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펀드매니저가 고객 돈 3억 들고 잠적?…수사 착수

입력 2019.07.29 (19:17) 수정 2019.07.29 (19:2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시중 은행의 한 개인 자산관리사가 고객 돈 수억 원을 빼돌리고 해외로 출국했습니다.

경찰은 체포영장을 검토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고 금융당국도 진상 조사에 나섰습니다.

이현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SC 제일은행 펀드매니저 김 모 씨를 만나러 가던 이 모 씨는 전화 한 통을 받고 주저 앉았습니다.

투자금 3억 7천만 원을 관리하던 김 씨가 며칠 전 퇴사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돈도 사라졌습니다.

[이OO/피해자/음성변조 : "퇴사했는데 그러는 거예요. 나는 안 믿었죠. 무슨 말씀이시냐고 내가 지금 본사에 거의 다 도착했는데..."]

이 씨가 현금을 들고가 환전을 요청하면 펀드매니저 김 씨는 현금을 챙기고, 계좌에서 인출한 돈으로 환전해줬다는 게 이 씨 주장입니다.

김 씨의 권유로 투자한 채권도 알고 보니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은행 측은 펀드매니저의 주장과는 차이가 있다며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만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씨가 투자와 인출을 위해 서명했다는 서류에선 필적이 다른 서명이 발견됐습니다.

[김미경/필적감정사 : "(이 싸인은) 크게 돌려서 마지막 부분을 꺾었습니다. 여기 마지막 부분은 꺾지를 못 하고 길게 빼는 습성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싸인 필적으로 감정이 됐습니다."]

그런데도 은행 측은 사건 초기 오히려 피해자인 이 씨를 타박했습니다.

30년 가까이 외국에서 살았고, 남편도 외국인이어서 국내 물정이 어두운 이 씨는 어디에 하소연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이OO/피해자/음성변조 : "사모님 바보 아니냐? 한국 사람은 이렇게 안 당한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내가 잘 못한 건 은행을 믿은 거고..."]

은행 측은 초기 대응이 미숙했다며 피해자에게 사과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펀드매니저 김 씨와는 연락이 끊긴 가운데, 경찰은 체포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고 금융감독원도 진상조사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은행 펀드매니저가 고객 돈 3억 들고 잠적?…수사 착수
    • 입력 2019-07-29 19:22:54
    • 수정2019-07-29 19:26:29
    뉴스 7
[앵커]

시중 은행의 한 개인 자산관리사가 고객 돈 수억 원을 빼돌리고 해외로 출국했습니다.

경찰은 체포영장을 검토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고 금융당국도 진상 조사에 나섰습니다.

이현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SC 제일은행 펀드매니저 김 모 씨를 만나러 가던 이 모 씨는 전화 한 통을 받고 주저 앉았습니다.

투자금 3억 7천만 원을 관리하던 김 씨가 며칠 전 퇴사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돈도 사라졌습니다.

[이OO/피해자/음성변조 : "퇴사했는데 그러는 거예요. 나는 안 믿었죠. 무슨 말씀이시냐고 내가 지금 본사에 거의 다 도착했는데..."]

이 씨가 현금을 들고가 환전을 요청하면 펀드매니저 김 씨는 현금을 챙기고, 계좌에서 인출한 돈으로 환전해줬다는 게 이 씨 주장입니다.

김 씨의 권유로 투자한 채권도 알고 보니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은행 측은 펀드매니저의 주장과는 차이가 있다며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만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씨가 투자와 인출을 위해 서명했다는 서류에선 필적이 다른 서명이 발견됐습니다.

[김미경/필적감정사 : "(이 싸인은) 크게 돌려서 마지막 부분을 꺾었습니다. 여기 마지막 부분은 꺾지를 못 하고 길게 빼는 습성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싸인 필적으로 감정이 됐습니다."]

그런데도 은행 측은 사건 초기 오히려 피해자인 이 씨를 타박했습니다.

30년 가까이 외국에서 살았고, 남편도 외국인이어서 국내 물정이 어두운 이 씨는 어디에 하소연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이OO/피해자/음성변조 : "사모님 바보 아니냐? 한국 사람은 이렇게 안 당한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내가 잘 못한 건 은행을 믿은 거고..."]

은행 측은 초기 대응이 미숙했다며 피해자에게 사과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펀드매니저 김 씨와는 연락이 끊긴 가운데, 경찰은 체포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고 금융감독원도 진상조사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