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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환자를 살리려면 내가 죽어야”…위기의 간호사들
입력 2019.07.07 (09:01) 수정 2019.07.07 (20:14) 취재후
■ "출근이 무섭고, 도로에 뛰어들고 싶고"

9년 차 간호사 /
출근하는 게 무섭고 도로에 막 뛰어들고 싶고 사고 났으면 좋겠고... 웃기잖아요. 직장 생활을 하는데 신입 직원들이 십중팔구는 도로에 뛰어들고 싶다고 하고...


간호사들은 병원에서 환자를 살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취재팀이 만난 5명의 간호사들은 정작 본인들이 매일 죽고 싶다는 생각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간호사들은 서울 소재 유명 종합병원에서 일하고 있거나 일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연차도 다양했습니다. 이제 막 수습 교육을 마친 새내기 간호사부터 24년 차 경력의 베테랑 간호사까지. 간호사들은 놀랍게도 모두 '같은 고통'을 이야기 했습니다. 무엇이 그들을 이토록 힘들게 하는 걸까요?

■ 영혼을 태운다는 '태움'…일부 간호사만의 문제일까?


간호사들 사이의 괴롭힘을 '태움'이라고 합니다. 서울아산병원의 고 박선욱 간호사와 서울의료원의 고 서지윤 간호사처럼 직장 내 괴로움을 호소하다 세상을 떠난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습니다.

'태움'이란 물리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업무를 제한된 시간 안에 마치라고 한다거나 실수나 잘못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다그치는 등 정신적으로 몰아세워 사람의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겁니다. 이런 태움을 잘 버티지 못하는 사람은 '마른 장작', 태움을 잘 버티는 간호사들을 태워도 잘 타지 않는다고 해서 '물에 젖은 장작'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태움, 과연 일부 간호사들만의 문제일까요?

■ 도제식 신입 교육…"병원은 간호사를 비용으로만 생각해요"

간호사들의 교육은 도제식으로 이뤄집니다. 보통 회사라면 수습 직원 상태인 신규 간호사는 자신의 선임 간호사에게 도제식으로 일을 배워야 합니다. '프리셉터 또는 엄마'라고 불리는 선배들이죠. 신규 간호사들은 '프리셉티 또는 아기'라고 불립니다. 물론 누가 누구를 맡게 될지는 서로 '복불복'입니다.

대학교 간호학과에서 4년 동안 공부했지만, 신규 간호사들이 현장에서 접하는 모든 것들은 낯설고 막막하기만 합니다. 짧은 교육 기간 안에 프리셉터에게 모든 것을 배워야 하는 신규 간호사들에게 프리셉터는 너무나 어렵고 무서운 존재입니다. 말 한마디, 질문 한 번 하는 게 조심스럽고 어렵습니다. 선배들에게 '일 못 하는 애'로 찍히면 병원 생활은 더욱 고달파집니다.

24년 차 간호사 /
정말 인신공격도 많이 해요. "너 면허는 고스톱 쳐서 땄냐? 그 머리는 키가 모자라서 있는 게 아니야" 이런 이야기까지도...


반대로 프리셉터에게 신규 간호사는 '부담스러운' 가욋일입니다. 평소처럼 자신이 담당했던 환자들을 돌보면서 후배까지 교육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매일매일 업무는 몰아치고, 응급 상황은 반복적으로 간호사들의 일상을 뒤흔들어 놓습니다. 하지만 바쁘게 뛰어다니는 와중에 선배들은 후배들 교육까지 해야 합니다.

특정 연차 이상의 베테랑 선배들만이 프리셉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아직 제 몫의 업무가 버거운 2년 차도 후배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선배 간호사들은 '화내지 말고 잘 알려줘야지'라고 하루에도 몇 번씩 다짐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느샌가 후배를 다그치고 화를 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집에 가는 길 내내 울었다는 간호사도 있었습니다.

선배 간호사들은 후배를 위해,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 후배들에게 가르쳐줘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서로가 지옥 같은 교육 기간, 시간이 흐르기만을 바란다고 합니다.

24년 차 간호사 /
안 그래야지 하는데 내가 그러고 있는 걸 볼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좀 되게 미안하죠...


그럼 후배 간호사를 교육하는 데 대한 보상은 어떨까요? 3만 원짜리 커피 쿠폰이나 한 달에 5만 원, 10만 원 정도 되는 수당을 받거나 이마저도 주지 않는 병원이 대부분입니다. 취재진이 만난 간호사들은 병원이 간호사들을 돈 들어가는 '비용'으로만 취급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병원이 '간호사들을 쥐어짜고 연료로 태워 운영되고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 "혼자 환자를 맡게 되는 날이 다가오는 게 사형선고처럼 느껴져요"


법적으로 신규 간호사의 교육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병원마다 신규 간호사 교육은 아무리 길어야 3개월 미만이고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기간도 줄어들기 일쑤입니다. 심지어는 3일 만에 신규 간호사 교육을 마치고 제대로 교육도 하지 않은 채 현장에 투입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신규 간호사들은 선배들처럼 오롯이 환자를 담당해야 하는 날인 이른바 '독립'이 다가오는 게 '사형선고'처럼 느껴진다고 합니다. 자신이 환자를 죽이게 될까 봐 두려운 신규 간호사들은 부담감과 공포심에 짓눌려 잠조차 이루지 못 한다고 합니다.

이들의 걱정이 지나치다고 보시는 분돌도 계실 겁니다. 모든 조직의 신입 직원들은 짧은 수습 기간을 마치고도 '1인분'의 역할을 해내야 하는 게 당연한데, 왜 간호사들만 이렇게 유난스럽냐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사실 대학에서 4년이나 관련 공부를 하고 병원에 들어간 것은 맞으니까요.

하지만 간호사들은 환자의 치료, 나아가 생사에까지 큰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환자 상태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간호사는 환자 가장 가까이에서, 마지막 단계에서 그 환자에 대한 처치나 치료를 하는 의료진이기 때문입니다. 병원은 간호사들에게 많은 권한을 주지는 않으면서도 커다란 책임은 지게 합니다. 자연스레 간호사들이 느끼는 부담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커지는 겁니다.

■ 중환자실 병동으로 옮길 때도 교육기간은 딱 3일

9년 차 간호사 /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성인 중환자실로 옮길 때 교육 기간을) 3일 줘요. 3일. 신생아와 성인은 달라요. 신생아는 그냥 작은 인간이 아니에요. 혈압이나 심장박동도 정상수치도 성인이랑 다르고 질병도 달라요. 전혀 다른 간호가 필요하고요.


문제는 이런 상황이 새내기 간호사 때만 벌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른 병동으로 옮길 때, 휴직했다가 현장으로 돌아올 때에도 비슷한 일이 또 벌어집니다.

내과와 외과, 병동과 수술실 또는 중환자실, 신생아과. 어차피 병원 일이니까 큰 차이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하지만 현직 간호사들은 매우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합니다.

드레싱이라고 하죠. 소독하는 것도 과마다 다르고 쓰는 장비도 다를뿐더러 중점을 두고 관찰하는 징후나 사용 약물의 종류, 단위까지도 크게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병동을 옮기는 건 완전히 다른 업무를 하는 것인데, 사흘만 교육을 받는 것은 너무 부족하다는 게 간호사들의 말입니다.

간호사들은 매일 현장에서 눈치껏,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추해서, 바쁜 동료를 붙잡고 하나씩 물어가면서 바뀐 근무지에 적응한다고 합니다. 그러다 의료 사고가 나면 어떻게 될까요? 원칙대로 하지 못한 그 간호사 개인의 책임이 된다고 합니다.

■ "간호사가 당신을 치료하다가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어떨까요?"

부족한 인력과 과중한 업무, 의료 사고에 대한 두려움은 간호사들을 매일 짓누릅니다. 간호사들은 환자를 '죽이지 않기 위해' 더욱 예민해지고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화살은 간호사들 스스로와 동료를 향하게 됩니다.

간호사들의 태움, 과연 일부 개인들만의 문제일까요? 간호사들은 입을 모아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대한민국 어느 병원이나 상황은 다 똑같다'고, '간호사가 밥도 먹고 물도 마시고 화장실도 가고 싶을 때 가면서 인간답게 일할 수 있으면 환자한테 그게 가장 좋은 환경'이라고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취재진이 만난 어느 1년 차 간호사의 말을 끝으로 <취재후>를 마치려 합니다. 우리 정말 이대로 괜찮을까요?

1년 차 간호사 /
사람들이 어딜 가나 똑같이 힘드니까 우리 이야기를 들어줄 수 없다는 거 잘 알아요. 사람들이 여유 없으니까 우리 이야기 들어줄 수 없는 거 맞아요. 근데 결국 사람들한테 돌아갈 거예요. 왜냐면 누구나 병원에 가야 하니까... 여러분도 언젠가 병원에서 태어났고 치료를 받을 텐데 그 병원에서 간호사가 당신을 치료하다가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어떨 것 같은지 한 번쯤은 생각해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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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환자를 살리려면 내가 죽어야”…위기의 간호사들
    • 입력 2019-07-07 09:01:09
    • 수정2019-07-07 20:14:11
    취재후
■ "출근이 무섭고, 도로에 뛰어들고 싶고"

9년 차 간호사 /
출근하는 게 무섭고 도로에 막 뛰어들고 싶고 사고 났으면 좋겠고... 웃기잖아요. 직장 생활을 하는데 신입 직원들이 십중팔구는 도로에 뛰어들고 싶다고 하고...


간호사들은 병원에서 환자를 살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취재팀이 만난 5명의 간호사들은 정작 본인들이 매일 죽고 싶다는 생각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간호사들은 서울 소재 유명 종합병원에서 일하고 있거나 일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연차도 다양했습니다. 이제 막 수습 교육을 마친 새내기 간호사부터 24년 차 경력의 베테랑 간호사까지. 간호사들은 놀랍게도 모두 '같은 고통'을 이야기 했습니다. 무엇이 그들을 이토록 힘들게 하는 걸까요?

■ 영혼을 태운다는 '태움'…일부 간호사만의 문제일까?


간호사들 사이의 괴롭힘을 '태움'이라고 합니다. 서울아산병원의 고 박선욱 간호사와 서울의료원의 고 서지윤 간호사처럼 직장 내 괴로움을 호소하다 세상을 떠난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습니다.

'태움'이란 물리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업무를 제한된 시간 안에 마치라고 한다거나 실수나 잘못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다그치는 등 정신적으로 몰아세워 사람의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겁니다. 이런 태움을 잘 버티지 못하는 사람은 '마른 장작', 태움을 잘 버티는 간호사들을 태워도 잘 타지 않는다고 해서 '물에 젖은 장작'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태움, 과연 일부 간호사들만의 문제일까요?

■ 도제식 신입 교육…"병원은 간호사를 비용으로만 생각해요"

간호사들의 교육은 도제식으로 이뤄집니다. 보통 회사라면 수습 직원 상태인 신규 간호사는 자신의 선임 간호사에게 도제식으로 일을 배워야 합니다. '프리셉터 또는 엄마'라고 불리는 선배들이죠. 신규 간호사들은 '프리셉티 또는 아기'라고 불립니다. 물론 누가 누구를 맡게 될지는 서로 '복불복'입니다.

대학교 간호학과에서 4년 동안 공부했지만, 신규 간호사들이 현장에서 접하는 모든 것들은 낯설고 막막하기만 합니다. 짧은 교육 기간 안에 프리셉터에게 모든 것을 배워야 하는 신규 간호사들에게 프리셉터는 너무나 어렵고 무서운 존재입니다. 말 한마디, 질문 한 번 하는 게 조심스럽고 어렵습니다. 선배들에게 '일 못 하는 애'로 찍히면 병원 생활은 더욱 고달파집니다.

24년 차 간호사 /
정말 인신공격도 많이 해요. "너 면허는 고스톱 쳐서 땄냐? 그 머리는 키가 모자라서 있는 게 아니야" 이런 이야기까지도...


반대로 프리셉터에게 신규 간호사는 '부담스러운' 가욋일입니다. 평소처럼 자신이 담당했던 환자들을 돌보면서 후배까지 교육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매일매일 업무는 몰아치고, 응급 상황은 반복적으로 간호사들의 일상을 뒤흔들어 놓습니다. 하지만 바쁘게 뛰어다니는 와중에 선배들은 후배들 교육까지 해야 합니다.

특정 연차 이상의 베테랑 선배들만이 프리셉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아직 제 몫의 업무가 버거운 2년 차도 후배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선배 간호사들은 '화내지 말고 잘 알려줘야지'라고 하루에도 몇 번씩 다짐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느샌가 후배를 다그치고 화를 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집에 가는 길 내내 울었다는 간호사도 있었습니다.

선배 간호사들은 후배를 위해,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 후배들에게 가르쳐줘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서로가 지옥 같은 교육 기간, 시간이 흐르기만을 바란다고 합니다.

24년 차 간호사 /
안 그래야지 하는데 내가 그러고 있는 걸 볼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좀 되게 미안하죠...


그럼 후배 간호사를 교육하는 데 대한 보상은 어떨까요? 3만 원짜리 커피 쿠폰이나 한 달에 5만 원, 10만 원 정도 되는 수당을 받거나 이마저도 주지 않는 병원이 대부분입니다. 취재진이 만난 간호사들은 병원이 간호사들을 돈 들어가는 '비용'으로만 취급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병원이 '간호사들을 쥐어짜고 연료로 태워 운영되고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 "혼자 환자를 맡게 되는 날이 다가오는 게 사형선고처럼 느껴져요"


법적으로 신규 간호사의 교육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병원마다 신규 간호사 교육은 아무리 길어야 3개월 미만이고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기간도 줄어들기 일쑤입니다. 심지어는 3일 만에 신규 간호사 교육을 마치고 제대로 교육도 하지 않은 채 현장에 투입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신규 간호사들은 선배들처럼 오롯이 환자를 담당해야 하는 날인 이른바 '독립'이 다가오는 게 '사형선고'처럼 느껴진다고 합니다. 자신이 환자를 죽이게 될까 봐 두려운 신규 간호사들은 부담감과 공포심에 짓눌려 잠조차 이루지 못 한다고 합니다.

이들의 걱정이 지나치다고 보시는 분돌도 계실 겁니다. 모든 조직의 신입 직원들은 짧은 수습 기간을 마치고도 '1인분'의 역할을 해내야 하는 게 당연한데, 왜 간호사들만 이렇게 유난스럽냐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사실 대학에서 4년이나 관련 공부를 하고 병원에 들어간 것은 맞으니까요.

하지만 간호사들은 환자의 치료, 나아가 생사에까지 큰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환자 상태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간호사는 환자 가장 가까이에서, 마지막 단계에서 그 환자에 대한 처치나 치료를 하는 의료진이기 때문입니다. 병원은 간호사들에게 많은 권한을 주지는 않으면서도 커다란 책임은 지게 합니다. 자연스레 간호사들이 느끼는 부담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커지는 겁니다.

■ 중환자실 병동으로 옮길 때도 교육기간은 딱 3일

9년 차 간호사 /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성인 중환자실로 옮길 때 교육 기간을) 3일 줘요. 3일. 신생아와 성인은 달라요. 신생아는 그냥 작은 인간이 아니에요. 혈압이나 심장박동도 정상수치도 성인이랑 다르고 질병도 달라요. 전혀 다른 간호가 필요하고요.


문제는 이런 상황이 새내기 간호사 때만 벌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른 병동으로 옮길 때, 휴직했다가 현장으로 돌아올 때에도 비슷한 일이 또 벌어집니다.

내과와 외과, 병동과 수술실 또는 중환자실, 신생아과. 어차피 병원 일이니까 큰 차이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하지만 현직 간호사들은 매우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합니다.

드레싱이라고 하죠. 소독하는 것도 과마다 다르고 쓰는 장비도 다를뿐더러 중점을 두고 관찰하는 징후나 사용 약물의 종류, 단위까지도 크게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병동을 옮기는 건 완전히 다른 업무를 하는 것인데, 사흘만 교육을 받는 것은 너무 부족하다는 게 간호사들의 말입니다.

간호사들은 매일 현장에서 눈치껏,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추해서, 바쁜 동료를 붙잡고 하나씩 물어가면서 바뀐 근무지에 적응한다고 합니다. 그러다 의료 사고가 나면 어떻게 될까요? 원칙대로 하지 못한 그 간호사 개인의 책임이 된다고 합니다.

■ "간호사가 당신을 치료하다가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어떨까요?"

부족한 인력과 과중한 업무, 의료 사고에 대한 두려움은 간호사들을 매일 짓누릅니다. 간호사들은 환자를 '죽이지 않기 위해' 더욱 예민해지고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화살은 간호사들 스스로와 동료를 향하게 됩니다.

간호사들의 태움, 과연 일부 개인들만의 문제일까요? 간호사들은 입을 모아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대한민국 어느 병원이나 상황은 다 똑같다'고, '간호사가 밥도 먹고 물도 마시고 화장실도 가고 싶을 때 가면서 인간답게 일할 수 있으면 환자한테 그게 가장 좋은 환경'이라고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취재진이 만난 어느 1년 차 간호사의 말을 끝으로 <취재후>를 마치려 합니다. 우리 정말 이대로 괜찮을까요?

1년 차 간호사 /
사람들이 어딜 가나 똑같이 힘드니까 우리 이야기를 들어줄 수 없다는 거 잘 알아요. 사람들이 여유 없으니까 우리 이야기 들어줄 수 없는 거 맞아요. 근데 결국 사람들한테 돌아갈 거예요. 왜냐면 누구나 병원에 가야 하니까... 여러분도 언젠가 병원에서 태어났고 치료를 받을 텐데 그 병원에서 간호사가 당신을 치료하다가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어떨 것 같은지 한 번쯤은 생각해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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