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생 ‘대소변 가혹행위’…“부대는 뭐했나?”

입력 2019.07.03 (12:17) 수정 2019.07.0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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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처럼 엽기적이고 눈에 띌만큼 폭력적인 가혹 행위가 몇 달간 지속됐는데 해당 부대는 무엇을 한 걸까요?

지난달 중순 피해자의 동료 병사가 이런 사실을 상관에 보고하고 나서야 해당 부대는 뒤늦게 상황 파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부대 책임자들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어도 피해 병사가 겪고 있는 고충을 사전에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다는 게 저희 취재 결과입니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병사의 피해 사실이 처음 보고된 건 지난달 12일, 이날 밤 동료 병사가 소대장에게 보고한 겁니다.

첫 보고 이후 헌병에 수사를 의뢰하기까지 나흘이 걸렸습니다.

그 사이 가해 병사는 부대 허락을 받고 하루 외박까지 했습니다.

피해 병사 가족들은 부대 지휘관들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어도 가혹행위를 미리 막을 수 있었을 거라고 말합니다.

[피해 병사 친형 : "(군 생활 초기에) 동생이 좀 적응을 못한다 힘들어한다고 그 정도는 중대장님이 얘기를 하긴 했어요. 그걸 부대 내에서 몰랐다는 건 아쉬움이 있죠."]

지난 달 초엔 피해 병사의 돈 씀씀이가 월급 30여만 원보다 훨씬 많은 사실을 수상히 여겨 부대에서 조사를 벌인 적도 있습니다.

당시 갈취 행위가 의심됐지만, 피해 병사의 진술이 소극적이란 이유로 별다른 조치 없이 넘어갔습니다.

그 사이 가해 병사는 피해 병사 가족에게 전화까지 걸어 거짓말을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피해 병사 친형 : "금전 조사를 했는데 동생이 말을 잘 못했다. 말을 잘 못해서 동생에게 피해가 안 가게 형님이 돈을 그냥 빌려받았다고 얘기를 좀 해달라. 간부한테 연락오면..."]

월급 카드도 가해 병사가 대신 관리하겠다며 가져갔다고 합니다.

수사가 시작된 지 보름이 지났지만, 군 수사 당국은 아직도 구체적인 가혹행위와 피해 사실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해 병사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겁에 질린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군 당국은 전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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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기생 ‘대소변 가혹행위’…“부대는 뭐했나?”
    • 입력 2019-07-03 12:19:14
    • 수정2019-07-03 12: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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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처럼 엽기적이고 눈에 띌만큼 폭력적인 가혹 행위가 몇 달간 지속됐는데 해당 부대는 무엇을 한 걸까요?

지난달 중순 피해자의 동료 병사가 이런 사실을 상관에 보고하고 나서야 해당 부대는 뒤늦게 상황 파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부대 책임자들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어도 피해 병사가 겪고 있는 고충을 사전에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다는 게 저희 취재 결과입니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병사의 피해 사실이 처음 보고된 건 지난달 12일, 이날 밤 동료 병사가 소대장에게 보고한 겁니다.

첫 보고 이후 헌병에 수사를 의뢰하기까지 나흘이 걸렸습니다.

그 사이 가해 병사는 부대 허락을 받고 하루 외박까지 했습니다.

피해 병사 가족들은 부대 지휘관들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어도 가혹행위를 미리 막을 수 있었을 거라고 말합니다.

[피해 병사 친형 : "(군 생활 초기에) 동생이 좀 적응을 못한다 힘들어한다고 그 정도는 중대장님이 얘기를 하긴 했어요. 그걸 부대 내에서 몰랐다는 건 아쉬움이 있죠."]

지난 달 초엔 피해 병사의 돈 씀씀이가 월급 30여만 원보다 훨씬 많은 사실을 수상히 여겨 부대에서 조사를 벌인 적도 있습니다.

당시 갈취 행위가 의심됐지만, 피해 병사의 진술이 소극적이란 이유로 별다른 조치 없이 넘어갔습니다.

그 사이 가해 병사는 피해 병사 가족에게 전화까지 걸어 거짓말을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피해 병사 친형 : "금전 조사를 했는데 동생이 말을 잘 못했다. 말을 잘 못해서 동생에게 피해가 안 가게 형님이 돈을 그냥 빌려받았다고 얘기를 좀 해달라. 간부한테 연락오면..."]

월급 카드도 가해 병사가 대신 관리하겠다며 가져갔다고 합니다.

수사가 시작된 지 보름이 지났지만, 군 수사 당국은 아직도 구체적인 가혹행위와 피해 사실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해 병사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겁에 질린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군 당국은 전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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