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못 잡자 부대원에게 ‘허위자수’ 요구…軍 총체적 난국

입력 2019.07.12 (21:18) 수정 2019.07.1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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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더 황당한 건, 해군 2함대 장교가 범인 검거에 실패하자 부대원에게 허위로 자수를 하라고 요구했다는 겁니다.

이 같은 사실이 나흘 만에 드러났는데, 해군은 합참이나 국방부에 보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승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건 다음 날인 5일 오전, 해군 2함대 소속 병장 한 명이 자신이 탄약고에 접근했던 인물이라고 자백했습니다.

하지만 조사 나흘 만에 이 자백은 거짓임이 밝혀졌습니다.

탄약고에 접근했던 사람이 잡히지 않자 이 병장의 상관인 지휘통제실 소속 소령이 부대원 10여 명을 모아놓고, 이상한 제안을 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많은 인원이 고생할 것이 염려된다, 누가 자백을 해주면 상황이 종결되고 편하게 될 것 같다며 허위 자백을 요구한 겁니다.

그러자 해당 병장이 손을 들고 자신이 나서겠다며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해군은 설명했습니다.

해군은 문제가 된 소령도 허위자수를 요구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허위 자수가 밝혀진 것은 지난 9일, 헌병 조사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해군은 사흘 동안 허위자수를 꾸민 소령이 직무를 계속하게 두다가 오늘(12일)에야 직무에서 배제했습니다.

업무를 대체할 사람이 없었다는 게 이유인데 늑장 대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조사 과정에서 허위 자수가 있었다는 사실은 해군 참모총장에게만 보고됐고 합참의장이나 국방부 장관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허위자수, 늑장보고 사실이 알려지자 군은 물론 정부도 엄중 조처를 강조했습니다.

[이낙연/국무총리 : "가짜 자수를 시킨 아주 엉터리 같은 짓이 있다가 바로 발각이 됐습니다. 참 못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 문제는 엄중 조치하겠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은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송구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 목선 경계 실패에 이어 군의 기강 해이 문제가 다시 한번 도마에 오르게 됐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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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인 못 잡자 부대원에게 ‘허위자수’ 요구…軍 총체적 난국
    • 입력 2019-07-12 21:21:21
    • 수정2019-07-12 22: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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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더 황당한 건, 해군 2함대 장교가 범인 검거에 실패하자 부대원에게 허위로 자수를 하라고 요구했다는 겁니다.

이 같은 사실이 나흘 만에 드러났는데, 해군은 합참이나 국방부에 보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승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건 다음 날인 5일 오전, 해군 2함대 소속 병장 한 명이 자신이 탄약고에 접근했던 인물이라고 자백했습니다.

하지만 조사 나흘 만에 이 자백은 거짓임이 밝혀졌습니다.

탄약고에 접근했던 사람이 잡히지 않자 이 병장의 상관인 지휘통제실 소속 소령이 부대원 10여 명을 모아놓고, 이상한 제안을 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많은 인원이 고생할 것이 염려된다, 누가 자백을 해주면 상황이 종결되고 편하게 될 것 같다며 허위 자백을 요구한 겁니다.

그러자 해당 병장이 손을 들고 자신이 나서겠다며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해군은 설명했습니다.

해군은 문제가 된 소령도 허위자수를 요구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허위 자수가 밝혀진 것은 지난 9일, 헌병 조사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해군은 사흘 동안 허위자수를 꾸민 소령이 직무를 계속하게 두다가 오늘(12일)에야 직무에서 배제했습니다.

업무를 대체할 사람이 없었다는 게 이유인데 늑장 대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조사 과정에서 허위 자수가 있었다는 사실은 해군 참모총장에게만 보고됐고 합참의장이나 국방부 장관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허위자수, 늑장보고 사실이 알려지자 군은 물론 정부도 엄중 조처를 강조했습니다.

[이낙연/국무총리 : "가짜 자수를 시킨 아주 엉터리 같은 짓이 있다가 바로 발각이 됐습니다. 참 못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 문제는 엄중 조치하겠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은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송구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 목선 경계 실패에 이어 군의 기강 해이 문제가 다시 한번 도마에 오르게 됐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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