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첫 접촉 ‘평행선’…일본 ‘의도적 홀대’ 연출

입력 2019.07.12 (21:03) 수정 2019.07.1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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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제안에 대해 일본은 어떤 반응일까요?

우선 오늘(12일) 한일정부 간의 첫 실무회의가 도쿄에서 6시간이나 진행됐는데, 예상대로 결과는 평행선이었습니다.

​일본은 한국 대표단을 창고 같은 곳에 불러놓고 악수는 커녕 눈인사조차 건네지 않는 등 의도적으로 홀대하는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도쿄에서 황현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일 첫 실무회의가 열린 일본 경제산업성 별관 회의실.

귀퉁이에 책·걸상이 쌓여있고, 바닥엔 정리 안 된 오물 흔적까지 보입니다.

인사 없이 한국 대표단을 앉아서 맞이한 일본 측은 이름표도 없는 책상에 앉아 1분여 동안 정면만 응시했습니다.

복장 차이까지 극명했습니다.

A4 용지 2장에 일본어로만 써놓은 회의 의제는 '수출관리에 관한 사무적 설명회'.

"협의는 없다"는 뜻을 처음부터 못 박은 겁니다.

[스가 요시히데/일본 관방장관 : "어디까지나 (규제 조치에 대한) 사실 확인을 '설명'하려는 목적으로, 한국 측과 '협의'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의에서 우리 측은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의 부당성을 강조하면서 즉시 철회할 것을 촉구했고, 일본 측은 "한국이 전략물자 수출 관리를 잘못해 안보가 위협받을 우려가 있다"고 각각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시간 넘게 공방을 벌였지만 서로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회의를 앞두고 일본은 참석자의 격을 과장급으로 낮춘데 이어, 한국 대표단 출국 직전엔 참석자를 5명에서 2명으로 줄이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반발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작심하고 홀대 분위기를 연출한 건 향후 대화 과정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추가 규제 조치를 위한 명분도 쌓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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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첫 접촉 ‘평행선’…일본 ‘의도적 홀대’ 연출
    • 입력 2019-07-12 21:06:37
    • 수정2019-07-12 22: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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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제안에 대해 일본은 어떤 반응일까요?

우선 오늘(12일) 한일정부 간의 첫 실무회의가 도쿄에서 6시간이나 진행됐는데, 예상대로 결과는 평행선이었습니다.

​일본은 한국 대표단을 창고 같은 곳에 불러놓고 악수는 커녕 눈인사조차 건네지 않는 등 의도적으로 홀대하는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도쿄에서 황현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일 첫 실무회의가 열린 일본 경제산업성 별관 회의실.

귀퉁이에 책·걸상이 쌓여있고, 바닥엔 정리 안 된 오물 흔적까지 보입니다.

인사 없이 한국 대표단을 앉아서 맞이한 일본 측은 이름표도 없는 책상에 앉아 1분여 동안 정면만 응시했습니다.

복장 차이까지 극명했습니다.

A4 용지 2장에 일본어로만 써놓은 회의 의제는 '수출관리에 관한 사무적 설명회'.

"협의는 없다"는 뜻을 처음부터 못 박은 겁니다.

[스가 요시히데/일본 관방장관 : "어디까지나 (규제 조치에 대한) 사실 확인을 '설명'하려는 목적으로, 한국 측과 '협의'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의에서 우리 측은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의 부당성을 강조하면서 즉시 철회할 것을 촉구했고, 일본 측은 "한국이 전략물자 수출 관리를 잘못해 안보가 위협받을 우려가 있다"고 각각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시간 넘게 공방을 벌였지만 서로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회의를 앞두고 일본은 참석자의 격을 과장급으로 낮춘데 이어, 한국 대표단 출국 직전엔 참석자를 5명에서 2명으로 줄이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반발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작심하고 홀대 분위기를 연출한 건 향후 대화 과정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추가 규제 조치를 위한 명분도 쌓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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