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라더니 연일 ‘소나기’만…내일 장마전선 북상

입력 2019.07.1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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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올 장마가 시작됐지만, 연일 내륙을 중심으로 소나기만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는 시간당 30mm 안팎의 강한 소나기가 쏟아지며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호우특보까지 내려졌습니다. 쏟아지는 비에 드디어 장맛비가 제대로 온다고 생각하신 분들도 많았을 텐데요. 지상에 떨어지면 다 같은 비지만 기상학적으로 소나기는 장맛비보다 작은 규모에서 국지적으로 발생합니다.

소나기는 낮 동안 햇볕에 의해 가열된 지면과 상층 찬 공기 사이의 대기 불안정으로 만들어집니다. 한 시간 이내 수 km의 좁은 반경에 퍼붓는데 어제 레이더 영상을 보면 붉은색으로 보이는 점들이 바로 소나기구름입니다. 같은 수도권에서도 강수량의 편차가 크게 발생하는 것은 비구름의 크기가 작기 때문인데 이동 속도 역시 빠릅니다.

내일까지도 대기가 불안정한 내륙 곳곳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예보돼있습니다. 국지적인 비에 계곡이나 하천물이 순식간에 불어날 수 있어 야영객들은 안전사고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소나기 레이더 영상(어제 오후)소나기 레이더 영상(어제 오후)

소나기와는 달리 정체전선인 장마전선은 남부나 중부, 또는 전국적인 비를 몰고 옵니다. 영향 범위가 수백 km에 이르고 한 번 비가 내리면 보통 12시간 이상 지속되는데요. 소나기는 대기 불안정이 심한 내륙에 내리지만, 장맛비는 바람을 따라 지형적 효과가 더해지는 해안지역에 집중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서울 "장마 맞아?"…누적 강수량 고작 22mm

어제 요란한 소나기가 내렸지만, 올여름 장마 이후 서울의 누적 강수량은 어제까지 22mm에 불과합니다. 장맛비라고 해봐야 6월에 내린 두 차례는 2mm 미만이었고 7월 중순에 접어들어서야 겨우 비다운 비가 내렸는데 강수일수는 5일에 그쳤습니다.

장마 기간 서울 강수량장마 기간 서울 강수량

중부지방의 경우 장마는 보통 7월 24~25일에 종료됩니다. 32일 정도인 장마 기간 동안 실제로 비가 내린 날은 17.2일로 평균 366.3mm가량 내립니다. 열흘 정도 남은 올 장마 기간에 얼마나 비가 더 올지는 미지수지만 지금까지 성적표는 예년의 6% 수준을 맴돌고 있습니다.

반면 남부지방은 일본 남쪽 해상에서 북상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부산의 경우 누적 강수량이 279.8mm를 기록했습니다. 강수일수는 6일로 서울과 큰 차이 없지만, 장마 첫날부터 112.5mm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찬 공기와 더운 공기의 경계에 발달하는 장마전선이 강한 비구름을 동반하며 남부지방까지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장마 기간 부산 강수량장마 기간 부산 강수량

남부는 넘치고, 중부는 부족한 '반쪽 장마'

실제로 장마 기간 전국의 누적 강수량 지도를 보면 상황은 극명해집니다. 보라색과 붉은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바로 100mm가 넘는 비가 온 지역으로 동해안과 남부지방이 해당합니다. 특히 진한 빨간색의 제주 산간(성판악)은 527mm, 경남 남해 404.5mm 등 제주와 일부 남해안에는 오히려 장마철 평균보다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그러나 북쪽으로 올라가면 강수량 부족이 뚜렷합니다. 어제 소나기가 내렸지만, 수도권은 여전히 파란색과 초록색으로 올 장마철 비가 20mm 안팎입니다. 경기도 광주는 3mm에 그쳤고 충남 태안군 근흥면(북격렬비도)에는 장맛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우리보다 더 북쪽에 위치한 북한의 경우 올여름 장맛비가 역시 '실종' 상태라고 보면 되는데 말 그대로 남부는 넘치고 중부는 부족한 '반쪽 장마'인 셈입니다.

장마 기간 전국 누적 강수량장마 기간 전국 누적 강수량

내일 장마전선 다시 북상, 충청과 남부에 장맛비

일본 남쪽 해상에 머물고 있던 장마전선이 내일(17일) 다시 북상하면서 오후에 제주도를 시작으로 밤에는 남부지방에도 장맛비가 내리겠습니다. 18일과 19일에는 남부지방과 충청으로 장맛비가 확대되겠는데, 이번에도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역은 장맛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기상청 중기예보기상청 중기예보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장마 종료 시점인 이달 하순까지도 중북부 지역에는 장맛비가 없습니다. 장마전선은 20일쯤 북한으로 올라갔다가 이후에 다시 남쪽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있는데 중위도 제트기류와 남쪽 태풍이나 열대 저압부가 변수입니다.

장마철 강수는 수자원 확보에 중요하기 때문에 적당한 장맛비는 큰 도움이 됩니다. 물론 대기 불안정에 의한 소나기는 앞으로도 계속 내리겠지만 소나기의 경우 지면에 흡수될 만큼 지속시간이 길지 않아서 지하수 증가나 농사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데요. 그래도 장맛비든, 소나기든 늘 적당히만 내려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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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마라더니 연일 ‘소나기’만…내일 장마전선 북상
    • 입력 2019-07-16 11:01:31
    취재K
지난달 26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올 장마가 시작됐지만, 연일 내륙을 중심으로 소나기만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는 시간당 30mm 안팎의 강한 소나기가 쏟아지며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호우특보까지 내려졌습니다. 쏟아지는 비에 드디어 장맛비가 제대로 온다고 생각하신 분들도 많았을 텐데요. 지상에 떨어지면 다 같은 비지만 기상학적으로 소나기는 장맛비보다 작은 규모에서 국지적으로 발생합니다.

소나기는 낮 동안 햇볕에 의해 가열된 지면과 상층 찬 공기 사이의 대기 불안정으로 만들어집니다. 한 시간 이내 수 km의 좁은 반경에 퍼붓는데 어제 레이더 영상을 보면 붉은색으로 보이는 점들이 바로 소나기구름입니다. 같은 수도권에서도 강수량의 편차가 크게 발생하는 것은 비구름의 크기가 작기 때문인데 이동 속도 역시 빠릅니다.

내일까지도 대기가 불안정한 내륙 곳곳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예보돼있습니다. 국지적인 비에 계곡이나 하천물이 순식간에 불어날 수 있어 야영객들은 안전사고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소나기 레이더 영상(어제 오후)
소나기와는 달리 정체전선인 장마전선은 남부나 중부, 또는 전국적인 비를 몰고 옵니다. 영향 범위가 수백 km에 이르고 한 번 비가 내리면 보통 12시간 이상 지속되는데요. 소나기는 대기 불안정이 심한 내륙에 내리지만, 장맛비는 바람을 따라 지형적 효과가 더해지는 해안지역에 집중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서울 "장마 맞아?"…누적 강수량 고작 22mm

어제 요란한 소나기가 내렸지만, 올여름 장마 이후 서울의 누적 강수량은 어제까지 22mm에 불과합니다. 장맛비라고 해봐야 6월에 내린 두 차례는 2mm 미만이었고 7월 중순에 접어들어서야 겨우 비다운 비가 내렸는데 강수일수는 5일에 그쳤습니다.

장마 기간 서울 강수량
중부지방의 경우 장마는 보통 7월 24~25일에 종료됩니다. 32일 정도인 장마 기간 동안 실제로 비가 내린 날은 17.2일로 평균 366.3mm가량 내립니다. 열흘 정도 남은 올 장마 기간에 얼마나 비가 더 올지는 미지수지만 지금까지 성적표는 예년의 6% 수준을 맴돌고 있습니다.

반면 남부지방은 일본 남쪽 해상에서 북상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부산의 경우 누적 강수량이 279.8mm를 기록했습니다. 강수일수는 6일로 서울과 큰 차이 없지만, 장마 첫날부터 112.5mm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찬 공기와 더운 공기의 경계에 발달하는 장마전선이 강한 비구름을 동반하며 남부지방까지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장마 기간 부산 강수량
남부는 넘치고, 중부는 부족한 '반쪽 장마'

실제로 장마 기간 전국의 누적 강수량 지도를 보면 상황은 극명해집니다. 보라색과 붉은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바로 100mm가 넘는 비가 온 지역으로 동해안과 남부지방이 해당합니다. 특히 진한 빨간색의 제주 산간(성판악)은 527mm, 경남 남해 404.5mm 등 제주와 일부 남해안에는 오히려 장마철 평균보다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그러나 북쪽으로 올라가면 강수량 부족이 뚜렷합니다. 어제 소나기가 내렸지만, 수도권은 여전히 파란색과 초록색으로 올 장마철 비가 20mm 안팎입니다. 경기도 광주는 3mm에 그쳤고 충남 태안군 근흥면(북격렬비도)에는 장맛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우리보다 더 북쪽에 위치한 북한의 경우 올여름 장맛비가 역시 '실종' 상태라고 보면 되는데 말 그대로 남부는 넘치고 중부는 부족한 '반쪽 장마'인 셈입니다.

장마 기간 전국 누적 강수량
내일 장마전선 다시 북상, 충청과 남부에 장맛비

일본 남쪽 해상에 머물고 있던 장마전선이 내일(17일) 다시 북상하면서 오후에 제주도를 시작으로 밤에는 남부지방에도 장맛비가 내리겠습니다. 18일과 19일에는 남부지방과 충청으로 장맛비가 확대되겠는데, 이번에도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역은 장맛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기상청 중기예보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장마 종료 시점인 이달 하순까지도 중북부 지역에는 장맛비가 없습니다. 장마전선은 20일쯤 북한으로 올라갔다가 이후에 다시 남쪽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있는데 중위도 제트기류와 남쪽 태풍이나 열대 저압부가 변수입니다.

장마철 강수는 수자원 확보에 중요하기 때문에 적당한 장맛비는 큰 도움이 됩니다. 물론 대기 불안정에 의한 소나기는 앞으로도 계속 내리겠지만 소나기의 경우 지면에 흡수될 만큼 지속시간이 길지 않아서 지하수 증가나 농사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데요. 그래도 장맛비든, 소나기든 늘 적당히만 내려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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