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재수사 마무리…SK·애경 전 대표 등 기소

입력 2019.07.23 (10:00) 수정 2019.07.2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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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가 수사 시작 6개월여 만에 마무리 됐습니다. 이로써 2011년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처음 불거진 지 8년 만에 관련 수사가 사실상 일단락됐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오늘(23일)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등 2011년까지 CMIT(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와 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를 원료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제조, 판매한 업체들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검찰은 먼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가습기메이트' 제품을 판매한 애경산업의 안용찬 전 대표를 비롯한 전직 임직원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과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애경이 판매한 '가습기메이트'는 앞서 2016년 과실이 확인된 옥시의 '뉴가습기당번' 제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사상자를 낸 제품입니다.

애경은 SK케미칼 측으로부터 원료를 공급 받아 '가습기메이트'를 제조해 판매했는데, 이 과정에서 인체 유해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백여 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원료를 공급한 SK케미칼은 해당 원료가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애경과 이마트 등에 원료를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SK케미칼로부터 원료를 공급 받은 애경과 이마트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 가운데 지금까지 모두 12명이 숨지고 87명이 관련 질병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나아가 SK케미칼 측이 과거 옥시 등의 제품에 공급한 원료인 PHMG가 가습기 살균제 제조에 쓰일 것을 알면서도 제대로 된 유해성 실험을 거치지 않았다고 최종 결론 내렸습니다.

SK케미칼은 2016년 검찰 수사 당시 '해당 원료가 가습기 살균제 제조에 쓰일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관련 책임을 피해간 바 있습니다.

검찰은 또 수사 과정에서 과거 2013년 SK케미칼이 당시 검찰 수사에 대비해 1994년 제품 출시에 앞서 처음으로 실시한 서울대 이영순 교수팀의 실험 결과를 은폐한 혐의도 함께 밝혀냈습니다.

검찰은 홍지호 전 대표를 구속기소한 것을 비롯해 SK케미칼과 전신인 SK이노베이션 법인, 전현직 임직원 14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과 증거인멸, 가습기살균제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또 애경과 마찬가지로 SK케미칼로부터 원료를 받아 판매한 이마트 전직 임원 2명과 SK케미칼의 하청업체로 실제 제품을 제조해 애경 등에 넘긴 필러물산의 전 대표 등 2명도 함께 기소했습니다.

앞서 2016년 검찰 수사에서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을 원료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든 옥시와 롯데마트, 홈플러스의 책임자들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러나 SK와 애경, 이마트 등의 경우 원료물질로 쓰인 CMIT/MIT가 당시 유해성이 확인되지 않아 책임을 피해갔습니다.

하지만 이후 CMIT/MIT의 유해성에 대한 학계의 역학조사 결과가 속속 나오고, 환경부가 지난해 11월 관련 연구자료를 검찰에 제출한 뒤 시민단체가 검찰에 고발하면서 수사가 재개됐습니다.

검찰은 한편 애경으로부터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소환을 막아 달라는 청탁을 받고 6천만 원을 받아 챙긴 전직 국회 보좌관 55살 양모 씨도 구속기소했습니다.

또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피해구제 업무를 맡으며 애경 측에 각종 내부 자료를 유출하고, 검찰 수사에 대비해 증거를 삭제하라고 조언한 환경부 최모 서기관도 함께 재판에 넘겼습니다.

검찰은 앞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전담하는 특별공판팀을 구성해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환경부 등과 협력해 피해 구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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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23 10:00:55
    • 수정2019-07-23 10:02:41
    사회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가 수사 시작 6개월여 만에 마무리 됐습니다. 이로써 2011년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처음 불거진 지 8년 만에 관련 수사가 사실상 일단락됐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오늘(23일)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등 2011년까지 CMIT(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와 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를 원료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제조, 판매한 업체들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검찰은 먼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가습기메이트' 제품을 판매한 애경산업의 안용찬 전 대표를 비롯한 전직 임직원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과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애경이 판매한 '가습기메이트'는 앞서 2016년 과실이 확인된 옥시의 '뉴가습기당번' 제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사상자를 낸 제품입니다.

애경은 SK케미칼 측으로부터 원료를 공급 받아 '가습기메이트'를 제조해 판매했는데, 이 과정에서 인체 유해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백여 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원료를 공급한 SK케미칼은 해당 원료가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애경과 이마트 등에 원료를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SK케미칼로부터 원료를 공급 받은 애경과 이마트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 가운데 지금까지 모두 12명이 숨지고 87명이 관련 질병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나아가 SK케미칼 측이 과거 옥시 등의 제품에 공급한 원료인 PHMG가 가습기 살균제 제조에 쓰일 것을 알면서도 제대로 된 유해성 실험을 거치지 않았다고 최종 결론 내렸습니다.

SK케미칼은 2016년 검찰 수사 당시 '해당 원료가 가습기 살균제 제조에 쓰일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관련 책임을 피해간 바 있습니다.

검찰은 또 수사 과정에서 과거 2013년 SK케미칼이 당시 검찰 수사에 대비해 1994년 제품 출시에 앞서 처음으로 실시한 서울대 이영순 교수팀의 실험 결과를 은폐한 혐의도 함께 밝혀냈습니다.

검찰은 홍지호 전 대표를 구속기소한 것을 비롯해 SK케미칼과 전신인 SK이노베이션 법인, 전현직 임직원 14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과 증거인멸, 가습기살균제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또 애경과 마찬가지로 SK케미칼로부터 원료를 받아 판매한 이마트 전직 임원 2명과 SK케미칼의 하청업체로 실제 제품을 제조해 애경 등에 넘긴 필러물산의 전 대표 등 2명도 함께 기소했습니다.

앞서 2016년 검찰 수사에서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을 원료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든 옥시와 롯데마트, 홈플러스의 책임자들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러나 SK와 애경, 이마트 등의 경우 원료물질로 쓰인 CMIT/MIT가 당시 유해성이 확인되지 않아 책임을 피해갔습니다.

하지만 이후 CMIT/MIT의 유해성에 대한 학계의 역학조사 결과가 속속 나오고, 환경부가 지난해 11월 관련 연구자료를 검찰에 제출한 뒤 시민단체가 검찰에 고발하면서 수사가 재개됐습니다.

검찰은 한편 애경으로부터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소환을 막아 달라는 청탁을 받고 6천만 원을 받아 챙긴 전직 국회 보좌관 55살 양모 씨도 구속기소했습니다.

또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피해구제 업무를 맡으며 애경 측에 각종 내부 자료를 유출하고, 검찰 수사에 대비해 증거를 삭제하라고 조언한 환경부 최모 서기관도 함께 재판에 넘겼습니다.

검찰은 앞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전담하는 특별공판팀을 구성해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환경부 등과 협력해 피해 구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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