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 위법 예배당 ‘사랑의 교회’…서초구청장은 “계속 허가”

입력 2019.06.28 (06:13) 수정 2019.06.2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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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도로점용 특혜 논란이 있는 서울 사랑의교회 행사에 참석해 점용 허가를 계속 내주겠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과거 허가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던 박원순 시장도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했습니다.

문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달 초, 새 예배당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헌당식'이 사랑의교회에서 열렸습니다.

그런데 이 예배당은 허가가 취소될 위기에 있는 건물입니다.

서초동 대법원 사거리 근처 참나리길.

사랑의교회는 이 도로 아래, 지하공간을 점유해 교회 건물을 만들었습니다.

도로 지하를 사용할 수 있도록 2010년 서초구가 도로 점용 허가를 내줬는데, 이게 특혜 논란을 불렀습니다.

일부 주민들이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도 허가를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공공시설도 아닌 교회가 영구적으로 공공 용지인 도로에 사적인 권리를 설정하는 행위는 위법하고, 안전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헌당식에 참석한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지금까지의 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조은희/서초구청장 : "이제 서초구청이 할 일은 영원히 이 성전이 예수님의 사랑을 열방에 널리 널리 퍼지게 하도록 점용 허가를 계속해 드리는 겁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7년 전 시의회에서 서초구청의 도로 점용 허가가 잘못됐다고 말했던 박원순 서울시장도 축하의 말을 건넸습니다.

[박원순/서울시장 : "이제 정말 멋진 교회 헌당으로 인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성령의 축복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도로 점용 허가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이르면 다음 달로 예상됩니다.

[허진민/원고 측 변호사 : "소송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헌당식을 했다는 거고 사랑의교회가 대법원에 무언의 압박을 하는 거라고 생각이 들고요."]

서초구청은 초대를 받아서 참석한 조 구청장이 덕담한 것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서울시는 박 시장이 개인 자격으로 헌당식에 참석했고, 도로 점용 허가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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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심 위법 예배당 ‘사랑의 교회’…서초구청장은 “계속 허가”
    • 입력 2019-06-28 06:14:21
    • 수정2019-06-28 08: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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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도로점용 특혜 논란이 있는 서울 사랑의교회 행사에 참석해 점용 허가를 계속 내주겠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과거 허가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던 박원순 시장도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했습니다.

문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달 초, 새 예배당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헌당식'이 사랑의교회에서 열렸습니다.

그런데 이 예배당은 허가가 취소될 위기에 있는 건물입니다.

서초동 대법원 사거리 근처 참나리길.

사랑의교회는 이 도로 아래, 지하공간을 점유해 교회 건물을 만들었습니다.

도로 지하를 사용할 수 있도록 2010년 서초구가 도로 점용 허가를 내줬는데, 이게 특혜 논란을 불렀습니다.

일부 주민들이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도 허가를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공공시설도 아닌 교회가 영구적으로 공공 용지인 도로에 사적인 권리를 설정하는 행위는 위법하고, 안전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헌당식에 참석한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지금까지의 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조은희/서초구청장 : "이제 서초구청이 할 일은 영원히 이 성전이 예수님의 사랑을 열방에 널리 널리 퍼지게 하도록 점용 허가를 계속해 드리는 겁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7년 전 시의회에서 서초구청의 도로 점용 허가가 잘못됐다고 말했던 박원순 서울시장도 축하의 말을 건넸습니다.

[박원순/서울시장 : "이제 정말 멋진 교회 헌당으로 인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성령의 축복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도로 점용 허가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이르면 다음 달로 예상됩니다.

[허진민/원고 측 변호사 : "소송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헌당식을 했다는 거고 사랑의교회가 대법원에 무언의 압박을 하는 거라고 생각이 들고요."]

서초구청은 초대를 받아서 참석한 조 구청장이 덕담한 것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서울시는 박 시장이 개인 자격으로 헌당식에 참석했고, 도로 점용 허가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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