시간대 음주단속에 걸린 운전자는 8만 명에 이릅니다. 특히 음주 사고 열건 가운데 한 건은 출근 시간대인 오전 6시부터 10시 사이 술이 덜 깬 상태로 차를 몰다 발생했습니다. 최근엔 유명 배우와 프로야구 선수가 전날 밤 술을 마신 뒤 다음 날 아침 운전을 하다 적발됐고, 올해 초엔 현직 검사가 숙취 운전으로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숙취운전'의 위험성은 과학적으로도 이미 검증된 사안입니다. 통상 체중 70킬로그램인 남성이 소주 한 병을 마셨다면 알코올이 분해되는 데는 최소 4시간, 두 병을 마셨다면 8시간 이상이 걸립니다. 전날 밤 과음을 했다면, 충분한 숙면을 취했더라도 아침까지 알코올 성분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고, 그만큼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는 겁니다. 영국의 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숙취 운전자는 맑은 정신의 운전자보다 운전 속도는 시속 15킬로미터 가량 빠르고, 차선 이탈은 4배, 신호 위반은 2배나 많았습니다.

이번에 강화된 단속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3%는 단 한잔의 음주운전도 용납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젠 술을 한잔이라도 마셨다면 절대로 운전대를 잡지 않는다는 인식 전환이 시급합니다. 특히 전날 과음을 했다면 다음날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하거나 불가피할 경우 대리운전을 하는 식으로 운전 문화를 바꿔야 합니다. 음주운전은 본인은 물론 무고한 타인의 생명을 앗아가는 중대범죄이자 잠재적 살인행위입니다. 아침 출근길 술이 덜 깬 채 차를 모는 '숙취 운전' 역시 더는 실수가 아니라 범죄행위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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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숙취운전, 실수 아닌 범죄다
    • 입력 2019-06-27 07:50:14
    • 수정2019-06-27 17: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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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석 해설위원

제2의 윤창호법이 시행되면서 요즘 달라진 길거리 풍경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동이 환하게 튼 아침에 이뤄지는 출근길 음주단속입니다. 전날 마신 술이 덜 깬 채 운전하는 이른바 '숙취 운전'이 주요 대상입니다. 단속 첫날에만 150명이 넘는 운전자가 적발돼 면허가 취소되거나 정지됐습니다.

사실 '숙취 운전'은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닙니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출근시간대 음주단속에 걸린 운전자는 8만 명에 이릅니다. 특히 음주 사고 열건 가운데 한 건은 출근 시간대인 오전 6시부터 10시 사이 술이 덜 깬 상태로 차를 몰다 발생했습니다. 최근엔 유명 배우와 프로야구 선수가 전날 밤 술을 마신 뒤 다음 날 아침 운전을 하다 적발됐고, 올해 초엔 현직 검사가 숙취 운전으로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숙취운전'의 위험성은 과학적으로도 이미 검증된 사안입니다. 통상 체중 70킬로그램인 남성이 소주 한 병을 마셨다면 알코올이 분해되는 데는 최소 4시간, 두 병을 마셨다면 8시간 이상이 걸립니다. 전날 밤 과음을 했다면, 충분한 숙면을 취했더라도 아침까지 알코올 성분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고, 그만큼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는 겁니다. 영국의 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숙취 운전자는 맑은 정신의 운전자보다 운전 속도는 시속 15킬로미터 가량 빠르고, 차선 이탈은 4배, 신호 위반은 2배나 많았습니다.

이번에 강화된 단속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3%는 단 한잔의 음주운전도 용납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젠 술을 한잔이라도 마셨다면 절대로 운전대를 잡지 않는다는 인식 전환이 시급합니다. 특히 전날 과음을 했다면 다음날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하거나 불가피할 경우 대리운전을 하는 식으로 운전 문화를 바꿔야 합니다. 음주운전은 본인은 물론 무고한 타인의 생명을 앗아가는 중대범죄이자 잠재적 살인행위입니다. 아침 출근길 술이 덜 깬 채 차를 모는 '숙취 운전' 역시 더는 실수가 아니라 범죄행위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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