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 20년] 반복되는 ‘내로남불’ 청문회 어느 정도였나

입력 2019.07.08 (12:22) 수정 2019.07.08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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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 검증은 후보자의 자질을 보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그래서 청문 위원들은 엄격한 잣대로 후보자의 도덕성을 검증하는데요.

하지만 청문위원이 장관 후보자가 되고, 야당이 여당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KBS가 분석한 인사청문회 검증 보도 석혜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위공직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자리.

하지만 ‘검증’이라는 이름 아래 개인의 아픔과 가족의 신상이 공개되고,

[조희욱/청문위원/감사원장 후보자 청문회/2003년 : "후보자의 수학성적은 고 2, 3학년 전부 ‘가’입니다. 양·가 아저씨야."]

[이재웅/청문위원/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청문회/2008년 : "아드님은 살 좀 빼지 그랬습니까."]

확인되지 않은 의혹도 쏟아집니다.

[장석춘/청문위원/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2019년 : "유학생들이 매년 3% 이상씩 대마 흡연율이 늘어난답니다."]

문제는 내로 남불 논란입니다. 여야가 바뀔 때마다 손바닥을 뒤집는다고 비난하는데요.

어느 정도였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여당 청문위원과 야당 청문위원을 모두 경험한 의원은 4개 정부 1기 내각에서 301명.

이 가운데 1/3 이상이 여당일 때는 도덕성 검증 질문을 아예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도덕성 검증 질문은 야당 의원이 여당보다 많이 하는데 정부별로 보면 4배에서 많게는 8배 가까이 차이 났습니다.

[하태경/청문위원 : "자료를 이렇게 협조 안 해 주시면..."]

[김기식/청문위원 : "자료 미제출, 부실자료제출..."]

[서영교/청문위원 : "왜 우리가 요구하는 자료에는 제출하지 않는가."]

청문회 시작 전 기싸움이 되곤하는 '자료 제출' 논란도 마찬가지.

청문위원이었다 후보자가 된 45명의 발언을 살펴보면 내놓으라는 입장에서 내놓아야 하는 처지가 되자 대부분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박영선/청문위원/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2009년 : "'실정법상 비밀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본인에 관한 서류를 못 내는 것을 양해해 달라' 그러면 청문회 뭐 하러 합니까?"]

[박영선/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2019년 : "개인적인 신상과 관련된 부분들이 너무 지나치게 많기 때문에..."]

[김영주/청문위원/감사원장 후보자 청문회/2013년 : "금융기관이 문을 열지 않는다고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인사청문회 자체를 무력화시키려는 그런 의도로밖에..."]

[김영주/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2017년 : "아이가 지금 미국에 있습니다. 아이가 동의를 해 주지 않으면 (통장 내역은 부모도 할 수 없습니다)."]

도덕성 검증은 공직을 맡을 후보자를 고르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장치입니다.

그러나 입장에 따라 달라지는 행태가 오히려 도덕성 검증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석혜원입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김명윤, 윤지희, 장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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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청문 20년] 반복되는 ‘내로남불’ 청문회 어느 정도였나
    • 입력 2019-07-08 12:25:22
    • 수정2019-07-08 13:06:44
    뉴스 12
[앵커]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 검증은 후보자의 자질을 보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그래서 청문 위원들은 엄격한 잣대로 후보자의 도덕성을 검증하는데요.

하지만 청문위원이 장관 후보자가 되고, 야당이 여당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KBS가 분석한 인사청문회 검증 보도 석혜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위공직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자리.

하지만 ‘검증’이라는 이름 아래 개인의 아픔과 가족의 신상이 공개되고,

[조희욱/청문위원/감사원장 후보자 청문회/2003년 : "후보자의 수학성적은 고 2, 3학년 전부 ‘가’입니다. 양·가 아저씨야."]

[이재웅/청문위원/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청문회/2008년 : "아드님은 살 좀 빼지 그랬습니까."]

확인되지 않은 의혹도 쏟아집니다.

[장석춘/청문위원/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2019년 : "유학생들이 매년 3% 이상씩 대마 흡연율이 늘어난답니다."]

문제는 내로 남불 논란입니다. 여야가 바뀔 때마다 손바닥을 뒤집는다고 비난하는데요.

어느 정도였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여당 청문위원과 야당 청문위원을 모두 경험한 의원은 4개 정부 1기 내각에서 301명.

이 가운데 1/3 이상이 여당일 때는 도덕성 검증 질문을 아예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도덕성 검증 질문은 야당 의원이 여당보다 많이 하는데 정부별로 보면 4배에서 많게는 8배 가까이 차이 났습니다.

[하태경/청문위원 : "자료를 이렇게 협조 안 해 주시면..."]

[김기식/청문위원 : "자료 미제출, 부실자료제출..."]

[서영교/청문위원 : "왜 우리가 요구하는 자료에는 제출하지 않는가."]

청문회 시작 전 기싸움이 되곤하는 '자료 제출' 논란도 마찬가지.

청문위원이었다 후보자가 된 45명의 발언을 살펴보면 내놓으라는 입장에서 내놓아야 하는 처지가 되자 대부분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박영선/청문위원/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2009년 : "'실정법상 비밀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본인에 관한 서류를 못 내는 것을 양해해 달라' 그러면 청문회 뭐 하러 합니까?"]

[박영선/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2019년 : "개인적인 신상과 관련된 부분들이 너무 지나치게 많기 때문에..."]

[김영주/청문위원/감사원장 후보자 청문회/2013년 : "금융기관이 문을 열지 않는다고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인사청문회 자체를 무력화시키려는 그런 의도로밖에..."]

[김영주/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2017년 : "아이가 지금 미국에 있습니다. 아이가 동의를 해 주지 않으면 (통장 내역은 부모도 할 수 없습니다)."]

도덕성 검증은 공직을 맡을 후보자를 고르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장치입니다.

그러나 입장에 따라 달라지는 행태가 오히려 도덕성 검증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석혜원입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김명윤, 윤지희, 장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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