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원도 없이 성큼성큼…파격에 파격이 이어진 만남

입력 2019.07.01 (12:18) 수정 2019.07.01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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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3시 46분, 북미 정상이 역사적 만남을 하던 순간.

그 모습 다시 보실까요.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내 친구."]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이런 데서 각하를 만나게 될 줄 생각 못했습니다."]

마이프렌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어깨를 세 번 톡톡 두드리기까지하며 친밀감을 드러냈습니다.

각하! 김 위원장, 각하라는 극존칭을 사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예우했습니다.

각자의 방식대로, 최고의 표현을 썼습니다.

사실, 파격은 이미 두 사람의 만남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군사분계선을 향해 걸어가던 이 순간.

수행원이나 경호원도 없이 혼자였습니다.

말 그대로 파격이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비슷했는데, 현송월 노동당 부부장 등 핵심 측근 수행원 일부만 대동한 채 걸어나왔습니다.

과거 남북, 북미 정상회담 때 모습을 드러냈던 이른바 '방탄경호단'은 보이질 않았습니다.

사실 경호에선 또 한 번 이례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정상들간의 동선을 조율하기 위해서 적대국 사이인 남북미의 경호원들이 모여서 이야기까지 나눈 겁니다.

역사적 현장을 담는 취재진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혹여나 역사적인 장면을 놓칠까, 긴장에 긴장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북한 기자가 이른바 취재진들이 제일 싫어한다는 앞을 가리는 행동을 하자, 살벌한 고성이 터져나왔습니다.

["이봐요!"]

[외신 기자 : "어디로 가야 하는 거예요?"]

말도 안 통하는데 외신 기자들은 더 힘들었겠죠?

회담 장소도 미리 알려진 게 없어서 허둥지둥이었습니다.

특히 남북미 정상이 자유의 집 앞에서 만나던 순간에는 둥글게 에워싼 세 나라 경호원과 의전단, 이걸 놓치지 않으려는 취재진이 뒤엉켜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실무협상을 거쳐서 충분한 사전 조율을 거쳐 열린 앞선 정상회담들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표정변화도 화제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는 다소 굳은 표정이다가, 50여 분간의 회담을 마치고 나왔을 때는 긴장이 풀렸는지 이렇게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헤어짐의 순간, 김 위원장은 갑자기 문 대통령을 와락 끌어안았습니다.

협상이 만족스러웠다는 것일까요? 아니면 고마움의 표현이었을까요?

시간을 좀 되돌려보겠습니다.

판문점 만남 때문에 사실 주목을 덜 받고 있는데, 판문점에 오기전 한미 정상은 미군 부대인 캠프 보니파스에 들렀습니다.

이곳에서 트럼프 대통령, "4분 만 있으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다"고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듯 했습니다.

그 탓이었을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방명록에 싸인을 하더니 문재인 대통령이 싸인을 하는 중에도 먼저 자리를 떠버립니다.

이렇게 부산스럽게 말입니다.

판문점 만남을 마친 후 오산 미 공군기지를 방문할 땐 등장하면서 록 음악을 틀고, 전용헬기인 마린 원을 연단까지 타고 왔습니다.

영화같은 등장.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답다는 평가였습니다.

파격에 파격, 또 파격.

예상치 못한 전격적인 만남은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고 끝났습니다.

KBS 뉴스 우정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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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호원도 없이 성큼성큼…파격에 파격이 이어진 만남
    • 입력 2019-07-01 12:21:58
    • 수정2019-07-01 13:06:25
    뉴스 12
어제 오후 3시 46분, 북미 정상이 역사적 만남을 하던 순간.

그 모습 다시 보실까요.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내 친구."]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이런 데서 각하를 만나게 될 줄 생각 못했습니다."]

마이프렌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어깨를 세 번 톡톡 두드리기까지하며 친밀감을 드러냈습니다.

각하! 김 위원장, 각하라는 극존칭을 사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예우했습니다.

각자의 방식대로, 최고의 표현을 썼습니다.

사실, 파격은 이미 두 사람의 만남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군사분계선을 향해 걸어가던 이 순간.

수행원이나 경호원도 없이 혼자였습니다.

말 그대로 파격이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비슷했는데, 현송월 노동당 부부장 등 핵심 측근 수행원 일부만 대동한 채 걸어나왔습니다.

과거 남북, 북미 정상회담 때 모습을 드러냈던 이른바 '방탄경호단'은 보이질 않았습니다.

사실 경호에선 또 한 번 이례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정상들간의 동선을 조율하기 위해서 적대국 사이인 남북미의 경호원들이 모여서 이야기까지 나눈 겁니다.

역사적 현장을 담는 취재진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혹여나 역사적인 장면을 놓칠까, 긴장에 긴장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북한 기자가 이른바 취재진들이 제일 싫어한다는 앞을 가리는 행동을 하자, 살벌한 고성이 터져나왔습니다.

["이봐요!"]

[외신 기자 : "어디로 가야 하는 거예요?"]

말도 안 통하는데 외신 기자들은 더 힘들었겠죠?

회담 장소도 미리 알려진 게 없어서 허둥지둥이었습니다.

특히 남북미 정상이 자유의 집 앞에서 만나던 순간에는 둥글게 에워싼 세 나라 경호원과 의전단, 이걸 놓치지 않으려는 취재진이 뒤엉켜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실무협상을 거쳐서 충분한 사전 조율을 거쳐 열린 앞선 정상회담들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표정변화도 화제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는 다소 굳은 표정이다가, 50여 분간의 회담을 마치고 나왔을 때는 긴장이 풀렸는지 이렇게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헤어짐의 순간, 김 위원장은 갑자기 문 대통령을 와락 끌어안았습니다.

협상이 만족스러웠다는 것일까요? 아니면 고마움의 표현이었을까요?

시간을 좀 되돌려보겠습니다.

판문점 만남 때문에 사실 주목을 덜 받고 있는데, 판문점에 오기전 한미 정상은 미군 부대인 캠프 보니파스에 들렀습니다.

이곳에서 트럼프 대통령, "4분 만 있으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다"고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듯 했습니다.

그 탓이었을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방명록에 싸인을 하더니 문재인 대통령이 싸인을 하는 중에도 먼저 자리를 떠버립니다.

이렇게 부산스럽게 말입니다.

판문점 만남을 마친 후 오산 미 공군기지를 방문할 땐 등장하면서 록 음악을 틀고, 전용헬기인 마린 원을 연단까지 타고 왔습니다.

영화같은 등장.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답다는 평가였습니다.

파격에 파격, 또 파격.

예상치 못한 전격적인 만남은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고 끝났습니다.

KBS 뉴스 우정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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