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조위, ‘애경 직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사찰 의혹’ 본격 조사

입력 2019.07.26 (12:00) 수정 2019.07.26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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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유해성분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애경산업의 한 직원이 피해자를 사칭해 피해자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특조위가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사태의 진상조사를 맡고 있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오늘 오전 10시 반 10여 명의 조사단을 애경산업 본사로 보내 약 9시간 동안 실지조사를 벌이고 관련 서류들을 확보했습니다.

앞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온라인 모임인 '가습기살균제 항의행동(항의행동)'은 애경산업의 한 직원이 피해자를 사칭해 온라인 모임에 가입하고 활동하는 등 수개월에 걸쳐 사찰을 해왔다고 오늘(26일) 폭로했습니다.

항의행동은 애경산업의 직원인 장 모 씨가 지난 1월 온라인모임에 익명으로 가입해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들의 활동을 사찰했으며, 지난 5월 이 온라인모임이 실명제로 전환한 뒤에도 자신을 '자녀 피해자'라고 속인 뒤 지속적으로 사찰행위를 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항의행동은 이후 피해자들이 장 씨와 같은 이름의 애경산업 직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의심을 했고, 장 씨가 직원이라는 점이 노출된 것 같다는 판단을 하고 지난달 말 온라인모임을 자진탈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항의행동은 "자녀가 사망한 부모들은 애경산업의 2차, 3차 정신살인으로 분노에 떨고 있고 애경산업으로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부모들은 지금도 육체적·경제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보내고 있다"면서 "애경산업의 천인공노할 행동으로 인해 더 큰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사태의 진상조사를 맡고 있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도 항의행동 측으로부터 해당 사안을 접수한 뒤, 지난 23일 전원위원회에서 조사개시를 의결하고 본격적인 조사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특조위는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해당 직원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 회사 상급자로부터 지시를 받는 등 조직적인 차원에서 사찰이 이뤄진 것인지, 정보수집 활동이 회사에 보고되고 활용됐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해 애경산업 측은 KBS 취재진에게 "장 씨의 개인적인 행동으로, 해당 사안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회사는 장 씨에게 온라인 모임에 가입하라고 지시를 한 적도, 장 씨로부터 온라인 모임 가입자들의 활동에 대해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장 씨는 자신도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고 자녀가 있어 피해자가 맞기 때문에 피해자를 사칭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애경산업은 지난 1997년부터 1999년까지 '파란하늘 맑은가습기'(SK제조)를 약 8만 개 판매했고, 이후 2003년부터 2011년까지는 '가습기메이트'(SK케미칼 원료물질 공급)약 160만 개를 판매했습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 종합포털에 등록된 애경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는 현재까지 모두 1,416명입니다. 애경산업은 기업분담금과 정부출연금으로 조성하는 특별구제계정에는 분담금을 냈지만, 피해자들에 대한 배·보상 절차는 밟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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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조위, ‘애경 직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사찰 의혹’ 본격 조사
    • 입력 2019-07-26 12:00:17
    • 수정2019-07-26 19:51:56
    사회
인체 유해성분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애경산업의 한 직원이 피해자를 사칭해 피해자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특조위가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사태의 진상조사를 맡고 있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오늘 오전 10시 반 10여 명의 조사단을 애경산업 본사로 보내 약 9시간 동안 실지조사를 벌이고 관련 서류들을 확보했습니다.

앞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온라인 모임인 '가습기살균제 항의행동(항의행동)'은 애경산업의 한 직원이 피해자를 사칭해 온라인 모임에 가입하고 활동하는 등 수개월에 걸쳐 사찰을 해왔다고 오늘(26일) 폭로했습니다.

항의행동은 애경산업의 직원인 장 모 씨가 지난 1월 온라인모임에 익명으로 가입해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들의 활동을 사찰했으며, 지난 5월 이 온라인모임이 실명제로 전환한 뒤에도 자신을 '자녀 피해자'라고 속인 뒤 지속적으로 사찰행위를 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항의행동은 이후 피해자들이 장 씨와 같은 이름의 애경산업 직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의심을 했고, 장 씨가 직원이라는 점이 노출된 것 같다는 판단을 하고 지난달 말 온라인모임을 자진탈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항의행동은 "자녀가 사망한 부모들은 애경산업의 2차, 3차 정신살인으로 분노에 떨고 있고 애경산업으로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부모들은 지금도 육체적·경제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보내고 있다"면서 "애경산업의 천인공노할 행동으로 인해 더 큰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사태의 진상조사를 맡고 있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도 항의행동 측으로부터 해당 사안을 접수한 뒤, 지난 23일 전원위원회에서 조사개시를 의결하고 본격적인 조사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특조위는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해당 직원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 회사 상급자로부터 지시를 받는 등 조직적인 차원에서 사찰이 이뤄진 것인지, 정보수집 활동이 회사에 보고되고 활용됐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해 애경산업 측은 KBS 취재진에게 "장 씨의 개인적인 행동으로, 해당 사안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회사는 장 씨에게 온라인 모임에 가입하라고 지시를 한 적도, 장 씨로부터 온라인 모임 가입자들의 활동에 대해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장 씨는 자신도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고 자녀가 있어 피해자가 맞기 때문에 피해자를 사칭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애경산업은 지난 1997년부터 1999년까지 '파란하늘 맑은가습기'(SK제조)를 약 8만 개 판매했고, 이후 2003년부터 2011년까지는 '가습기메이트'(SK케미칼 원료물질 공급)약 160만 개를 판매했습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 종합포털에 등록된 애경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는 현재까지 모두 1,416명입니다. 애경산업은 기업분담금과 정부출연금으로 조성하는 특별구제계정에는 분담금을 냈지만, 피해자들에 대한 배·보상 절차는 밟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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