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지역 지나갈 때, 다른 차는 괜찮은데 내 차는 왜?

입력 2019.07.1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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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 중 차량 침수가 흔한 일은 아니다. 도로가 물에 잠길 만큼 비가 오려면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려야 한다. 장마철에 비가 많이 내리긴 하지만,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일은 많지 않다. 삼성화재 침수피해 데이터를 보면 7, 8월과 10월에 집중된다. 장마철, 그리고 가을 태풍이 왔을 때(2016년 차바)다. 일 년에 한두 번 있는 일인 셈이다.

큰 피해는 엔진에 물이 들어갔을 때 발생한다. 엔진이 멈춰 서면 차를 움직일 방법이 없다. 견인차를 서둘러 불러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보통 엔진이 멈추면 재시동을 건다, 한 번, 두 번, 세 번... 걸수록 엔진은 더 망가진다. 엔진 내부로 물이 더 들어차고 엔진 내부 부품이 부러진다. 수리해 사용할 수 있는 피해가 아예 차를 못 쓰게 되는 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다.

똑같이 물에 잠긴 도로를 지난다고 다 침수되는 것도 아니다. 차종마다 다르다. 높은 차가 당연히 덜 침수된다. SUV 차종의 피해가 현저히 적다. 그런데 같은 승용차끼리도 다르다. 바로 엔진으로 들어가는 흡기구의 위치와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국산 세단과 수입 세단을 비교해봤다. 비교 대상이 된 국산 세단의 엔진 흡기구는 차량 전면 그릴 위에 있다. 수입 세단은 그릴 내부, 측면에 있다. 높이 차이는 25cm. 바로 이 높이 차이가 같은 승용차라 해도 차종마다 침수 피해 위험도가 다른 이유다.


그런데 살펴보니 전반적으로 수입차 흡기구가 낮다. 왜 그럴까. 삼성화재 장우성 책임연구원은 "고성능 차여서 그렇다"고 답한다. "수입차는 고출력 엔진을 선호합니다. 고출력 엔진은 출력을 높이기 위해서 터보차저나 인터쿨러 같은 추가 부품을 장착합니다. 이 부품의 위치가 차량의 낮은 부분에 있으면 흡기구가 높기 어렵습니다. 또 그릴을 여닫으면서 공기 흡기량을 제어하기 위해서 위치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성능상의 이유로 구조적인 차이가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수입차 국산차 명확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대략적인 경향성이고, 또 연식 변경을 하면서 이런 구조를 개선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4년간 차량 1만 대당 침수사고 건수를 보면 수입차가 거의 두 배 많다. 수리비는 네 배에 달한다. 고성능 수입차가 국산차에 비해행중 침수 피해에 취약하다는 경향성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무엇을 해야 할까

도로 침수로 이어질 정도의 집중호우는 많지 않다. 일 년에 한두 번 빈도에 불과하다. 예보가 있으면 차를 운행하지 않는다. 침수도로가 보이면 들어서지 않는다.

내 차의 흡기구 높이를 파악해놓자. 고성능 승용차일 경우 일단 위험할 수 있다. 흡기구가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늘 유념해야 한다.

도로침수를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범퍼에 닿지 않을 정도 높이여도 안심할 수 없다. 침수 도로를 차량이 뚫고 지나가면 수위가 높아진다. 그 상태로 조금만 진행하면 흡기구로 물이 들어간다. 중간에 필터나 막는 장치가 있긴 하지만, 흡기구 자체가 공기를 빨아들이는 통로이기 때문에 물이 일단 들어오면 엔진룸까지 침투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침수 수위가 낮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부득이 침수도로를 지난다면 서행해야 한다. 속도가 조금만 높아도 물은 보닛에 닿을 정도로 높게 튄다. 천천히 한 번에 침수 구간을 건넌다.

보통은 바깥 차로가 중앙 쪽 차로보다 물이 더 많이 찬다. 낮기 때문이다. 가급적 중앙선에 가장 가까운 차로를 이용하는 편이 비교적 안전하다. 앞차가 느리게 간다고 조급해져서 추월하려고 바깥 차로로 이동하지 말아야 한다. 더 위험하다.

침수되어 차가 멈추면 재시동하지 않는다. 엔진 침수로 멈출 때 차에는 별다른 이상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실내등이나 와이퍼도 일정 시간 작동한다. 그래서 무심코 재시동을 하기가 쉽다. 하지만 침수구간에서 차가 멈췄다는 것은 엔진에 물이 유입됐다는 뜻이다. 재시동을 계속하면 차는 더 망가진다.

즉시 견인차를 부른다. 물에서 빨리 꺼낼수록 피해가 적다. 침수가 되면 즉시 견인차를 부른다.

선루프나 창문을 개방하지 않는다. 보험 적용과 관계된 문제다. 자차 보험이 들어있다면 운행 중 침수는 보험적용 가능하다. 하지만 선루프나 창문을 열어서 침수피해가 발생하면 과실 때문에 보험 적용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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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수지역 지나갈 때, 다른 차는 괜찮은데 내 차는 왜?
    • 입력 2019-07-13 12:03:24
    취재K
운행 중 차량 침수가 흔한 일은 아니다. 도로가 물에 잠길 만큼 비가 오려면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려야 한다. 장마철에 비가 많이 내리긴 하지만,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일은 많지 않다. 삼성화재 침수피해 데이터를 보면 7, 8월과 10월에 집중된다. 장마철, 그리고 가을 태풍이 왔을 때(2016년 차바)다. 일 년에 한두 번 있는 일인 셈이다.

큰 피해는 엔진에 물이 들어갔을 때 발생한다. 엔진이 멈춰 서면 차를 움직일 방법이 없다. 견인차를 서둘러 불러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보통 엔진이 멈추면 재시동을 건다, 한 번, 두 번, 세 번... 걸수록 엔진은 더 망가진다. 엔진 내부로 물이 더 들어차고 엔진 내부 부품이 부러진다. 수리해 사용할 수 있는 피해가 아예 차를 못 쓰게 되는 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다.

똑같이 물에 잠긴 도로를 지난다고 다 침수되는 것도 아니다. 차종마다 다르다. 높은 차가 당연히 덜 침수된다. SUV 차종의 피해가 현저히 적다. 그런데 같은 승용차끼리도 다르다. 바로 엔진으로 들어가는 흡기구의 위치와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국산 세단과 수입 세단을 비교해봤다. 비교 대상이 된 국산 세단의 엔진 흡기구는 차량 전면 그릴 위에 있다. 수입 세단은 그릴 내부, 측면에 있다. 높이 차이는 25cm. 바로 이 높이 차이가 같은 승용차라 해도 차종마다 침수 피해 위험도가 다른 이유다.


그런데 살펴보니 전반적으로 수입차 흡기구가 낮다. 왜 그럴까. 삼성화재 장우성 책임연구원은 "고성능 차여서 그렇다"고 답한다. "수입차는 고출력 엔진을 선호합니다. 고출력 엔진은 출력을 높이기 위해서 터보차저나 인터쿨러 같은 추가 부품을 장착합니다. 이 부품의 위치가 차량의 낮은 부분에 있으면 흡기구가 높기 어렵습니다. 또 그릴을 여닫으면서 공기 흡기량을 제어하기 위해서 위치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성능상의 이유로 구조적인 차이가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수입차 국산차 명확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대략적인 경향성이고, 또 연식 변경을 하면서 이런 구조를 개선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4년간 차량 1만 대당 침수사고 건수를 보면 수입차가 거의 두 배 많다. 수리비는 네 배에 달한다. 고성능 수입차가 국산차에 비해행중 침수 피해에 취약하다는 경향성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무엇을 해야 할까

도로 침수로 이어질 정도의 집중호우는 많지 않다. 일 년에 한두 번 빈도에 불과하다. 예보가 있으면 차를 운행하지 않는다. 침수도로가 보이면 들어서지 않는다.

내 차의 흡기구 높이를 파악해놓자. 고성능 승용차일 경우 일단 위험할 수 있다. 흡기구가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늘 유념해야 한다.

도로침수를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범퍼에 닿지 않을 정도 높이여도 안심할 수 없다. 침수 도로를 차량이 뚫고 지나가면 수위가 높아진다. 그 상태로 조금만 진행하면 흡기구로 물이 들어간다. 중간에 필터나 막는 장치가 있긴 하지만, 흡기구 자체가 공기를 빨아들이는 통로이기 때문에 물이 일단 들어오면 엔진룸까지 침투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침수 수위가 낮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부득이 침수도로를 지난다면 서행해야 한다. 속도가 조금만 높아도 물은 보닛에 닿을 정도로 높게 튄다. 천천히 한 번에 침수 구간을 건넌다.

보통은 바깥 차로가 중앙 쪽 차로보다 물이 더 많이 찬다. 낮기 때문이다. 가급적 중앙선에 가장 가까운 차로를 이용하는 편이 비교적 안전하다. 앞차가 느리게 간다고 조급해져서 추월하려고 바깥 차로로 이동하지 말아야 한다. 더 위험하다.

침수되어 차가 멈추면 재시동하지 않는다. 엔진 침수로 멈출 때 차에는 별다른 이상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실내등이나 와이퍼도 일정 시간 작동한다. 그래서 무심코 재시동을 하기가 쉽다. 하지만 침수구간에서 차가 멈췄다는 것은 엔진에 물이 유입됐다는 뜻이다. 재시동을 계속하면 차는 더 망가진다.

즉시 견인차를 부른다. 물에서 빨리 꺼낼수록 피해가 적다. 침수가 되면 즉시 견인차를 부른다.

선루프나 창문을 개방하지 않는다. 보험 적용과 관계된 문제다. 자차 보험이 들어있다면 운행 중 침수는 보험적용 가능하다. 하지만 선루프나 창문을 열어서 침수피해가 발생하면 과실 때문에 보험 적용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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