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 주진우 검사 사표…“검사로서 명예와 자긍심 엷어졌다”

입력 2019.08.01 (14:50) 수정 2019.08.0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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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하며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비서관을 재판에 넘긴 주진우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이 검찰 중간간부 인사 하루 만에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주 부장검사는 오늘(1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정도를 걷고 원칙에 충실하면 결국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 '능력과 실적, 조직 내 신망에 따라 인사가 이뤄진다는 신뢰', '검사로서의 명예와 자긍심'이 엷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사직 이유를 밝혔습니다.

주 부장검사는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에 대해서는 "수많은 법리 검토와 토의, 이견의 조율을 거쳤다"면서 "의견이 계속 충돌할 때는 검찰총장의 정당한 지휘권 행사를 통해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수사 결과는 여러모로 부족했지만, 검찰 내의 '투명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통해 수사를 이끌고 가 '지휘라인과 수사팀 모두가 동의하는 결론을 냈다'는 점에서는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동일한 강도와 절차로, 같은 기준에 따라 수사와 처분을 할 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지켜질 수 있다고 믿고 소신껏 수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주 부장검사는 "(저는) 아는 정치인도 없고, 그 흔한 고교동문 선배 정치인도 한 명 없다"며 "'환경부 사건'을 수사함과 동시에 '세월호 특위 조사방해 사건'의 공소유지를 전담했고, 일이 주어지면 검사로서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주 부장검사는 어제 발표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안동지청장으로 전보돼, 사실상의 '좌천'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주 부장검사의 직속 상관으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지휘한 권순철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는 어제 서울고검으로 발령이 나자 '인사는 메시지'라며 곧바로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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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01 14:50:32
    • 수정2019-08-01 17: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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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하며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비서관을 재판에 넘긴 주진우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이 검찰 중간간부 인사 하루 만에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주 부장검사는 오늘(1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정도를 걷고 원칙에 충실하면 결국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 '능력과 실적, 조직 내 신망에 따라 인사가 이뤄진다는 신뢰', '검사로서의 명예와 자긍심'이 엷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사직 이유를 밝혔습니다.

주 부장검사는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에 대해서는 "수많은 법리 검토와 토의, 이견의 조율을 거쳤다"면서 "의견이 계속 충돌할 때는 검찰총장의 정당한 지휘권 행사를 통해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수사 결과는 여러모로 부족했지만, 검찰 내의 '투명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통해 수사를 이끌고 가 '지휘라인과 수사팀 모두가 동의하는 결론을 냈다'는 점에서는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동일한 강도와 절차로, 같은 기준에 따라 수사와 처분을 할 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지켜질 수 있다고 믿고 소신껏 수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주 부장검사는 "(저는) 아는 정치인도 없고, 그 흔한 고교동문 선배 정치인도 한 명 없다"며 "'환경부 사건'을 수사함과 동시에 '세월호 특위 조사방해 사건'의 공소유지를 전담했고, 일이 주어지면 검사로서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주 부장검사는 어제 발표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안동지청장으로 전보돼, 사실상의 '좌천'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주 부장검사의 직속 상관으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지휘한 권순철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는 어제 서울고검으로 발령이 나자 '인사는 메시지'라며 곧바로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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