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치료 단서 될까?…“육류·견과류 ‘트레오닌’ 수면유도 효과”

필수 아미노산 가운데 하나인 '트레오닌'이 수면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임정훈 교수팀은 20가지 아미노산을 각각 섭취한 초파리의 수면 변화를 분석한 결과 동물성단백질과 견과류 등에 많이 포함된 '트레오닌'이 수면을 유도하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실험 결과 트레오닌을 섭취한 초파리는 깨어 있는 상태에서 잠이 들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단축돼 더 빨리 잠들었고, 더 오랫동안 수면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트레오닌을 많이 섭취하면 신경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신경전달물질인 '가바(Gamma-AminoButyric Acid)'의 양이 줄어 수면을 촉진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레오닌 섭취에 따른 수면유도 효과는 기억력 향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초파리는 빛을 향해 움직이는 습성이 있지만, 싫어하는 냄새와 함께 빛 자극을 반복적으로 주면 이를 기억하고 빛을 따라 이동하지 않습니다.

실험 결과 기억 장애가 있는 초파리에 트레오닌을 먹여 수면량을 늘리자 기억력이 좋아졌지만, 트레오닌과 카페인을 함께 먹여 수면을 억제하자 트레오닌에 의한 기억력 향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임 교수는 "수면의 새로운 조절 인자로서 뇌 신경세포 내 아미노산 대사 작용의 중요성을 밝힌 연구"라며 "중추신경에 인위적으로 작용해 부작용을 일으키는 수면장애 치료제가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의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7일 생명과학·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이라이프(eLife)'에 발표됐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