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납품한 것처럼 위장…‘제2 프로포폴’ 판 일당 구속

입력 2019.07.05 (19:24) 수정 2019.07.05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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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병원에 납품한 것처럼 위장해서 이른바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과 유사한 효과의 약품을 불법으로 유통한 일당이 구속됐습니다.

이 약품들은 주로 유흥업소 종사자들에게 팔려나갔습니다.

김용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찰이 흰색 승용차 트렁크를 엽니다.

돗자리와 삽자루만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트렁크 속받침을 열어보니, 흰 상자 속 약품들이 나옵니다.

뒷좌석에 있던 가방 안에서도 약품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른바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과 유사한 성분의 '에토미데이트'라는 의약품입니다.

이 약품은 주로 전신마취제로 쓰이는데, 약사나 한약사가 아니면 판매할 수 없습니다.

에토미데이트를 싣고 다닌 차주는 30대 남성 A씨로, 주로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들에게 1,400만 원 상당의 에토미데이트를 팔거나 직접 주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조사결과 A 씨는 의약품 도매상인 40대 남성과 중간 판매책 두 사람을 거쳐 300박스 가량을 사들였습니다.

도매상은 4억 천만 원 상당의 에토미데이트를 한 병원에 납품한 것처럼 꾸며 빼돌린 뒤 이를 판매책을 통해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안선모/서울 강남경찰서 형사과장 : "도매상과 병원 사이에 허위 거래 관계로 인해서 약을 만들어서 중간 유통책에게 넘긴 그런 사례가 되겠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병원 측은 에토미데이트를 빼돌리려는 건지 몰랐고, 매출을 좀 높게 잡아달라고 요청해 그렇게 해준 것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경찰은 약사법 위반 혐의로 직접 주사를 놓은 판매책 등 2명을 구속하고, 병원 관계자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한편 지난 1월엔 20대 여성이 모텔에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한 뒤 의식이 저하됐고 이후 욕조물에 잠겨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허술한 의약품 관리에 프로포폴에 이어 전신마취제인 에토미데이트까지 강남 유흥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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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에 납품한 것처럼 위장…‘제2 프로포폴’ 판 일당 구속
    • 입력 2019-07-05 19:26:49
    • 수정2019-07-05 19: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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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병원에 납품한 것처럼 위장해서 이른바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과 유사한 효과의 약품을 불법으로 유통한 일당이 구속됐습니다.

이 약품들은 주로 유흥업소 종사자들에게 팔려나갔습니다.

김용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찰이 흰색 승용차 트렁크를 엽니다.

돗자리와 삽자루만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트렁크 속받침을 열어보니, 흰 상자 속 약품들이 나옵니다.

뒷좌석에 있던 가방 안에서도 약품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른바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과 유사한 성분의 '에토미데이트'라는 의약품입니다.

이 약품은 주로 전신마취제로 쓰이는데, 약사나 한약사가 아니면 판매할 수 없습니다.

에토미데이트를 싣고 다닌 차주는 30대 남성 A씨로, 주로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들에게 1,400만 원 상당의 에토미데이트를 팔거나 직접 주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조사결과 A 씨는 의약품 도매상인 40대 남성과 중간 판매책 두 사람을 거쳐 300박스 가량을 사들였습니다.

도매상은 4억 천만 원 상당의 에토미데이트를 한 병원에 납품한 것처럼 꾸며 빼돌린 뒤 이를 판매책을 통해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안선모/서울 강남경찰서 형사과장 : "도매상과 병원 사이에 허위 거래 관계로 인해서 약을 만들어서 중간 유통책에게 넘긴 그런 사례가 되겠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병원 측은 에토미데이트를 빼돌리려는 건지 몰랐고, 매출을 좀 높게 잡아달라고 요청해 그렇게 해준 것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경찰은 약사법 위반 혐의로 직접 주사를 놓은 판매책 등 2명을 구속하고, 병원 관계자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한편 지난 1월엔 20대 여성이 모텔에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한 뒤 의식이 저하됐고 이후 욕조물에 잠겨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허술한 의약품 관리에 프로포폴에 이어 전신마취제인 에토미데이트까지 강남 유흥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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