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따뜻하게 맞을 수 있을까? 유승준이 남긴 것

입력 2019.07.12 (08:07) 수정 2019.07.1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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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많은 국민들이 주목한 판결이 있었죠.

가수 유승준이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언제부턴가 병역기피의 대명사처럼 돼 버린 이름, 17년간 고국 문을 두드려 온 그에게 대법원이 입국의 길을 터 줬습니다.

판결 요지는 그에게 내린 비자 발급 거부가 위법이라는 것, 병역 면제 나이인 38세까지 법무부가 입국을 불허한 건 적법했지만 이후 지금까지 5년간은 이유 없이 입국을 막았다는 겁니다.

비자 심사 과정을 다시 거치긴 해야 하지만 한국에 들어올 '가능성'이 생겼다는 소식에 유 씨는 울음을 터트렸다고 합니다.

변호사 전언 들어 보겠습니다.

[임상혁/변호사/유승준 대리인 : "대법원에서 다행히 판결을 받아 줘서 굉장히 놀랬고, 또 기쁘고, 가족들도 같이 다 울고 했다고 들었습니다."]

벌써 22년 전입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우던 시기, 가요계에는 혜성같이 등장한 20살 신인 남자 가수로 들썩이고 있었습니다.

미소년 같은 외모에 노래면 노래 랩이면 랩 못하는 게 없는 전천후 가수, 마이클 잭슨을 흉내 내며 가수의 꿈을 키워 온 재미동포 청년 유승준이었습니다.

최고 히트작 '나나나' 기억하시죠, 최지우 씨와 함께 찍은 뮤직비디오도요, 머리카락 한쪽만 길게 늘어뜨린, 일명 더듬이 머리는 당시 많은 남성들의 헤어스타일을 바꿔 놨습니다.

기부도 많이 하고, 봉사도 많이 하고, 특히 "군대 갈 거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한 거 아닙니까?"라고 하던 그에겐 바른 청년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녔습니다.

1999년 제1연평해전이 터진 직후엔 '유승준 해병대 자진 입대 예정'이란 보도가 나오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당시 팬들에게 유승준은 믿고 보는 스타였습니다.

그랬던 그가 입대를 한 달 앞둔 2002년 1월 돌연 미국으로 떠납니다.

'입대 전 가족을 보고 싶다'며 '일정이 끝나면 바로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각서까지 병무청에 냈습니다.

그런데 미국 땅을 밟자마자 한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 시민권을 땁니다.

실정법엔 어긋남이 없었지만 병역에 민감한 국민정서법에 딱 걸렸습니다.

'아름다운 청년'이 '병역 기피 연예인'으로 뒤바뀐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이후 그의 이름은 유승준이 아닌 미국명 스티브 유로 불리기 시작합니다.

사회 특권층의 병역 비리에 수없이 좌절해 온 대중의 반감에 불을 붙인 격이 됐습니다.

유 씨가 한국에 다시 발을 딛게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따져 온 지난 17년 동안 병역 의무를 바라보는 시선은 더 엄격해졌습니다.

일종의 반면교사가 됐던 걸까요?

가수 에릭, 2PM 출신 옥택연은 군에 간 미국 영주권자입니다.

배우 현빈처럼 '귀신 잡는 해병'이 된 연예인도 많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올해 초 유승준이 발표한 신곡 앨범입니다.

가사 일부 잠시 들어 보실까요?

["아픈 모든 기억 지울 수만 있다면 제발 되돌리고 싶어 더 늦기 전에..."]

가사를 통해 병역 기피 논란을 딛고 대중 앞에 서려는 마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이지만 그를 둘러싼 병역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대법원 판결 소식과 함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그의 입국 금지 요구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한편에선 또 왜 그렇게 유승준에게만 가혹하냐 동정론이 나옵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유승준의 입국을 반대한다는 의견이 68.8%로 찬성보다 많았습니다.

과거의 아이돌 유승준은 어느덧 43살, 중년의 아버지가 됐습니다.

연예인 복귀 여부와 때는 대중이 정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는 복귀의 문을 두드리는 그에게 대중은 어떻게 대답할지 대법원 판결 그 후가 더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친절한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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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따뜻하게 맞을 수 있을까? 유승준이 남긴 것
    • 입력 2019-07-12 08:09:41
    • 수정2019-07-12 10:26:37
    아침뉴스타임
어제 많은 국민들이 주목한 판결이 있었죠.

가수 유승준이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언제부턴가 병역기피의 대명사처럼 돼 버린 이름, 17년간 고국 문을 두드려 온 그에게 대법원이 입국의 길을 터 줬습니다.

판결 요지는 그에게 내린 비자 발급 거부가 위법이라는 것, 병역 면제 나이인 38세까지 법무부가 입국을 불허한 건 적법했지만 이후 지금까지 5년간은 이유 없이 입국을 막았다는 겁니다.

비자 심사 과정을 다시 거치긴 해야 하지만 한국에 들어올 '가능성'이 생겼다는 소식에 유 씨는 울음을 터트렸다고 합니다.

변호사 전언 들어 보겠습니다.

[임상혁/변호사/유승준 대리인 : "대법원에서 다행히 판결을 받아 줘서 굉장히 놀랬고, 또 기쁘고, 가족들도 같이 다 울고 했다고 들었습니다."]

벌써 22년 전입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우던 시기, 가요계에는 혜성같이 등장한 20살 신인 남자 가수로 들썩이고 있었습니다.

미소년 같은 외모에 노래면 노래 랩이면 랩 못하는 게 없는 전천후 가수, 마이클 잭슨을 흉내 내며 가수의 꿈을 키워 온 재미동포 청년 유승준이었습니다.

최고 히트작 '나나나' 기억하시죠, 최지우 씨와 함께 찍은 뮤직비디오도요, 머리카락 한쪽만 길게 늘어뜨린, 일명 더듬이 머리는 당시 많은 남성들의 헤어스타일을 바꿔 놨습니다.

기부도 많이 하고, 봉사도 많이 하고, 특히 "군대 갈 거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한 거 아닙니까?"라고 하던 그에겐 바른 청년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녔습니다.

1999년 제1연평해전이 터진 직후엔 '유승준 해병대 자진 입대 예정'이란 보도가 나오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당시 팬들에게 유승준은 믿고 보는 스타였습니다.

그랬던 그가 입대를 한 달 앞둔 2002년 1월 돌연 미국으로 떠납니다.

'입대 전 가족을 보고 싶다'며 '일정이 끝나면 바로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각서까지 병무청에 냈습니다.

그런데 미국 땅을 밟자마자 한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 시민권을 땁니다.

실정법엔 어긋남이 없었지만 병역에 민감한 국민정서법에 딱 걸렸습니다.

'아름다운 청년'이 '병역 기피 연예인'으로 뒤바뀐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이후 그의 이름은 유승준이 아닌 미국명 스티브 유로 불리기 시작합니다.

사회 특권층의 병역 비리에 수없이 좌절해 온 대중의 반감에 불을 붙인 격이 됐습니다.

유 씨가 한국에 다시 발을 딛게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따져 온 지난 17년 동안 병역 의무를 바라보는 시선은 더 엄격해졌습니다.

일종의 반면교사가 됐던 걸까요?

가수 에릭, 2PM 출신 옥택연은 군에 간 미국 영주권자입니다.

배우 현빈처럼 '귀신 잡는 해병'이 된 연예인도 많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올해 초 유승준이 발표한 신곡 앨범입니다.

가사 일부 잠시 들어 보실까요?

["아픈 모든 기억 지울 수만 있다면 제발 되돌리고 싶어 더 늦기 전에..."]

가사를 통해 병역 기피 논란을 딛고 대중 앞에 서려는 마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이지만 그를 둘러싼 병역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대법원 판결 소식과 함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그의 입국 금지 요구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한편에선 또 왜 그렇게 유승준에게만 가혹하냐 동정론이 나옵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유승준의 입국을 반대한다는 의견이 68.8%로 찬성보다 많았습니다.

과거의 아이돌 유승준은 어느덧 43살, 중년의 아버지가 됐습니다.

연예인 복귀 여부와 때는 대중이 정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는 복귀의 문을 두드리는 그에게 대중은 어떻게 대답할지 대법원 판결 그 후가 더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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